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14 레드오우거 전
    2020년 08월 13일 06시 51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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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15/





     오크 5명.


     검사, 사냥꾼, 그리고 NPC인 마법사의 승려 집단이 수풀이 무성한 숲 속을 걷고 있었다.


     가까스로 숲의 안에 생겨난 길은, 오크들이 평소에 걷고 있는 길이라고 한다.


     폰스케가 도중에 나뭇가지를 잡아보자, 부러뜨리고 말아서 붉은 빛의 입자로 변했다.


     "뭔가 이상한 감각인데."


     멀리서 들려온 것은 꺼림칙한 새의 울음소리.


     그런 길을 나아가며 걷고 있었다.

     

     평소라면 몬스터라도 달려들 것 같았지만, 숲에 들어간 이후로는 한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알피가 뒤를 돌아보았다.


     "NPC의 용병이 오늘에 한해서만 여성이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폰스케, 실은 마음에 들었지요?"


     긴장감이 없는 질문을 하는 알피에게, 폰스케는 여전하다고 생각하면서 대답을 하였다.


     "고용하러 갔더니 평소에 썼던 NPC들을 누가 빌려갔어요. 그것 뿐입니다. 딱히 좋아서가 아니지요. 안정감은 중대사항입니다"


     마법사는 고깔모자를 쓴 로브 차림으로 나무 지팡이를 들 여성이었고, 오렌지의 곱슬기가 있는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가슴이 크고 요염한 느낌이었고 두툼한 입술에는 붉은 연지가 발라져 있었다.


     반면 승려 쪽은 청초한 여성, 이라는 인상이었다.


     긴 금색의 생머리. 복장은 청색과 백색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넉넉한 옷이었다.


     옷 위에서도 알 수 있는 커다란 가슴, 손에 든 것은 은색의 메이스.


     마리엘라가 불만스러워 보였다.


     "어차피 우리들은 안정감이 없어요~다. 하지만, 원래는 평소에 고용했던 NPC들 쪽이 좋았는데. 타이밍이나 스킬같은걸 여러가지로 알게 되던 참이었잖아."


     같은 레벨에서도 미묘하게 다른 직업레벨과 스킬레벨.


     NPC들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스테이터스의 차이도 있었다.


     스테이터스의 체크는 하였지만, 전투에서는 불안한 점이 남아있었다.


     등에 커다란 도끼를 메고, 앞을 걷고 있던 기드가 뒤돌아보았다. 그 표정은 정말 기쁜 듯 하였다.


     "확실히 불안도 있지만......이런 그녀들에게 공격받아서, 욕설을 듣게 된다면 최고겠지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일을 들은 세 명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폰스케는 쓴웃음을 지었다.


     알피와 마리엘라는 냉담한 눈을 하고 있어서, 기드를 흥분시켰다.


     딱히 흥분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도 차가운 눈길로 보게 되는 것이다.


     "하아, 행복하구나~."


     "당신들 그것 뿐이구나. 리얼에서도 이상한 일을 하지는 않겠지요?"


     폰스케의 대사에 기드가 눈을 부릅떴다.


     "리얼에서 할 수 없으니까 여기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주로 NPC상대로! 하아, 다음 대형 업데이트는 욕설의 수와 공격패턴 등을 늘려줬으면 하는데."


     대화를 하고 있자, 듐까지 대화에 참가하였다.


     "흥! 나는 이미 운영진에게 요청을 제출했다. 너희들도 조금은 부지런히 노력을 해."


     폰스케는 머리가 아파졌다.


     '이 사람들은 진짜로......'


     오른손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자, 알피가 폰스케의 매머드 조끼를 잡아당겼다.


     "폰스케, 새로운 NPC예요. 제대로 동료ㅡㅡ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설정하였나요? 설정을 잊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폰스케가 왼손을 옆으로 휘둘러서, 스테이터스 화면을 표시하고 NPC의 설정화면을 보았다.


     자신의 파티에 대한 공격을 NG로 설정할 수 있다.


     "괜찮아. 아, 여러분도 설정은 하셨습니까?"


     앞을 걷는 오크 파티에게 말을 걸자, 프라이가 오른손을 올렸다.

     

     "문제 없네. 제대로 설정했다."


     용병 NPC들도, 정말 자세히 만들어졌다.


