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1 슬슬 전쟁이라도 해볼까
    2021년 05월 17일 19시 46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108/

     

     

     

     마을의 시찰을 끝내고, 우리들은 일단 지아이성으로 돌아갔다.

     

     돌아와서 곧장 알현실로 가서는, 정렬한 전투직 길드멤버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옥좌로 향하고서 앉았다.

     

     리아나와 키라, 셰리도 알현실에 들어왔지만, 문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모두를 둘러보면서, 입을 열었다.

     

     "자, 시간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아이템박스에서 오랜만에 폭풍의 롱소드+9를 꺼내들어 검끝을 바닥에 대고서 양손으로 들었다.

     

     오리하르콘 특유의 희미하게 붉은 기미가 서린 금색 검을 손에 들고, 난 한쪽 입가를 들어올렸다.

     

     "가란 황국군은 준비를 끝내고 진군했다. 향하는 곳은 우리나라다. 녀석들은, 놀랍게도 겨우 10만, 20만 정도의 병사를 둘로 나눠서 두 마을을 동시에 함락시킬 셈인 듯하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검을 어깨에 올리고는 웃었다.

     

     "나의 나라를 이기려면, 나를 쓰러트리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그럼, 가란황국이 취할 선택지는 하나. 나를 이끌어내서 전군으로 날 죽인다. 그것밖에 없다. 이 성에는 도착할 수 없고, 우리들 전원과 싸운다는 선택지는 단순히 성대한 자살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어깨는 들썩였다.

     

     "뭐, 겨우 20만의 잡병에게 지는 일은 있을 수 없지만."

     

     내가 그리 말하자, 알현실에 미세한 웃음소리가 생겨났다.

     

     그 웃음소리가 사그라드는 것을 확인하고서, 난 다시 입을 열었다.

     

     "가란 황국군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풍속 80m의 허리케인 앞에 혼자 서 있는 촛불이다. 이제는 날아가버릴 뿐인 그 불을, 그냥 쉽사리 꺼버리면 아깝다고 생각하니 화려하게 꺼트려줄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알현실에 위세좋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환호성이 울리자, 검을 검집에서 빼어들었다.

     

     "자, 슬슬 전쟁이라도 해볼까."

     

     

     

     

     가란황국과의 국경.

     

     가란황국 쪽에서 본다면 산을 넘은 앞에 있는 에인헤랴르 쪽의 탁 트인 땅.

     

     산마루라는 점도 있어서 사람이 살지 않는 그 땅에, 가란황국군이 야영을 하고 있었다.

     

     장소는 호와레이의 영지에 가까운 장소여서, 코란우드까지 거의 하루만 남은 거리다.

     

     란브라스로 향하고 있는 쪽의 군은 아직 국경을 넘지 못했고, 코란우드로 향하는 군이 먼저 오늘의 진군을 끝내고 야영에 들어간 것이다.

     

     나는 일단 양쪽 군에 대해 선전포고를 해두려고 생각해서 왔기 때문에, 알기 쉽게 병사들의 앞에 등장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다.

     

     놀라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50명이라는 대가족으로 하늘에서 내려왔다.

     

     지면에 내려서자, 병사들 중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자들이 노호성을 지르며 검을 빼들었다.

     

     "저, 적습! 적습이다!"

     

     "뭘 멍하게 있어! 창 들어!"

     

     그런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고, 곧장 그 자리를 노호성이 지배했다.

     

     수만 명이라는 규모의 인간이 소리를 내며 정렬을 하려고 일제히 움직이는 것이다.

     

     공기가 떨리고, 대지는 지진처럼 우리들의 몸을 흔들리게 하였다.

     

     그 긴장된 분위기에, 나는 어째선지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어째서일까.

     

     그 게임 시절의, 길드 대항전을 떠올리게 하는 고양감이다.

     

     "나는 에일헤랴르의 국왕, 렌이다. 이 군의 사령관이 나왔으면 한다."

     

     조금 기다리자, 병사들 사이를 제치면서 수십 명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적이 기습을 걸려는데, 사령관이 일부러 모습을 드러낼 리가 없겠지. 무슨 일인가."

     

     한가운데에 선 기사는 낮고 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나를 보았다.

     

     나는 기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깨를 들썩이면서 입을 열었다.

     

     "안심해라. 기습이 아니라 선전포고다. 알고 있겠지만, 너희들은 우리나라를 무단으로 침공하고 있으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기사는 코웃음치며 얼굴을 들었다.

