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2 모험하러 나가면 안 됩니다
    2021년 07월 18일 22시 15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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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515636531

     

     

     

     "그럼, 생일파티를 거행하기로 해볼까!"

     아루루는 의자에서 내려와 고쳐앉았다.

     방의 중앙에 있는 넓은 테이블은 튼튼한 호두나무의 통판으로 되어 있어서, 노병과도 같은 위엄이 서려있다. 예전에는 부모와 그 동료들이 이 자리에 앉아서 조잡한 요리를 둘러싼 채 떠들썩하게 식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앉은 자는 아루루와 릭 뿐이다.

     마주 앉은 두 명을 제외하고, 방안에는 아무도 없다. 둘만의 생일파티였다.

     3년전의 릭의 생일도 이랬었다.

     2년전의 생일도 그랬었다.

     작년에도 그랬다.

     

     "뭐 올해도 부모가 동석해주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아."

     릭은 약간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짙은 갈색의 앞머리를 갖고 놀았다.

     "맨날 이랬으니까."

     "뭐 그랬지."

     "익숙한걸."

     "릭의 부모님, 바쁘시니 어쩔 수 없지. 지금은 뭐하고 계셨더라?"

     "음~ 해적퇴치라던데."

     "흠~ 남쪽이구나."

     

     아루루 정도는 아니지만, 릭도 약간은 앳된 외모를 하고 있다. 귀여운 얼굴에다가, 햇빛을 받지 않은 탓에 더욱 턱선이 가늘게 보인다. 조금 신경쓰고 있지만, 신경써도 별 수 없다.

     조금 예쁜 흰색 셔츠와, 부드러운 사슴가죽으로 된 베스트를 두르고 있다. 손에는 노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유복한 상인의 도련님으로 보일 것이다.

     

     "말해두겠지만, 릭은 그런 모험하면 안 된다."

     "알고 있어."

     "넌 그런 거 하면 안 돼."

     "알고 있다니까."

     "중요한 점이니까 두 번 말했던 건데. 너는 여기서, 나한테, 다시 말해 용사감찰관인 아루루님브라이트 님의 감시를 받으면서 영구히 평화롭게 즐겁게 지내는 거다. 그게 명백한 운명이니라. 후후후."

     

     릭은 바로 전날, 부모의 편지를 받았었다.

     내용은 평소대로 아루루와 사이좋게 지내도록. 그리고 '헛간' 에는 다가가지 말도록. 평소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생일 축하한다, 라는 메시지를 마침 생각났다는 것처럼 첨언했던 정도다.

     

     "부모님, 언제 돌아올까?"

     "몰라."

     

     편지에는 원정에서 돌아올 예정이 어느 무렵인지 쓰여져 있지 않았다. 이건 릭의 부모로서는 드문 일인데, 적이 나름대로 버거울 때에만 그랬었다.

     강적인가ㅡㅡ.

     

     릭은 작게 하품을 했다.

     

     ㅡㅡ뭐, 어차피 한달도 지나지 않아 괴멸시키고 돌아오겠지.

     아니, 한달은 너무 했나.

     3주 정도려나. 아마도.

     해적이라면, 연합왕국의 해군이 관련된 안건일 것이다. 아버지는 너무 빨리 끝내버려서 해군의 체면을 구기지 않도록, 약간 시간을 들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부모님이 그 섬에 상륙한다면 이제 해적은 끝장이다.

     그렇게 정해져 있다.

     모두 예정된 일이다.

     어차피 부모는, 향신료가 가득 들은 주머니나, 금화가 가득 들은 마대자루라던가, 국왕의 친필서명이 들어간 감사장이나, 이거저거를 손에 들고 돌아올 것이다. 도적을 정벌한 자에게는, 회수한 보물의 4분의 1이 하사되는 것이 모험시대에서 이어지는 관례다.

     눈에 어른거린다.

     이런이런.

     

     이 토지에 사는 자들 중, 릭의 부모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없었다.

     국왕의 이름을 모르는 자도, 아크우드의 이름에 대해 물어보면 그게 옛날부터 이어져 온 영웅의 가계라고 대답한다.

     릭의 아버지 [최후의 조정자] 아크아크우드와, 부인인 [모든 용을 살해한 자] 엘리시아는, 그 공적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일컬어진다. 참고로 대괄호 안은 이른바 이명을 나타낸 것이다.

     두 사람의 뒷모습이 릭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쩐지 뒷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둘 다 바쁘구나.

     

     이번 해적퇴치의 전에는, 엘프 자치구의 장로회의 의뢰에 의해 폐성을 점거한 엘프・컬트를 정벌하러 갔었다.

     인간에게 적대적인 엘프 그룹은, 두 종족이 전쟁하던 시대의 잔재다. 지금은 동족들한테서도 이단으로 취급받지만, 그들은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이 세계를 엘프의 것으로 만들려는 정화의 성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부모와 대치한 엘프들은, 죽인 인간의 사체를 쌓아올려서 그걸 거대한 마물로서 부활시켰다. 그것도, 자신들을 제물로 바치면서까지. 그들은 옛 지도자 그리스탈프의 이름을 외치면서, 사체의 산더미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엘프의 금주에 의해 죽은자들은 점점 저주받은 이끼에 뒤덮이더니, 거대한 좀비 거인으로서 되살아났다. 거인의 육체에는 혈관같은 뿌리가 맥박쳤고, 독성포자의 숨결을 흩뿌리면서 덮쳐들었다고 한다.

     마물은 어머니의 일격으로 즉사.

     아아, 응.

     뭐 그렇겠지.

     언데드자이언트 따위에 고전할 어머니가 아니다.

     [모든 용을 살해한 자] 가 그런 것에 질 리가 없다.

     그 사람은 철괴를 버터처럼 잘라내니까.

     

     거기다가 그 전에는, 국왕의 칙령에 의해 반란을 일으킨 변경귀족을 진압하러 갔었다. 위법한 마술연구를 한 끝에, 이계의 힘에 의해 뱀파이어로 전생한 귀족은 명예로운 일기토를 원했었고, 릭의 아버지는 그에 응해주었다.

     일기토를 원한 것은 아마 그 편이 이기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거의 승부가 안 되었다. 결국 적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고서, 스스로 만들어 낸 거대한 처형기구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 기구로 용사를 처형시킬 셈이었다고 한다.

     네네.

     그렇겠네요.

     단순한 노블뱀파이어가 아버지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최후의 조정자] 가 그런 것에게 질 리가 없다.

     그 사람의 적인 것 만으로도, 여러가지 재앙과 실패가 연이어 일어나게 되니까.

     

     이런이런이라고. 대모험이잖아. 좋겠다아. 나하고는 관계없지만. 릭은 한숨을 쉬었다.

     

     "어이, 릭, 축하해줬는데 뭐냐 그 표정은. 자, 웃어." 아루루는 릭의 볼을 붙잡고 억지로 웃게 만들고서, 자신도 웃었다. "웃어~" "예예." "릭도 이제야 16살이 되었구나." "아루루도 같은 나이잖아." "아니, 내 쪽이 1개월 연상이다." 아루루는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폈다. 그녀는 릭과 같은 나이였다. 아루루 쪽이 조금 빨리 태어났기 때문에, 그녀는 가끔 이 약간의 차이를 릭에게 강조했다. "요즘 한 달 동안은 같은 나이가 아니었지." ".......뭐, 그랬지만." "다시 같은 나이로 돌아온 거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아루루는 매우 당연한 말을 기쁘게 말하였다. 릭은 아직 16살의 자신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는 만 나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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