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1 장모와의 밀담
    2021년 06월 25일 11시 59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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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110/

     

     

     

     "수, 조금 자리를 비워야겠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있는 거다. 알겠지?"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수를 방에 남긴 채, 복도로 나간다.

     

     복도에서 좁은 통로로 들어간다.

     융단이 깔려있지 않은 이 통로는, 하인들이 쓰는 뒤길이구나.

     받은 열쇠를 써서, 되도록 소리를 내지 않도록 들어갔다.

     

     

     "기다리고 있었어, 사위. 후후, 베아트한테 들키지 않았니?"

     "오래간만입니다, 장모님. 저기......위에 뭔가 좀 걸쳐주시면 어떨지요?"

     

     심야라서 그런지.......속옷차림이라고.......

     

     "어머? 이 정도로 안절부절 못하다니......베아트는 입어주지 않는 거니?"

     

     이제야 상의를 걸친 장모가, 소파에 앉도록 권한다.

     본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피곤해졌다.

     

     "너무 놀려대도 불쌍한걸. 후후후, 젊은애가 그런 반응을 보인 것도 오랜만이길래 조금 놀려버렸단다."

     

     젊은애라니......전 이제 30대 중반인데요?

     그게 젊은 거라면, 장모님은.........

     

     "사위? 쓸데없는 생각할 여유는 없어."

     "예, 장모님."

     

     자기가 장난쳤으면서........

     

     "으음! 그래서 말인데......귀족들의 계획은 엘프 왕자에게 불경한 짓을 시켜서, 당신이 베아트와 다투게 만들려는 거란다. 되도록 죽여줬으면 하니, 성대하게 부채질 할 텐데......성공하면 좋고.......안 된다면."

     "귀족으로서의 관록이 없다. 그런 인물이 공작이라니.......라는 속셈입니까?"

     

     "그걸 포석으로, 너희들 사이에 측실을 들이고 싶은 거란다. 사위한테만 그런게 아니란다? 베아트한테도......그럴 거라는데."

     ".......베아트도 완전히 독립한 공작가가 되면, 제 힘이 깎인다는 겁니까."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거냐고.

     

     "제도의 귀족들은, 절 얕보고 있는 겁니까?"

     "완전히 평화에 젖은 바보들이야. 기회가 있다면 몇 명 베어버리도록 하렴. 황제폐하도 자작 이하라면 불평하지 않으실 거란다."

     

     "알겠습니다. 약간 못을 박아두기로 하지요."

     "괜찮아보이는 바보는 처분하지 말고 남겨뒀단다. 적당히 해야 한다?"

     

     리스트업이 끝난 것입니까.

     무서운 장모님이라고.

     역시 변경백의 따님이구나.......

     

     한숨 돌리려고 홍차를 마신다.

     메이드가 없으니, 장모가 마련해준 것이다.

     

     "......푸우우웁!? 쿨럭! 쿨럭!"

     

     무심코 내뿜었다.

     맛없다........절망적으로 맛없다.........

     역시 베아트의 어머니다. 맛없는 것은 유전이었구나.

     하지만, 어떻게 해야 홍차가 이렇게나 맛없어지는 거냐고.

     

     "어라? 사위, 괜찮니?"

     "쿨럭........괘, 괜찮습니다."

     

     손수건을 꺼내서 재빨리 닦는다.

     

     ".......이상한 손수건이네, 사위."

     

     

     ..............아, 팬티였다.

     

     "사위? 그 손수건......"

     "......글쎄요? 왜 이런 것이 있는 것인지.."

     

     "그거........내가 친가에 놓고 온 속옷인데? 그걸 내 앞에서 쓰다니..........설마! 사위!?"

     

     장모의 팬티를 소중히 갖고 다니는 사위.........생각하지 않아도 아웃이다.

     

     "나, 난 네 장모인데? 세상에......베아트한테 해야......맞아! 베아트가 임신중이니 마가 낀 거구나! 진심이 아니지, 그거!?"

     

     "자, 잠깐만요! 장모님! 아닙니다, 모른 채 썼을 뿐이니 안심해주세요!"

     "..........알고 있단다,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아니라구요! 몰랐던 겁니다, 괜찮다구요!"

     "그. 그러니? 몰랐던 거니? 괜찮은 거지?"

     

     그 후, 서로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대화가 2시간이나 계속되었다.

     

     

     홍차가 묻은 팬티를 회수한 장모가 자리를 비웠다.

     오늘의 밀담은 끝이지만, 편지를 준다고 한다.

     뭐, 제대로 대화도 못했으니....이것 참.

     

     가만히 있기 힘든 시간이 지나갔다.

     이 정도로 멘탈이 깎여나간 것은 처음이다.

     

     조금 지나자, 장모가 편지를 갖고 돌아왔다.

     

     "없애도 문제없는 귀족의 명단과, 오늘의 본론이 쓰여져 있단다. 자기 방에서 확인해야 한단다? 알겠지? 바로 확인해야한다?"

     

     본론? 더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

     

     "알겠습니다. 장모님, 다음엔 수를 데려오겠습니다."

     "?........수를? 그래, 알았어."

     

     서로 껄끄러워서 눈을 마주할 수 없다.

     오늘은 포기하고서 돌아가자......장모님께 인사한 후, 기진맥진해져서는 자기 방으로 돌아간 것이다.

     

     

     

     방으로 돌아가서, 편지를 열었다.

     

     장모의 말대로, 첫번째는 귀족의 리스트다.

     이 녀석들은 죽여도 문제없다는 뜻인가.......

     갑자기 베어버릴 수는 없으니, 시비를 걸면 죽이도록 할까.

     

     두 번째의 내용에, 멍하게 있던 머리가 각성하였다.

     

     

      『엘프 왕자는, 목숨의 위기를 느끼고 연기하고 있단다.

     폐하께서도 의심하고는 있지만,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만히 계신 거란다.

     사위와 대화하고 싶은 모양이니, 시간을 만들도록 하렴.

     

     

     두 번째의 편지를 불태워버린다.

     이건 발견되면 위험하니까.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확인하고서, 봉투의 안을 확인한다.

     그러자, 자그마한 포장이 들어있었다.

     

     또 뭔가 있는 거냐고.....좀 봐달라고.

     

     작은 포장을 열어본다.

     손바닥 사이즈의 종이에 포장된 그것.

     담배갑의 절반 두께의 그것을 열었다.

     

     안에서 메모지와 천조각이 나왔다.

     

     

     『사위, 부끄러우니 이번 만이다?

     

     

     장모님.....당신의 팬티는 필요없다니까요......

     난 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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