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5 곧바로 마을을 확장!
    2021년 05월 15일 19시 29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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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101/

     

     

     

     비리아즈의 쓴웃음 섞인 승낙을 받은 나는, 곧바로 세렌니아의 서쪽 성벽을 일부 파괴하기로 하였다.

     

     주민을 잠시 대피시키고, 높은 성벽을 올려다보았다.

     

     "낡았지만, 두께도 있고 높이도 있네. 재료에 미안하니까 날려버리지 말고 깔끔히 잘라내, 사이노스."

     

     "소인에게 맡겨주시오! 이런 것 쯤 스사삭 베어버려서 산산조각을 내버리겠소! 울어라 나의 오른팔 앤드 왼팔! 용왕백렬참!"

     

     뭐냐, 그 기술은.

     

     사이노스는 이상한 대사와 함께 검을 휘두르면서, 순식간에 성벽 밑까지 이동하였다.

     

     그리고, 내 눈으로도 아슬아슬하게 포착할지 어떨지 싶을 정도의 무서운 속도로 칼을 휘둘렀다.

     

     "이야아~!"

     

     마지막으로 사이노스가 괴성을 지르며 칼을 납도하자, 성벽이 직사각형으로 베어지더니 마을 바깥을 향해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져가는 성벽의 각도가 깊어진 순간, 마치 큐브 스테이크처럼 성벽이 조각조각났다.

     

     굉음과 함께 지면에 전해지는 지진같은 진동과 함께, 진행상황을 구경하던 이부 세렌니아의 주민에게서 놀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우리들의 눈앞에는 성벽이 사라진 풍경이 탄생하였다.

     

     그 성벽이 없는 공간의 폭은 50미터는 될 것이다.

     

     "좋아, 빨리 만들자구요?"

     

     디그니티는 상태를 확인하면서 그렇게 말을 걸었다.

     

     "먼저 성벽을 건설할 예정인 장소의 지반의 확인이다. 난 할일이 없겠구먼."

     

     대장장이인 카무리가 그렇게 말하며 미라를 보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마술사를 데리고 성벽건설 예정지를 보러 갔다.

     

     "이 부근부터 시작합니다~?"

     

     "좋아요~"

     

     미라가 현재의 성벽이 있는 부분으로 가서 이쪽을 돌아보며 확인을 구하자, 디그니티가 대답하였다.

     

     그리고, 성벽을 건설할 예정인 땅을 순서대로 지시하면서, 뒤를 쫓는 마술사가 토계열 마술인 샌드월로 새로운 성벽의 모양을 대략적으로 세워나갔다.

     

     그걸 보고, 카무리가 자기 얼굴을 양손으로 치면서 기합을 넣었다.

     

     "좋아! 해볼까!"

     

     카무리는 그렇게 말하고서 달려갔다.

     

     조금 지나자, 성벽은 마치 빨리감기를 한 것처럼 점점 늘어났다.

     

     "미, 믿을 수 없어...."

     

     "대, 대단해....이것이 영웅님들의 실력이네요..."

     

     그 광경을 보고 세렌니아의 주민들 뿐만이 아니라, 키라와 리아나도 감탄의 목소리를 내었다.

     

     뭐, 나로서도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니까. 이런 식으로 건축영상을 빨리감는 동영상을 본 일이 있었지.

     

     이대로 간다면, 성벽은 2시간 정도 되면 끝날 것이다. 지금은 저녁이니, 2시간이면 해가 떨어질 무렵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난 어떤 일에 생각이 났다.

     

     연락을 해야만 한다.

     

     "서니! 엘레노아한테 조금 늦겠지만 저녁식사까지는 돌아온다고 전해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서니가 수긍했다.

     

     "응. 저녁은 고기가 좋다고 전할게."

     

     "말하지 말라고, 그런 거."

     

     난 서니의 엇나간 대답에 불만을 말했지만, 그녀는 비상마술로 재빨리 날아가고 말았다.

     

     혼자서 끝말잇기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인데, 괜찮을까.

     

     내가 보는 동안 작아져가는 서니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리아나가 이쪽으로 걸어서 다가왔다.

     

     "저기, 엘레노아라는 분은 혹시....? 렌 님의 왕비님인가요."

     

     "음? 왕비는 없지만, 제일 오랫동안 내 옆에 있었고, 제일 내가 믿고 있는 존재라고나 할까."

     

     "그건 다시 말해서, 애인 분이라는....."

     

     "....글쎄. 애인이라는 단어에도 위화감이 있는데."

     

     사랑스럽기는 하다.

     

     그럼 부모의 마음이냐고 물어보면, 이쪽도 자식을 키워본 일이 없으니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인으로 삼는다는 발상은 지구에 있었던 내가 보기엔 위험한 감각이 느껴져서 복잡한 심정이 되고 만다.

     

     왜냐면, XX는 나의 부인, 이라는 농담을 캐릭터에게 말하는 꼴이니 웃긴 일이 아닌가.

     

     그래서, 정말로 자기가 만든 캐릭터와 결혼하게 된다면.....!

     

     "죄, 죄송해요. 쓸데없는 말을 해버리고 말았네요....저는, 그..."

     

     "음? 아, 신경쓰지 마. 여러가지로 정신이 든 기분이다. 고마워."

     

     난 그렇게 말하면서 리아나의 머리를 가볍게 손으로 어루만지고는 성벽으로 눈을 돌렸다.

     

     결혼 등등은 엘레노아에게도 물어보자.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이제 성벽도 다 되어가네요."

     

     성벽을 바라보고 있자, 뒤에서 세디아가 그렇게 입에 담았다.

     

     보아하니, 확실히 성벽은 외형이 거의 다 되었고, 마술사들은 이제 역할을 끝내고서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흠. 2시간도 안 걸렸나. 내일은 학교 건물을 지을 거지만, 이거라면 오후 쯤에는 애들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대장."

     

     "음? 뭔데?"

     

     소리난 쪽으로 돌아보자, 세디아가 얌전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우리들은, 대장을 창조신이라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주제넘지만, 우리들은 대장의 부하이면서 종복이고, 그리고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

     

     "그러니 대장은 대장의 마음대로 하세요. 우리들은 그에 따르겠습니다. 대장이 행복하다면,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세디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근심없는 얼굴로 활짝 미소지었다.

     

     그 이상할 정도의 헌신에, 나는 무심코 울어버릴 정도로 감동받았지만 그때 사이노스가 한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아, 경! 소인도 소인도!"

     

     "....고맙다고."

     

     가벼운 어조로 동의해온 사이노스에게, 난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해두었다.

     

     길드멤버들은, 내가 게임 안에서 단독 대규모 길드라는 시스템으로 만든 캐릭터들이다.

     

     이 세계에 와서 자아를 갖게 된 캐릭터들의 제멋대로의 행동에 불안을 가지는 일도 있었지만, 항상 멤버들은 나에게 충성심을 보여주었다.

     

     어딘가에서 그들에게 보답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결혼 이외에도,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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