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 기껏해야 악마의 잔꾀입니다2021년 05월 28일 15시 04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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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 위에서 낙하해오는 마리오네타를 보고, 그레이는 반사적으로 가슴으로 받아내었다.
"마리오네타, 무사했구나....."
"네, 보석상자분들이 구해줬어요. 저기 그레이, 벌써 잊었나요? 사바트 때 맹세했던 것을. 당신은 누구의 용자인가요?"
"나는....."
"하지만, 기뻐요...... 저를 위해서 참아줬던 것도, 에리스 아가씨를 베지 않았던 것도..... 고마워요...... 마지막 순간에 당신으로 있어줘서 다행이에요."
그렇게 말한 마리오네타는 용자 그레이의 머리를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그의 머리에 눈물을 떨어트렸다.
"난....... 난......"
용자는 남의 눈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리오네타의 가슴에서 울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었으니, 울 수 밖에 없었다.
"울고 있을 틈은 없어요."
에리스는 그레이에게 내뱉고는 와란 군의 방향을 가리켰다.
동시에 와란 군이 둘로 나뉘면서, 그곳에서 후라우와 캐티에게 부축된 초로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남자야말로, 죠・J・스카이캐슬 8세 장본인이었다.
와란에서 호박머리 소동이 일어나기 직전, 에리스 일행은 스카이캐슬에 잠입해 있었다. 목적은 마르스필드 공의 구출.
그녀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왕성의 빈방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여기까지의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두번째 회견을 할 때 에리스와 클레어가 슬쩍 왕성의 빈방에 귀환의 마법진을 정착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성내의 약도는 챠피 경이 극비리에 입수해주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한가지 신호가 들어왔다.
"작전변경이야."
에리스 일행은 반지를 써서 일단 아지트로 쓰고 있는 스튜어드 경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에리스는 래칭을 업은 채로 칠흑의 잠입복으로 몸을 감싸서 어둠에 섞였고, 클레어는 에리스의 지시대로 신호를 내었다.
스카이캐슬에서 갑자기 도적길드의 해산이 선언되고 길드마스터가 지명수배가 되었을 때, 기스는 '길드마스터는 은인이니까' 라면서, 그를 와란에 숨겨주기 위해 일시적으로 파티를 이탈했다.
남겨진 그레이와 마리오네타는 두명 만으로 와란에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아지트에서 집을 보고 있었는데, 여기서 용자는 그만 방심하고 말았다.
"잠깐 먹을 것을 사올게."
"아, 저도 갈게요."
"기스가 돌아올지도 모르니, 넌 여기서 기다려줘."
"하지만......"
"괜찮아, 바로 돌아올 테니까."
아주 약간의 시간 동안 마리오네타는 혼자가 되었고, 그 순간을 악마가 노렸다.
용자가 아지트로 돌아갔을 때, 책상 위에는 '사바트 사무소로 와라' 는 메모와, 마리오네타가 좋아하는 모자가 놓여져 있었다.
"마리오네타를 어디에 숨겼어!"
용자 그레이는 사바트 사무소에서 외쳤다.
"그렇게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들린다구요 그레이 씨."
클리프의 모습을 한 무언가와, 다무즈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용자를 맞이했다.
"그게, 당신에게 왕명이 내려졌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왕의 말을 듣지 않지 않을 거잖아요?"
클리프는 그렇게 용자에게 하고서, 징그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용자에게 서류를 건네었다.
거기에 기재된 명령, 그것은 '5명의 드래고닉 발큐리아와 5마리의 용, 총 열 개의 목을 스카이캐슬 성까지 지참해 와라' 였다.
"이런 바보같은 짓을 누가 하겠어!"
용자가 화를 내었지만, 클리프는 여전한 미소로 대답하였다.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으면, 마리오네타가 어떻게 되어버릴 텐데요."
용자는 클리프의 멱살을 잡았다.
"마리오네타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냥 두지 않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저희들은 당신과 적대할 셈은 없다구요. 용・사・님."
클리프는 덧붙였다.
"마침 지금 세라믹스 군이 와란의 동쪽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덤으로 그 녀석들을 이끌고 와란을 침공해도 괜찮아요."