     왜냐하면, 용병을 사용한 첫날에 폰스케는 아군인데도 공격을 받은 것이었다. 나중에 설정의 변경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알게 되었을 때에는, 여기까지 할 필요가 있는거냐며 운영진에게 분노를 느꼈었다.


     '정말로 오크가 싫은거구나.'


     NPC들을 뒤돌아보자, 숲 안에서의 대화패턴이 들어갔는지 입을 열었다.


     "하아, 정말 오크 냄새나는 숲이네. 불태워버려야지."


     위험한 일을 말하는 마법사.


     승려는 미소지으며 끄덕이고 있었다.


     "정말로 그러네요. 여신의 위광을 보이기 위해서 이 숲은 불태워버려야 해요."


     마찬가지로 대화를 듣고 있던 마리엘라가, 싸늘해 하였다.


     "남자NPC는 좀 더 재미있는 대화를 했었는데, 어째서 이 사람들은 뒤숭숭한 얘기를 하는걸까?"


     제대로 된 대화 패턴을 만들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전방에서 걷고 있던 프라이가 멈춰서서는 무기를 손에 들었다.


     신중히ㅡㅡ낮고 작은 목소리로, 전원에게 말했다.


     "도착했네. 모두, 전투태세에 들어가자."


     프라이의 시선 끝에는, 수풀의 녹색과 갈색 사이에 붉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주변의 나무들을 흔들며 걷고 있는 것은, 레드오우거였다.


     이마의 정중앙에 난 뿔은, 약간 황색인 예리한 끝부분이 약간 구부러져서 하늘을 향해 돋아났고, 황색의 머리카락은 덥수룩하여 등을 가릴 정도로 자라나 있었다.


     침을 흘리고 있는 입에 생겨난 이빨은 날카로워서, 토해내는 숨결이 하얗게 보이고 있었다.


     야수의 모피로 만든 장비를 착용하여, 자신의 신장 정도 되는 곤봉을 어깨에 지고 있었다.


     마치 먹이를 찾는 것 같이 머리를 두리번거리면서 숲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박력은 있네요."


     알피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가 허리를 굽히고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마리엘라가 어깨를 으쓱했다.


     "게임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런 전투준비는 왠지 비겁하게 느껴지네."


     전투준비ㅡㅡ무기를 들었으면 돌격! 해버리면 말이 안된다.


     먼저 자신들에게 버프ㅡㅡ능력상승과 전투에 도움되는 마법을 걸고나서, 적이 자신들에게 반응하지 않는 위치에서 디버프ㅡㅡ능력저하와 불리해지는 마법을 건다.


     이것이 정석이기는 하지만, 보스 등에게는 디버프를 걸어도 효과가 낮고, 공격당했다고 생각하여 다가올 가능성도 있었다.


     마법사에게 폰스케가 지시를 내렸다.


     "모두에게 갖고 있는 모든 버프를."


     마법사가 미소지으며 알았다고 하고, 그리고 마법을 사용했다.


     주문을 몇 가지나 입에 담자. 그 때마다 색이 다른 빛이 모두를 감쌌다. 녹색, 청색, 적색, 황색......능력이 상승해간다.


     프라이가 모두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NPC의 체력과 마력에는 주의를 기울여주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템을 던져주는 것 만으로도 좋아. 두 사람이 당해버리면 매우 힘들어지니까."


     전원이 알겠다고 하고 일어고서, 무기를 손에 들고 달려갔다.


     프라이가 소리를 질렀다,


     "가자!"


     "오우!"


     오크 파티의 구호였는지, 네 명의 오크가 선두에 서서 레드오우거를 향해 갔다.


     뒤에서 보고 있던 폰스케는, 정말 믿음직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들도 가자."


     마리엘라가 중얼거리고서, 화살통에서 화살을 뽑아들었다.


     "그래요."


     알피도 장비한 새로운 과금장비를 허리에서 뽑아들었다.


     폰스케는 뒷편에서 레드오우거를 향해가는 붉은 구슬을 보면서,


     '불에 옮겨 붙지는 않겠지?'


     그런 일을 걱정했다.


     눈 앞에는 오크 파티가 전투를 시작하고 있었다.


     레드 오우거가 어깨에 멘 곤봉을 쥐고, 자신을 둘러싼 오크들에게 그것을 휘두르고 있었다.


