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 용자2021년 05월 30일 04시 27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3461cg/182/
"얼레? 여기는 어디지?"
그레이의 얼빠진 말에, 조금 전까지 바깥의 상황을 보고 있던 마리오네타가 놀라면서 돌아보았다.
"그레이 님, 정신이 드셨네요!"
"그, 그래, 나, 어떻게 되었더라?"
마리오네타는 상반신을 일으킨 용자를 무심코 끌어안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기둥에 맞았었어요! 조금 전까지 심장이 멈출 것 같아서, 언제 멈출지 알 수 없었는데..... 다행이에요, 다행....."
마리오네타는 감격에 차서 그레이의 목을 양손으로 거머쥐고는 그의 볼에 볼을 맞대고서 울기 시작했다.
그레이는 마리오네타의 등을 쓸어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옆에 마왕이 누웠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때 오두막의 문이 열리더니 칠흑의 머리카락과 도자기같은 피부를 가진 천사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
"아, 베루루엘 씨였나요, 그는 괜찮습니까?"
그러자 그 목소리가 계기가 되었는지, 마왕도 눈을 떴다.
"어라, 나 뭐하고 있었더라?"
"정신이 드셨습니까, 마왕 님. 자세한 설명을 해드릴 테니, 일단 성으로 돌아가지요. 마력도 남아있지 않을 테니, 이걸 써주시길."
베루루엘은 마왕에게 그렇게 말하며 반지를 두 개 건네주었다. 마왕은 그걸 오른손 약지에 끼웠다.
"그럼 그레이 님, 잠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일단 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나중에 뵙지요."
베루루엘은 그레이와 마리오네타에게 그렇게 인사하고는, 마왕을 끌어안았다.
"어이 바보 녀석 부끄럽다고!"
마왕이 저항했지만, 아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베루루엘은 마왕을 손쉽게 품고는 오두막에서 나갔다.
"레베 님, 힘든 때에 송구스럽지만, 일단 저희들은 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래."
레베는 마음이 여기에 없는 듯한 표정으로, 베루루엘에게 아무렇게나 대답하였다. 레베의 시선 끝에는, 후라우에게 안겨진 에리스만 보였다.
베루루엘은 그대로 날개를 퍼덕거려서 성으로 날아갔다.
한편 그레이는 이제야 진정된 마리오네타의 어깨를 빌려서 오두막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자, 그레이의 눈에도 후라우에게 안겨진 에리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에리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레이 님, 나중에 제가 설명드릴게요. 지금은 쉿!"
마리오네타는 필사적으로 그레이의 의문을 잠시 중단시켰다.
후라우는 에리스를 부둥켜 안았고, 레베와 클레어, 캐티에게 눈짓을 해준 후에 말없이 와란의 시가지로 돌아갔다. 에리스가 술식을 해방하기 직전, 그녀들은 자기들의 용에게서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 술식은 술자의 목숨을 빼앗는다고. 하지만, 에리스는 지금 미세하게 호흡을 하고 있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두근대고 있다. 그래서, 보석상자들은 계속 기다리기로 했다. 에리스가 깨어나는 날을.
일의 전말을 모두 보고 있던 와란의 화약고 멤버들과 병사들은, 바다를 가르는 것처럼 말없이 그녀들이 지나갈 길을 열었다. 그들은 오직 말없이 기도할 뿐이었다. 그들의 은인인 황금의 유녀의 무사함을.
그레이는 이른바 '용자' 로서의 힘을 대부분 잃었다. 검을 휘둘러도 투기는 날아가지 않았고, 용자 전용의 마법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내 가치는 사라져버린 건가."
그레이는 자조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요. 그레이 님은 그레이 님이에요."
그런 그레이를, 마리오네타가 달랜다.
그러자 그때 상인길드의 전령이 2명에게 왔다.
"스카이캐슬 성의 새로운 왕께서 두 명을 부르십니다. 이것은 클레어 님에게서 빌린, 왕성의 빈방으로 향하는 '귀환의 반지' 입니다. 이걸 써주시길."
"새로운 왕은 누구신데?"
"전 마르스필드 공입니다."
그레이와 마리오네타는 서둘러 반지의 힘을 해방하고서, 왕성으로 향했다.
그러자, 빈방에는 이미 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어 그레이, 용자의 힘을 잃은 모양이구만."
"그래 기스, 이제 진짜로 용자를 그만뒀다는 뜻이다."
그러자 기스는 갑자기 허리춤의 숏소드를 꺼내들어서 그레이를 덮쳤다.
"뭐하는 거냐 기스!"
그레이는 당황해서 허리의 롱소드를 뽑아들어서, 순식간에 기스의 숏소드를 튕겨내었다.
"아얏, 마리오네타, 잠깐 회복해줘."
기스는 그레이의 검격 때문에 비틀린 손목을 마리오네타에게 향하며 말했다.
"그레이, 넌 용자로서의 특별한 힘은 잃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태까지의 수련으로 거듭된 실력은 잃지 않았다. 네가 일류의 검사라는 데에는 변함없다. 자, 당당히 새 왕에게 가자고."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멍하게 있는 그레이에게, 마리오네타가 상냥하게 속삭였다.
"기스 님은 그레이 님께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하시는 거예요."
"그랬나, 그런 뜻이구나. 기스, 고맙다."
"부끄러우니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말 하지 마. 자, 왕에게 가자."
3명은 빈방을 나와서 알현실로 향했다.
"그레이, 마리오네타, 기스 3명. 출두했습니다."
"오, 들어와 들어와!"
문 안쪽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3명은 알현실로 들어가서, 새 왕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뭐 그렇게 딱딱하게 하지 마라."
