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7 얼빠진 랜드드래곤
    2021년 05월 02일 01시 00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94/

     

     

     

     "잠깐 영문을 모르겠는데요....."

     랜드드래곤은 혼란스러워하였다.

     그의 눈앞에 사냥감이 나타난 것은 조금 전의 일.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사냥감을 여태까지처럼 통재로 삼켜버리겠다며, 그 거체에 어울리지 않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덮쳐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최고경도를 자랑하고 있었을 비늘이 벗겨지고, 꼬리를 잃고, 사지의 관절이 산산조각나서 지면에 누운 상태에서 얼음에 휩싸였다.

     눈앞에는, 평소였다면 간단히 삼켜버렸을 인간 아이가 그의 오른눈에 스틸레토를 들이대고 있었다.

     "자, 대화를 해볼까."

     금발의 소녀가 띄우는 사악한 미소를 보고, 랜드드래곤은 수백 년 만에 공포를 느꼈다.

     

     이것은 다섯 명이 랜드드래곤과 만나기 조금 전의 이야기.

     후라우와 캐티의 정보를 추려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랜드드래곤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그러한 마수는 원래 뭔가의 명령을 누군가에게서 받는 일이 많은데, 랜드드래곤에게 사람을 공격하라고 명령한 자나 그 목적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에리스는 생각하였다.

     어쩌면, 악마의 미궁 끝에 있었던 악마 간부처럼, 정화의 대상이 되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무언가의 의지에 속박된 채 그 장소에 머물러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랜드드래곤에게 지능은 있을까?"

     에리스가 질문하자 후라우가 떠올랐다는 듯 대답했다.

     "신화나 구전에서, 드래곤은 인간 이상의 지능이 있다고 전해져오고 있네요. 다만, 실물은 본 일이 없지만요."

     "마르스필드 상급미궁 중 하나, 빙설룡의 미궁에 나오는 빙설룡은 인간의 말을 한다고 한다냐. 뭐 '죽어' 라던가 '각오해' 만 한다지만 말이다냐."

     흐음~

     "왜 그래 아가씨, 또 뭔가 계획하고 있니?"

     레베의 물음에 대해, 에리스는 모두를 불러서 몰래 설명하였다. 악마의 미소를 띄우는 다섯 명.

     

     "이 부근이다냐."

     그곳은 전망 좋은 구릉지대. 길다운 길이 없어서, 캐티가 없었다면 나아가는 방향도 모르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은 특징없는 땅. 다섯 명은 마도마를 치우고서 캐티와 에리스의 선도로 걸어갔다.

     땅을 밟고 풀을 스치는 소리가 바람에 실린다.

     "찾았다."

     제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에리스. 마침 바람을 받는 쪽이어서 그런지, 랜드드래곤은 에리스 일행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누구야, 크기가 50비트라고 한 사람은."

     클레어가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랜드드래곤은 머리가 10비트, 몸이 50비트, 꼬리도 50비트. 전장 110비트 정도. 인사은 그야말로 뿔이 돋아난 도마뱀 괴물. 그 몸은 황토색 비늘에 뒤덮였고, 윗턱 아랫턱에 제대로 이빨이 돋아나 있다. 꼬리 끝에는 야자열매처럼 부풀어올랐고, 거기에서 창같은 침이 몇 개 돋아나 있었다.

     "그럼, 계획대로 해볼까."

     에리스는 항독의 목걸이를 해방시켰다. 인연의 팔찌의 효과로, 항복의 효과가 전원에게 나누어졌다. 그렇게 다섯 명은 랜드드래곤을 향해 달려나갔다.

     

     캐티가 랜드드래곤의 앞에 뛰어들더니, 콧등을 브레이브 릿퍼로 찢어발겼다.

     캐티에게 정신이 팔린 랜드드래곤은 일단 캐티에게 몸통박치기를 시도하였지만, 그걸 피하는 캐티.

     몸통박치기를 피하자 자세가 무너진 랜드드래곤의 꼬리에, 후라우의 핼버드, 레베의 카타나에 의한 2회공격, 클레어의 윈드블레이드가 연이어 쏟아졌다.

     꼬리를 절단당해버린 랜드드래곤은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그 속도를 활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비틀거리며 방향을 바꾸는 랜드드래곤의 콧등을, 다시금 캐티의 클로가 긁는다. 아픔을 참으면서 다시 돌진하여 인간들을 덮치는 랜드드래곤. 하지만 갑자기 오른쪽 뒷다리가 말을 듣지 않게 되어서 오른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원인은 에리스의 스틸레토. 그녀는 랜드드래곤의 그림자로 이동하여 재빨리 오른뒷다리에 대미지를 입힌 후, 뒷쪽에 진치고 있던 클레어의 그림자로 뛰어들었다.

     쓰러진 랜드드래곤의 오른뒷다리의 관절을 깨부수는 후라우, 왼앞다리의 관절을 베어버리는 레베, 왼뒷다리의 관절에 발큐리아 랜스를 때려박는 클레어.

     그오오오오옹!!!

     마지막으로 다섯 명에게서 빙결을 받은 랜드드래곤은 몸의 자유를 빼앗겼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수백년 만의 패배였다.

     

     "자, 대화를 해볼까."

