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72 드래고닉 발큐리아
    2021년 05월 31일 11시 36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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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3461cg/184/

     

     

     

     후라우가 에리스를 끌어안았고, 레베와 캐티가 호위해주는 것처럼 양쪽에 섰다. 그 뒤에서 클레어가 따라간다.

     트랜스해피 부근에서는, 머신드래곤 모양의 인형을 품은 메베트가 눈을 새빨갛게 충혈시키고 있었다.

     머신드래곤의 크기는, 크리에이트 골렘의 술식을 쓰기 전. 다시 말해 다크미스릴로 형태를 잡았을 때의 사이즈로 돌아가있었다.

     사람들은 에리스가 뭔가의 술식을 행사하는 것을 목격했었다.

     이 유녀가 용들을 몸에 흡수하여 거대한 여신님을 소환한 것을 목격했던 것이다.

     그래서, 모두는 말없이 길을 열었다. 드래고닉 발큐리아들이 향하는 앞길을.

     

     드래고닉 발큐리아들은, 에리스의 복장을 그녀가 애용하는 네클리제로 갈아입힌 후 그녀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 날은 누구나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아무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그 순간에 그녀들의 용에게서 전해들었다. 이제부터 에리스의 몸에 일어날 일을. 그리고 용들의 작별의 말을.

     그래서 그날 저녁은, 4명 모두 계속 에리스의 곁에 있었다. 용들의 말이 진실이 아니었던 것을 감사하면서.

     모든 것을 흘려보내겠다는 것처럼, 넘쳐나는 눈물을 말없이 흘리면서.

     

     다음날 아침. 창가에서 햇살이 들어온다.

     "자, 이렇게 있을 순 없겠어. 난 마을의 상태에 대해 마리아 님에게 확인하고 올게. 가자 스쨩...... 아....."

     레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던 척, 에리스는 맡기겠다고 말을 남긴 후에 바깥으로 나갔다.

     "저는 아침식사를 준비할게요."

     후라우도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다.

     "그래, 에리스의 의식이 언제 돌아와도 좋도록, 걱정거리는 처리해둬야지. 난 공방길드에서 마을의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올게."

     클레어도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나가기 위한 몸단장을 시작했다.

     "난 여기에 남겠다냐. 내가 에리스를 돌보겠다냐."

     캐티는 침대가에 남았다. 에리스는 규칙적으로 숨을 쉬고 있지만, 여전히 눈을 뜰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 클레어가 에리스의 '완전회복의 반지' 를 써서 에리스에게 회복마법을 걸려고 했었지만, 에리스에게는 회복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다시 말해 몸에는 이상이 없다는 뜻.

     

     "에리스의 상태는 어떤가요?"

     "클레어의 말로는, 몸에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나중엔 언제 깨어날지, 이대로 깨어나지 않을지...."

     마리아는 새빨개진 레베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녀들이 얼마나 괴로운 밤을 지냈을지를 상상하였다.

     "그래요, 마을의 일은 걱정하지 마세요. 인적 피해는 거의 없어요."

     "그럼 안심입니다. 그럼 일단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네, 모두한테 안부 전해주세요."

     ........

     "나는, 누구한테 무슨 안부를 전해야 좋을지....."

     레베의 중얼거림에, 마리아는 자신의 실언을 깨달았다.

     그녀들을 어른으로 다루었던 자신들의 안이함을 깨달았다.

     눈앞의 소녀는 아직 16세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리아는 일어서서, 앉은 채로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레베를 가슴으로 안았다.

     

     "오오 클레어, 어제는 수고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모든 것은 에리스 덕분."

     "그렇지 않아. 우리들은 네가 삐땅과 마지막 요새로서 분발했던 모습을 봤다. 넌 우리들 공방길드의 자랑이야."

     ......

     ......

     "우와아아아......!"

     모두가 참고 있으니까, 모두가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클레어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와서 그 마음이 터져나왔다.

     클레어는 후린트의 가슴에 뛰어들어서, 소리내어 울었다. 에리스가 눈뜨는 것을 기다리면서 울었다. 그것을 공방길드의 멤버는 말없이 듣고 있었다. 에리스의 무사를 기원하면서.

     

     식사의 준비를 끝내고 후라우가 집의 바깥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상점가의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저택의 상황을 들여다보는 것이 보였다.

     후라우는 찬물로 적신 타월로 눈을 눌러서 붓기를 가라앉히고, 양쪽 볼을 양손으로 탁탁 치며 기합을 넣은 후 미소지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여러분, 에리스는 무사해요. 오히려 여러분이 일을 해주시지 않으면 에리스가 눈을 떴을 때 큰일난다구요. 여러분, 에리스의 설교가 무서운 것은 알고 계시죠?"

     후라우가 힘껏 미소지으며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모두의 침통한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잠시 동안 말이 없다가, 켄이 오도카니 중얼거렸다.

     "우리들, 에리스 아가씨에게 설교받는 날을 기다리겠슴다....."

     "아......."

     여기까지였다. 미소짓고 있을 터인 후라우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미소를 지은 채의 표정으로 눈물이 흘러나온다.

     "후라우 님......"

     아이훌이 참지 못하고 후라우의 머리를 가슴으로 부둥켜안았다.

     "아...... 아아......"

     마을 사람들은, 후라우의 눈물이 메마를 때까지 말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에리스, 눈을 뜨면, 다시 함께 노래를 부르자냐. 파인밤부의 진수를 가르쳐주겠다냐. 다음엔 금강 데스매치를 기획하자냐.....에리스.....에리스...."

