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78 핑클의 친가로 GO!
    2021년 05월 09일 16시 32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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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81/

     

     

     

     메아스의 수도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반인같은 태도로 거리 안에 섞여들었다.

     

     메아스의 수도는 상거래가 제일 활발한 경제대국인 만큼, 지금까지 보았던 도시들 중에서 제일 번화한 모습이었다.

     

     여러 상품이 늘어서 있고, 노점같은 판잣집에서는 노예도 팔고 있다.

     

     이거라면 눈에 띄지 않고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폐하, 너무 눈에 띄지 않겠습니까."

     

     핑클이 내게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뒤로 돌렸다.

     

     따라서 돌아보니 그곳에는 백은의 중기사가 서 있었다.

     

     미스릴 장비를 몸을 두른 단이다.

     

     누구냐, 이 녀석을 데리고 온 사람.

     

     "....뭐, 어쩔 수 없지. 남몰래 메아스의 대표와 접촉하려고 생각했지만, 당당하게 뛰쳐들어가기로 하자."

     

     "뛰쳐들지 말아주십시오."

     

     농담이 안 통하는 남자다.

     

     핑클의 안내에 따라, 우리들은 마을의 바깥까지 걸어갔다.

     

     "제일 가장자리에 거성이 있는 건가?"

     

     "성은 아니지만요. 메아스는 인멘스타트 제국과 마찬가지로 동쪽 끝과 인접한 나라입니다. 동북부가 메아스고, 동남부가 제국이지요. 그래서 중요한 거점은 외국의 침공을 받기 어려운 동북부에 모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뭐 실제로 공격당하면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흠....그러고 보니 바다와는 맞닿아 있나? 내 쪽은 깊은 숲이 가로막고 있어서, 우리들이야 괜찮지만 일반 어부는 바다로 나갈 수가 없다."

     

     "북동쪽의 일부가 해안입니다. 렌브란트 왕국의 남부에도 바다와 닿아있는 곳은 있습니다만, 꽤 좁습니다. 가장 바다와 많이 닿아있는 곳은 인멘스타트 제국이고, 반대로 바다에 닿지 않은 곳이 가란 황국입니다."

     

     "흐음....외해로는 나가봤나?"

     

     "외해에 나간 자는 있습니다만....돌아온 자는 없다고 합니다. 바다 저쪽에는 뭐가 있는 것입니까?"

     

     "글쎄....또 대륙이 있던가, 한바퀴 돌아서 가란황국의 반대편인 심연의 숲에 도착하던가..."

     

     "예?"

     

     나는 지극히 일반적인 대답을 하였을 텐데, 핑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바라보았다.

     

     설마, 천동설과 지동설에 대해 이야기해줘야만 하는가.

     

     내가 고민하고 있자, 핑클이 앞을 보며 소리내었다.

     

     "아, 저곳입니다."

     

     핑클이 신경쓰지 않은 채 그렇게 말하며 가리킨 방향을 보자, 그곳에는 대저택이 지어져 있었다.

     

     "음? 저것이?"

     

     내가 그렇게 묻자, 핑클은 말없이 끄덕였다.

     

     아니, 저건 박물관이잖아.

     

     방이 몇 개나 있는거냐고.

     

     "....너, 정말로 왕자였구나. 아니면 운영체제 메이커의 사장 아들인가?"

     

     "무슨 말씀이신가요?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만...."

     

     "아니, 꽤 커다란 저택이어서 놀란 것 뿐이다."

     

     "....성에 거주하는 분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 그것도 그런가."

     

     내가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핑클이 어깨는 으쓱이고는 대저택으로 향했다.

     

     박물관에는 경비원이 있는 법이지만, 핑클의 친가에는 병사가 4명 서 있었다.

     

     "...어, 핑클 님!"

     

     그 중 한 사람이 핑클을 눈치채고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핑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동자세를 취한 네 명을 바라보았다.

     

     "당주는 있는가?"

     

     "예! 로몬트 님은 저택에 머물고 계십니다!"

     

     핑클은 자기 친가라는 점도 있어서, 아무 리액션도 없이 커다란 저택의 문을 지나쳐서 안으로 들어갔다.

     

     무채색의 기조인 시크한 통로를 지나서 어떤 커다란 외문의 앞에 핑클이 멈춰섰다.

     

     "여기입니다."

     

     핑클은 내게 그렇게 말하고는, 한순간 움직임을 멈추고는 문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문을 노크하였다.

     

     "핑클입니다."

     

     핑클이 그렇게 말하자, 문은 안에서 천천히 열려졌다.

     

     방의 안에는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집무용 탁자가 있었고, 그 탁자를 건넌 저편에 커다란 등받이의 의자에 앉은 60대 정도의 검은 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얼굴이 여위고 안색 나쁜 노인이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전부 뒤로 쓸어넘기고 있었으며, 그의 안광은 예리하여 힘이 담긴 눈이었다.

     

     남자는 탁자 좌우에 젊은 두 여자를 세워두고 있었다.

     

     검은 양복같은 옷을 입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다.

     

     아마도, 비서 겸 호위일 것이다.

     

     "지금 돌아왔습니다, 아버지."

     

     핑클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자, 아버지라고 말한 남자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 돌아왔다. 네게는 물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다...그런데, 거기 분들은 누구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우리들에게 시선을 보내고는 순서대로 관찰하는 듯한 눈길을 보내었다.

     

     그리고, 제일 안쪽에 서 있던 단을 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과연, 소문의 용기사님, 이라는 거군."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라?

     

     단을 용기사라고 생각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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