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21 어두운 골목 안에서
    2021년 09월 04일 16시 39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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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227/

     

     

     

     미코토가 뒷골목 안쪽의 가장 어두운 장소로 들어서자, 뭔가 동물의 배설물을 발효시킨 듯한, 그런 구린 냄새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흡.....흡......흡......흡......]

     

     거친 숨소리가 다가온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력한 여자아이였다면, 발걸음을 돌려 도망쳤을 상황이다.

     물론 '무력한 여자아이' 가 아닌 미코토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갔다.

     

     [예뻐. 정말 예뻐......]

     "그만......그만해......."

     

     하지만, 미코토는 거기서 기묘한 사실을 눈치챘다.

     

     ㅡㅡ남자끼리......?

     

     [좋은 냄새다. 잘 익은 시궁쥐같은......자, 너도 맡아봐]

     "으, 으으으으으으......누, 누가 좀......."

     

     꿀꺽 하고 침을 삼키며, 스멀스멀 일렁이는 사람의 모습을 겨누었다.

     양손에 있는 나이프를 꾹 움켜쥐고는, 적의 뒤를 노린다.

     

     등을 찌른다. 심장을 관통한다. 푹, 푹, 푹. 나이프는 놔두고 가도 된다.

     

     그리고 일단 왔던 길로 돌아가서, 어딘가에서 피를 씻고는 당초 예정대로 이곳을 떠난다.

     플레이어가 되면 그걸로 좋고.

     안 된다면.......뭐, 그건 그거대로 좋고.

     

     [자......이쪽으로 와. 혀와 혀를 맞대자]

     

     한쪽의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웅크리는 자세를 취한다.

     지금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도망쳐!"

     

     확실한 의지를 담아 다른 쪽의 남자가 외쳤다.

     말을 건 상대가 아무래도 자기 같다고 눈치챈 미코토의 다리가 급정지하였다.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는 눈이 두 개.

     알고 있다. 이건 분명, 《스킬 감정》이라는 것.

     

     "일반인은 이길 수 없어!"

     

     모르겠다.

     상황을.

     너는 약자잖아?

     당하는 쪽이 아니었어?

     왜 당하는 쪽이 스킬을ㅡㅡ?

     

     그 때였다.

     

     아키바 상공에 피융하고 금색의 섬광이 방사되었다. 미코토는 알 길이 없었지만, 그것은 이 마을의 위치를 주변 피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쏴올리는 신호탄이었다.

     

     "ㅡㅡ!"

     

     불빛이 비치자, 아즈키 미코토는 그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던 만행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남자는 두 사람.

     

     한 명은 근육질의 몸이 듬직한 남자.

     그는 아마 덮쳐지고 있던 쪽.

     나에게 "도망쳐." 라고 외친 쪽.

     그리고ㅡㅡ오른쪽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빈사상태인 쪽.

     

     또 한 명은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자.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그 눈은 어딘가 촛점이 없고, 입가에는 선혈이 묻어있다.

     일부러 추측할 것도 없이, 이쪽이 '덮치는 쪽' 일 것이다.

     

     [너ㅡㅡ봤구나]

     

     이 녀석은 위험해. 그것만은 알겠다. 본능적으로 이해된다.

     

     "주, 죽을 기세로 도망쳐......!"

     

     목소리는 거기까지였다. 근육질의 플레이어의 목에서 선혈이 소리없이 분출되었다.

     

     "크억, ......쿨, 럭......"

     

     잠깐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장신의 남자가 손톱으로 조금 '할퀸' 모양이다.

     겨우 그것만으로, 무적이었을 플레이어가 끝장났다.

     고개를 돌려 퇴로를 확인한다. 골목을 나가기 위해서는 방해물이 많은 암흑 속을 수십 미터나 달려야만 한다.

     추측이지만, 그건 분명 무리. 골목에 가까워질 수록 도로의 가로등 불빛은 강해진다. 그에 비례하여 상대에게 이쪽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거기에다, 순식간에 플레이어의 목을 할퀸 그 힘.

     

     ㅡㅡ큰일이야. 죽을지도......

     

     두려움와는 반대로,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ㅡㅡ그렇다면 그 전에......

     

     "널 죽여버리겠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점이, 그녀와 일반인의 큰 차이였다.

     

     그녀에게 있어 죽음이란, 공포란, 맞서야 하는 것.

     등을 돌릴 대상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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