     프라이가 적절히 지시를 내린다.


     "나와 데이다다는 전위! 듐, 기드는 틈을 봐서 베어버려. 절대로 뒷편에 가게 하지마라!"


     방패역으로서 믿음직한 오크.


     하지만, 상대는 두 배는 커다란 오우거였다.


     프라이가 커다란 방패를 들어서, 그 일격을 막으려 했지만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양발로 누르고 고정시켰었지만, 지면을 거의 수 미터나 날아가 버렸다.


     "큭, 생각 이상으로 하는데. 듐!"


     "오우!"


     대검을 쥐고, 뛰어올라서 레드오우거를 베어드는 듐. 오크의 힘이 실린 스킬 공격은 협력 그 자체라는 것 외에 할 말이 없었다.


     ㅡㅡ하지만.


     "누오옷!"


     오우거는 그것을 팔로 받아내었는데, 베어져서 피를 뿌렸지만 받아내고 말았다.


     그대로 난폭하게 듐을 휘둘러서 날려버리고, 멀리서 공격에 가담하고 있는 마법사를 보았다.


     마리엘라가 돌아서 들어가기 위해 달리고는, 이동하며 화살을 쏘았다.


     "여기야!"


     화살이 레드오우거의 얼굴에 꽂혔지만, 상대는 그것을 신경쓰지도 않았다.


     "젠장! 전혀 타겟이 변하지 않아!"


     큰 방패를 들고, 오른손에는 메이스를 가진 데이다다가 앞으로 뛰어가서 레드오우거에게 급히 접근. 그대로 참격을 자아내자, 레드오우거의 오른다리에 깊게 참격이 들어가서 [Critical]의 문자가 떠올랐다.


     레드오우거가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프라이들이 일어서서 준비를 끝내었는지 소리를 질렀다.


     "가자, 자식들아!"


     모두가 손에 무기를 들고, 일제히 스킬 공격을 개시하자 그대로 레드오우거를 상대로 콤보가 작렬했다.


     대미지가 한번에 가산되어, 레드오우거의 체력이 팍팍 줄어들었다.


     콤보가 끝나서, 레드오우거가 일어서자 폰스케도 앞으로 달려갔다.


     "덤이다, 받아랏!"


     버클러로 레드오우거의 얼굴을 쳐서, 태세를 무너뜨리자 오른손에 든 한손검으로 뿔을 공격했다.


     크리티컬의 표시가 떠올랐고, 그래서 이제야 체력의 1/4를 깎을 수 있었다.


     기드가 도끼를 크게 휘둘러서, 폰스케를 뒤따르자 레드오우거가 기세좋게 일어서서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충격파 때문에 모두가 날아가 버렸다.


     "누옷!"


     폰스케도 간단히 날아가 버려서, 큰 나무에 등을 부딪혔다.


     일어서려 하며, 모두의 배치를 보고 위험하다고 눈치챘다. 레드오우거가 쓰러진 기드에게 곤봉을 내리치고 있었다.


     "한 명씩 노리고 있어. 누군가 도와줘!"


     그러자, 후방에서 승려가 마법을 사용.


     내리친 곤봉의 일격은, 기드를 지키는 희뿌연 빛을 내는 실드를 뚫고 내리쳐졌다.


     하지만, 위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기드이 체력은 무사했다.


     "아야야.....이건 꽤 아프네."


     기드가 자기의 아이템으로 체력을 회복하려고 하자, 프라이가 그의 앞으로 달려와서 자세를 낮추고, 커다란 방패를 양손에 들고 자세를 취했다.


     레드오우거가 조금 전과 같이 날려보내려 했지만, 그 일격을 튕겨냈다.


     프라이가 외쳤다.


     "좋아! 점점 하는 법을 알겠군."


     적에 따라서는 스킬의 발동 타이밍이 다른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라이는 그걸 알아채기 시작하여, 방패역으로서의 일을 해내기 시작했다.


     폰스케는 한손검을 쥐고, 달려가서 레드오우거의 등으로 달음박질했다.


     "마구 패버리겠어, 이 녀석!"


     내리친 한손검이, 레드오우거의 등을 찔렀다.




     전투개시로부터 1시간.


