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0 오랜만의 일본인2021년 06월 23일 15시 27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98/
"오랜만이군요, 제스트 각하. 잘 지내시는 모양입니다."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각하."
그렇게 인사하는 자들은, 일본인의 노인과 젊은 여성 둘이다.
우리들은 대성당의 집무실에서 재회한 것이다.
노인은 야윈 체형이었고, 백발을 짧게 깎은 노신사같은 분위기였다.
여자는 갈색의 긴 머리를 뒤로 묶은, 붙임성이 좋아보이는 귀여운 사람이었다.
몸매도 좋다......베아트가 노려보니 그만두자.
"오랜만이군, 무사해서 다행이다. 너희들은 준비가 끝나면 물러가."
메이드부대가 차를 내어주고서 나간다.
그걸 확인하고서 다시 인사한다.
"오랜만입니다, 이제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베아트를 흘끗 쳐다보는 2명.
"우후후, 괜찮아요. 제스트 님과 같은 일본인이라고 들었으니, 불경죄는 되지 않는답니다."
베아트가 그렇게 말하자, 이제야 안심한 모양이다.
"후우, 이야......살았소. 왠지 익숙치 않아서 그만."
"살았다, 너무 딱딱한 것은 어려워서......"
"세 분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아니아니, 부인의 몸상태가 약간 나빠서 나만 와버렸다네."
"부인께서.....그건 걱정되겠군요."
"뭐, 단순한 감기겠지. 나이도 들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오만."
"후후, 영감님도 참, 외출 전에는 그렇게나 걱정하셨으면서."
놀리는 여자를 가볍게 노려보는 노인.
사이좋아보인다.
"영감님인가요."
"하하, 손녀나 마찬가지이니 말이오. 기댈 곳이 없는 우리들은, 가족으로서 함께 살고 있소."
부끄럽게 미소짓는 노인과, 놀리는 여성.
사이좋게 마주하고 앉은 2명은, 정말 가족으로 보였다.
"......저만 귀족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내버려두고서."
"제스트 씨, 그건 좀 아니지 않소? 내버렸다? 제가 당신께 도와달라고 말했습니까?"
지긋이 이쪽을 바라보는 노인.
"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소. 당신이 고생한 끝에 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그들에게......마족에게 들었소. 그건 축하할 일이지, 원망할 일이 아니오."
"그래요. 전 자기 일로 머릿속이 가득 차서 불만도 말할 형편이 아니고, 제겐 귀족이 되는 것도 무리니니까요. 신경쓰다가 과로사해버릴 거라구요."
본심같다.......감정마법으로 확인했으니 틀림없다.
"알겠습니다......그럼 두 분은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신지요?"
"의식주 모두 마족들이 돌봐주고 있소. 설마 죽기 전에 이세계로 와버릴 줄이야........좋은 저승길 선물이 생겼지 뭐요. 손녀도 생겼고 말이오."
"일단, 지금은 아무런 곤란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일을 안 하고 뒹굴거린 탓에, 조금 살쪘을지도......"
"그럼.......도와드릴 필요는 없을까요?"
"도와줘? 누구를?"
"네? 다른 일본인도 있나요?"
..........둘 다 본심이다, 문제없다.
".............전 원망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놀라는 두 사람에게, 거듭 말한다.
"저만 모두와 떨어져서 귀족이 되고, 힘을 얻었습니다. 왜 도와주지 오지 않지? 왜 너만? 하는 식으로요."
"과연, 죽은 녀석들은 그렇게 말했었지."
"하하, 그 바보들은.......정말 구제할 길이 없는 바보였어요."
...........그렇게 말했었나보다.
"피해자이니 보호하는 것은 당연, 사죄와 배상을! .........그리고.......나에게도 마법을 가르쳐라던가."
"이것은 꿈이니까,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사람도 있었다구요?"
........어? 그렇게까지 제정상이 아니었어?
구하고 싶지도 않은데, 그런 녀석들은.
"마족 분들한테 미안할 정도로 어리석은 자들이었소. 한심한 이야기지. 그런 녀석들은 필요없어. 우리들은 이세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거늘."
"그렇게까지 이해력이 부족하다니, 너무 했어요. 일본이 아니니 조금은 임기응변을 할 수 없었던 걸까요."
