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20 화
    2021년 08월 10일 23시 39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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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459gk/120/

     

     

     

     "결국, 한번도 염귀를 이기지 못했구나."

     

     콘수프를 모두 만들었을 즈음, 텐지는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24시간. 대국 수로는 10번 이상일까. 염귀가 너무 강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는 해도, 텐지는 단 한번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천천히 집의 벽시계를 보자, 시간은 아직 10시 무렵이었다.

     

     "음~ 치사토가 일어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어. 뭔가 몇 개만 더 만들까."

     

     텐지는 냉장고를 열고는 따로 뭘 만들어볼까 생각했다.

     바게트 빵과 베이컨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갈릭 토스트에 베이컨이라도 올려볼까 등을 생각했다.

     이렇게 다시금 조리에 착수했다.

     

     냉장고의 냉기를 느끼자, 텐지는 무심코 설귀의 지옥퀘스트를 떠올리고 말았다.

     

     ".......음, 다음부터 설귀의 퀘스트에 갈 때는 겨울용 장비를 입지 않으면 정말 죽게 될 거야, 진짜루."

     

     그렇다. 설귀가 서식하는 청귀종의 지옥영역은 적귀종의 지옥영역과는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모양이었지만, 이빨이 무심코 딱딱거릴 정도의 극한의 땅이었던 것이다.

     지구상의 지명에 빗대자면, 남극대륙에 있는 산, 빈슨 산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느껴버릴 정도로 기온이 극단적으로 낮아서, 텐지는 너무 추운 나머지 한번은 빈사 상태에 빠질 정도였다.

     

     그런 설귀의 지옥퀘스트에는, 이런 조건이 딸려왔다.

     

     

    ――――――――――――――――

    【실행가능한 지옥퀘스트】

     

    퀘스트명:

    『청귀종과의 만남~옥졸편~』

     

    《달성조건 1》

     ・플랭크 5시간

    《달성조건 2》

     ・큐브센스 5시간

    《달성조건 3》

     ・설귀와의 놀이 24시간

    《달성조건 4》

     ・식도

     

    《클리어 보수》

     ・4등급「청귀」의 해방

     ・4등급무기「설귀도」

     ・4등급장비「설귀의 염주」

    ――――――――――――――――

     

     

     달성조건 1, 플랭크 5시간은 말 그대로의 지옥퀘스트였다.

     플랭크란 매우 일반적인 육체 운동의 한 종류이며, 발끝과 두 팔꿈치에서 손목까지의 네 부분으로 몸을 지탱하여 복직근과 복사근, 복횡근 등의 여러 근육을 단련하는 근육운동 중 하나다.

     그걸 논스톱으로 5시간. 솔직히 매우 힘들다는 말로 설명될 수준이 아니다. 애초에 일반인과 운동 선수들도 육체 트레이닝은 1분을 하고 1분간 인터벌의 간격을 두고 한다.

     (※ 역주 : 플랭크 운동의 기네스 최고기록은 2020년에 세워진 8시간 15분 15초다.)

     

     "저건......지옥퀘스트 사상 제일 힘들었을지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까.

     플랭크란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운동이다. 그렇게 간단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스쿼트같은 평범한 운동에는 '움직임' 이 있지만, 플랭크에는 '움직임' 이 없다. 사람은 가만히 있는 편이 몇 배나 힘든 법이다.

     

     그렇게 달성조건 1을 클리어한 뒤에는, 정말 기묘한 두번째 퀘스트가 시작되었다.

     

     "큐브센스라는 이름이었나. 그건 조금 재밌었어."

     

     큐브센스.

     글자를 통해서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이 퀘스트는, 텐지에게 있어서 지옥퀘스트 사상 제일 재밌었고, 제일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꼈던 것이었다.

     그 퀘스트가 시작되자, 갑자기 텐지의 주변에 육면 전체를 메꾸는 것 같은 새하얀 빙벽이 나타났다. 도대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그걸 볼 수도 없었을 만큼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 벽에는 무수한 구멍이 뚫려있었고, 그것이 반짝하고 빛났다.

     

     달성조건 2, 큐브센스란.

     벽에 나있는 구멍에서 나오는 불빛을 터치한다고 하는, 날렵함과 공간파악능력, 그리고 내구력을 시험하는 퀘스트였다.

     처음으로 게임요소를 조합한 퀘스트 내용이 나오자, 텐지는 흥미를 붙이게 되어 일사불란하게 불빛을 쫓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의 퀘스트 '설귀와의 놀이' 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 퀘스트 내용은 염귀와 전혀 다른 것이어서, 죽음의 위기를 느낄 정도였던 것이다.

     

     "지옥명물 '마하발특마 빙산' 의 등정......그건 죽을 뻔했어. 그보다 나, 한번 의식을 잃지 않았었나? 아마도."

     

     슬그머니 나타난 화사한 설귀는 "여기는 적당한 추위다. ......왕의 인자를 가진 분이여, 같이 빙산을 오르자. 정상에 있는 마하발특마 메론이 최고로 맛있으니." 라고 말을 꺼냈다.

     얇은 옷을 걸치고 있던 텐지는, 그렇게 여름옷 그대로 빙산을 오르기 시작하게 되었다. 손발에서 점점 감각이 사라져갔고, 목구멍이 얼어붙는 것처럼 아팠고, 속눈썹과 머리카락이 얼어붙었고, 크레바스에 떨어져서 죽을 뻔 하거나.....그리고 동상에 의해 진짜 죽을 뻔했다.

     

     "하지만, 마하발특마 메론...... 그건 극상의 단맛이었다."

     

     설귀의 힘을 빌려서 어떻게든 등반한 텐지는, 정상의 지옥빙수라고 하는 나무에 열려있던 천연 과일 '마하발특마 메론' 을 먹자, 갑자기 몸 안의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설귀 왈, 마하발특마 메론에는 지옥에서도 유명할 정도의 회복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몸 안에서 반나절 가까이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마하발특마 빙산의 정상에 있던 텐지가 오히려 덥다는 말을 하며 옷을 벗어버릴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에 설귀와 '식도' 의 계약을 맺어서, 텐지는 속 시원히 두 종류의 지옥퀘스트를 완전공략해낸 것이다.

     그 날부터는 설귀의 탁월한 지옥지식에 감명을 받아서, 염귀와 설귀에게 '선생'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그런 힘들고 쓰라린 경험을 회상하고 있을 때였다.

     

     "흐암~ 잘 잤어~ .......응? 이 냄새.......아침부터 콘수프라니 사치스런 녀석이라구. 누구야, 그런 사치를 부리는 녀석은......난가?"

     

     평소대로 편한 차림을 한 치사토가, 예쁘고 흰 배를 벅벅 긁으면서 계단을 내려온 것이다.

     곧바로 좋아하는 냄새가 부엌에 충만해있는 것을 눈치챈 치사토는, 완전히 각성했는지 눈을 반짝이며 빛냈다.

     

     

     

     이렇게 아무일도 없는 아침을 보내고 나서ㅡㅡ

     텐지는 제 62계층, 무인의 절벽 구역에서 염귀와 설귀의 검증을 하러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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