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 메탈이터여 안녕히2021년 05월 10일 18시 23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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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드래곤의 미간에 다크미스릴제 스틸렛의 검끝이 싸늘하게 닿아있다.
스톰드래곤의 목덜미가 나긋나긋한 손가락으로 잡혀져서, 손끝이 역린을 파고든다.
블리자드드래곤의 꼬리가 사정없이 붙잡혀서, 샌드백같은 모습으로 매달리고는 옅게 빛나는 클로의 끝을 목덜미에 갖다댄다.
피닉스드래곤의 관자놀이를, 예쁜 손바닥이 악력기처럼 자비없이 쥐어서는 끼릭끼릭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4명의 드래고닉 발큐리아들.
"너희들, 삐땅한테 무슨 짓을 했어."
그곳에는 또 한 명. 울부짖으면서 칠흑의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는, 필사적으로 메탈이터를 찾는 소녀가 있었다.
삐땅은 미궁에 돌아가기로 하였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여러가지로 생각한 결론.
모험가길드에 가면 사용될지도 모르고, 공방길드에 가면 고용해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는 눈치챘다.
그런 것은, 그녀들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녀들과 지내는 시간이 사라진다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가슴이 아파온다.
저곳에 자신의 있을 곳이 사라지게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새로운 드래곤이 나타났을 때를 생각하면.
그래서 메탈이터는 미궁으로 향했다.
여태까지의 승리했던 인생...아니 마생을 가슴에 품고, 다시금 어둠속에서 잠들기 위해.
그런데 역시나 공격력0의 아둔한 마수. 심야에 에리스 일행의 집을 출발했었는데, 이른 아침에 순찰을 돌던 바즈 씨와 다그 씨에게 빨리도 걸려버렸다.
"오, 삐땅, 이른 아침의 산보냐?" 라고 말에서 내려와 삐땅에게 말을 거는 바즈 씨.
"오, 클레어는 없는 건가?" 라며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정을 물어보는 다그 씨.
두 사람은 평소처럼 거리낌없이 삐땅의 머리를 탁탁 두들겼다. 왜냐하면 그들은 수확제에서의 전우였으니까. 삐땅은 두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는, 알아달라는 듯 앞다리로 동쪽으로 가리켰다.
"뭐야, 외출이냐."
"그런가, 너무 보석상자들한테 걱정끼치지 말라고."
바즈 씨와 다그 씨는 삐땅을 어엿한 한사람으로서 대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순찰로 돌아갔고, 삐땅은 미궁으로 향했다.
이맘때의 백합의 정원과 크로스타운은, 전대미문의 큰 소란이 벌어졌다.
'삐땅을 찾아라'
이것이 두 마을에 내려진 지령. 그 중대함은 갑작스런 지령을 듣고 서둘러 에리스의 집에 찾아온 켄과 한나가, 에리스 일행의 표정을 보고 질문을 그만두고는 마을의 모두에게 임시 폐점을 지시할 정도의 것이었다.
후라우와 캐티는 삐땅 유괴의 가능성도 생각해서, 곧장 마도마로 모험가길드와 도적길드로 향했다. 삐땅의 위험함을 아는 두 길드는 재빨리 와란의 마을 및 교외에 길드멤버들을 수색하러 보냄과 동시에, 삐땅을 발견할 때까지는 마을의 점포 및 조업의 정지를 요청했다. 이것은 곧장 상인길드에도 전해졌고, 마리아는 평의회의장 권한으로 삐땅의 탐색 이외의 와란에서의 모든 활동을 정지시켰다. 네 마리의 용들도 제각각의 탐색능력을 살려서, 인간형이 되어 삐땅 탐색대의 멤버로서 길드멤버들과 함께 사방에 파견되었다.
그 날은 처음으로, 와란의 마을에 계엄령이 선포된 날이 되었다.
이럴 때 불쑥 돌아온 바즈 씨와 다그 씨. 두 사람은 이른 아침과는 다르게 마을이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인 것에 놀랐다.
"뭐야뭐야."
"무슨 일이 있었지!"
상황을 확인하려 하는 두 사람에게 누군가가 소리쳤다.
"와란의 보석상자의 마스코트, 삐땅이 사라졌다고!"
"삐땅이라면, 메탈이터인 삐땅 말인가?"
"따로 있겠냐 멍청아!"
숙련된 모험가인 두 사람은, 여기서 냉정하고도 올바른 행동을 취했다.
조금 지난 후, 바즈 씨와 다그 씨는 메탈이터인 삐땅을 탐색본부가 설치된 거리의 광장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그들은 삐땅과 만났던 장소에서 냉정하게 도면을 그려서, 삐땅을 발견한 것이었다.
