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 귀족의 무서움2021년 06월 25일 16시 26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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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안 돼......끝장이다......."
테이블 위의 컵을 움켜쥐고서 단번에 들이킨다.
꽤 비싼 와인이지만, 맛을 알 수 없다.
홧김에 마시는 술인 것이다.
"사용한 것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구나......."
전혀 다행이 아니었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세 병째의 와인을 비웠을 무렵,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누규야? 들어아."
"실례합.....마시고 계신가요. 안주를 갖고 오겠습니다."
"수! 안쥬는 필요없으니, 너도 먀셔!"
"주인님, 많이 취하셨네요......물입니다. 드세요."
"물? 무리아니라, 술 가꼬와!"
"네네, 갖다드릴게요. 그러니 먼저 이걸 마시는게 어때요?"
코를 움켜쥐고서, 물병으로 직접 마신다.
하하, 내가 컵이 된 듯하니 재미있구만.
"어머, 주인님. 대단해요! 자자, 조금만 더 드셔보세요."
"푸학! 그래? 또 마실 쑤 잇댜고?"
이렇게 수의 재치로 물을 듬뿍 마신 덕분에 취기가 가셨다.
훌륭한 솜씨였다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옷깃과 벨트를 풀어서, 소파에 재워두었으니까.
".....미안, 수. 너무 마셨어."
"아뇨, 가끔은 분풀이를 하는 것도 기분전환이 되니까요. 그리고, 똥개......오빠의 시중으로 익숙하니까요."
"수, 이야기가...."
"주인님......이것 때문인가요?"
무표정한 수가 팬티를 펼치며 들고 있다.
미인의 무표정함은 매우 무섭다.
"시, 실은 말이야......"
팬티를 펼친 수의 앞에서 정좌하고서, 사정을 설명했다.
왜 정좌했는지는 모르겠다.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고.
무표정하게 팬티를 주무르는 수의 앞에서, 설명을 끝냈다.
속옷도둑이 피해자의 앞에서 변명하는 기분이었다.
"......주인님, 외람되지만 감히 말씀드리겠어요."
날 소파에 앉히도록 권하고서, 수가 말하기 시작했다.
"먼저, 주인님께선 라미아 님을 얕보고 계세요. 그 분은 순수한 귀족이랍니다. 이번의 이것은, 아마도 교재일 거예요."
팬티를 흔들거리면서 말한다.
"라미아 님께선, 주인님을 교육하고 싶었던 것이에요. 이것을 라미아 님이 아니라, 다른 여성귀족에게서 받았다면 어떻게 하셨을 건가요?"
"교육.......다른 여성귀족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에요. 주인님의 약점은 상냥함이에요. 거기다 여성이 상대라면, 더욱 알기 쉽고요."
"......"
정말 받아칠 말이 없다.
"귀족이라면 속옷은 커녕, 알몸 차림의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에요. 그리고.....이 속옷을 잘 조사해보셨나요?"
"아, 아니....."
"한번 보세요. 속옷의 이 부분이 두꺼운 것을 아시겠나요? 안에는 아마도......"
그러게 말하며 팬티의 일부를 좍좍 찢었다.
"역시, 밀서네요. 주인님......확인하세요."
건네준 메모지를 펼친다.
『깜짝 놀랐니? 방심하면 안 된다?』
..........장모님의 교육이 확실하구나.
"주인님, 이번의 교훈은......밀서를 주의 깊게 조사하는 것, 여성의 상대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고 저를 조금 더 기대해 주시라는 것이에요."
".........그래, 그렇게 하지. 하아.......정말, 안심했어."
"후후, 그리고......변경백 가문을 얕보지 마세요. 그 라미아 님께서 자신의 속옷을 주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렇게 말하고서 팬티를 쟁반에 올려서 불을 붙인다.
........저기, 수 씨? 표정이 무서운데요.
"어느 사이에 라미아 님께선 제 속옷을.........."
어? 수의 것이었던가! 저 팬티는!
"일단, 이걸로 끝났네요. 안주인님도 아시겠지요?"
어, 안주인님이라니, 베아트가 있나?
"제가 어쨌다고요? 제스트 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버지. 다 들켰네요!]
침실에서 베아트와 토토가 들어왔다.
상태를 보고 있던 모양이다......베아트는 얼버무렸지만, 토토가 너무 솔직했다.
"자, 제스트 님. 식사하러 가요."
"그래. 수, 부탁한다."
[아침밥은 뭔가요? 토토는 샐러드가 좋아요!]
"바로 마련해드리겠습니다."
깔끔하게 고개를 숙인 후 방에서 나가는 수.
"그런데, 제스트 님?"
아침식사를 앞두고 흥겨운 기분이 든 나에게, 베아트가 미소지었다.
"어머니의 속옷 건은......뭐, 알겠어요."
[아, 화장실 가야지.]
풍겨나오는 검은 마력에서 도망치는 것처럼, 토토가 사라진다.
"애초에.......어째서 속옷을 갖고 있었던 건가요? 호호호, 이상하기도 해라. 천천히 대화해보자고요?"
"잠깐만, 수가! 수가 말이야!"
난 나쁘지 않아! 난 나쁘지 않다고!
그런 마음속 외침을 억누르면서, 오늘 두 번째의 정좌에 들어가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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