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43 화
    2021년 08월 14일 04시 19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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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459gk/143/

     

     

     

     "ㅡㅡ뭐, 이 정도려나. 내 인생, 재미없었지?"

     

     쿠지라는 자기 이야기를 끝내고는 컵으로 손을 뻗었다.

     건조해진 목을 축이려는 듯 아메리카노를 마신 뒤, 컵에 묻은 연지를 가볍게 닦고서 다시 책상 위에 놓았다.

     

     텐지는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였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도 들은 것처럼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지금 들었던 '대가' 를 필사적으로 곱씹어보려고 했다.

     

     "뭐, 보통은 믿을 수 없잖아. 모두 같은 반응이었다고."

     

     쿠지라는 약간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텐지는 그걸 보는둥 마는둥, 강하게 대답했다.

     

     "아뇨......전 믿습니다. 쿠지라 씨의 이야기를 믿습니다."

     

     "그 근거는?"

     

     "쿠지라 선생님의 눈동자를 보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 재밌는 대답이잖아. 그런 로맨틱한 말을 들은지 얼마나 되었는지."

     

     쿠지라는 무마하려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텐지는 진지한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대가' 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음...........그 눈동자로 보아하니 진심인데."

     

     "예. 물론 쿠지라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써서는 안 될 힘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럼 왜 듣고 싶은 거야? 여기서 듣지 못했다면, 절대 쓰지 않는 인생을 걸었을지도 몰랐는데. 나처럼 후회하는 인생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무언가를 지키려고 할 때 지키지 못하는 게 싫어서 그래요. 사리사욕으로 쓸 생각도, 간단히 쓸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저는 이제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의 약함 때문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텐지는 지금도 충분히 강하잖아."

     

     "하지만, 전 약했습니다. 반년 전까지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후유키 군한테서 들었어. 던전에서 죽을 뻔 했다며."

     

     "예, 죽을 뻔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지 못한 채 그냥 객사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서, 전 제 인생에 저항하려고 결심했습니다."

     

     "...........나도 텐지 군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같은 꼴을 당했으니 말이야. ........그래, 가르쳐주고 말고. 치사토, 괜찮지?"

     

     "물론. 텐지가 원한다면 난 그걸 부정하지 않아."

     ".......미안, 난 방을 나갈게."

     

     치사토가 긍정하자, 근처에 앉아있던 후유키가 갑자기 방을 나가려고 일어섰다.

     모두의 시선이 후유키로 모였지만, 그는 등을 돌리고는 문 쪽으로 걸어가서는 손잡이에 손을 대었다.

     후유키는 이쪽으로 돌아보지 않은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 그걸 들으면, 난 분명 무리를 해버려. 내가 이런 성격의 인간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듣고 싶지 않은 거다."

     

     "딱히 듣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해. 탐색사 중에는 의외로 그런 사람이 많다고 리온도 말했었고."

     

     치사토는 당연하다는 듯이 후유키의 의견을 긍정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후유키는 방을 나섰다.

     

     "뭐, 후유키 군의 반응도 당연해. 텐지 군도 잘 생각해 봐. 확실히 난 '대가' 에 의해 이런 몸이 되었지만,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쿠지라 선생님이 나은 편.......이라구요?"

     

     "그래, 과거에는 더욱 심한 꼴을 당한 사람도 있었어. 완전 고깃덩어리가 되었는데도 살아있는 사람이라던가, 몬스터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사람이라던가, 청각이 너무 발달한 바람에 지구 반대편까지의 모든 소리가 들려서, 발광하다 자살한 사람이라던가.......정말 심각한 녀석은 더 심하기도 해."

     

     "..........."

     

     "그래도 들을 거야?"

     

     "........예, 그래도 전 듣겠습니다."

     

     텐지는 조금 동요했지만, 곧장 강한 의지를 담아 쿠지라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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