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6 숨겨진 이벤트2021년 09월 15일 03시 49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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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 뿌직뿌직, 뽀각!
손바닥 안에서 그런 소리가 났습니다.
동시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미군의 핵잠수함에서도 채용되었다고 정평이 난 XBOX의 컨트롤러가, 저의 손가락 힘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으로 분쇄된 것입니다.
뽀각 하는 소리가 나면서, 컬러풀하게 색칠된 A, B, X, Y버튼이 공중을 떠다닙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비명을 지른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닙니다. 거의 같은 타이밍에 '도박사' 씨의 컨트롤러도 파괴된 모양입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들이 조작하는 돼지들은, 스위치를 끈 로봇처럼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
"............"
껄끄러운 침묵.
새끼돼지들은 돌발적으로 "이제 싸움은 그만두자." 라고 생각하는 듯 고개를 떨구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 호응하는 듯, 우리들은 쓴웃음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거ㅡㅡ비겼다는 걸로......할래요?"
"찝찝한 결말이 되어버리는데......뭐, 영상 마지막에 이 부숴진 컨트롤러의 사진을 보여주면 어떻게든 되겠지."
내심 이 저주 같은 게임에서 해방된 것에 안심하고 있자,
"바보같은 말 마."
미코토 쨩이 일어서더니, 불만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컨트롤러를 내밀었습니다.
"엥."
"여기까지 어울려줬으니, 제대로 엔딩을 내보라고."
"엥, 에에에에엥."
보아하니, 타마 쨩까지 자신의 컨트롤러를 도박사 씨에게 내어주고 있습니다.
"어중간은 좋지 않아. 나중에 분명 싸우게 돼."
설마, 연하인 두 사람에게 설교당할 줄이야.
우리들은 마지못해 컨트롤러를 받아들고서 그걸 각각의 USB포트에 꽂았습니다.
그러자, 다시 스위치가 들어간 것처럼 새끼돼지들이 움직였습니다.
우리들이 다시 무기를 든ㅡㅡ그 때입니다.
겐부 『저런.......저런 추악한 돼지들과 결혼하라니......난 견딜 수 없어!』
거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마지막 공주ㅡㅡ겐부 님이, 갑자기 자신의 목을 단도로 찌른 것입니다.
"켁."
"앗."
"응?"
"음."
우리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감옥 속의 겐부 님은 빨리도 죽어서는 자매들 곁으로 떠났습니다.
노란돼지 『그런.......!』
붉은돼지 『바보같은.......!』
"뭐야 이거 대단해. 숨겨진 이벤트잖아!!"
"예?"
"시간경과 플래그인가? 아니면 플레이어 모두가 조작을 포기하면 그런가......? 그 뚱땡이라면 그렇게 했지도 몰라."
저는 있는 힘껏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저기, 도박사 씨."
"왜?"
"어째서 이것이......숨겨진 이벤트라는 걸 알고 있죠?"
그러자 보세요.
자그마한 그녀의 어깨가, 정말 알기 쉽게 '찔끔'거렸습니다.
"그건......저기. 감이라고. 감."
"추한 변명인데요. 그 말투로 보면 이미 한번은 이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 느낌인데요."
"그것은......그......"
"당신, 확실히 말했었죠. 이 게임은 [완전 처음] 이라고."
"크으."
"저, 들은 적이 있어요. 이런 부류의 게임방송은, '처음 하는 척' 을 가장 싫어한다면서요?"
저의 지적에, 도박사 씨는 알기 쉽게 당황합니다.
"휴대용 게임기도 그렇고ㅡㅡ니 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은 거냐......"
저는 흐흥 하며 콧김을 내뿜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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