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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 <프롤로그> 옛날 옛적의 용사는 합법이었습니다
    2021년 07월 17일 23시 29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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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359959434

     

     

     

     옛날에 용사가 있었다. 지금도 있기는 하지만.

     

     용사 혹은 영웅, 구세주라던가 은총자. 뭐라고 말하든 좋다.

     그렇게 부르는 이름에 합당한 자들을 말한다.

     신이 보낸 자, 운명에 선택된 자, 역사에 남도록 태어난 자.

     어느 나라에도 그런 의미의 단어가 있었고, 그에 어울리는 자가 있었다.

     

     예를 들면 이 내가 그렇다.

     나도 한 명의 용사.

     ........아마도.

     아마 그럴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까.

     뭐 조금......안 돼. 자신감이 흔들린다.

     

     그렇다는 말은, 옛날에는 틀림없이 그랬었다는 말인가.

     요즘 약간의 여러 일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적어도 용사가 왔노라 하면서 으스대면 기사들이 내게 경례하는 것이 당연한 신분이 아니다.

     어린 소녀가 나와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 꺄아 하면서 난리쳤던 것도, 지금은 옛날 일이다.

     예전엔 그랬었다. 진짜라고.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키도 꽤 낮아지고 말았고.

     그루밍은 빼놓을 수 없고, 손톱도 손질해야만 한다.

     요즘, 뱃속에 털뭉치가 쌓였다.

     그것에 대해서는 조만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차피 내가 아니다.

     이건 용사 릭의 이야기이며, 난 단순한 조연에 불과하다.

     당가의 자손인 릭・아크우드는 누가 봐도 용사다.

     아직 풋내기이긴 하지만, 그 잠재능력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당가의 역사 속에서도 제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어난 시대만 달랐다면, 용사 릭은 영웅이 할 법한 일은 전부 하고 있었을 것이다.

     구름 위의 산에 올라가고, 끝없는 동굴의 바닥을 밟으며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의 부모가 그랬었듯이.

     

     이계의 불사자나 사신들도, 그에게 손을 빌려주던가 아니면 말 그대로 전력을 다해 방해하던가 하는 그 두 가지 선택 중에서 고민하였을 것이다.

     고민할 머리가 있다면 말이지만.

     그 정도의 존재감은 있었을 것이다.

     부모가 그러했던 것 처럼.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용사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건 지금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평범한 사람이 용사를 쓰러트리는 일은 거의 없다.

     농담 안 하고, 말 그대로 일기당천인 것이다.

     평범한 인간과 용사가 싸운다면, 설령 평범한 사람 쪽이 강철의 숲처럼 무장한 천인대라고 해도, 용사는 시산인해를 만들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결국 마지막에 선 자는 용사가 될 것이다. 그것도 상처하나 없이.

     

     일단 용사가 전장에 나타난다면, 병사들은 적도 아군도 그 이름을 입에 담는다.

     용사가 자신에게 있어 구세주인지 사신인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그의 이름을 외치지 않을 수는 없다. 그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니까.

     

     용사는 이계의 마물들과 맞부딪히고, 때로는 그것들을 거느리는 일도 있다.

     불바다를 헤엄치고, 천년의 시간을 맞이한 화룡의 목을 베어버린다.

     음유시인은 그의 싸움을 노래한다.

     아이들은 그것을 듣고 따라하여 입으로 흥얼거리고, 어른이 된 뒤에 문득 떠올린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은 어떤 자일까?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자다.

     용사가 그렇다.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 적대자에게 죽음을 약속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를 보증할 수 있다.

     용사를 쓰러트리고, 그 야심을 짓밟으려는 자가 있다면.

     그자는 다른 용사 외에 있을 수가 없다.

     

     그게 '용사' 다.

     옛날에는 용사가 있었다. 되풀이 말하지만 지금도 있다.

     

     핏줄은 끊기지 않았다.

     세간의 영웅이야기에서는, 용사의 핏줄은 당분간 끊어졌으며 얼마 전에야 후손이 발견되었다고 쓰여져 있지만, 적어도 당가에 한해서 그런 식의 단절은 없었다.

     그 녀석들은 제대로 아이를 만들고 있었으니까.

     지금의 인간들의 말을 빌면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모양이어서, 당가는 지금 후계자의 문제는 없다. 영웅이라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는 당가의 인간들도 대부분 예외가 아니어서, 그런 부류의 문제와는 거리가 먼 가계인 것이다.

     하면 된다. 어떠한 일이든지.

     당가에서 그런 쪽의 문제가 있는 것은, 뭐 나 정도인가.

     

     이야기를 돌리자면, 어쨌든 당가의 가계도는 마치 벼락과도 같다.

     훌륭한 일이구만, 어이.

     이런이런이라는 거다.

     가끔 나같은 자도 있지만, 그건 그거대로 다른 역할이 있다.

     이런 식으로 말씀드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는, 조만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자, 이건 용사아크우드의 이야기니까, 먼저 용사가 무엇인가에 대해 대략적으로 서술하였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 세상에 용사가 있는 것은 예전도 지금도 변함없는 것인데.

     변하고 만 것은 세상 쪽이어서.

     아아.....그래.

     이걸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옛날의 '용사' 는 칭찬의 단어였던 것이다. 칭찬받았고, 좋은 직업에 속했다.

     얼마 전, 한 세대 전까지는 그랬었다.

     용사 릭의 아버지 시절까지는.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기금지법과, 마법금지법.

     그리고 용사규제법이 시행될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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