     에리스의 침대가에서 캐티가 끝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에리스의 마음에 닿을 거라고 믿으면서. 에리스가 대답해줄 것을 믿으면서.

     "에리스.....에리스.....돌아오라냐.....모두 기다린다냐......"

     곧장 흐릿해지는 에리스의 모습이 다시 뚜렷하게 보이도록 몇번이나 눈을 닦으면서, 캐티는 중얼거리기를 계속했다.

     

     

     며칠이 더 경과했다. 에리스는 여전히 숨을 쉬면서 잠들어있다.

     마을도 조금씩 영업을 재개하여, 다른 도시에서 온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보석상자들의 눈물도 메말라서, 지금은 메베트를 더한 5명이 씩씩하게 행동하고 있다.

     

     "그럼, 난 마을을 순회하고 올게."

     레베는 아침식사를 재빨리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평소의 순회복으로 갈아입고는 애용하는 스톰드래곤 가죽제 부츠를 신었다.

     캐티의 '브레이브 릿퍼' 는, 천신 소동 이후에 감정명이 '다크미스릴 롤암크로우' 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마 이 클로의 이상할 정도의 강함은 신술에 기반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왕의 부적은, 그 존재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한편 레베의 '매의 롱레더부츠' 와 캐티의 '맹공의 란제리' 는 유니크임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이 남아있었다.

     레베는 애용하는 부츠를 애지중지하여 쓰다듬고는,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갑자기 얼빠진 목소리가 그녀의 뇌리에 들렸다.

     "우효~!"

     이어서 하늘에서 그녀의 발치에 '꽈당' 하고 뭔가가 떨어졌다.

     어안이 벙벙해진 레베를 무시하는 것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군청색의 그것은 "이런이런" 하고 중얼거리면서, 당연하다는 듯 레베의 가슴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당연한 듯 내뱉었다.

     "왔다, 레베."

     레베는 되도록 평정을 가장했다.

     "늦었어, 스쨩."

     레베의 눈에서, 그녀의 연기를 비웃는 것처럼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후라우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의 발열의 석제 난로에서 터져나올 리가 없는 불길이 치솟아올랐다. 후라우는 당황하여 물을 떠서 난로에 끼얹으려 하였는데, 갑자기 뇌리에 목소리가 들렸다.

     "안 돼~! 지금 물은 끼얹어버리면 위험해!"

     갑작스런 목소리에, 물을 끼얹으려던 포즈로 경직되어버린 후라우. 그러자 불은 곧장 사라지고, 그 대신 홍색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 왔어, 후라우."

     홍색의 자그마한 새는, 퍼덕거리며 날개짓을 하고는 당연하다는 듯 후라우의 어깨로 올라타서, 거기가 자신의 지정석이라는 듯 후라우의 머리카락 속에 모습을 숨겼다.

     "어서 오렴, 피린."

     후라우는 평소의 감촉이 어깨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미소지으며 설거지를 개시했다. 눈앞의 풍경을 번지게 하면서.

     

     "뭐야 여기는, 캄캄하다고!"

     에리스의 옆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는 캐티의 의식에, 갑자기 묘하게 거친 말이 들렸다.

     "어이~ 나 여깄어!"

     캐티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주의깊게 나아갔다. 그곳은 이전에 욕실로 썼었고, 지금은 레베의 세탁실인 곳.

     목소리는, 물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덮은 통에서 들려왔다.

     캐티는 헛기침을 하고 나서 천천히 뚜껑을 열었다.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 거다냐."

     그러자 순백의 스카프같은 무언가가, 물에서 둥둥 떠 있으면서 겸연쩍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멋지게 등장하려고 계획했더니 이 꼴이 나버렸다고."

     "어서 오라냐, 브냥."

     "그건 캐티, 내가 이제 왔다고 말하고 나서 하라고! 내 역할이 날아간 기분이잖아."

     캐티는 미소지으며 브냥을 통에서 꺼내들고는, 그 부드러운 털로 눈믈을 닦은 후에 휘휘 돌려서 물을 빼낸 후에 목에 둘렀다.

     

     설계사무소에 처박혀있는 클레어의 머리 위에, 갑자기 그리운 무게가 덮쳤다.

     무심코 클레어의 표정이 무너졌다. 어째서냐면, 다음에 듣게 될 말을 예측하고 말았으니까.

     "누구~게."

     기대대로의 말이 의식에 들렸다.

     "어, 누구? 난 그런 지인이 있었나?"

     저쪽은 예상 밖의 대답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어? 아? 모르겠어? 정말로 몰라? 어? 그거 조금 문제 있지 않아?"

     머리 위의 무언가가 분명하게 동요하고 있는 것을 손에 잡힐 듯 알 수 있었다.

     클레어는 양손을 살짝 머리 위로 뻗어서, 동요하고 있는 무언가를 붙잡았다.

     "어? 어? 어?"

     클레어는 새카만 물체를 눈앞에 들었다.

     "잘 왔어, 삐땅."

     이어서 동요하고 있는 칠흑의 용에게 키스하였다.

     "이제 왔어, 클레어."

     

     레베가 스쨩의 일을 보고하러 저택으로 돌아가자, 현관 앞의 흙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레베는 발걸음을 멈추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했다. 그러자 그곳에서 두더지처럼, 기억에 있는 무언가가 레베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저택 안에서 메베트의 외침이 들렸다

     "에리스 언니가 눈을 떴어요!"

     레베는 그 이유를 순식간에 이해했다. 이어서 눈앞의 무언가를 양손으로 들어올렸다.

     "바로 아가씨에게 데려다 줄게."

     "그래, 부탁한다."

     그것은, 지면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지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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