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6 왕국 동부의 상태를 보러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해
    2021년 06월 20일 23시 27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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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188/

     

     

     

     플래그를 세우고 말았기 때문에, 그 플래그를 스스로 꺾어버려야만 한다.

     

     먼저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적진 정찰을 한다.

     

     난 그렇게 판단하고서, 데리고 갈 예정의 멤버를 불렀다.

     

     사이노스, 서니, 세디아는 이미 있지만, 다른 멤버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자, 정문 앞에서 기다리는 나의 앞에 단과 셰리, 미에라가 나타났다.

     

     여전히 단은 빛나고 있다. 갑옷 때문에.

     

     "렌 님. 부디, 저와 셰리를 대리고 가주시길. 반드시 도움이 되어보이겠습니다."

     

     "여, 열심히 할게요!"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서 이쪽을 보았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조금 꺼림칙하다. 과연 이 두 사람이 싸울만한 상대일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미에라가 날 바라보면서,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그걸 본 나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에라가 부탁한다면 어쩔 수 없지. 항상 맛있는 식사를 마련해 주니까. 그럼, 둘 다 정신차리고 따라와."

     

     "네, 네에!"

     

     내 승낙에 2명이 힘찬 대답을 하자, 마침 나머지 멤버도 이쪽에 도착하였다.

     

     라그레이트, 소아라, 이오, 로렐이다.

     

     "오, 단과 셰리도 가는 거야? 우연이네. 이쪽도 모처럼이니 실전투입하러 데려가자구요, 나으리."

     

     로렐이 그렇게 말하며 웃자, 로렐의 뒤에서 자그마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리하르콘의 경갑을 입은 적갈색 머리의 소녀다.

     

     선명한 머리를 차분히 드리웠고, 어째선지 패기를 느끼게 할 정도의 강한 눈동자를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메아스에서 사이노스의 제자가 된 노예소녀, 앙리다.

     

     "앙리. 할 수 있겠어?"

     

     내가 그렇게 묻자, 로렐은 자연스럽게 웃었다.

     

     "뭐, 보고만 있으라구요, 나으리. 아직 저와 사이노스가 움직임을 가르치고, 매직아이템과 오리하르콘 장비 한세트로 강화시켰을 뿐이지만요. 원래의 소질 때문인지 상상 이상으로 강해졌다구요."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앙리는 잠깐 사이노스에게 눈길을 준 후, 턱을 당겼다.

     

     ....사이노스를 위해서인가.

     

     난 앙리의 내심을 조금 엿본 느낌이 들어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앙리는 사이노스를 도와라. 사이노스의 지시에 따르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앙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날 올려다본 후, 곧바로 눈을 밑으로 향하며 고개를 숙였다.

     

     앙리의 귓가가 붉어진 것을 눈치채지 못한 척 해주는 것이 일말의 온정이다.

     

     "그럼, 출발하기로 할까. 라그레이트, 변신."

     

     "예이예이."

     

     내가 지시를 내리자, 라그레이트는 대충 대답한 뒤 재빨리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그렇게 하여 발발하라 성으로 날아갔는데, 성에 돌아간 순간 다크엘프의 장로, 카난이 달려왔다.

     

     "레, 레레레, 렌 님!? 가, 각국의 수장을 모아서 회의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카난은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그런 말을 하면서 내 눈앞까지 달려왔다.

     

     아, 각국 대표를 불렀을 때 카난은 부르지 않아서 그런가.

     

     하지만 다크엘프는 나라로 부를 만한 규모가 아닌 것에 더해, 지금은 에인헤랴르의 국민이니까.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난에게 고개를 돌렸다.

     

     "카난을 바쁘게 일하도록 만들고 있으니 말야. 이번 회의에도 불러버리면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내가 애매한 이유를 들어 변명하자, 카난은 눈을 그렁거리며 날 올려다보았다.

     

     "어젯밤부터 계속 쉬고 있었습니다만.."

     

     긁어 부스럼이었다.

     

     "카난. 넌 이미 우리들과 일심동체잖아? 넌 회의에 나가지 않아도 나와 같은 의견일 것이니, 그냥 날 믿고 따라와라."

     

     "그, 그렇게까지 저를....! 무, 물론입니다! 저희들 다크엘프 일동, 지옥 끝까지라도 렌 님을 따르겠습니다!"

     

     카난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내게 그렇게 말하자, 그걸 보고 있던 세디아가 미소지으면서 한마디 내뱉었다.

     

     "대장은 몇 명과 결혼해야 좋을지 원."

     

     세디아의 그 말에 심장을 직접 타격당한 듯한 놀라움을 느꼈지만, 세디아의 표정에 다른 뜻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무의식적으로 뭔가를 눈치챈 것은 아니겠지.

     

     "무, 무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게 결혼이라니 아직...글치? 하하하...."

     

     내가 자연스러운 태도로 그리 말하고서 웃자, 세디아와 카난, 셰리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고, 소아라의 표정은 모나리자처럼 완전한 미소가 붙박혀있었다.

     

     "....그렇네요. 마치 근시일 내에 결혼하는 걸 얼버무리려는 듯한 태도에 놀랐지 뭐예요....나의 님."

     

     "히익!?"

     

     난 마치 전말을 모두 목격한 것 같은 소아라의 대사에, 무심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소아라. 내가 만일 결혼한다면 너희들한테 보고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보고, 인가요....그렇네요. 저희들은 종자...나의 님은 주군이니까요..."

     

     "아, 아니, 그런 일은 없지 않을까? 그냥, 아쉽지만 결혼하는 사람이 갑자기 너무 많아지면 외국에 나쁜 인상을..."

     

     내가 소아라의 추궁에 횡설수설하면서 그런 설명을 하고 있자, 단의 뒷쪽에 선 셰리의 눈이 빛났다.

     

     "가란 황국은 50명. 렌브란트 왕국도 최소한 왕비를 몇 명은 골라요. 인멘스타트 제국도 황제 최초의 일은 열명 이상의 왕비를 고르는 일이라고 들었는데요...."

     

     셰리가 그렇게 말하자, 소아라는 만족한 것처럼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님께서 결혼하실 때에는, 부디 결혼상대를 10명은 골라주셨으면 하네요. 아, 종자인 저희들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저희들 종자는 뒷편에 서서, 뒤에서 나의 님을 지탱하도록 하겠어요. 그게 종자의 자부심이니까요."

     

     "아, 아니아니...딱히 종자니까라던가, 그런 것은 관계없이 말이야..."

     

     내가 누구에게 말하는 것도 아닌 변명을 일삼자, 여태까지 침묵하고 있던 서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스터, 결혼해?"

     

     서니의 그 돌직구에 의해, 모두의 눈에서 날 쏴죽일 것 같은 강한 시선이 느껴졌다.

     

     난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이."

     

     내가 무의식적으로 잘 알 수 없는 대답을 하자, 주변에서 소동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 일 때문에, 첫 결혼인데도 부인을 몇 명이나 들이게 되고 말았다.

     

     아니, 다른 자들 하고도 차츰 결혼할 각오는 하고 있었으니 상관없었지만 말야.

     

     정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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