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9 오랜만에 보는 백은의 바람
    2021년 06월 21일 23시 38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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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191/

     

     

     

    "백은의 바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지?"

     

     내가 그렇게 묻자, 돌아온 카르타스는 못마땅하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마침 마을로 돌아왔을 터입니다만.....그들에게 협력 요청을? 아니요,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어쩔 수 없이. 왜냐하면 너희들과 엘프와 수인들은 싸울 수 있을지 없을지 불명이니까. 앙리는 피가 옅어서 그런지 괜찮은 모양이라 데리고 가겠다만."

     

     내가 그렇게 말하며 앙리를 보자, 그녀는 말없이 끄덕였다. 눈동자 속에 불길이 보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평범한 인간 중에서 싸울 수 있는 자는..."

     

     "리아나 님과 키라 씨가 있어요!"

     

     셰리는 그렇게 말하며 날 올려다보았다.

     

     "그럼, 나와 단, 셰리, 앙리와 리아나와 키라....그리고 백은의 바람 다섯 명인가. 11명...어떻게든 되려나? 하스타를 쓰어트리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내가 한 마리씩..."

     

     내가 머릿속에서 하스타와의 싸움을 상상하고 있자, 단이 험악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

     

     "...사신과의 싸움...자신이 그런 싸움에 참가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발목을 붙잡지 않도록 모든 힘을 쥐어짜내서..."

     

     단은 핏발이 선 눈으로 결의를 표명하기 시작했지만, 난 그걸 바라보며 한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 힘낼 거라면 죽지 않을 정도로만 힘내주면 돼."

     

     내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단은 맥이 빠졌다는 듯한 눈길을 보내었다.

     

     힘이 빠진 단을 흘겨보면서, 난 카르타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침은 정했다고. 먼저 길드멤버와 에인헤랴르에 살 예정인 엘프와 수인들을 모으자. 이전과 마찬가지로 특정 범위 안에서 하스타가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야. 일단 렌브란트 왕국과 인멘스타트 제국에서는 철수다. 그리고, 백은의 바람 다섯 명을 소집해. 이 두 가지를 내일까지 끝내도록 하자."

     

     내가 그렇게 말하자, 카르타스는 마지못해 대답하였다.

     

     

     

     백은의 바람들의 집을 방문하자, 그곳에는 이상하게 의기충만한 백은의 바람 멤버들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회의중이었다.

     

     "렌 공이 왔다."

     

     현관에서 우리들을 맞이해준 오그마가 거실에 있는 4명에게 그렇게 고했지만, 회의에 열중하고 있는 네 명은 눈치채지 못한 채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것 봐, 그러니까 마력이 다 닳는 거라고."

     

     "매직포션을 마시면 되잖아."

     

     "매번 마시면 낭비잖아? 그리고 코가 찡해서 싫다고 말하지 않았어?"

     

     "응, 끈적거리는데도 코가 찡하다니....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가능한 한 아타랏테가 원거리에서 투석으로 쓰러트리면 어떨까요. 마력의 절약도 되니까요."

     

     "그게 되겠냐고. 쓰러트린다 해도 오크 정도라고.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돌을 던질 수 없는 아타랏테는...입이 험할 뿐인 여자..."

     

     "웃기지 말라고. 난 함정을 발견하거나 자물쇠를 따거나 떨어진 곳에 있는 몬스터를 찾는 것으로 대활약하잖아."

     

     "심연의 숲과 용왕의 던전에는 함정도 자물쇠도 없었지만요."

     

     "큭......"

     

     "내가 필살검을 쓰면 마술도 돌도 필요없지 않을까...."

     

     "네 필살기가 사용횟수가 적잖아?"

     

     "그것도 써봤자 한두 명 쓰러트리는 수준이면서."

     

     "오그마 씨가 철판같은 검을 휘두르면서 달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너, 너희들.....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그런 4명의 대화를 듣던 오그마는,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야기 좀 들으라고!"

     

     "끼야악!"

     

     "렌 공이 오셨다."

     

     오그마가 다시 그렇게 말하자, 기합이 들어간 해태상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오그마에게 떨던 4명은 내 존재를 눈치채고서 일어났다.

     

     "이, 이거 죄송합니다. 조금 열중하는 바람에..."

     

     "아니, 뭐 신경쓰지 마. 다만, 오그마의 전법에 조금 흥미가 솟았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며 오그마를 곁눈질하자, 그는 전혀 웃고 있지 않은 눈으로 날 보며 웃음소리를 내었다.

     

     "하하하, 농담하십니까."

     

     "...좋아, 농담은 여기까지로 하고, 본제로 들어가자."

     

     오그마의 압력에 져버린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백은의 바람 멤버들에게 해주었다.

     

     사이노스 일행이 석상이 되어버렸다고 듣고, 오그마조차도 눈을 부릅뜨며 경악하였다.

     

     "사, 사이노스 공과 서니 공 조차...."

     

     "사신군....그런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요...."

     

     "...난 하겠어. 그야말로 신의 대행자의 영웅이야기에 나오는 사신과의 전투같잖아."

     

     모두가 불안감을 피력하는 와중, 아타랏테가 투지를 불태우며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마리나가 천천히 수긍하였다.

     

     "그래요, 신들의 마지막 투쟁말이네요. 신의 대행자님과 종자인 영웅들이 사신군과의 마지막 전투에 도전하였다....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가열찬 신들의 전투는 대지가 쪼개지고 하늘이 지상으로 추락할 정도였다....그 때의 전투의 여파로 전세계의 인구가 절반이 되어버렸다고 들었습니다."

     

    꽤나 과장되었구나.

     

     "......그 전투에 저희들이 나간다고 치고, 의뢰비는 어느 정도 주실 건지요?"

     

     오그마가 신중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걸 듣고, 브륜힐트가 눈썹을 찌푸렸다.

     

     "오그마, 세계의 위기잖아...."

     

     "위기는 위기. 의뢰비는 의뢰비...마을과 국가의 존망의 위기라고 해서 모험가가 공짜로 목숨을 걸어버리면, 죽은 모험가 동료와 가족들은 그 후 힘든 생활을 보내게 된다. 모험가길드에도 조언해주고 있지만, 긴급의뢰에 대해서는 착수금을 마련해 주는 정도가 적당해. 장비를 갖추고 나서 의뢰에 도전하는 편이 성공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사망률은 내려가니까."

     

     오그마는 브륜힐트에게 그렇게 말한 뒤, 날 돌아보았다.

     

     "렌 공...아니, 렌 국왕폐하. 부디,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어줄 모험가가 나타난다면, 잘 대우해주시길 바랍니다. 장래 많은 사람들을 구할 소질을 가진 젊은이들이 매년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래, 약속한다. 그래서, 너희들한테 긴급의뢰를 부탁하려면 얼마나 필요하지?"

     

     "이번 규모라면 백금화 5닢 정도면 되겠지요."

     

     백금화 5닢. 5백만 디나르.

     

     일본의 돈으로는 거의 5억 엔 정도인가.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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