삐삐하고 울면서 다그 씨의 옆구리에 안겨있는 삐땅.
탐새본부에서는 에리스 일행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아아~!"
울면서 삐땅을 끌어안는 클레어.
"바보야! 걱정했다니까! 정말 걱정했다니까!"
클레어 이외의 4명은 각각의 용을 분장시킬 때, 각각의 용에게서 삐땅이 사라진 기분도 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었다.
하지만 삐땅의 기분은, 아마도 은둔형 외톨이였던 에리스ㅡ에지와 클레어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이젠 상태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 사이 탐색에 나섰던 용들과 탐색대, 그리고 삐땅이 발견되었다고 듣고서 안도한 크로스타운의 주민들도 광장에 모여들었다.
삐땅은 곤란했다.
눈앞에서 정말 좋아하는 클레어가 소리높여 울고 있다.
도움도 안 되는 나를 위해 울고 있다.
삐땅은 곤란했다. 그리고 기뻐졌다.
그래서, 그만 클레어의 앞에서 고개를 들고 말았다. 클레어의 눈동자를 바라보려고. 적어도 클레어에게 자신의 기분을 전하려고.
클레어는 이제야 진정하였다. 그리고 화가 났다. 이 정말 멍청한 마수에게 불만을 늘어놓겠다며.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전해주겠다고. 그녀는 삐땅을 바라보며 불만을 말하려 했다.
"바보, 삐땅."
삐땅이 얼굴은 든 것과, 클레어가 얼굴을 삐땅에게 향하며 불만을 말한 것은 동시였다. 그리고 클레어의 입술이 삐땅의 코끝에 닿았다.
어라?
삐땅의 의식에 칠흑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의식이 칠흑에 물들기 시작하였다.
어라??
의식의 소용돌이가 점점 투명해졌다.
어라???
그리고 삐땅은 깨달았다.
"클레어! 날 광장의 비어있는 곳으로 던져! 이대로는 위험해!"
갑작스런 삐땅? 의 말에 당황하며 따르는 클레어. 하지만 그것은 던지는 것이 아니라, 상냥하게 놓는 것처럼. 그리고 노혀진 삐땅은 빛나면서 거대화하였다.
거기에 나타난 것은, 칠흑의 용. 누가 어떻게 보아도 용으로만 보이는 용이었다.
커다란 머리와 작은 앞다리. 묵직한 체구와 강인한 두 다리. 그리고 약속에 가까울 정도의 자그마한 등의 날개. 전신은 칠흑.
광장에 있던 모두가 그 모습에 경직되었다. 뭐냐 이 불길한 존재는 하면서. '사룡' 이라는 단어만 떠오르는 이 존재는 무엇인가 하면서.
칠흑의 용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용을 바라보는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움직이는 자가 단 한 명 있었다.
"삐땅?"
칠흑의 용에게 말을 건 자는 칠흑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
"음."
용은 자기가 무엇인지 모른다. 다만, 자기도 용이라는 것. 그리고, 눈앞에 칠흑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와 의식이 이어졌다는 것은 안다. 그 점이 기쁘다.
"어라, 클레어, 나랑 계약해줬구나. 고마워. 그런데 난 누구?"
"넌 메탈이터인 삐땅이었어!"
"음, 조금 다른 모양인데."
"왜 그래?"
"클레어, 머리에 뭔가 술식이 떠오르지 않았어?"
그렇게 듣고서야 클레어는 처음으로 알아챘다. 자신의 의식에 몇 가지의 술식이 떠올랐다는 것을.
"이것도, 드래고닉 발큐리아의 술식이려나?"
"내가 용이라면 그럴지도. 그보다, 어째서 난 지금까지 메탈이터였지."
"글쎄 왜 그랬을까."
"뭐 세세한 일은 됐어, 클레어."
"넌 삐땅으로 부르면 되지?"
"응, 난 삐땅이야, 클레어."
칠흑의 소녀와 칠흑의 용과의 대화에, 다른 자들은 완전히 제외되었다.
칠흑의 세계에서 투명하게 물드는 공기.
그런데, 그곳에 탐색에서 돌아온 다른 용들이 안색을 바꾸면서 각각의 계약자를 지키려고 앞에 섰다.
"에리스, 이 녀석은 위험해."
"레베, 먼저 도망쳐."
"캐티, 여긴 일단 물러나라고."
"후라우, 리셋보디를 쓸 테니까, 내 등에 타!"
네 명의 드래고닉 발큐리아에게 든 공통된 의문은, '왜?'
그 의문에 네 마리의 용이 대답하였다.
"저 녀석은 피카레스크드래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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