"그것은......뭐라고나 할까......"
"우리들은 제스트 씨를 비난하지 않소. 당연하지 않소.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흐름에 몸을 맡겼으니."
"그래요, 타인을 도우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라구요. 당신도 고생했을 테구요. 그리고 제겐 귀족님은 정말 무리. 평화롭게 살아가기만 하면 좋으려나."
".........알겠습니다. 그럼, 저와는 그다지 접촉하지 않는 편이 좋겠군요."
"안 하는 편이 좋겠지. 우리들은 이 세계의 주민으로서 느긋하게 살아가고 싶소."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편하니까요. 지금의 생활은."
그렇게 말하며 웃는 2명.
그 표정은 온화하고, 정말 행복해보였다.
귀족과 관련되면 위험이 늘어나니까......조용히 살 거라면, 서로 멀어지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 이름도 여쭤보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곤란하다면 이 제스트에 부탁해주시길. 되도록 선처할 테니까요."
"예, 저와 아내도 그걸로 상관없소이다. 귀족과 관련되고 싶지 않으니, 오히려 모르는 편이 낫겠소. 하지만 손녀는 아직 젊으니, 우리들이 죽으면 신경 좀 써주십시오."
"여, 영감님?"
진지한 표정으로 날 지긋이 바라보는 노인.
"이 아이가 외톨이가 되어버립니다. 부디.......부디....."
"영감님, 괜찮아요! 걱정하지마세요!"
필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노인을, 여자가 달랜다.
하지만, 노인은 그만두지 않는다.
"전 귀족이니 여자를 더 부양하는데 지장없습니다. 안심해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부디 고개를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걸로 언제 쓰러져도 여한이 없소이다."
".......정말! 오래 살면 되는 일이잖아요, 영감님 바보."
눈물짓는 여성을, 노인이 쓰다듬어주었다.
"우리들이 살아있는 동안은 좋지만, 혼자가 되어버리면 힘들게 될 거란다? 네게 남편이 생긴다면 문제없겠지만, 생기지 않았다면 제스트 씨에게 부탁해서 일을 받도록 해라. 너 만이라면 몸의 안전도 확보하기 쉬우니 일할 수 있겠지?"
"괜찮아! 결혼 따위 하지 않고, 일도 안 할 거야! 모처럼 놀며 지낼 수 있는데도 일해버리면 패배자라고!"
...............훈훈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더니 이건가, 괜찮은가 이 여성.
"그리고 난, 남자는 남자끼리를 좋아해! 연애대상이 아니란 말야!"
..........이 녀석, 썩었다.
그 후에도 노인과 폐녀자의 다툼은 이어졌다.
바보같아진 내가 3잔째의 홍차를 모두 마시고서, 잠깐 잠에 들 때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역시 돌봐주는 거 그만둘까........
"제스트 각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건강하시길."
"각하, 기록의 마도구 감사해요! 소중히 쓸게요!"
선물을 마음에 들어한 여성은 텐션이 높다.
이제야 다툼이 끝나고, 두 사람이 돌아갈 때 그것은 일어났다.
"그래, 잘 지내. 둘 다.......아니, 여성 분만이라도 이름을 들어둘까. 연락하기에 번거로우니까."
허튼 마음은 없다. 폐녀자에게 흑심을 품을 바보는 없다.
"..........즈.......마리, 예요."
여자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한다.
"뭐라고? 안 들리는데."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부들대는 폐녀자.
"미즈다 마리예요, 미즈다 마리!! 들리나요, 각하!!"
버텨라, 사람의 이름으로 웃어선 안 돼, 버텨!
"왜 그런가요? 얼굴이 새빨갛네요, 미즈다 마리.
[미즈다 마리가 부들거리고 있네요, 아버지.]
베아트와 토토의 추격타를 얻어맞은 나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성대하게 내뿜은 바람에 침투성이가 되어버린 미즈다 마리는,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미즈다마리는 물웅덩이라는 뜻이다.
728x90'판타지 > 이세계인의 안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2 장모의 부탁 (0) 2021.06.23 091 영지에서 온 소식 (0) 2021.06.23 089 마족의 장 (0) 2021.06.23 088 갑작스런 소식 (0) 2021.06.23 087 즐거운 모의전 (0) 2021.06.23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