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9 포크는 오늘부터 위법이 되었습니다2021년 07월 20일 20시 32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906162464
"미안미안. 설명하는 걸 그만 잊고 잊었구나."
아루루는 손을 휘저었다.
"아~ 용사의 문장, 튜토리얼모드 기동."
릭의 몸에 새겨진 용사의 문장이, 척 하고 녹색으로 반짝였다.
"켁, 녹색이 되었잖아! 뭐야 이거."
"튜토리얼모드다."
"설명이 안 돼!"
"지금부터 설명할게. 자. 포크를 들어 봐."
아루루는 포크를 건네주었다.
"자. 들어."
그녀는 릭의 손을 감싸서 포크를 쥐게 하였다.
그리고,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용사 릭! 위법행위다! 그런 짓을 해도 될 거라 생각하는가!"
"뭐."
릭의 용자의 문장의 빛이 강해졌다!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그것 뿐이었다.
가볍게 저리는 느낌은 있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식의 행정지도 모드는, 문장이 발동해도 아무일도 안 일어나."
아루루는 릭의 손에 들려있는 포크를 들어올려서, 테이블에 놓았다.
릭의 손에서 포트가 떨어지자, 문장의 색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어떤 상황이 위법이 되어 문장이 발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한 모드다. 이 경우, 포크를 드는 일이 위법행위가 된 것이지만."
"......왜 포크로 문장이 발동되는 거야?"
"오늘부터 위법이니까."
"뭐?"
"어째서 포크가 위법이냐고!"
릭은 방금 놓았던 포크를 손에 들어서, 아루루한테 보였다.
"보라고. 포크잖아? 단순한 식기잖아!"
"앗 장비했다. 위법행위! 그런 짓을 해도 좋을 거라 생각하느냐!"
아루루의 목소리로, 용사의 문장이 다시금 발도하였다.
이번엔 통상모드다.
"크아아앗."
릭은 쓰러졌다.
"아루루! 문장 풀어줘!"
"먼저 위법행위를 그만 둬! 포크를 놔!"
릭이 서둘러 포크를 놓자, 아루루는 마법을 해제했다.
그 다음 그녀는 릭을 자리에 앉히고, 포크가 사용금지된 경위를 설명하였다.
"......어떤 종류의 창과 비슷한 아이템이, 여태까지 용사의 사용금지 리스트에서 빠지는 바람에 합법적으로 소지하게 되었다는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 법이 개정되었다."
"하아. 창과 포크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이야기 좀 끝까지 들어."
아루루는 포크를 집어들고는, 릭을 향해 찌르는 시늉을 하였다.
"이번에 금지된 아이템은 두가지다. 먼저 하나는 어부들이 쓰는 작살인데, 물고기같은 것을 찌르는 작살 말이다. 그건 낚시도구여서 여태까지 합법이었지."
"쓰게 되면 창스킬이 올라간다고 할 셈이야?"
"오오! 이젠 잘 아네!"
아루루는 기쁜 듯이 포크로 릭을 가리켰다.
릭은 딱히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런 고로, 이 참에 작살도 금지물 리스트에 추가했다는 거다. 창과 비슷하게 쓴다는 이유로 창으로 취급하여 금지되었다. 그래서 릭은 이제 작살로 낚시하면 안 되는 것인데."
"또 하면 안 되는 일이 늘어난 거야?"
"그래. 그래서 또 하나 금지된 아이템이......이거다."
아루루는 양손으로 기다란 것을 들고 뭔가를 가르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뭔데?"
"그, 농기구에 있잖아, 포크."
"그, 짚단더미를 옮길때 쓰는 것?"
"그래그래. 그 곰발바닥같은 거. 빅 포크잖아."
릭은 포크를 든 농민의 모습을 떠올렸다. 확실히, 커다란 포크로 건초 등을 옮기는 모습을 가끔 보았던 일이 있었다.
"알고 있어."
"옛날, 농민의 반란이 일어났을 때 창처럼 쓰였던 사례가 있어서, 이것도 창과 비슷한 것으로 취급되어 금지리스트에 '포크' 가 추가된 것이다만."
"설마......"
"그래."
"리스트에 포크라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식사용 포크도 묶어서 위법이 되었다는 뜻?"
"이예스."
".......말도 안 돼."
"법률이 바뀌면, 용사의 문장의 '위법인지 아닌지' 의 판단기준이 갱신돼. 식사용 포크와 빅포크의 구별을 하지 않고 리스트에 기재되었기 때문에, 마술사들이 그에 따라서 마법을 형성시키고 말아서 식사용 포크도 함께 금지되고 말았다는 거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악법도 법이라고 하잖아."
"그런 법률은 빨리 바꾸――"
아루루는 케이크를 떠서, 그걸로 릭의 입을 막았다.
"냠."
"어쩔 수 없잖아. 내가 법률을 만드는게 아니니까. 난 어디까지나 감독관으로서, 생긴 법률을 용사가 따르도록 지도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아루루는 케이크 덩어리를 입에 밀어넣고서, 차를 입에 머금었다.
"그 녀석들은, 용사와 이렇게 테이블을 둘러싸고 식사하는 일도 없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나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법률이니 어쩔 수 없는 거다."
"어쨌든 포크 쓰지 말라는 말이네."
"뭐, 어쩔 수 없잖아. 내가 먹여줄 테니 참아."
아루루가 또 케이크를 내민다.
어쩔 수 없이 먹는다.
여태까지 평범하게 포크를 써서 식사해왔는데,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지만, 릭은 항의하는 것을 포기했다.
조용히 아루루가 먹여주는대로 있었다.
그 사이에 합이 맞게 되어서, 꽤 괜찮은 페이스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릭은 이런 부류의 포기가 빨랐다.
익숙해진다고 해야할까.
아루루의 말대로, 항의해도 별 수 없다.
무모하게 거스른다 해도 아루루가 곤란해질 뿐이다.
"아, 아루루, 딸기는 마지막에 먹을게."
"알고 있어, 그래서 남겨둔 거니까."
아루루가 누나같은 어조로 말한다.
"정말이지, 이런 것은 항상 마지막에 먹는다니까."
"항상 그렇진 않아."
"자각이 없는 거구나."
아루루는 즐거운 듯 키득거렸다.
"아, 맞아. 릭."
"뭔데?"
"다 먹고 나면 시말서를 쓰자."
당분간의 침묵.
"......왜 나만 이런 인생인 걸까."
"그야, 용사라서 그런 게 당연하잖아.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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