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5 기나긴 특훈
    2021년 09월 10일 22시 19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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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271/

     

     

     

     그 후의 특훈은ㅡㅡ놀랍게도, 저의 체감상 1개월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저는 한번도 칼을 뽑을 수 없어서, 전생의 '나' 에게 한방 먹이는 일은 논외라는 상황.

     그래도 전부 허탕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마인화》는 이미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고, 여태까지 제 몸에 깃들었던 쓸데없는 버릇도 많이 제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지친 척 좀 그만해요. 이 세계에서는 체력이 무제한이잖아요."

     "그래도 그.......정신적 피로라는 것이......."

     "며칠이나 목욕하지않고 거의 잠들지 못한 상태에서, 여동생처럼 느끼고 있던 동료를 백번이나 강간당한 뒤 죽인 악당과 대치했을 때를 떠올려 보라구요."

     "심약한 사람한테 극단적인 예를 들며 '힘내자' 라는 분위기 만드는 거 반대!"

     

     '선생님' 이라고 불리고 있던 '나' 는, 있는 기술을 전부 제게 선보였습니다.

     그것들의 대부분은 듣도 보도 못한 스킬들 뿐.

     아무래도 이 사람, 적지 않은 '플레이어' 를 죽여서 그 스킬을 빼앗은 모양이라, 어쨌든 기술이 다채로웠습니다.

     

     그리고 역시 이미지의 세계, 뭐든지 가능하다는 걸까요. 또 하나의 '나' 는 거대한 돼지나 사마귀나 호랑이처럼 현실감이 없는 괴수를 주저없이 만들어내는 바람에 승부는 혼전을 띈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사수' 로서의 '나' 도 상당한 실력이어서, 게임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화기를 팍팍 쏴제끼기도 했습니다.

     

     "그보다 이 세계.......그쪽에 너무 유리하지 않아요?"

     "필요하다면 당신도 로켓런처를 쓰시죠."

     "사용법을 몰라요."

     "설명서를 읽으면 되는데요."

     

     아니~

     그럴 틈도 주지 않았으면서~

     

     여러 스킬의 대책과 여러 공격의 회피방법을 몸으로 배우면서ㅡㅡ한편으로 저는 하나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전생의 '나' 에게 휘감겨 있는, 강렬한 우울의 그림자.

     '선생님' 으로서의 '나' 는.......슬프게도, 거의 살아갈 기력을 잃었다는 것을.

     

     그 이유는, 지금의 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소년만화의 등장인물처럼, 싸움을 거듭하면서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것처럼.

     

     그녀는 확실히 강합니다. 누구보다도 강해요. 그것은 전생에 보았던 '플레이어' 를 포함해도 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빠르게 깨닫고 만 것입니다. 힘이 약한 자는 누구도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나' 는, 그냥 한결같이 강함을 추구해왔습니다. 아니, '추구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이라면 알겠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커다란 오산.

     

     "칼을 칼집에서 뽑는 정도도 못하는 건가요?"

     "솔직히 꽤 이전부터, 해보려고 생각한다면 할 수 있다는 느낌은 들었죠."

     "그럼 어째서......"

     "의지라구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저도 완고하다구요."

     "................"

     

     그녀는 '선생님' 이라고 불렸으면서도, 그런 주제에 동료를 털끝만큼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제일 강하니까, 뭐든 자기 혼자서 하려고 결심했습니다.

     '만능' 을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현실적이지 않은 구상이었습니다.

     아무리 힘을 추구해도, 한 명의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뻔합니다.

     그런 당연한 일을, 그녀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신에게 선택된 자(메아리수)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ㅡㅡ요즘 계속, 당신한테서 반격을 당하지 않았는데요. 할 생각은 있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빨리 날 죽이면 되는 것을."

     "................"

     

     그러던 어느 날, 깨닫고 만 것입니다.

     자신의 길은, 잘못되었다고.

     그 잘못에 휘말려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인명을 해치고 말았다고.

     웬만한 '적대적 생명체' 가 빼앗은 그것보다도 훨씬 많은 생명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거품의 세계는, 황폐한 평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제가 마음 속에 그리고 있던 꿈의 나라는 짓밟혀지고, 지금은 단지 춤추는 것처럼 교차하는 두 사람이 존재할 뿐.

     그리고 스스로도 감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꾸욱, 하고.

     

     저는 전생의 '나' 의 틈을 파고 들어, 그리 봉긋하지 않은 가슴을 움켜쥐었습니다.

     

     ".........훗훗후."

     "뭔가요, 그거. 성희롱인가요?"

     

     저는 빈정거리는 듯 웃으면서,

     

     "헛점을 찔렀을 뿐입니다. 사람은ㅡㅡ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으니까요. 당신의 집중이 풀린 순간을 재서 가슴을 만진 것 뿐입니다."

     "얕보는 거냐, 어이."

     "핫핫하. 하지만 이제야 요령을 파악했네요. '허의 일섬'. 머리에 띵! 하고 전구가 켜진 감각이 들었다구요."

     "..............흥."

     

     그녀도 이것에는 이의가 없겠죠.

     부드럽게 언덕을 터치할 수 있었다는 말은, 강하게 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당신......."

     

     동시에, 전생의 '나' 의 얼굴이 험악해집니다.

     

     "결국 한번도 칼을 뽑지 않은 채, 진검승부를 할 셈인가요?"

     "네, 뭐."

     "혹시 당신, 얕보는 건가요? 아니면 도발?"

     "아뇨."

     

     다만, 이것은 의사의 표시입니다.

     저는ㅡㅡ결단코 당신과 같은 자가 되지는 않겠다는.

     

     분명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바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선생님' 이라고 불렸던 또 하나의 '나' 는, 갑자기 힘없이 웃고는.......그 때 처음으로 그녀 쪽에서 거리를 벌렸습니다.

     

     "좋아요......슬슬, 질리던 참이니."

     "동감."

     "약속했던 대로ㅡㅡ다음부터는 진검승부로 하지요."

     "예."

     

     같은 얼굴의 2명이, 무기를 듭니다.

     

     기나긴 특훈 끝에, 이제야 결투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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