     

     "가란 황국의 영토를 짓밟으려고 먼저 이쪽에 병사를 보내 침략하려고 했던 것은 그쪽이다. 단순히, 대국인 가란 황국 쪽이 월등히 많은 병사를 모은 것 뿐....운이 나빴구만."

     

     기사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주변에 있는 붉은 갑옷의 기사들도 소리내어 웃기 시작하였다.

     

     그건 그렇고, 허술한 변명이지만 대의명분을 입에 담았구나.

     

     그렇다면, 이쪽은 이제 물러설 필요는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서 입가를 들어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결국, 아직 공격을 받지 않았는데 병사를 모아서 나의 나라로 침공하고 있다는 말이군. 그쪽이 말하는, 가란 황국을 침략하려 했던 군이란 것은 어디에 있나?"

     

     "변명은 그만둘까. 가란 황국이라는 대국에 싸움을 걸어놓고서는 그 상상 이상의 힘에 두려운 나머지 병사를 숨겨뒀겠지. 파렴치하게 피해자인 척을 하는 모양이다만, 그 정체는 단순한 겁쟁이다!"

     

     나는 기사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평행선이로군. 이쪽에서 보기에는, 가주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신발로 집을 더럽혀면서 이 집이 자기 것이라고 외칠 뿐인 불한당이다."

     

     나는 가란 황국군을 그렇게 단정짓고는, 검집에 들어있는 채인 롱소드의 검끝을 지면에 꽂아넣었다.

     

     "자, 그럼 예정대로 선전포고를 하지. 우리 에인헤랴르는 영토를 침략한 가란 황국군에 대해 전쟁을 개시한다."

     

     내가 그렇게 선언하자, 기사는 검을 든 채로 전진해왔다.

     

     나에게 향하여 천처히 거리를 좁히는 기사는, 검끝을 내 머리 높이에 맞추고서 입을 열었다.

     

     "바보냐. 무슨 느긋한 말을 하는 거냐. 본인이든 대역이든, 국왕을 자칭하는 사자를 살려서 보낼 리가 없지 않은가!"

     

     한가운데의 기사가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천천히 다가가자, 주변의 기사들도 검을 들고서 앞으로 나섰다.

     

     "겨우 100명도 안 되는 녀석들이다! 우리들을 따라 짓눌러버려!"

     

     기사 한 사람이 그렇게 외치자, 뒤에 서 있는 병사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직 빠르다. 개전은 내일 아침....그쪽의 준비가 갖춰지고 나서 상대해주겠다."

     

     "도주의 변명인가!? 뭘 하든 늦었다고, 용기사를 사칭하는 사기꾼아!"

     

     기사는 그렇게 외치고서 뒷쪽 발로 대지를 박차며, 단번에 나의 앞까지 달려나갔다.

     

     갑옷을 장비한 것 치고는 꽤 빠르지만, 신체강화된 단보다도 훨씬 느리다.

     

     나는 내 머리를 내리치려는 검날을 받아내볼가 하며 손을 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빠르게, 뒤에 있었을 터였던 세디아가 내 옆에 서서 기사의 검을 나이프로 튕겨내었다.

     

     "앗!?"

     

     기사가 놀라서 눈을 부릅뜨는 사이, 내 옆을 지나친 사이노스가 앞으로 나와서 칼을 위에서 밑으로 일직선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두터운 금속을 때리는 소리가 나면서, 기사는 갑옷 채로 몸이 두쪽이 나서 좌우로 갈라지는 듯이 쓰러졌다.

     

     그 광경을 보고, 이쪽에 달려오려고 했던 다른 붉은 갑옷의 기사들은 두 다리를 멈추었다.

     

     조금 전까지 이쪽을 유린하려고 다리에 힘을 주었던 병사들도, 두쪽으로 나뉘어 죽은 기사의 사체를 보고는 아무말도 못한 채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 조용함 속에서, 나는 검을 어깨에 올리며 입을 열었다.

     

     "싸우고 싶지 않은 자는 빨리 물러나. 내일 아침, 우리들은 다시 온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비상마술을 써서 하늘로 떠올랐다.

     

     내 행동에 맞춰서, 길드멤버들도 하늘로 떠올랐다.

     

     눈밑을 보니, 가란황국군 병사들은 모두 입을 연 채로 우리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