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13 토룡정벌대
    2020년 08월 22일 22시 58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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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51/





     절제의 도시에 있는 찻집.


     그곳에 들어온, 등을 맞대고 정보상의 남자와 대화를 하였다.


     하지만, 분명히 귀찮은 짓이다.


     "이거, 이러는 의미 있나요?"


     정보상은, 커피를 맛보며 마시고 있었다.


     "기분입니다.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으니 좋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동경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모두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려고 하지 뭡니까."


     "그게 보통이니까요."


     하이엘프인 기사단장이 쓰레기였다는 말을 하자, 정보상은 그런 이벤트에 흥미를 비추었다.


     "NPC의 AI는 정말 좋아졌군."


     "......오크에 대한 취급이 나빠진 느낌이 듭니다. 대형업데이트 후부터 더욱 생생해졌다고 해야할까."


     그런 폰스케에게, 정보상이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명물NPC가 오크를 보면 도망치는 듯 하게 되었군요. 폰스케 군,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입니까?"


     "제가 아니라, 그 녀석들이라구요. 몇 번이나 맞고, 차이고, 마법을 맞고 날아가도 NPC를 쫓아가니까."


     정보상의 남자가 메모를 하였다.


     "NPC에게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군요. 무언가 이벤트로 연결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한 보고는 아직 없군요."


     플레이어 중에는, 개발자들이 심혈을 기울인 이벤트나 비밀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일정 수가 있다. 정보상과 다른 점은, 비밀을 발견하는 일에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오, 어두워졌네요. 그러고보니, 현실세계에서도 가을이었지요."


     판도라에서도 상당히 가을스러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천장으로 뒤덮여 있는데도, 노을이나 빛이 스며드네요."


     폰스케가 말하자, 정보상이 다시 대답해주었다.


     "그건 어두우면 여러가지 곤란해서입니다. 이야, 그런데 이번에는 정보를 많이 받아서 기쁘네요. 보수로는 뭐가 좋겠습니까?"


     폰스케는 비워진 컵을 놓았다.


     "그럼, 토룡 공략의 자료가 될만한 물건을 주지 않겠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뭐라고 해야하나, 도전해서 쓰러트리는 영상이 없네요."


     지금까지 한번도 쓰러트린 일이 없었기 때문에, 판도라에서는 토룡을 '토룡 씨' 라고 부르고 있었다.


     ".....진심으로 도전할 생각인가?"


     정보상의 말에 폰스케는 "시험해보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서." 라고, 말해두었다.


     정보상이 일어서서는, 그대로 떠나가면서 폰스케의 테이블에 데이터를 놓고서 찻집을 나갔다.


     끝까지 롤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에, 폰스케는 생각하였다.


     "아니, 뭔가 말하라고!"


     데이터를 받아들면서, 폰스케는 플레이어가 거의 없는 찻집에서 외치는 것이었다. 




     숙소.


     밤이 되어 쉬려고 하는 폰스케 일행은, 파티에 맞는 숙소에 들어갔다.


     폰스케의 침대에 파고드는 마리엘라와 알피를 깨우지 않게 일어서서, 이불을 덮어주고서 폰스케는 방의 바깥으로 나갔다.


     요즘, 특히나 두 사람이 끈적끈적한 것을 폰스케는 신경쓰고 있었다.


     "뭐가 요즘 이상한데."


     이전부터 거리는 가까웠지만, 요즘 특히나 두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에 폰스케는 불안을 느꼈다.


     "....설마, 나의 순결을. 아니, 그런일은 없지. 없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부들부들 떨면서 계단을 내려가서 주점에 도착하자, 폰스케는 시간대 때문에 플레이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층 주점에서는 몸집이 큰 엘프 아줌마가, 손님 NPC를 상대로 대화하고 있었다.


     "요즘 너무 늦게까지 마시지 않수."


     "가만 내비둬. 우리 가게는 인기도 없어서 손님도 오지 않는다고. 분명 입지가 나쁜게 분명해."


     "당신의 조악한 물건을 누가 산단 말이오."


     주변의 NPC들이, 그 말을 듣고 웃고 있었다.


     "틀리진 않네!"


     폰스케는 계단에서 내려다보며, 자연스레 이어지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왠지 진짜로 살아있는 것 같아.'