새 왕은 3명에게 말을 걸었다.
"그레이, 마리오네타, 기스여. 너희들에게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겠느냐?"
"왕이시여, 저는 민중을 위해서 싸우고 싶습니다. 백성을 핍박하는 일에는 협력하지 않겠습니다."
"그 자세다. 그 마음을 담아서, 스카이캐슬 안의 악마잔당의 토벌을 해주지 않겠느냐? 이것이 리스트다."
왕은 공보관에게 지시하여, 그레이 일행에게 한 통의 서류를 건네었다. 서류는 에리스가 비밀리에 만든 것이다.
"위즈덤 마술사길드에서 '아이솔레이션' 의 술식이 도달했네. 마리오네타라면 사용할 수 있다고 길드마스터가 말했었는데, 어떤가?"
마리오네타는 술식이 적혀진 두루마리에 눈길을 주었다. 필요정신력 7, 그렇다면 에리스가 줬던 대마도의 반지의 효과로 필요정신력을 2까지 줄일 수 있다. 매일밤 정신력을 정신의 반지에 담아둔다면, 하루에 몇 차례는 쓸 수 있을 것이다.
"네, 괜찮습니다."
"그럼 가능한 한, 빙의된 자들을 악마와 분리시켜서 구해주게. 이미 악마로 바뀐 것들은 어쩔 수 없지. 그 판단은 너희들에게 맡기겠다."
다음 날부터 그레이 일행은 리스트를 토대로, 악마의 탐색을 개시했다.
그레이는 마왕이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악마도 인생을 엔조이해도 괜찮잖아.'
그래서 그레이는 악마를 찾을 때마다, 그들에게 물었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봐주겠다. 그렇지 않다면 이 전투를 엔조이해라."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악마는 그레이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용자의 힘을 잃은 그레이였어도, 마리오네타와 기스의 보조를 받으며 확실하게 악마를 쓰러트려나갔다.
그레이와의 싸움을 포기한 소수의 악마들 중 소환악마였던 자는 원래의 마계로 돌아갔고, 마족이라 불리는 토착악마들은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와란의 마르코시아의 소문을 듣고 신천지로 향하였다.
끈질기게 악마의 탐색을 계속하는 사이, 여태까지도 사바트 없애기로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그레이는 더욱더 민중의 지지를 얻게 되었다.
날이 지나서 그레이가 리스트의 모든 악마를 물리쳤을 때, 새 왕은 스카이캐슬의 모든 귀족들을 광장으로 모았다. 그곳에는 새롭게 마르스필드 공으로 임명된 챠피 경과, 악마에게 바꿔치기 당하며 사망한 세라믹스 영주 대신 새로이 세라믹스 공으로 임명된 스튜어드 경의 모습도 있었다.
거기서 왕은 선언했다.
"모두들, 짐은 절대군주로서, 여기에 두 가지의 왕령을 발표하겠다. 하나는 절대왕정의 폐지 및 입헌군주제의 설립. 왕은 승인자가 되고, 이후의 방침은 평의회에 의해 논의되게 된다. 모델은 와란 평의회. 알겠나."
갑작스런 왕권축소를 왕 스스로가 선언한 일에 귀족들은 놀랐지만, 그들도 사바트의 건으로 죽은 귀족들의 후임으로 올라온, 유능한 하급귀족의 방계와 시민, 병사의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평의회제도의 도입을 환영하였다.
"다음 왕령이다. 짐, 잭・J・스카이캐슬은 왕위를 그레이에게 선양하고, 퇴위하기로 한다."
이것에는 귀족들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왕 스스로가 목숨이 있을 때 퇴위를 표명하다니! 그리고 용자였다고는 하지만, 차기 왕에 농민 출신의 그레이를 임명할 줄이야! 왕의 진위를 알 수 없는 귀족들은 당황하였다.
"뭐,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가마를 타는 자는 단순한 녀석인 쪽이 평의회로선 좋은 일이니까. 그리고 그레이는 민중의 지지도 두텁다. 귀족들이 진심으로 의회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면, 그레이라는 왕은 도움이 될 것이니라. 스카이캐슬 재건을 위해서, 재주껏 그레이 왕을 쓰거라."
귀족들은 왕의 선언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럼 곧바로 퇴위식와 즉위식을 준비하기로 하겠습니다."
공보관은 귀족들에게 지시를 하고서, 각 영주들에게 파발로 왕령을 통지하려는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아연실색을 하고 있는 그레이. 마리오네타도 당황하였다. 그러자 그런 모습을 놀리는 것처럼 잭 왕이 둘에게 손짓을 하였다.
손짓에 따라 두 사람은 왕을 향해서 다가갔다.
"어이 그레이,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그렇게 말씀하셔도, 갑자기 왕이라니 제게는 벅찬 일입니다."
"그걸로 되었다. 그레이여, 넌 어려운 일을 생각하지 마라. 넌 신설되는 의회가 민중을 위하는지 아닌지, 그것을 판단하면 된다. 그건 간단한 일 아니겠나. 그리고 마리오네타, 그레이는 기본적으로 바보다. 그레이가 곤란할 때는, 왕비로서 네가 이 녀석을 이끌어줘야 한다."
며칠 후, 즉위식을 거쳐서, 여기에 새로운 왕, 그레이・스카이캐슬 10세가 탄생하게 되었다.
728x90'판타지 > 도적소녀로 전생한 나의 사명은 용자와 마왕에게 ×××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2 드래고닉 발큐리아 (0) 2021.05.31 171 마왕 (0) 2021.05.30 169 마지막 한 수 (0) 2021.05.30 168 어떻게 할 거야 (0) 2021.05.30 167 리셋 스위치 (0) 2021.05.28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