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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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09월 21일 02시 11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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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360/

     

     

     

     그 때 보인 소녀의 움직임은ㅡㅡ결국, 시바타 케이스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었다.

     

     불을 쏘거나.

     물을 생성하거나.

     전기를 만들거나.

     '플레이어' 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런 '마법의 힘'을 행사하는 모습은 몇 번이나 보았다.

     

     하지만ㅡㅡ그런 것보다도 훨씬, 저 소녀의 싸움은 대단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움직임에는 눈을 사로잡을만한 화려함은 없다.

     그녀가 되풀이했던 것은, 가장 단순한 '좀비'의 대처법.

     '뇌를 파괴한다'. 그냥 그것 뿐.

     

     단순하게, 일어난 현상을 순서대로 설명해보자.

     

     먼저 그녀는 땅을 기어갈 듯한 자세로 뛰더니, 이쪽을 향해서 돌격을 해오던 좀비군단의 중앙에 단 혼자서 뛰어들엇다.

     "아아......." 라고 동료 몇 명이 비명을 질렀다. 무리도 아니다. 그건 아무리 봐도 완벽한 자살행위ㅡㅡ자기를 희생하는 특공으로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시바타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좀비의 무리에서 크게 우회하는 루트를 선택하여 그 '문' 이 있다는 장소로 가려고 하였다.

     사정이 조금 달라진 것을 눈치챈 것은, 그로부터 몇 초 후.

     확실히 소녀는 자기희생의 돌격을 하였다.

     하지만 전혀 승산이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것은, 몇몇 좀비의 정수리에서 푸욱 하고 분수처럼 피가 솟아나온 순간이었다.

     

     '무명'의 소녀는, 그 배가 부풀어오른 좀비들을 고양이처럼 농락하면서 틈을 보아 슈슉 하고 두 번에 걸쳐 뇌에 대미지를 입혀나갔던 것이다.

     

     피난민 중 누군가가ㅡㅡ아마 젊은 자가 불쑥 이렇게 중얼거렸다 "게임 캐릭터의 움직임같아." 라고.

     

     시바타는 그쪽의 취미를 즐기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그 움직임이.......아무래도 약간 중력을 무시한 것처럼 생각되는 거다.

     팟 하고 오른쪽으로 뛰었다고 생각하니 다음 순간에 왼쪽에서 나타나는 그 모습은, 마치 순간이동을 되풀이하는 듯.

     아무래도 그녀는 빙글빙글 소용돌이 치면서 있는 위치를 바꿔나가며 좀비를 농락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무심코 혀를 내둘렀다.

     한 명의 인간이 어디까지 수련을 거듭하면 다리 하나로 저만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시바타 케이스케는ㅡㅡ아니, 그 자리에 있던 피난민은 한 명도 빠짐없이 마음속 어딘가에서 생각했다.

     우리들 중 누가 이렇게까지 타인을 위해 힘쓸 수 있을까, 하고.

     

     우리들은 틀림없이, 그녀나 그녀의 동료들에게 있어 '좋은 어른'은 아니었다.

     

     단정치 못한 모습을 여러번 보였고, 동료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였고, 그 끝의 자멸을, 그리고 책임전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녀는 지금ㅡㅡ어째서 목숨을 거는 것일까?

     

     정말로 감탄해야 할 것은, 그녀의 강함만이 아니다.

     

     그녀가 지금 보이고 있는 것은, 의지.

     역할을 완수해야 한다는 숭고한 의무감.

     

     시바타는 그때 동료의 다리가 멈췄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이......모두 멍하게 있지 마, 빨리 가라! 가!"

     

     질타와 격려.

     물론 시바타도 아플 정도로 그들의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

     

     어른으로서, 아니 한 명의 남자로서......마땅히 그녀를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현시점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감상에 불과하다.

     어째서 그녀가 작두를 타는 것처럼 조심스레 좀비들을 처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라.

     

     "달려......! 조금만 더 가면......."

     

     물론 위험한 것은 전방에서 다가오는 위기만이 아니다.

     최후미에 있는 '용사'ㅡㅡ이누가미 군이 상대하고 있는 보스 좀비와 그 무리에 따라잡히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언뜻 보니, '용사' 군은 꽤 잘 싸워주고 있다.

     전에도 한 번 봤던 적이 있는, '스피드 중시' 라고 하는 갑옷을 입고서 좀비군단의 의식을 재주껏 돌려주고 있었다.

     '무명' 소녀처럼 적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늦추는데는 성공하였다.

     

     "저곳이다! 보인다!"

     

     동료 한 명이 소리쳤다.

     약간 올려다보자, 흑색의 전광판.

     바쁘게 눈알을 움직여서 목적하는 것을 찾자ㅡㅡ있었다.

     스크램블 교차점의 중앙에, 떡 하니 비어있는 이상한 구멍.

     

     '이계의 문'.

     

     동료 중 가장 발이 빠른 자가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어서 몇 명이 거기로.

     아이들, 그리고 '용사'의 친구인 코스케 군.

     

     "괜찮은가, 그쪽은......"

     

     시바타가 만일을 위해 물어보자, 문 안쪽에서

     

     "딱히 문제는.......우와아!"

     

     비명이 들렸다.

     등골이 서늘했다.

     설마, 저쪽에도 좀비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피난민을 떠밀치는 듯한 모습으로 묘한 녀석이 튀어나왔다.

     아이들의 친구, 이 세상에서 모르는 자는 없을 친숙한 캐릭터ㅡㅡ냥키 캣의 마스크를 쓴 변태였다.

     적인지 아군인지도 잘 모르는 이 자는, 문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시바타를 무시하고서,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잖아, 언니는......"

     

     그런 짜증 섞인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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