     폰스케는 테이블로 향하여, 자리에 앉고서 뭔가를 주문하기로 했다.


     "저기, 주문은?"


     오크인 폰스케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엘프 여성은, 아침과 낮에는 볼 수 없는 NPC였다.


     하지만, 폰스케는 메뉴판을 떨구었다.


     "......하이엘프 여왕님?"


     그러자, 삥뽕하는 전자음이 들리고, 이벤트 발생의 화면이 표시되었다.


     화면에는 '일하는 여왕님' 이라고 표시되어있다.


     여왕님은 귀까지 빨갛게 되어서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 다른 사람이에요. 주, 주주주문은요!?"


     뭐라고 할까, 이걸로 얼버무려질거라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폰스케였다.


     "그, 그럼, 코코아로."


     여왕님은 큰소리로 주문을 외쳤다.


     "코코아 주문이요!"


     "어이, 부끄러우니까 큰 소리로 외치 말아줘!" 


     주점에서 코코아를 시키는 오크라는 것도, 또한 이상한 느낌이었다.


     주변의 NPC가, 폰스케의 주문이 코코아라고 알고서는 소근대며 대화하였다.


     "오크가 코코아라니."


     "물이라도 마시라고."


     "정말, 오크냄새나서 안되겠어."


     보통은 신경쓰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혼자 있으면 마음이 꺾일것 같았던 폰스케는 주문한 코코아가 오자 한번에 쭉 들이키고는 그 자리에서 떠나려 하였다.


     하지만, 그런 폰스케의 팔을 붙잡은 것은, 필사적으로 보이는 여왕님이었다.


     "손님~ 잠깐, 괜찮겠어요?"


     거부를 말할 수 없게 하는 미소의 앞에서, 폰스케는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도 이벤트인가?'


     여왕님에게 끌려가서, 폰스케는 숙소의 정원으로 왔다.


     그런 와중에, 여왕님은 폰스케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들켰을까나."


     어깨를 떨구며 풀이 죽은 여왕님에게, 폰스케는 그대로 대답하고 말았다.


     "아니, 만난게 최근이니까요."


     회견의 자리에서 여왕님을 만나는 일이, 이벤트 발생의 조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도록. 그렇지 않으면, 위병에 넘겨서 평생 감옥에 넣어버리겠다."


     그건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폰스케는 어딘가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이건 도대체, 무얼 위한 이벤트지?'


     고개를 숙인 폰스케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 여왕님은, 안도하고 있었다.


     "잘 됐군. 한번이라도 괜찮으니 밖의 세계를 보고 싶었다. 옥좌에 앉아서 매일 회견하는게 진저리가 났던 참이라서."


     어딘가 플레이어처럼 강하게 들이미는 말투를 쓰는 여왕님에게, 폰스케가 물어보았다.


     "여기서 일하고 계십니까?"


     "그래. 간판녀라고 불리게 되는게 목표지. 모험가라면, 제대로 벌어서 상점에 돈을 바치도록."


     미소지으며 그런 일을 말하는 엘프 여왕을 보고, 폰스케는 생각했다.


     '엘프는 겉모습은 좋지만 모두 심하구나.'


     "뭐, 평소에도 여길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좋아. 이곳의 부부와 점원을 위해서, 많이 돈을 쓰라고. 그리고.....말하지 않아줘서 고맙다."


     마지막에 보여준 미소는, 달빛에 비추어져서 정말 예쁘게 보였다.




     다음날.


     폰스케는 지인들을 모아서 토룡정벌에 관한 영상을 재생하였다.


     모인 것은 나나코, 시에라, 오크 집단.


     모두 13명이, 토룡정벌을 하는 엔조이 파티가 기록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에~ 우리들 토룡정벌대가 다음에 생각한 것은, 단순히 수로 유린하자는 작전입니다. 수는 힘! 모으고 모은 플레이어의 수는 120명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영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 왔습니다."


     그 영상을 보고 알피가 입을 열었다.


     "어? 산?"


     알피가 산이라고 생각한 것은, 뾰족한 산을 등에 짊어지고 사족보행으로 걷고 있고 머리는 악어같은 토룡이었다.


     나나코가 아쉬워하였다.


     "뿔이 없네요."


     그래서는, 제단에 바칠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실망한 모습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잖아!'


     놀라야 할 부분은, 토룡의 크기다.