"시끄러!"
"오오 무섭네 무서워. 하지만, 빨리 가지 않으면 마리오네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구요. 지키고 있는 게 악마인지라."
"쳇!"
용자는 혀를 차고서, 그대로 리프시티를 써서 와란으로 날아가버렸다.
"자, 우리들은 왕성으로 돌아가볼까요."
클리프와 다무즈는 사무소를 나와서 왕성으로 향했다. 천장 위에 에리스가 잠복했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예전에 에리스는 마리오네타에게, 파인드마커를 붙인 외침의 손가락인형을 지참시켰었다.
마리오네타는 유괴되었을 때 자기가 가진 외침의 인형을 떠올리고서, 그걸 기동시키고는 유괴자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있는 장소가 에리스 일행에게 들리도록 놓아두었다.
그래서 에리스 일행은 두 무리로 나뉘었고, 에리스는 마리오네타가 유괴된 아지트에서 그레이의 뒤를 쫓았으며 클레어는 파인드마커를 쫓아서 마리오네타의 위치를 확정지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야!"
에리스 일행은 다시 반지를 써서 성내의 빈방으로 이동했다.
먼저 에리스는 마르스필드 공이 유폐된 방을 찾아내었다.
"아저씨, 편하게 계신 참에 송구스럽지만, 모시러 왔어요."
"오, 벌써 그런 시간인가. 그럼 돌아가볼까."
유폐된 휴게실에서 대담한 대화를 나눈 2명은, 귀환의 반지로 곧장 왕성의 빈방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마르스필드 공에게 계획과 용자의 동향을 설명했다.
"아가씨들한테는 유폐 따위 의미가 없겠구만."
조금 전까지 유폐되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기운찬 모습으로 웃은 후, 마르스필드 공은 다시금 에리스 일행에게 고개를 숙였다.
"스카이캐슬의 명운, 귀공들에게 맡기겠네." 라며.
이어서 에리스는 마리오네타가 유폐된 방까지 그림자이동으로 도약하였다. 방에는 재갈을 물리고 두손두발이 묶인 마리오네타가 누워있었고, 하급악마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에리스는 가방에서 스틸레토를 꺼내들고서 소리없이 악마에게 다가간 후 그 녀석의 등을 사정없이 찔렀다. 단말마의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쓰러진 악마를 흘끗 본 후, 에리스는 마리오네타를 끌어안고 재갈을 풀었다.
"괜찮아?"
"예. 저보다도 그레이가......"
"아~ 그 바보, 조금은 처벌이 필요하니까, 너도 조금 참고 있어."
"....... 네....."
에리스는 다시금 반지를 써서 빈방으로 이동하였고, 마르스필드와 마리오네타에게 여기서 기다리라고 지시하였다.
"자, 용자가 없는 지금이야말로 빅 찬스야! 메인 이벤트의 시작이야!"
에리스 일행은 왕의 침소를 향해 달려갔다.
왕의 침소에서는 클리프, 다무즈와 합류하여, 용자가 이제부터 해줄 일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자크로마의 기척이 사라졌네."
"그 녀석도 그레이트데몬. 쉽사리 당할 녀석은 아닐 텐데."
"어쩌면 그 악마대학살자가 나온 걸까."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용자의 앞에서는 그 녀석의 명운도 여기까지겠지."
"맞아, 용자는 우릴 위해서 열심히 춤춰주셔야겠어."
왕의 양측에서, 남자와 여자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러자,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몇 명이 난입해오면서 누군가가 침소를 향해 외쳤다.
"악마들! 심판을 받아라!"
"왕의 어전인데, 실례가 아닌가요?"
피치의 모습을 한 것은, 우아하게 난입자들을 위협하면서 왕을 인질로 잡으려고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그곳에서는 금발의 유녀가, 왕을 끌어안고 있었다. 악마조차도 혐오와 공포를 느끼게 할 정도의 사악한 미소를 띄우고서. 유녀는 피치를 바보취급하는 것처럼, 한마디를 남겼다.
"기껏해야 악마네, 그럼 잘 있어."
