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3 다크엘프녀
    2021년 09월 06일 11시 41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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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239/

     

     

     뭐.

     그렇다 해도.

     의욕에 가득 찬 야쿠 씨가 없었다 한들, 저의 대답은 똑같았을 겁니다.

     

     "도와주죠.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고 하니까요."

     "좋아. 그래야지."

     

     야쿠 씨는 바로 톰슨 기관총의 안전장치를 풀었습니다.

     이 총의 정확도로는 그다지 화력을 기대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적을 끌어들이는 역할은 가능할 듯 하네요.

     

     "하지만, 어떻게 공격하지? 저만큼 많으면 정면승부할 수도 없는데."

     "버스로 돌격하는 것은 어때요?"

     

     그렇게 운전수 씨한테 물어보자,

     

     "차가 못 버텨. 도로교통법에도 저촉되고."

     

     아카사카 씨, 2일차가 되니 농담을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는 된 모양이네요.

     

     "그럼 안전지대에서 제각각 마력이 고갈되지 않을 정도로 지원해주죠."

     "그건 상관없지만, 보급거점을 찾은 다음이 좋지 않을까?"

     

     그것도 그런가.

     

     "이 부근에서 편의점은.......분명 길을 조금 지나서 오른쪽으로 꺾은 곳에 세븐일레븐이 있었을 텐데."

     "그럼 그곳을 보급지로 하죠ㅡㅡ츠즈리 씨와 린네 씨는 먼저 그곳의 확보를 해주세요."

     

     "알겠어요." "오케." 라는 두 사람의 대답.

     

     "야쿠 씨는 좀비들을 유인하며 길에서 수를 줄여주세요......결코 무리하는 일 없이, 조금이라도 마력이 바닥난 느낌이 들면 돌아오셔야 해요."

     "그래."

     

     그리고 지역에 밝은 아카사카 씨의 주도 아래, 근처의 편의점을 쓸 수 없을 경우의 연락방법과 예비 보급지점이 될만한 장소의 위치정보를 공유하며.......작전이 착착 결정되었습니다.

     

     ".............나는?"

     

     이 타이밍에 끼여든 사람은, 아즈키 미코토 쨩.

     저는 그녀에게, 할아버지의 유품인 칼을 건네주면서,

     

     "당신은, 저희들이 돌아올 장소ㅡㅡ이 버스를 지켜주세요."

     "........쳇."

     "잘 들어요. 이건 정말 중대한 임무예요. 좀비가 이곳을 차지해버리면, 우리들은 저쪽에서 지내야 되니까요.....알겠죠?"

     "쳇."

     

     두번째의 "쳇." 은 알겠다는 의미라고 믿지요.

     그녀의 정수리를 스스스스스슥 하고 쓰다듬어도 딱히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그런 것으로 해두겠습니다.

     

     그 때, 이미 행동을 개시한 야쿠 씨의 투다다다다다다다 하는 약간 기분좋은 타이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도 그것을 호응하여 버스의 출입구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조금 전의 대화로 정한 저의 역할은ㅡㅡ일단, 좀비와 교전중인 4명과 접촉하는 것.

     

     거기까지 도착하는 방법 중에서 제일 편한 것은.......응.

     지붕을 통해 지나가는 루트려나.

     

     뿅뿅거리며 닌자처럼 2층 건물을 뛰어다니고, 좀비로 가득 들어찬 몬쟈 거리를 내려다보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도중에 눈이 마주친 좀비한테,

     

     "헬로~!"

     

     라고 인사.

     물론 그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바글거리기만 할 뿐.

     저는 수족관에서 바닷고기의 불가사의한 생태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으로 지붕을 건너다니며, 그 4인조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4명은 전부 군복으로 보이는 짙은 녹색의 옷을 입고 있었고, 휘장이 붙은 제복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사벨을 한손에 들고 정확한 찌르기로 좀비의 머리를 꿰뚫고 있는 자그마한 소녀.

     한 사람은 전신에 상처가 난 듬직한 형씨.

     한 사람은 먼 곳에서 은발이 눈부신, 꽤 듬직한 갈색 피부의 여성.

     한 사람은 조금 수수해보이는 안경을 낀 소년인데, 아무래도 책을 넘기며 동료에게 지시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오라, 오라, 오라오라오라오라아! 더! 더 와 보라고!"

     

     듬직한 형씨가 외쳤습니다.

     보아하니 그는 '격투가' 같았는데, 딱히 무기같은 것 없이 맨손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있었습니다.

     

     "어이이이이! 너무 앞서갔다고, 소가!"

     "아하하하하하하! 재밌어! 재밌어! 재밌다고!"

     "........바보! 정말 바보야! 진짜 바보!"

     

     텐션이 오를대로 오른 그들은, 아무래도 지붕에 나타난 저를 눈치채지 못한 모양.

     저의 옅은 존재감이 원망스럽네요.

     자, 가끔은 기운차게 소리를 내어볼까.......라고 생각한 때였습니다.

     

     "여어, '끝내는 자' 아닙니까. 1주일 만이네~"

     

     깜짝 놀라서 소리가 난 쪽ㅡㅡ등뒤를 돌아봅니다.

     그곳에는 조금 전까지 좀비와 싸우고 있었을 사람ㅡㅡ은발과 갈색 피부의 여성이 앉아있었습니다.

     

     "ㅡㅡ아닛!?"

     

     그녀한테서 눈을 뗀 것은 아주 잠깐이었을 터.

     저는 모골이 송연하였습니다.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등을 잡혔다는 말은, 다시 말해 암살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어!? 무, 무슨 마술?"

     "마술이라기보다, 평범한 《축지》인데......왜 그래? 기억상실이라도 당했어?"

     

     그것도, 갑자기 핵심을 찌르다니.

     

     "저기......당신은......?"

     "아, 진짜 기억상실이네. 날 한번 만난 사람은 날 잊을 리가 없는데."

     

     확실히 이 여자, 꽤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일본인이 아닌 느낌이네요.

     그것 뿐만 아니라, 지구인도 아닌 느낌이랄까요.

     귀가.

     귀가 뾰족히 튀어나온 것입니다.

     그녀의 모습을 보니, 다크엘프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좀비의 피로 더럽혀진 가죽장갑을 벗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럼, 두 번째로 처음 뵙겠습니다."

     ".......예."

     

     손을 꾹 잡자, 맨들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토르. 토르블라디미르. 또는 블라디미아. 하지만 가장 올바른 발음은, 블라디미로바. 러시아의 이민자야."

     "저기. 부라도미ㅡ.......?"

     "블라디미로바."

     

     갑자기 시작된 외국어의 발음교실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뭐, 토르라고 부르면 돼."

     

     되는 거냐.

     

     "토르는 남자 이름이지만, 일본에서는 '토오루' 를 여성의 이름으로 쓴다고 해서 아빠가 지어준 이름. 맘에 들어."

     "예에."

     "참고로 고향은 핀란드. 나마스떼!"

     "저기......? 나마스......?"

     "거기선, [핀란드 사람인데 왜 인도어로 인사하는 거냐!] 라고 해야지?"

     "아, 예......"

     

     짙은 피부의 그녀는, 왠지 실실대는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녀는, 한번 만났다면 잊을 수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그건 그렇고ㅡㅡ

     그녀와 저.......과연 어떤 사이였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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