     정면에서 달려든 플레이어들은 멋지게 유린되어, 토룡의 HP를 그다지 깎는 일도 못하고 지고 말았다.


     오크의 프라이가 중얼거렸다.


     "이건...짓밟힌다는 말보다도 찌그러지는 느낌인가? 전혀 흥미가 안생기는구나."


     하지만, 오크 한 명이 눈을 빛내고 있었다.


     "저런 몬스터가 눈길도 안주는 채로, 그냥 밟아버릴 뿐이라니...두근두근 하지 않습니까?"


     그걸 들은 프라이가, 얼굴을 붉혔다.


     "내가 틀렸었군. 정말 흥미가 동하는 상황일세."


     시에라가 냉담한 눈으로 오크들을 보고 있었다.


     "저기, 나나코쨩도 있으니 그만두세요. 최저라구요."


     대검을 든 듐이, 코 밑을 손으로 비볐다.


     "후후, 고맙다."


     어떻게 해도 기뻐하는 오크들을 보고, 시에라는 머리를 싸매었다. 폰스케가 그런 세이라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달래며, 영상을 보았다.


     "에~ 수를 갖추어도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덫을 설치했습니다. 이 폭탄을 놀랍게도 삼백 개나 설치했습니다. 필드 보스나 에이리어 보스여도 간단히 날아가버릴 숫자입니다."


     의욕에 찬 엔조이 파티가, 토룡이 지나가는 지점에 덫을 설치해서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들을 밟고서 나아가는 토룡에게는 이길 수 없었다.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대미지를 많이 입혔지만, 그래도 삼분의 일도 줄이지 못했다.


     마리엘라가 영상의 다음을 보고 중얼거렸다.


     "그럼, 1천 개 정도 준비하면 되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는지, 토룡정벌대는 다음에 1500개의 함정을 설치하고 잠복했다.


     준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이번에는 이길거라고 들떠있었다.


     하지만, 대미지가 일정 수치를 넘기자, 토룡의 방어력이 올라가서 덫으로는 상처를 줄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최후의 영상도, 토룡정벌대는 짓밟혀서 끝나는 것이었다.


     알피가 모두의 의견을 대변했다.


     "이런걸 어떻게 이길 생각인가요?"


     폰스케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현실세계.


     휴일에 피트니스클럽에서 지도를 받는 아키히토는, 선생에게 상담을 청했다. PC로 토룡에 관한 정보나, 게시물을 보아도 쓰러트릴 수 있을만한 힌트조차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뭣이? 어떻게 해도 쓰러트릴 수 없는 상태가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본인이라면 도망가겠네. 그 녀석과는 싸우지 않을거야."


     아키히토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물어보려고 했다.


     "아니요, 뭐라고 할까 도망칠 수 없다고나 할까. 안된다고 해도 도전해야 해서.....앞으로 나아갈 수 없단 말입니다."


     아키히토의 설명에 무언가를 느꼈는지, 선생은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뭐야, 그런 일이었군. 형씨도 청춘이구만. 그래. 뭐, 쓰러트린다기보다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넘어간다?'


     "예. 알아주신다니 기쁘네요. 그리고,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선생은 진지하게 말하였다.


     "먼저 되는대로 도전한다!"


     "도전?"


     "갑자기 진심으로 도전해도 승산이 없다, 는 것이지?"


     "......예."


     선생은 "음음, 좋아하는 애의 앞에서 위축되는건 나쁜일이 아냐." 라고 작게 말했지만, 아키히토는 못 들었다.


     "중요한건 상대와 걸맞는가. 그리고, 그 노력을 하고 있는가일세. 그리고, 진짜 목표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해보이는 상대에게 도전하시게. 뭐, 차일 각오로 헌팅을 계속하는 거겠지."


     마지막 쪽을 듣고 고개를 갸웃하는 아키히토에게, 선생이 계속 이어나갔다.


     "실패해도 괜찮지 않은가. 목숨이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 그렇네요!"


     "그래. 실패도 좋은 경험이네."

     

     아키히토는 선생에게 말했다.


     "그럼, 도전하겠습니다! (강한 몬스터들과 싸우겠습니다!)"


     "오우, 도전하고 오시게! (헌팅으로 배짱을 늘리게)"


     아키히토는 고민하지 말고, 먼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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