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4 진・용자 VS 마왕
    2021년 05월 28일 13시 39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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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3461cg/176/

     

     

     

     "그러고 보니 베루 씨, 정말로 마왕이었네....."

     "정말이라니, 내가 마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건가?"

     "그래, 베루 씨는 생명의 은인이니까. 악마대학살은 베루 씨가 했지? 자, 그쪽 다리도 올려."

     트랜스해피의 휴게실에서 진정을 되찾은 마왕과 마르게리타는, 출입금지보다 대중적으로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될만한 건에 대해서 대화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마르게리타는 마왕의 옷을 부지런히 정돈해주었으며, 마왕도 마르게리타가 말하는 대로 옷을 입었다.

     "뭐, 마왕인 것은 사실이지. 아, 하지만, 네게 거짓말한 기억은 없다고."

     "알고 있어. 첫날에 마왕 플레이라고 말해서, 이상한 손님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말야."

     무심코 눈이 맞은 2명은, 그대로 동시에 내뿜었다. 그러다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간 마르게리타가 마왕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마왕님, 정말로 세계정복을 할 셈이야?"

     "베르 씨로 불러도 돼. 음? 세계정복인가...... 넌 내가 세계정복을 했으면 좋겠나?"

     "뭘 이제와서....."

     

     그런 두 사람에게도 용자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드래고닉 발큐리아와 용의 목을 내놓으라는 말이.

     그 말에 마르게리타는 새파랗게 질렸다.

     "이거 야단났네!"

     "뭐가 야단났다는 거냐?"

     "와란의 보석상자는 알고 있어?"

     "그래, 베루루나루가 신세지고 있는 소녀들이지. 사람 좋은 소녀들이다."

     "드래고닉 발큐리아는, 그녀들을 말하는 거야. 어째서 용자는 그녀들의 목을 내놓으라고 말하는 걸까. 잠깐, 나도 상황을 보고 올게."

     "잠깐, 나도 가겠다."

     마르게리타와 마왕이 앞으로 나가자, 그곳에는 베루루나루 이외에 아무도 없었다.

     그녀만이,

     "아, 마왕님, 기다렸어요. 빨리 할아버지들이 있는 곳으로 놀러가요."

     라며, 생글거리면서 서 있었다.

     마왕은 마르게리타와 베루루나루를 데리고, 용자가 외친 방향으로 향해갔다.

     

     "우왓! 마왕이다!"

     "알았으니깐 좀 비켜!"

     "밀짚모자님, 마왕이었다니 거짓말이죠?"

     "몰라!"

     마왕은 인파를 제치고 그들의 질문을 넘겨 듣고, 자경단들을 밀쳐내고서 최전선에 있는 와란의 화약고들에게 갔다. 그곳에는 이미 페르디난드와 알폰스도 도착해 있었다.

     마왕의 모습을 눈치챈 그들이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농부복을 입었으며 밀짚모자가 어울리는 그 남자가 마왕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마왕도 다른 녀석들은 무시하고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얼라?"

     마왕은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이어서 그는 자신에게 라우드니스의 마법을 걸고서, 용자를 향해서 외쳤다.

     "어이, 마더컴, 너 그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냐!"

     기억에 있는 목소리를 들은 용자는 목소리의 주인을 발견하고는, 반사적으로 대답하였다.

     "뭐야, 밀짚모자, 너야말로,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마르게리타와 플레이하러 온 게 당연하잖아. 그런데 너, 사랑하는 붉은 머리의 모습이 안 보이는데."

     "시끄러!"

     "아, 너, 그녀한테 차였구만! 바보구만~!"

     "얌마, 마리오네타가 날 싫어할 리가 없잖아!"

     "시끄러 마더컴. 그런데 결국은 너,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마더컴이라고 하지 마라! 나는 용자, 용자 그레이다!"

     "진짜?"

     "진짜!"

     마왕은 마르게리타를 돌아보면서, 용자를 가리키고는 마지막 확인을 했다.

     "저기, 저 녀석, 정말로 용자인가?"

     그것에 조용히 수긍하는 마르게리타.

     마왕은 놀랐다. 장비가 갖춰질 때까지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정말 강할 터인 용자. 설마 저런 사람 좋은 마더컴플렉스의 저 녀석이었을 줄이야.

     그와 동시에, 왠지 화가 났다.

     "너, 용자인 주제에 어린 소녀의 목을 내놓으라니, 부끄럽지도 않냐?"

