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9 드워프 왕국에서의 사자2021년 07월 11일 09시 48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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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했습니다. 이젠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아보이지 않는 눈매의 니벨이었지만, 본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너무 추궁해도 불쌍해보이고.
"그래서, 저 검은 구체는 뭐였나?"
"저건 예전의 마왕이 썼다고 전해지는 '항마의 지팡이' 입니다. 사용자의 주변에 암속성의 마력장을 만들어낸 후, 빛속성의 유도마력탄을 발사하는 흉악한 무기입니다."
......그거, 혼자서 대군을 상대로 싸울 수 있지 않나?
"눈치채신대로, 최초의 암속성으로 주변을. 다음의 빛속성으로 중장거리에 있는 자들을 끝장내는 무서운 무기입니다. 뭐, 연속으로 사용하려면 막대한 마력이 필요하게 됩니다만......"
말뜻도 이해도 되고 무서운 내용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놀랄 수가 없다.
내어준 경단이 마음에 들었는지, 허겁지겁 먹으면서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상대라면 아무리 제스트 대공이라 해도 고생할 거라 생각해서 말이죠. 그래서 저희들이 왔습니다만......어째서 도중에 사라진 것인지......"
팔짱을 끼면서 음 하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의 고민은 아마 항마의 지팡이가 아닐 것이다.
눈치챈 나는 메이드들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니벨 공에게 경단을 더 내어주거라."
"알겠습니다."
"엄마의 경단은 맛있으니 어쩔 수 없는게야."
"맞아요, 카츄아 언니."
작전회의라는 명목의 경단 다과회는, 이대로 당분간 지속되었다.
"제스트 각하, 드워프 왕국에서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니벨의 입가가 앙금으로 범벅되었을 무렵에, 그런 말을 들었다.
니벨한테도 동석시키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여기로 보내. 니벨 공은 대외적으로는 제 손님으로 괜찮겠습니까?"
"네, 그걸로 됐습니다. 물론 동석도 하겠습니다."
"사자의 접견 중에는 제가 최상급자로서 응대하겠습니다. 니벨 공도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마족이 너무 나서는 것은 피하고 싶으니, 그걸로 좋습니다."
메이드들이 입가를 닦아주는 도중에 대답하는 니벨.
"드워프 왕국의 사자가 왔습니다."
"들여보내."
나 대신에 변경백이 그렇게 대답하자, 병사의 인도로 쭈뼛거리는 느낌의 자그마한 여성이 들어온 것이었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저, 저는 드드드......"
눈물지으면서 떨고 있는 그녀.
"드드, 드워프 왕국의 사자로서 찾아왔습니다. 미라라고 합니다. 오늘은 일진도 좋으시고......"
미라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드워프족일 것이다.
밤색의 둥실한 머리카락은 웨이브가 져 있었고, 어깨부근에서 가지런히 다듬어져 있었다.
얼굴은 동안이고, 커다란 눈매가 귀여운 여성이다.
"미라 공, 서두는 그 정도면 됐네. 사자의 목적을 들어보시게."
눈에 띄게 긴장하고 있는 그녀를 신경써서, 변경백이 말을 걸었다.
"아, 네. 이번에 드워프 왕국은 제스트 각하께 무조건 항복을 하러 왔습니다!"
썰렁해지는 천막 안.
"그래......사자공. 미라 공이었나. 그건 정전의 요청이라는 뜻인가?"
"아뇨, 정전이 아니라 무조건 항복입니다."
이 녀석, 그 의미를 알고 있는 건가?"
"미라 공. 무조건 항복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건가? 무조건 항복을 하면 드워프족은 모두 노예가 된다. 그런 짓을 당해도 불평할 수 없게 되는데?"
"네. 그 말씀대로입니다. 그렇게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말해버린 내 말에, 고개를 숙이며 그리 대답하는 그녀.
"흠. 실례지만 귀공이 그런 중요한 일을 전한다는 것은 어찌된 영문인겐가?"
혼란스러운 나를 대신해, 변경백이 그렇게 물어본다.
"말씀하신대로, 본래라면 왕족 분이나 상위귀족 분들이 전해야 할 테지만.....이제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울먹이는 표정으로 그렇게 고하는 그녀.
"없다.......라니, 무슨 의미인가?"
"조금 전의 검은 마력의 구체. 거기에 휘말려서 우리나라의 간부 전원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저희들 같은 하급문관과 극소수의 무관 뿐.......이젠,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참고 있었던 둑이 터졌는지, 우왕 하며 소리내어 우는 미라.
"아, 항마의 지팡이는 발동에 큰 마력을 필요로 하니 간부진이 모여서 기동했겠지요. 하지만 처음에 발동되는 암속성은 소유주조차 휘말리게 합니다. 그걸 막기 위한 마왕의 갑옷입니다만......아무래도 아무도 입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입고 있어도 사는 것은 본인 뿐이니 의미는 거의 없겠지만요, 하하하하."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니벨의 울음소리와 내용 때문에, 미라는 더욱 울어제꼈다.
"어, 어쨌든 그 요청은 알겠지만 바로는 대답할 수 없다. 이쪽에서도 조금 조사하겠다만?"
"네. 그거야 그렇겠죠. 하지만 성채도시의 내부는 혼란에 빠진 상태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성문은 열어두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대답하고서 돌아가려 하는 그녀를 세운다.
"잠깐.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성문이 열렸다면 조사의 부대가 들어가서 귀공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거다. 그 후, 본대인 우리들이 들어간다. 하지만 귀공이 현재의 책임자이며 혼란상태라면 호위가 필요하겠지?"
"그, 그랬습니다.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모략이며, 성채도시의 안에서 우리들을 일망타진하려는 계책이라고 생각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겠지?"
"네. 확실히 믿을 수 없을만한 부끄러운 이야기이니....."
"그럼, 이제부터의 흐름을 전하겠다. 먼저 귀공은 내 부하와 함께 행동해야겠다. 호위를 위해서라고 생각해라."
"네."
"먼저 성문의 개방이겠군. 사방의 성문을 개방해줘야겠다. 우리들의 부하가 내부에 들어가서 확인해야겠다.....타셀, 하루면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소리없이 내 옆에 스윽 나타난 흑두건.
"좋아. 그럼 알버트와 소니아 경한테 그녀의 호위를 맡기겠다. 성문앞까지 가서 귀국의 병사들에게 그 사실을 전해줬으면 한다."
"네, 알겠습니다."
"전하고 나서 다시 여기로 돌아오고. 귀공을 성내로 돌려보낼 생각은 없다. 알겠지?"
"애초에 각오는 되어있었습니다."
"그럼 바로......"
어려운 이야기에 따라가지 못하여 장식품이 되어버린 알버트한테 그렇게 말을 걸려고 했을 대, 천막에 병사가 뛰쳐들어왔다.
"긴급! 그리폰 왕국의 왕도에서 모반이 발생! 수왕의 반대파 귀족이 결집중이라고 합니다!"
이 무진장 바쁠 때에 그런 성가신 일이......
"각하, 다시 말해 드워프 왕국 사람들은 자신의 무기로 자폭한 것입니까?"
천막 안의 모두가 뜨뜻미지근한 시선을 보내는 와중에, 알버트는 오늘도 여전했다.
.........너, 이제야 그걸 이해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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