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3 괴물2021년 09월 10일 08시 10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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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칼을 손에 든 뒤.......그리고 끝으로 빙글빙글 감겨 있는 그것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바라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죠?"
"윽."
"자, 칼을 뽑으세요."
"......다 알면서."
그녀는 저의 부끄러운 부분까지 포함해 전부 알고 있을 터.
저는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로,
"역시 이거, 쓰지 않고 싸워도 되지 않나요?"
"딱히 상관없어요ㅡㅡ저도 '페이즈3' 시절에는 잠시 마법 위주로 싸웠었죠."
"호오."
"저는 '전사' 인 당신과는 다르게, '마법사' 였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또 하나의 '내' 가 칼을 듭니다.
"........참고로 그거, 왜 푸르게 빛나죠?"
"싸워보면 조만간 알게 될 일입니다."
가스 버너를 연상케 하는 화염에 휩싸인 칼은, 제 수중에 있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물건으로 보입니다.
무심코 머리에 떠오른 것은, '기인'. 긴조 료마 씨와 싸웠을 때의 일.
이 칼은.......들고 있으면 움직임이 느려질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저는, 무기를 옆에 두었습니다. 그러자.......
"안 돼요. 그건 안 돼요."
문득, 등뒤에 기척.
거짓말이지. 배틀만화냐고.
반사적으로 뛰어서 물러나며,
"바........방금 것 보이지 않았는데요!?"
이것이 뭔가의 스킬.......예를 들면 《축지》를 쓴 것이라면, 저도 이렇게까지 놀라지 않았겠죠.
하지만 그녀는 순수한 신체능력만으로 제 뒤로 돌아간 것입니다.
"헛점을 찔렀을 뿐입니다. 사람은ㅡㅡ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으니까요. 당신의 집중이 풀린 순간을 재서 등뒤로 돌아간 것 뿐입니다."
아니 "뿐입니다." 라니......
대치하는 상대의 '집중이 풀린 순간' 을 판별한다니, 얼마나 많이 싸워야 가능해지는 기술인가요.
"그리고 한 가지, 이 승부에 제한을 둘까요. 당신은 이제부터 그 칼을 항상 소지한 상태로 싸우세요."
"엥, 에에엑."
그런.
이런 무거운 철봉을 들고 도망치라니?
"포기하세요. 특훈이란 불합리한 법입니다."
"좀 봐주세요. 특훈이라니, 무슨 스포츠만화도 아니고."
"안 돼요. 그걸 할 수 없다면, 당신을 즉시 베어버리겠습니다."
"아니, 그런, 뭐든 포격으로 해결하려 하는 건......"
"소중한 사람들을ㅡㅡ지키고 싶죠?"
"크윽."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죽음이 전부 자신이 무능한 탓이라는 느낌이 들어, 두려웠죠?"
"크으으......"
"여태까지 친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라노벨의 손쉬운 히로인같은 표정을 지으며 동료들을 생각해주기 시작한 거죠?"
"쿠웅."
안 돼. 역시 '나' 야. 날 논파하는 방법을 잘 알아.
"아수라장같은 이 세상에서는 우둔해지는 것도 약해지는 것도 '악' 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그것이 특별한 힘을 부여받은 자의 의무입니다."
동시에 부웅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면서.
순식간에 또 하나의 '내' 가 눈앞까지 육박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ㅡㅡ!"
저는 순식간에 《이지스의 방패》를 구현시키면서, 오른팔로는 머리의 측면을 보호했습니다.
방패와 칼이 부딪히자, 공기가 불타는 소리가 고막를 찌릅니다.
".......큭!"
《방패》너머의 팔이 불타는 것을 느낀 저는,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뛰어서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전생의 '나' 는 거기서 처음으로 만족스런 미소를 짓더니,
"오. 지금 것은 반의 반 정도 죽일 셈으로 휘둘렀습니다만."
"실화냐."
"당신의 마력을 보니, 상당한 숙련도가 느껴지네요.......아무래도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마력' 의 수련법을 깨달았나 보네요."
".......뭔가요, 그거."
"하나 힌트를 드리자면, 플레이어의 전투력은 단순히 레벨로 측정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당신은 이미 현재의 모모카 씨보다 강하겠죠."
"예?"
그거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전에, 또 하나의 '나' 는 공격을 재개.
그렇다고는 해도 두세 번 합을 겨루는 사이, 그녀는 정말로 저를 '단련시킬' 셈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검격은 항상 '가능' 과 '불가능' 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노리며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은 아무래도, 기본이 되어있지 않네요."
"어......어째서요.......?"
"기억을 잃은 폐해인지,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네요. 불확정요소에 너무 겁을 먹고 있죠. 차의 운전과 마찬가지예요. 사각에서 폭주한 차량이 뛰어드는 것을 항상 두려워해서는, 중요할 때에 액셀을 밟을 수도 없죠."
"차의 운전이라니.......저, 면허 없는데요."
"그래도 차차 운전하는 날이 올 겁니다."
그 예언같은 어조에, 무심코 쓴웃음.
"당신은ㅡㅡ상대를 자신보다 강하다고 단정짓고 있어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싸울만한 실력을 가졌음에도, 항상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누군가가 지켜주기만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어요."
"평범하면.......안 되나요."
"안 돼요. 당신은 알고 있었을 터. 우리들은 이미ㅡㅡ'괴물' 이니까요."
그러는 그녀는 어딘가 쓸쓸하게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여기서 한두 번 설교해봤자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당신 스스로 깨달을 필요가 있는 일......"
"그, 그렇게 말하셔도."
"《마인화》를 기동하세요. 그럼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의 본질을 일부는 이해할 지도 모르니."
"마인화......인가요."
저는 잠시 당황했습니다.
그것은.......사고(思考)의 가장자리에 계속 방치해두었던, 의문의 능력 중 하나.
직감적으로 주변의 누군가를 상처입힐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쓰지 않던 스킬이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은가요?"
"예. 생전의 저는 배우지 않았던 스킬이지만, 동료 중 한 명이 배웠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흠.
생각해 보면, 지금 쓰지 않으면 언제 쓰냐는 느낌이기는 하다.
"그걸로 당신이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ㅡㅡ'괴물' 끼리 하는 방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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