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 왕자의 계책2021년 06월 25일 23시 41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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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이것을."
수가 내민 편지.
엘프의 왕족이 보낸 편지를 받아들고 열어본다.
.......보고 싶지 않아.
『갑작스런 편지, 죄송합니다.
제국의 중진인 제스트 공작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도착하는 것은 아직 후일이 되겠지만, 그쪽에 도착하자마자 만나뵐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제 부탁할 수 있는 자는......정령화를 실현한 영웅밖에 없는 것입니다.
부디, 부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역시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름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안 좋은 예감이 든다.
최소한의 내용만을 서둘러 휘갈긴......그런 인상이었다.
"주인님, 그것들은 처분할까요?"
".......그래. 불태워."
내 안색에서 눈치챘는지, 수가 재빨리 처리했다.
위험한 편지는 불태울 수 밖에 없으니까.
"그 편지를 보낸 자는......"
"츠바키 아가씨의 메이드입니다."
"사위는 소문과 다른 모양이로군. 바보가 아니라......왕바보인 모양이라고."
"그거, 주인님의 고생이 늘어나겠네요."
그렇게 말하고 싱긋 웃는 수.
"기뻐보이네, 수."
"네, 왕바보이니, 어느 정도인지 기대되네요."
"뭐, 귀여운 츠바키의 남편이 될테니 말야. 도착하면 가족으로서 천천히 대화하고 싶기도 해."
"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예쁘게 고개를 숙인 수가 나갔다.
이걸로 명분은 되었겠지......다음은, 바보같은 척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들어볼까.
쭈욱 들이킨 홍차는, 이미 식어있었다.
"의부님! 격조하셨나요, 츠바키입니다!"
이제야 한숨돌리려는 참에, 문이 부서질 기세로 열렸다.
츠바키가 찾아왔다......여전히 빠릿한 경례다.
"오랜만이구나, 츠바키. 가족끼리 느긋하게 보낼까......너희들은 물러나라. 이제는 공작가의 사람들이 시중들 테니."
내 말에, 츠바키가 데려온 메이드들이 나갔다.
그녀들와 교대로 수가 들어왔다.
"츠바키, 이제 됐어."
"예! 의부님, 무슨 일이십니까!"
"수, 괜찮겠지?"
"네, 문제없습니다."
조금 전처럼 준비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츠바키가 올 것은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츠바키, 연극은 됐어. 왕자와 무엇을 꾸미고 있어?"
"......."
"아니지.......왕자의 부탁을 받은 건가? 책략을 생각한 것은 왕자고, 넌 협력하고 있을 뿐인가."
"의부님, 말씀하시는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아가씨, 절 경계할 필요는 없답니다. 전 공작가의 집사니까요."
나와 수를 교대로 바라보는 츠바키.
"나와 만나기 전부터 왕자와 아는 사이였겠지. 하지만, 황제폐하의 명령에는 거스를 수 없었을 거다.그래서 나와의 결혼을 인정했다......아니, 약혼자가 될 나이였기 때문인가......왕자는 어디까지 읽고 있는 거지?"
"저기......그......."
"어떤 이유로 왕자는 바보같은 척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넌 그걸 알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밖의 일로 내가 나타났다.......아닌가?"
".......의부님은.....거기까지......."
"예상외의 약혼자......하지만, 무리하게 거절하기에는 위험이 커. 그때 왕자가 책략을 생각했다. 츠바키가 바보왕자의 청혼을 받는 바보를 연기한다. 그렇지? 날 너무 얕보지 말라고."
츠바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새파란 표정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츠바키, 넌 공작가의 딸이다. 가능한 한 내가 지켜주고 싶어. 하지만 모른 상태에서는 해줄 수 없는 일도 있지 않겠어?"
"우우우."
"화내지 않았어. 그래, 츠바키가 정말로 좋아했던 쪽은 왕자였구나. 그 소원을 이루어 줄 테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우와아아아앙, 의, 의부니이이임."
콧물을 흘리면서, 츠바키는 내게 달라붙어서 울었다.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베아트도 찾아왔다.
하지만, 츠바키는 계속 울고불었던 것이었다.
"진정되었어? 정말, 놀래키기는."
[아하하, 츠바키 콧물나와요!]
츠바키가 울음을 그친 것은, 1시간 가까이 지나서였다.
베아트가 손수건으로 콧물을 닦아주고있다.
........손수건이라니까?
"설마 의부님께 들킬 줄이야.....전부 말씀드리겠어요."
눈이 새빨개진 츠바키가, 홍차를 마시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엘프 왕자는, 츠바키가 5살 정도때 알게 된 모양이다.
왕자는 당시부터 바보로 유명했지만, 쇄국상태의 엘프와 교류가 있었던 제국에는 몇번인가 왔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만난 두 명은, 사랑에 빠졌다.
.........5살 소녀와 사랑에 빠지다니, 괜찮은가? 왕자는.
엘프의 왕자와 제국의 공주.
신분에는 문제없으니,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류해 온 모양이다.
바보왕자는 소문과 다르게, 츠바키에게는 상냥했던 모양이다.
언젠가 결혼하고 싶다......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나타났다.
그 뒤에는 내 예상대로, 바보왕자의 지시로 연기하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죄송했어요. 거짓으로 연기하다니......저는......"
다시 눈물이 샘솟는 츠바키.
"괜찮아. 정말 노력했구나..... 힘들었지? 황제폐하는 뭘 보고 계셨던 걸까....."
베아트가 부드럽게 눈물을 닦아주며 부둥켜안았다.
"제스트 님. 츠바키의 일은, 어떻게든 해줘야겠어요."
"예!"
성모와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새카만 마력을 두른 베아트한테는 거스를 수 없다.
거의 반사적으로 "예!" 라고 대답한 나였다.
울다 지친 츠바키는 베아트가 데려가서 같이 잠들었다고 한다.
무리도 아니다.
츠바키는, 일본이라면 중학생 정도의 아이다.
그런데도 귀족의.......황족의 굴레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었던 것이다.
참을 수 없다......황족이란 것들은.
저런 아이한테 그런 고생을 시키게 하다니.
부딪힐 곳이 없는 분노를 술로 달랜다.
젠장!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님, 적어도 안주를 드시면서 마셔주세요. 또 어제처럼 되어버려요."
수가 안주를 들고 왔다.
그래......식사하지 않았구나.
"그래, 그렇게 할게. 수도 잠깐 어울려줘."
"네, 알겠습니다."
치즈와 크래커를 먹으면서 와인을 마신다.
수도 와인잔을 준비해서 같이 마시기 시작했다.
"주인님, 귀족에게는 의무가 있습니다."
".........알고 있어."
"반면 평민은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생활입니다."
"그래, 알고 있어."
"그렇다면, 납득해주세요."
"알고 있어."
쭈욱 들이킨 와인잔에, 와인을 벌컥벌컥 부었다.
"힘든 것은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제가 있는 것이에요. 믿고 기대어주세요, 주인님."
"고마워. 믿고 기대고 있어."
"감사드립니다. 저의 충성은, 당신에게만.......한평생 바치겠습니다."
스윽 일어나더니, 카테시를 하는 수.
나의 충실한.........소중한 집사는 이렇게 이어말했다.
"이걸 써주세요. 제대로 냄새를 묻혀두었으니까요."
내민 손수건은, 세 군데에 구멍이 나 있었다.......
아하, 그쪽의 이야기였습니까........그랬습니까.....
이 집사.......좀 아닐지도 몰라.......
※ 세 군데에 구멍난 손수건 = 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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