     모두의 피로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제 4분의 1만 남았다! 모두, 기합을 차리자!"


     그 와중에 소리를 지르는 프라이였지만, 폰스케는 네 명을 싸늘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프라이 일행 4명이 레드오우거의 앞에 서자, 데이다다에게로 불덩이가 날아들었다.


     "오훗!"


     뒤를 돌아보니, 또 미소를 띄우고 있는 마법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이걸로 몇번째인가?


     마리엘라가 프라이 일행에게 화가 났는지 외쳤다.


     "당신들, 적당히 하라고! 알았으니깐 아군에게의 공격을 NG로 설정하란 말이야! 바보아냐? 정말로 바보아냐?"


     그런 마리엘라의 욕설을 들으며, 듐은 대검으로 레드오우거의 발차기를 받고 떨고 있었다.


     "큭! 눈 앞에서 레드오우거의 맹공. 뒤편에서 욕설......나는 지금, 살아있다!"


     알피도 외쳤다.


     "살아있다, 가 아니란 말이지 말입니다! 당신들, 진심으로 싸우고 있습니까!?"


     말투가 이상해졌지만, 항의를 하는 알피에게 프라이가 일어서면서도 버티는 것이었다.


     너덜너덜한 장비. 그리고 더러워졌지만 포기하지 않는 진지한 표정.


     그것만 보면 정말 믿음직할텐데, 프라이가 입을 열자 순식간에 이미지가 깨져 버린다.


     "우리들은 언제나 진심이네! 진심으로 우리들을 마주하고.....그리고, 우리들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네!"


     마주 보고 있는 것은 취향이다.


     좀 더 다른 것과 마주 보았으면 한다


     기드가 도끼를 지팡이 대신으로 삼아 일어서자, 그곳에 레드오우거의 발차기와 불덩이가 날아왔다.


     전후로 공격당해서, 정말 이상하게 날아간 기드는 자신의 아이템으로 회복을 하면서도 입꼬리가 웃고 있었다.


     "앞뒤에서 공격당하고, 아군의 욕설까지 날아들다니......아아, 흥분해서 머리가 이상해져 버릴 것 같군요."


     강적의 앞에서, 피아를 가리지 않은 공격을 받고 흥분하고 있는 오크의 집단.


     폰스케는 빨리 이 싸움을 끝내고 싶었다.


     "칫, 이렇게되면 콤보로 한번에 쳐서 끝내야겠다. 알피, 마리엘라!"


     달려가는 폰스케에 맞춰주듯이, 두 사람이 달려가며 스킬의 발동을 준비한다. 콤보를 노려서, 그대로 적의 체력을 크게 빼앗겠다는 작전이었다.


     하지만ㅡㅡ.


     "그쪽은 안돼!"


     듀크의 목소리를 평소의 변태적인 행동의 연장선, 이라고 생각한 폰스케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너무 서둘러서, 주변의 지형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레드오우거가 곤봉을 냅다 던진 후 다가오는 폰스케를 잡아버리고는, 그대로 자신과 함께 구르듯이 낙하했다.


     싸우고 있던 장소의 가까이에는 절벽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폰스케!"


     알피가 크게 당황하여 외쳤지만, 절벽에서 굴러 떨어진 폰스케와 레드오우거에게는 닿지 않았다.


     마리엘라가 주변을 보았다.


     "빙 돌아가지 않으면 내려갈 수 없어!"


     아무래도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돌아가서 내려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리엘라가 절벽 위에서 화살을 쏘아보았지만, 거리도 있어서 그렇다 할 대미지는 안되었다.


     프라이가 곧장 지시를 내렸다.


     "NPC는 절벽 위에서 폰스케 군의 원호를 하라! 우리들은 빨리 돌아서 간다. 폰스케 군, 거기서 버텨주게!"


     절벽 위에서 프라이의 소리를 들으면서, 폰스케는 위험영역에 들어간 체력을 보았다.


     '실화냐고. 이건 진짜 무리인데.'


     상대인 레드오우거가 일어서려고 하였다.


     무기는 던져버렸지만, 그래도 보스다.


     1대1로 싸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일 것이다.


     아이템박스에서 과금으로 손에 넣은 회복아이템을 손에 들고 사용하자, 체력은 회복하였지만 장비가 너덜너덜했다.