     금발의 소녀가 스틸레토를 대지룡의 오른쪽 눈에 들이대면서 용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그러자, 용은 다섯 명의 의식에 직접 말을 걸었다.

    [잠깐 영문을 모르겠는데요.]

     오, 의외로 싹싹한 녀석이구나. 라고 에리스ㅡ에지는 판단했다. 그리고 에리스는 대화를 이어나간다.

     "죽고 싶지 않으면 질문에 대답해. 이 스틸레토, 맞으면 4분의 1의 확률로 즉사하니까."

     "혹시, 그 다크미스릴재질의 스틸레토에는 광신이 부여된 거야? 아, 싫어, 진짜잖아요!"

     랜드드래곤이 스스로 감정해 본 모양이다. 지력이 높다는 것도 수긍이 간다.

     "알아줘서 기뻐. 그런데, 어째서 넌 여기서 인간을 습격하는 거야?"

     "어쩔 수 없잖아, 마왕의 제약인걸. 나도 맛없는 인간 따위 먹고 싶지 않았다고."

     에리스는 생각했다.

     "마왕이라니, 언제적 이야기야?"

     "한~참 옛날 이야기인데."

     "그거, 이미 끝나지 않았어?"

     에리스는 클레어에게, 전의 신마전쟁기록에 대한 설명을 랜드드래곤에게 해주도록 지시하였다.

     "이전의 신마전쟁은 300년 정도 전에 일어났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그 때는 용자가 승리하고 마왕은 다른 세계로 날아가버렸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랜드드래곤이 당황하였다.

     "어, 혹시 신마전쟁, 끝나버렸어? 나, 어쩌면 수백년 동안 헛일한 거야?"

     "당시의 주전장은은 지금의 마도도시 위즈덤이었으니, 이 부근에서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아서 몰랐던 것이 아닐까."

     랜드드래곤의 질문에 클레어가 정중하게 대답해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침울해하는 랜드드래곤. 사지가 부숴지고 빙결상태가 되어 침울해진 랜드드래곤의 모습을 보고, 다섯 명을 연민을 느끼고 말았다.

     "저기 랜드드래곤, 넌 사람을 먹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어?"

     만일을 위해 레베가 랜드드래곤에게 확인해보자, 그는 대답했다.

     "우리들은 공기 중의 마소와 태양광을 먹고 살아가. 입으로 먹는 것은 심심풀이 정도라고."

     에리스는 생각했다.

     "예를 들면, 그 입에 리본같은 것으로 묶어두어도 문제없다는 뜻?"

     "그래. 난 전투 이외로는 거의 입을 열 필요없는걸~"

     랜드드래곤은 계속 말했다.

     "뭐, 여기까지 당해버리면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네. 아프니까. 어이, 싹둑 해버리라고."

     에리스는 그때 제안하였다.

     "저기, 패배를 인정하였다면 너 우리 동료가 되지 않을래?"

     이 제안에는 네 명도 놀랐다. 하지만 에리스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 이어말했다. 현재, 새로운 신마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용자와 마왕은 대략 누구인지 예상이 간다는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일은, 그런 두 사람의 싸움에 휘둘릴 수 있겠느냐는 것.

     "우리들과 함께 가서, 용자와 마왕을 갖고 놀아보지 않을래?"

     "그건 재미있어 보이지만, 인간들이 날 받아들여줄까?"

     "그건 괜찮지 않을까. 삐땅도 받아들여줬으니."

     "삐땅이라니 그게 뭔데?"

     "메탈이터."

     "실화냐."

     "실화야."

     에리스와의 대화로 랜드드래곤은 생각했다. 그 누구나 싫어하던 메탈이터가 인간들에게 받아들여졌다고? 그것도 삐땅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고? 확실히 여기에 있어도 따분할 뿐이었다. 시험삼아 염원해 보니, 마왕의 제약(기어스)도 사라져 있다. 여기선 엔조이하고 해피한 라이프가 정답인가.

     "알았어, 따라갈게. 복종의 인장을 찍고, 입은 묶어도 상관없고, 고리의 독선도 잘라버려 줘."

     "교섭성립. 그리고 복종시킬 셈은 없지만, 인간은 습격하지 말아야 해."

     에리스는 랜드드래곤에게 완전회복을 걸었고, 그 후 레베가 독선만 잘라내어 클레어가 그걸 불태우고 말았다.

     에리스 일행은 랜드드래곤을 데리고 일단 와란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어촌의 위협이 사라진 일을 보고하려면 실물을 데리고 돌아가는 게 제일 좋다.

     "입을 묶어두기에도 뭣하니까, 이렇게 하자."

     다섯 명은 제각각의 리본으로 랜드드래곤의 뿔에다 리본을 매어두었다. 다섯 뿔을 다섯 색깔의 리본으로 물들인 랜드드래곤. 초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는 그 모습을 약간 마음에 들어하고 말았다.

     "그럼, 사이가 좋아졌다는 뜻으로 내 등에 올라타."

     이렇게 다섯 명은 랜드드래곤에 타서 와란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클레어는 랜드드래곤의 좋은 승차감을 질투하여 새로운 골렘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에리스에게 혼난 것은, 나중의 이야기.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