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2 츠키시마를 향해
    2021년 09월 06일 02시 25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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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238/

     

     

     

     결국 어찌저찌해서 제가 집합장소에 도착한 것은, 예정에 딱 맞춘 시간.

     그곳에는 연락이 닿지 않아 혼자서 빨리 나와버린 운전수 아카사카 씨가, 섭섭한 표정으로 시무룩해 있었습니다.

     

     "뭐, 여러가지로 점검을 할 수 있었으니, 상관없지만......"

     

     라면서 약간 투덜거립니다.

     

     몇 분이 지나자, 모두 모였습니다.

     야쿠 씨, 린네 씨, 츠즈리 씨, 그리고 미즈키 쨩.

     거기다 배웅을 위해 아사다 리카 씨와ㅡㅡ약간 그녀와 비슷한 느낌의 중년 남자가 한 명.

     

     "여어. 딸한테서 이야기는 들었다. 여러가지로 힘들었던 모양이던데."

     

     그의 이름은 아사다 코우조. 아사다 리카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역시, 나의 일도.....?"

     "예,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아니, 누구야 이 아저씨라는 느낌이 올바르겠네요."

     "그, 그런가..... 하루라도 빨리, 낫기를 기원하마."

     "그거 감사."

     "가능하다면 나도 동행하고 싶었다만."

     "아뇨, 그건 됐어요."

     

     그도 그 나름대로 바쁜 모양이라서요.

     듣자하니 코우조 씨는, 세이부 이케부쿠로 선에 존재하는 커뮤니티 모두를 대표하여 여기에 있는 모양이어서, 나날이 그 아키하바라의 간부들과 다투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저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희끗해진 머리카락을 보면 그 고생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저씨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에 주력하는 편이 제일이잖아요."

     "그래, 알겠다."

     

     코우조 씨가 흔쾌히 수긍하자, 이번엔 딸 쪽이 입을 열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에는, 기억이 돌아오.....겠죠?"

     "예, 아마도."

     "그럼 그 때는 제대로 쨩을 붙여서 불러주세요. '아사다 씨' 가 아니라, '리카 쨩' 으로요."

     "예? .......그래요."

     

     기억을 잃기 전의 난 그런 식으로 불렀었구나.

     

     "남은 여정에서도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마세요."

     ".......예."

     

     ........그건 그렇고.

     기억상실이 돌아올 때, 지금의 기억은 어떻게 될까.

     

     문득 치밀어오르는 두려움을 떨쳐주려는 듯, 버스의 엔진 소리가 들립니다.

     

     "선배."

     

     딸 쪽의 아사다 씨가 외쳤습니다.

     

     "부디, 무사히 돌아오세요!"

     

     쓸데없이 그녀를 걱정시킬 수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주었습니다.

     

     

     버스는 아키하바라의 정문을 나와서, 곧장 좌회전. 일방통행을 무시하는 형태로 칸다 강변을 조금 달려서 쇼와 거리→수도고속도로로 나왔습니다.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좀비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버려진 차가 때때로 방해되는 정도의 쾌적한 여행길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일단 안심인가......여기서부터는 나도 오랜만에 달릴 수 있겠어."

     

     라며, '종말' 전에는 여러 대형차의 운전수를 했다는 아카사카 씨.

     

     "그런가요?"

     "그래. 참고로 평소였다면 약간 혼잡해도 1시간도 지나지 않을 거리라고."

     

     그렇구나.

     하지만 그건, '적대적 생명체' 를 만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하지만요.

     

     "어쨌든, 되도록 전투는 피하고 싶네요."

     "맞아."

     

     이미 선행한 야쿠 씨한테는, 좀비 무리를 발견하면 우회하는 루트를 짜달라고 부탁해놓았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츠키시마에 다가갈 수록 편해질 거다."

     "츠키시마.......라면."

     

     저는 차 안에 구비된 지도......라기보다 세력도를 잠시 보았습니다.

     

     "그래. '수호' 라는 녀석들이 있는 곳이다."

     "츠즈리 씨는 만나본 일이 있나요?"

     

     때마침 근처에 앉아있던 츠즈리 씨한테 말을 걸어보자,

     

     "네? .......아, 네. 한번은, 정부의 관계자라고 소개한 사람이 스카우트하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그렇다 해도 저는 '종속' 된 몸이라서 멋대로 행동할 수 없다며 정중히 거절했지만요."

     "그렇구나."

     

     얼핏,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낀 비밀공작원같은 인물을 그리면서,

     

     "그렇다는 말은, 나한테도 왔으려나, 그 사람."

     "있겠지요.......하지만 기억을 잃기 전의 '전사' 씨는 한 때 '길드' 관련의 일을 하고 있던 모양이라서, 엇갈렸을 가능성도 있지만요."

     

     대화하는 사이에도, 버스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스미다 강을 지나친 다음 츠키시마 역 방면으로 향합니다.

     

     "이 앞에는, 몬자야키 가게가 많이 늘어선 길이 있어요~"

     

     그리운걸.

     분명 할머니께서 살아계실 적에 딱 한번, 도쿄의 명물을 같이 먹자는 이야기가 나와서ㅡㅡ그런 생각에 젖어들던, 그 때였습니다.

     

     "음?" "헐."

     

     소리를 낸 아카사카 씨와 린네 씨를 따라 앞을 보니, 제가 가리켰던 몬자야키 스트리트에 좀비 무리가 한가득.

     

     "으엑. 이건......"

     "이 광경, 그립네. '버그'ㅡㅡ넌 저만한 수를 상대로도 구하러 와줬어."

     

     라며, 왠지 온화한 표정.

     좀비 무리를 보면서 그런 표정을 짓는 여고생이라니, 역시 어떻게 된 걸까요.

     

     "지금와서는 좋은 추억이야."

     

     그 때, 팡팡팡 하며 버스의 측면을 두들기는 소리가.

     소리가 난 쪽을 보니, 야쿠 씨가 다가와 있었습니다.

     린네 씨는 버스의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서는,

     

     "예상이 빗나갔네. 대뜸 이 부근은 편히 지나갈 거라 생각했지만......우회할래?"

     "그것도 생각했었지만......잘 봐라."

     

     야쿠 씨는, 좀비 무리의 건너편을 가리켰습니다.

     그 쪽으로 자세히 시선을 보내자ㅡㅡ

     

     "아."

     

     차 안에 있는 모두, 같은 타이밍에 눈치챘습니다.

     몇 마리의 '좀비' 가, 팡~ 하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것이 보였거든요.

     

     "누군가가 싸우고 있어......"

     

     그 수는, 대략 셋.......아니 네 명.

     언뜻 본 느낌으로는 남자 둘, 여자 둘의 팀 같습니다.

     

     "보기로는 어렵지 않게 싸우고 있는 모양이다만......"

     

     문제는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수입니다.

     삼사백 미터는 될 법한 길이 좀비로 가득 채워진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아무리 플레이어가 슈퍼맨이라고 해도......너무 어렵습니다.

     

     "어쩔 거냐?"

     

     그렇게 물어보는 야쿠 씨의 손에는 이미, 시카고 타자기가 들려있었습니다.

     대답을 들을 것도 없이ㅡㅡ싸울 셈이잖아, 이 사람.


     ※ 시카고 타자기 : M1928 톰슨 기관단총을 가리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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