     "시끄러, 왕명이다."

     "호오, 그럼 너, 왕이 명령하면 꼬추 내놓고 물구나무설 거냐? 마리오네타와 헤어질 거냐? 바보같기는."

     그 한 마디, 특히 후반의 대사가 멋지게 용자의 마음을 자극하여, 그는 화가 났다.

     "닥쳐 이제 용서 못해!"

     용자는 그 자리에서 검을 뽑고는, 분노에 몸을 맡기고는 밀짚모자를 향해, 투기가 담긴 검을 휘둘렀다.

     

     "엎드려!"

     용자의 움직임을 탐지한 바르디스가 모두에게 서둘러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눈을 부릅떴다.

     

     "뭐야, 미지근하구만. 난 저딴 것에 쫄았던 건가."

     

     밀짚모자의 남자는, 그레이트데몬조차 꿰뚫어버리는 용자 슬래쉬를 한손으로 받아내고 소멸시켰던 것이었다.

     

     "네놈, 누구냐!"

     

     여태까지는 필살이었떤 용자 슬래쉬가 막힌 그레이는, 놀란 표정으로 친구였던 남자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글쎄, 맞춰봐라. 이게 힌트다."

     이어서 마왕은 주문을 외웠다.

     

     "태고의 마법이여, 나를 따라 시공을 왜곡시켜라 [크로스 디멘션] !"

     용자는 반투명한 빛의 상자에 사로잡혔다.

     "지옥의 경비견들이여, 너희들의 욕망에 따라, 모든 것을 삼켜버려라 [브라더 헝그리] !"

     이어서 상자 속에 지옥의 경비견들이 계속 소환되어, 용자를 먹어치우려고 이를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그 광경은 악마대학살 때 와란 시민 모두가 뼈저리게 실감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한번 빛났다고 생각하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개들을 부채질하지 말라고. 난 동물애호가란 말이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용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섭섭한 듯 말을 이어나갔다.

     

     "밀짚모자, 네가 마왕이었구나.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었지만, 유감이다. 하지만, 네놈의 세계정복의 야망은 내가 막겠다!"

     

     "바보 녀석, 무슨 폼을 재고 있는 거냐. 너, 내 세계정복을 막기 전에 할 일이 있지 않냐고. 귀여운 아가씨들의 목을 베어버린다는, 훌륭한 일거리가 말야!"

     

     "닥쳐라 마왕, 지금 여기서 단죄해주겠다!"

     용자의 기합이 급격히 불어났다.

     

     "시끄러! 난 마르게리타와 인생을 엔조이 할 거다!"

     동시에 마왕을 중심으로 강력한 결계가 구형으로 둘러쳐졌다.

     

     "나도 마리오네타와 차를 즐기고 싶다고, 바보 녀석!"

     용자는 검을 휘둘러서, 조금 전보다 크게 내딛으며 다시금 검격을 내리쳤다.

     

     " [용자 메가슬래쉬] !"

     

     마왕은 거기에 마력의 덩어리를 부딪혔다.

     " [블랙 롱기누스] !"

     

     백과 흑의 두 에너지는 양측의 중앙에서 격돌하였고, 눈이 감기게 만드는 섬광과 굉음을 방출하였다. 대기가 떨리고, 대지가 진동했다.

     

     두 힘은 완전히 호각. 그것은 전자와 양전자가 만나 쌍소멸하는 것처럼 막대한 에너지를 주변에 흩뿌리고는 사라졌다.

     마른 침을 삼키며 싸움을 지켜보던 와란 군과 세라믹스 군은, 순식간에 그 빛에 휩싸였다.

     

     모두가, '나 죽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와란 군은 마왕의 결계에, 세라믹스 군은 용자의 투기에 지켜져서 모두가 무탈하게 끝났다.

     하지만 그것은 우연. 이대로 간다면, 용자와 마왕은 힘겨루기에서 진 쪽의 뒷쪽에 있는 자들을 전멸시키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칠 곳 따윈 어디에도 없었다.

     

     "뭐야, 말한 것 치곤 별거 아니네. 다음은 더욱 힘든 걸로 간다!"

     용자는 마왕에게 허세를 부렸지만, 내심으로는

     '메가슬래쉬를 막아냈다면 기가슬래쉬밖에 없지만, 그게 막힌다면 다른 수가 없는데......'

     라며, 꽤 진지하게 곤란해했다.

     

     "너, 검격 밖에 할 줄 모르는 거냐? 이딴 거라면 얼마든지 받아내도 괜찮다고."