     한손검과 작은 방패인 버클러도, 그리고 자랑하는 매머드조끼도 내구치가 0에 근접했다.


     출발 전에 제대로 준비를 했었지만, 아무래도 붙잡혀서 절벽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장비에 대미지가 누적되는 장치라도 있었나보다.


     레드오우거가 폰스케를 보고, 그 입에서 역겨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눈에 핏발이 섰고, 몸에는 혈관이 불거져서 묘하게 생생했다.


     "이거, 도망쳐도 붙잡히겠지. 아~아, 나만 데스페널티를 받고 퀘스트도 실패하나?"


     자조하는 듯 웃고 있자, 절벽 위에서 레드오우거에게로 불덩이가 몇 개나 쏟아졌다.


     올려다보자, 마법사와 신관이 마법으로 폰스케를 원호하고 있었다.


     프라이 일행이 돌아서 가기 전에 마력을 회복시켰었는지, 두 사람 모두 마법을 마음껏 쓰고 있었다.


     '조금 더 마력을 온존하면서 썼다면.....아니, 사치스런 생각인가.'


     동료가 남겨준 NPC들을 보고, 작게 웃고는 무기를 다시 쥐었다. 허리를 낮추고 심호흡을 하고, 마법에 맞아서 폭발하면서도 다가오는 레드오우거를 보고 있었다.


     '아, 왜일까....폭발의 바람과 열까지 피부로 느껴지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폰스케는 주변의 배경이 점점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크게 휘두르고 있는 레드오우거의 주먹을 보고, 그대로 파고들어서 품에 들어서며 실드 배쉬로 레드오우거의 배를 꿰뚫어버릴 것처럼 쳐버렸다.


     몸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솟아난다.


     "날아가라!"


     레드오우거가 입을 벌리고, 침을 튀기면서 그 거체가 날아가 버렸다.


     상처 입은 레드오우거의 혈액이 볼에 묻었다.


     그것을 왼손의 손가락으로 닦아내자 철분 냄새가 났다.


     "......그 때와 비슷하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갑자기 에이리어 보스와 싸우게 되었을 때.


     그 때와 같은 감각을 폰스케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오크의 몸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쥐고 있는 무기의 질감, 무게가 보통과 다른 느낌이 든다.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하자, 폰스케는 하나의 아이템을 꺼내었다.


     "비장의 수를 쓸 타이밍은 중요하지."


     과금으로 손에 넣은 능력상승계의 아이템이다. 그것을 붙잡아서 파괴하자, 폰스케는 자신의 몸에 무언가가 흘러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혈관이 불거지고, 그리고 레드오우거를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았다.


     상대를 위협당한다고 생각했는지, 어금니를 깨물며 폰스케를 내려다보며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오크 주제에, 라는 듯한 표정ㅡㅡ아니, 기분을 폰스케는 이해하였다.


     이윽고 서로에게 달려갔고, 레드오우거는 주먹을.


     폰스케는 무기를 휘둘러서 공격을 자아내었다.


     레드오우거의 주먹이 폰스케의 얼굴에 직격하여 날려보냈지만, 레드오우거의 복부에는 폰스케가 한손검으로 베어버린 상처가 깊게 남아있었다.


     배를 누르는 레드오우거.


     폰스케는 얼굴의 아픔을 느끼면서도 일어서서, 레드오우거를 노려보았다.


     "아프잖아, 이 새끼!"


     그러고 달려가는데 지면에는 자갈이 있었다. 거체인 폰스케가 움직일 때마다, 주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근처에 흐르고 있는 것은 하천이라는 것을, 지금 이해했다.


     레드오우거가 폰스케를 붙잡으려 하자, 폰스케는 레드오우거의 턱에다가 실드 배쉬를 쳐넣었다.


     "오라앗!"


     얼굴이 올라갔기 때문에, 텅 비어버린 배에다 한손검을 찔러넣었다.


     다시 뽑자 레드오우거가 폰스케를 차버려서, 폰스케는 맞고 날아가서 하천의 수면을 물수제비를 하는 것처럼 튕겨지고 나서 물 밑에 가라앉았다.


     '생각보다도 깊네.'


     냉정하게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무기의 내구치가 한계에 가까웠다.


     '앞으로 한번인가.'


