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8 메아스의 순종
    2021년 05월 12일 22시 57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93/

     

     

     

     몸에 힘이 빠진 자와 울기 시작한 자도 있었지만, 일단의 환호성과 박수는 얻었다.

     

     뭐, 처음으로 쇼같은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정도면 되겠지.

     

     난 혼자서 그렇게 납득하면서 메아스의 대표들을 보았다.

     

     "자, 어땠을까. 납득이 안 되었다면 조금 더 대규모의 마술로 뭔가를 보여주도록 할 건데."

     

     "이제 충분하다. 이 이상 보게 되면 심장이 멎어버릴 듯.....아니, 죄송합니다. 신의 대행자님께 상당한 무례를..."

     

     지로모라는 긴장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깊게 숙였다.

     

     나라의 대표가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본 탓인지, 늘어선 병사와 주민들고 서둘러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모험가들에 이르러서는 이쪽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깊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기침하나 들리지 않는 조용함에 휩싸인 와중에, 카레디아가 자세를 고치고서 다시 무릎을 꿇었다.

     

     "송구스럽습니다. 마음의 어딘가에서 인정하지 못하고 있던 용기사라는 단어를, 이제야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카레디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떨리는 손을 지면에 대고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부터, 메아스는 용기사님의 국가인 에인헤랴르의 밑에 들어가서, 미력하나마 성심성의껏 부흥에 협력을...."

     

     "아, 속국은 되지 않아도 좋다고."

     

     카레디아의 말을 끊고서, 난 그렇게 말하며 핑클을 보았다.

     

     "앗차, 제가 아직 그 부분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말로 죄송합니다."

     

     핑클이 그렇게 말하자, 카레디아와 지로모라가 의아한 표정으로 핑클에게 눈길을 주었다.

     

     "렌 국왕폐하는 세계를 아우르는 국제동맹이라는 거대한 동맹을 결성할 셈입니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항공물류라는 상품의 운송방법도 계획하고 계십니다."

     

     "구, 국제동맹...?"

     

     "하늘을 난다니..."

     

     카레디아와 지로모라가 제각각 반응을 나타내었다. 역시 상인이 많아서 그런가, 메아스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곳저곳에서 놀람과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제연맹은 동맹에 가입하고 있는 국가끼리 협력하여 나라를 윤택하게 하자는 이야기다. 물론, 동맹에 가입한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면 다른 동맹국이 원조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 그건 다시 말해, 조금 전과 같은 마술에 의한 원호도...."

     

     "그래, 조금 전의 불회오리 정도라면 한번에 100단위로 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원이 갈 때는 기대해도 좋다고. 원군의 수는 적겠지만."

     

     "배, 백....군대 따윈 의미가 없겠군요....그것만으로도 메아스가 동맹에 들어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군을 축소하여 더욱 장사에 힘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메아스로서 최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카레디아의 중얼거림을 들으면서, 난 지로모라에게 얼굴을 향했다.

     

     "항공운송은 뭐, 언젠가는 되겠지. 어느 쪽이든, 가란 황국에 판 노예를 쓰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먼저 노예를 회수해 와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지로모라는 눈을 부릅뜨며 날 보았다.

     

     "...그래서 노예를? 하지만, 비상마술을 쓸 수 있는 인간은 적지 않을까요?"

     

     지로모라가 그렇게 묻자, 난 서니를 흘겨보았다.

     

     서니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메아스의 병사를 보고 입을 움직였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비상마술의 효과로, 무릎을 꿇고 있던 병사들의 일부, 거의 20명 정도가 일제히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병사들이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걱정마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지로모라는 고개를 상하로 끄덕였다.

     

     자, 다음의 설명도 하고서 빨리 동맹을...

     

     내가 그렇게 말하며 입을 열려던 그 때, 시야의 한쪽에 그 고양이수인이 상반신을 일으켰다.

     

     한쪽만 보이는 눈을 반쯤 뜨고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난 소녀에게 걸어갔다.

     

     "이름은, 앙리였던가?"

     

     내가 물어보자, 앙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널 저녀석의 제자로 들이고 싶다. 어때?"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사이노스를 가리키자, 사이노스는 무대 위에서 양손을 흔들며 어필하였다.

     

     앙리는 흔드는 사이노스를 바라보다가, 다시 날 올려다보았다.

     

     "싫은가?"

     

     내가 그렇게 묻자, 앙리는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저었다.

     

     꽤 담담하긴 했어도, 교섭은 성립되었다.

     

     그 S랭크 모험가 따위의 허가는 필요없다.

     

     "서니, 치료해줘. 상태이상도."

     

     "응."

     

     서니는 내 지시에 대답하고는 앙리의 옆에 다가가서 회복마술을 썼다.

     

     하얀 빛이 앙리를 옅게 감싸다가, 이윽고 사그라든다.

     

     그리고 그곳에는, 눈만이 아닌 보이는 피부 부분에 무수히 나있던 상처도 전부 말끔이 치유된 앙리의 모습이 있었다.

     

     전열에서 그 순간을 보고 있던 주민과 병사들은 숨을 멈추며 상처가 나은 앙리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

     

     앙리는 당분간 눈을 깜빡였지만, 양손을 눈앞에 들고 가서 피부를 보고, 그리고 양손을 자신의 눈 부근에 가져가더니 눈꺼풀에 손가락을 대었다.

     

     "....아."

     

     앙리는 쉰 목소리로 소리를 흘리더니, 자신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우....아, 아우....."

     

     어느 사이엔가. 앙리는 참지 못한 듯 목소리를 새어나오게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양손으로 얼굴을 뒤덮고서 우는 앙리를 보고, 주민들 중에서도 오열이 터져나왔다.

     

     "사이노스. 앙리를 부탁한다."

     

     "맡겨만 주시오, 경!"

     

     내가 사이노스에게 앙리의 돌봄을 말하자, 사이노스는 앙리의 옆으로 달려왔다.

     

     "본인은 사이노스라 한다. 오늘부터 너의 사부가 된다. 저곳에 있는 은색이 사형인 단이다. 사이좋게 지내라."

     

     사이노스는 생글생글 웃으며 앙리에게 그렇게 말했다.

     

     은색이라니, 단의 소개가 너무 대충이잖아.

     

     난 기분 좋아하는 사이노스를 보면서 어이없어한 후에, 메아스의 대표들을 돌아보았다.

     

     "자, 그래서 동맹의 이야기인데...."

     

     내가 그렇게 말하면서 대표들을 보자, 핑클, 카레디아, 지로모라 3명은 나란히 무릎을 꿇고서 고개를 숙였다.

     

     "용기사님의 기적, 확실히 보았습니다."

     

     핑클이 약간 목소리를 크게 내어 그렇게 말했다.

     

     "그 힘 뿐만 아니라, 저 상냥한 마음씨에 저희들은 크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여태까지의 무례, 부디 용서바라겠습니다."

     

     이어서 카레디아가 그렇게 말했다.

     

     "용기사, 렌 님. 렌 님은 원래라면 힘으로 세계를 마음껏 주무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렌 님은 구태여 저희들과 같은 시선에서 대화하며, 대등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 하십니다."

     

     그리고 지로모라가 그렇게 말을 하였다.

     

     지로모라의 말이 끝나자, 세 사람은 함께 고개를 들고서 날 올려다보았다.

     

     "부디, 동맹에 가입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카레디아가 그렇게 말하자 세 사람은 다시 고개를 깊게 숙였다.

     

     "대등이 아니라고. 불공평조약을 맺을 거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대표 3명은 고개를 들고서 굳어버렸다.

     

     핑클만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