다음 순간, 유녀와 왕은 악마들의 앞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쳇."
피치 일행은 형세가 역전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 일단 후퇴다. 난입자들을 죽이고 나서, 다시 기회를 도모하자고 생각했다.
"난입자들, 죽여줄테니 와보세요."
피치, 나이트메어드래곤을 칭하는 남자, 클리프, 다무즈는 침소에서 달려나오면서 악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내 상대는 누가 해줄 거지?"
다무즈의 모습에서 거구의 그레이트데몬으로 돌아간 악마가 한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를 상대한 자는, 즐거워서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띄운 후라우.
"다무즈 아저씨, 오늘은 끝장을 내드리겠어요."
"전 싸우고 싶지 않지만요."
그렇게 말하면서 웃음을 지으며, 여러 화염탄을 등뒤에 띄운 크리프의 모습이었던 악마가 다무즈의 뒤를 따랐다.
"너한테는 내가 적임이려나. 잘 부탁해."
클레어가 질 수 없다는 듯 화염탄을 등뒤에 띄우면서, 악마의 앞에 왼손을 내밀었다.
"이런이런, 인간이란 것들은 참 어리석군."
나이트메어드래곤은 본래의 나이트메어 인큐버스인, 용머리를 한 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럼, 똑똑한 수인인 내가 너의 상대를 해주겠다냐."
캐티가 재밌겠다며 코를 울리면서 양팔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렇다는 말은, 제 상대는 당신이겠네요. 이 여자에게 남겨진 기억이, 당신에게 졌다는 것을 분해하고 있었다구요."
피치의 모습을 한 것은 탈피하는 것처럼 찢어지더니, 나이트메어 서큐버스의 아름답고 요염한 모습을 드러냈다.
"노래엔 이기는 지는게 게 없다. 하지만, 싸움은 달라."
레베는 무표정한 채로 천천히 칼을 뽑아들고는 정면으로 들었다.
승부는 순식간이었다.
후라우는 돌진하는 상단에서 내려치는 핼버드의 일격으로 상대의 머리를 일격에 분쇄하였고, 움직임이 멈춘 참에 온몸을 산산조각내었다.
클레어는 상대의 화염탄을 전부 무효화시켰고, 역으로 무수한 화염탄을 뒤이어 쏘아서 상대가 잿더미가 될 때까지 불태웠다.
캐티는 상대가 움직이려 한 순간에 돌입하여, 한순간에 목, 앞다리, 날개, 뒷다리를 베어버려서 절명시켰다.
레베는 순식간에 상대의 목을 베어버렸고, 칼을 되돌려서 몸통을 세로로 양단시켰다. 그녀의 발치에는 미소를 띄운 채 베어진 아름다운 악마의 머리가 굴러다녔다.
곧이어 4명은 발걸음을 되돌려서 빈방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어떻게든 의식을 되찾은 왕이, 에리스의 간호를 받으면서 마르스필드에게 서둘러 두 가지 왕명을 쓰도록 재촉하고 있었다.
그 후 그들은 일단 성에서 나와서, 언제든지 반란군을 움직이려고 대기시켰던 챠피 경, 스튜어트 경과 바깥에서 합류하였다. 마르스필드 공은 그들을 이끌고 다시 왕성으로 입성하여 두 가지의 왕명을 공포하여, 수인족의 공민권 폐지의 철회, 현재 왕의 퇴위 및 마르스필드 공의 즉위를 광장에서 선언하도록 하였다.
한편 에리스 일행은 왕과 함께 곧바로 귀환의 반지로 와란의 저택으로 돌아가서, 연극의 준비를 시작했다.
용자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용자를 악마들의 뜻대로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용자의 앞에서 에리스가 목을 내밀었던 것. 이것만큼은 도박이었다.
만의 하나 용자가 에리스의 목에 칼날을 향했다면, 그녀는 그 자리를 탈출하여 마리오네타를 인질로 삼고 용자가 자해하도록 몰아세울 셈이었다. 당연히 이 계획은 마리오네타에게는 비밀이었다.
하지만, 에리스 일행은 최후의 도박에서 이겼다. 완전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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