     물 밑으로 가라앉는 중에, 자신의 조끼가 파괴되어서 떠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물의 안에서 아이템을 써서, 체력이 회복되자 헤엄쳐서 하천에서 나왔다.


     물 안에서 고개를 내밀자, 레드오우거의 손이 폰스케를 뒤쫓고 있었다.


     "뭐얏!"


     그 커다란 손바닥이 폰스케를 움켜잡고 들어올려서, 더욱 난폭하게 잡아던졌다. 축적된 대미지에 의해 레드오우거가 흥분상태였는지, 내던져진 폰스케의 대미지는 상당한 것이었다.


     '물 안에서 아이템을 쓰지 않았다면 위험했겠구나.'


     절벽에 몸이 부딪히자, 레드오우거가 어떠냐고 말하는 듯 포효했다.


     일어선 폰스케는, 아픔을 참으며 거친 호흡을 하며 레드오우거를 향하여 포효했다.


     어째서 포효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폰스케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근육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서로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지 최후의 일격을 상대에게 꽂아넣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공격범위는 확실히 상대 쪽이 길다.


     먼저 공격이 닿은 것은 레드오우거 쪽이었다.


     두껍고 길다란 레드오우거의 팔이 폰스케의 눈동자 앞까지 다가온 와중에, 폰스케는 입가를 구부렸다.


     고통스러워서가 아니라,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끝이다.....받아라!"


     커다란 주먹을 밑에서 버틀러로 튕겨냈다. 동시에, 버클러가 부서졌지만 폰스케는 신경쓰지 않고 스킬의 발동을 느끼고 있었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금이 간 한손검을, 레드오우거의 심장 부분에 빠르게 꽂아넣자 놀랄 정도로 쉽게 들어갔다.


     스킬ㅡㅡ[카운터] 가 발동된 것이다.


     이래도 안 죽을거냐 싶을 정도로, 화려한 스킬이 발동하자 크리티컬이라는 문자가 위에 떠올랐다.


     레드오우거가 눈을 부릅뜨고, 폰스케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두 배로 갚아줬다고. 네 혼신의 일격.....좀 셌던 것 같았구나."


     레드오우거가 폰스케에게 다가가듯이 쓰러지고, 그대로 붉은 입자의 빛을 발하며 사라졌다.


     입자의 빛이 주변 일대에 퍼져서, 흔한 몬스터와는 격이 틀리다고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폰스케는 그 자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후....후....끝났다."


     쥐었던 한손검이 무너져서 지면에 떨어지고, 부서지듯이 사라져갔다.


     그리고 자갈밭의 지면에 무게가 있는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에 시선을 돌리니, 아직 주변에 붉은 입자가 빛나는 와중에 레드오우거의 뿔이 떨어졌다.


     "그랬었지. 키아이템......이걸 가져다줘야지."


     절벽 위에서 보고 있던 NPC의 신관이, 폰스케에게 회복마법을 걸어주었다.


     폰스케는 그쪽을 보고 미소지었다.


     "그러고보니, 저쪽에 있었었지. 잊고 있었네."


     갑자기 NPC들이 폰스케에게 웃어주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입을 열고 뭔가를 전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리는 닿지 않는다.


     가까이에 흐르는 물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왔다.


     하지만, 입의 움직임에서 왠지 앞부분은 폰스케도 알 수 있었다. 후반 부분은 모르겠지만.


     '뭐지? "축하해요"? ......대화패턴치고는 시시한데.'


     키아이템인 뿔을 주워 들고, 그리고 체력의 회복이 끝나자 적당한 바위 위에 앉아서 크게 한숨을 쉬었다.


     ".......왠지 매우 피곤해."


     조금 전의 감각은 희박해지고 있었고, 그리고 빙 돌아가서 도우러 온 동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폰스케는 크게 손을 휘둘렀다.




     폰스케를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던 NPC 두 명.


     신관은 기도하는 모습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축하해요, 오크의 전사여."


     마법사는 고깔모자의 챙을 들고, 그 눈동자를 폰스케에게 향하며 미소지었다.


     "당신은 더욱 이쪽으로 접근했습니다. 진정한 선택된 전사가 될 날이 가깝네요."


     두 사람이 목소리를 합쳐서 말하는 것이었다.




     "약속의 날은 이제 곧. 여신의 전사에게 축복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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