     마왕도 용자에게 받아쳤지만, 내심으로는

     '이런, 저 녀석의 검격, 단순한 만큼 질이 안 좋다고. 이러면 영창주문을 쓸 수 없잖아....'

     라며, 꽤 진지하게 초조해했다.

     2명은 서로 노려보았다.

     .......

     먼저 움직인 자는 용자.

     "미안, 나한테는 시간이 없다. 전력으로 가겠다."

     그에 마왕도, 옅은 미소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너,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거 바로 들켜버렸다고."

     .......

     .......

     "간다!"

     "흥!"

     용자가 검을 들었고, 마왕이 요격하려고 한 순간, 그것은 일어났다.

     

     펑!

     

     2명의 머리 위에서 워터볼이 터지는 소리. 두 사람은 동시에 머리부터 물을 뒤집어썼다. 이어서 "냉정해지라구요!" 라고 외치는 소리.

     다음 순간, 용자의 앞에 드래고닉 발큐리아의 금발소녀가 천천히 내려섰다.

     착지한 순간, 그녀는 마왕 쪽을 보았다.

     "마르게리타 언니, 베루루나루 씨, 거기 있는 머리 나빠보이는 마왕이라는 것을 잠시 붙잡아두세요."

     그 말에 한순간 입을 떠억 벌린 후, 자신이 바보취급 받았다고 눈치챈 마왕이 소녀를 향해 걸어가려 했지만, 그걸 뒷쪽에서 마르게리타와 베루루나루가 마왕의 양팔을 쥐며 말렸다.

     "베루 씨, 진정해!"

     "주인님, 왠지 재밌어보여요."

     이어서 소녀는 용자를 돌아보더니, 모든 것을 알아챘다는 듯한 눈동자로, 용자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에게 말했따.

     

     "사람 1명 분의 목숨이라면, 1명 분의 댓가가 적당하겠죠! 어서 제 목을 들고 가라구요!"

     

     그 말을 내뱉고서, 어린 소녀는 용자에게 등을 향하여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의 목덜미를 가리키며 용자에게 말했다.

     

     "여기부터 베어요. 부탁이니 아프지 않게 해요."

     

     어린 소녀의 말에, 세라믹스 군도 와란 군도 얼어붙었다. 그 소녀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하고서.

     잠깐동안의 정적 후, 와란 군에서 하늘을 진동시킬만한 외침이 일어났다!

     "바보 녀석! 에리스! 너 무슨 말하는 거냐!"

     "에리스 아가씨! 제정신인가요!"

     "너희들, 돌격한다! 여기선 에리스를 구해야만 한다!"

     와란 군은 분개하여 전진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그 앞에 레이디 블루그린이 내려섰다.

     "와란의 제군, 마음은 기쁘지만, 저건 아가씨의 의지다. 그만둬, 그만두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레베는 카타나블레이드를 빼어들고는 그걸 정면으로 들었다.

     그 기백에 압도된 와란 군은, 계속 불만을 말하면서도 멈췄다.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어 줬으면 해."

     라는, 레베의 말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었으니, 바보이면서 얼빠졌고 근성없는 용자님, 확 쳐버리라구요."

     에리스는 용자에게 등을 돌리면서도, 도발하는 것처럼 비난했다.

     

     용자는 에리스의 목덜미를 바라보았다. 구멍이 뚫어질 정도로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그곳에 집중할 수 없을까 하여 필사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자는 목덜미만을 바라볼 수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에게 등을 돌려서 목을 베라고 주저앉은 어린 소녀의 모습이 시야를 빼앗았다. 그 자그마한 등이 크게 보였다. 작은 등에는 각오가 서린 것으로 보였다.

     한편, 그녀의 목을 베려고 결정한 자신의 마음을 목졸라 죽이고 싶어졌다.

     .......

     "그래, 난 바보고 얼빠졌고 근성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 좋았을까. 마리오네타, 미안......"

     

     용자는 검을 떨어트렸다.

     검이 냉랭한 소리를 울리면서 용자의 발치에서 굴렀다.

     .......

     용자는 쥐어짜내듯이 에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에리스, 미안했다. 난 스카이캐슬로 돌아갈게."

     

     "합격."

     

     "어?"

     

     다음 순간, 눈물로 얼굴을 범벅이면서도 미소를 가득 지은 마리오네타가, 하늘에서 용자를 향해 떨어졌다.

     

     "그레이 님,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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