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55 최고위 모험가 파티
    2021년 04월 25일 09시 00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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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57/

     

     

     

     렌브란트 왕국의 서부지방.

     

     비리아즈 백작이 다스리는 이 영토에서 제 2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도시, 란브라스.

     

     그 모험가길드는 유례없이 번화한 모습이었다.

     

     물론, 내가 길드를 방문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모험가의 정점인 S랭크 모험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길드의 한쪽 구석에 모여든 모험가들을 곁눈질하면서, 텅 비어버린 접수대로 향했다.

     

     접수에는 평소대로 두 접수원이 서 있었다.

     

     붉은 머리의 접수원이 미리아, 녹색 머리의 접수원이 란이다.

     

     "아, 렌 씨!?"

     

     접수대에 다가가자, 미리아가 날 눈치채고 이름을 불렀다.

     

     "오랜만이야."

     

     "오랜만이에요! 근데, 그게 아니라!? 이상한 소문이 흘렀는데요, 렌 씨가 신의 대행자인 용기사님이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다던가 뭐라던가......"

     

     "오오, 벌써 그런 소문이 돌고 있나."

     

     "그래요! 그래서, 지금 란브라스에 S랭크에 오른 최강의 모험가 파티, 백은의 바람 여러분들이 오셨는데요, 리더인 브륜힐트 님이 렌 씨의 소문을 듣고 그라드 촌 쪽으로 향했단 말이에요!"

     

     "어, 어어. 일단 진정해. 진정하고 얘기해."

     

     미리아는 내 말을 듣고 심호흡한 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 진정했어요. 그래서, 그 소문을 들었을 때 저도 렌 씨를 찾아서 란브라스의 숙소를 돌았지만 찾을 수 없어서...렌 씨는 어디에 계셨나요?"

     

     "심연의 숲."

     

     "네!? 심연의 숲은 왕국군 조차도 개척하지 못했던 마의 숲이에요! 괜찮았던 건가요!?"

     

     "나한테는 든든한 동료가 있으니까."

     

     "그, 그렇네요. 아, 그러고 보니 여러분, 평소와는 다른....."

     

     미리아는 미소짓고 그렇게 말하며 나의 등뒤를 보더니, 조용해졌다.

     

     그리고,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의 미리아가 날 천천히 돌아보았다.

     

     "브, 브륜힐트 님이에요. 브륜힐트 님이 계세요."

     

     "알고 있어. 내가 데리고 왔으니."

     

     "저, 저기.....그럼, 역시 소문의 용기사 님이라는 것은...."

     

     "나겠지."

     

     "나, 나라를 건국하셨다는 것은...."

     

     "에인헤랴르라는 이름이다. 그라드 촌의 안쪽에 성을 건설했지. 지금은 그라드 촌을 번화가로 만드는 도중이다."

     

     "하, 하하....이제 뭐가 뭔지...."

     

     내 대답을 듣고, 란이 당황하면서 메마른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 때, 길드 안쪽의 테이블에 모여들었던 모험가 중 한 사람이 소리를 내었다.

     

     "어, 어이. 브, 브륜힐트 공이다."

     

     "어? 벌써 그라드 촌에서 돌아온 건가?"

     

     브륜힐트를 눈치챈 모험가의 소리와 함께, 길드 안의 시선이 브륜힐트에게 모였다.

     

     "브륜힐트, 돌아왔네."

     

     그런 여자의 목소리가 나더니 모험가의 인파가 좌우로 나뉘어지면서, 의자에 앉은 세 여자가 드러났다.

     

     긴 금발과 금색 눈동자를 한 자그마한 여자, 어깨까지 오는 푸른 머리카락의 여자와 갈색 더벅머리의 장신의 여자 이렇게 세 명이다.

     

     금발금안의 여자는 붉은 로브를, 푸른 머리의 여자는 흰 로브의 위에 붉은 재킷을, 갈색머리의 여자는 짙은 갈색 옷 위로 붉은 경장갑을 걸치고 있다. 모두 상당한 미녀다.

     

     세 명은 브륜힐트의 모습을 확인하자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어때? 소문의 용기사님은 있었어?"

     

     "있을 리가 없잖아."

     

     "어라? 브륜힐트, 조금 바뀐 듯? 아, 머리카락이 왠지 찰랑찰랑한데?"

     

     세 사람은 브륜힐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제멋대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브륜힐트는 쓴웃음을 지으며 세 사람을 돌아보더니, 어딘가 후련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왜냐면, 용기사님의 성에서 대단한 목욕탕에 들어갔었어. 머리를 씻기 위한 유액같은 거품나는 액체가 있어서....."

     

     브륜힐트의 말을 들은 세 명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브륜힐트를 추궁했다.

     

     "용기사를 만났어!?"

     

     "용기사님의 성의 목욕탕에 들어갔다!?"

     

     "그 유액은 뭔데!?"

     

     세 명에게 추궁당하면서 질문공세를 당하고 있는 브륜힐트를 제쳐두고, 나는 이쪽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모험가의 인파 속에서 아는 얼굴을 보고 가볍게 손을 들었다.

     

     "여어, 월프. 오랜만이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수염을 한 거한이 무뚝뚝한 얼굴로 이쪽에 걸어왔다.

     

     "어, 어째서 네가 브륜힐트 공과 나란히 길드까지 온 거냐? 설마, 정말로 네가 소문의 용기사님이라던가?"

     

     "그 소문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나라라면 만들었다고."

     

     내가 그렇게 고하자, 월프는 턱에 손을 대며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진짜냐고, 난 대행자님께 그런 실례되는 짓을..."

     

     "신경쓰지 마."

     

     "신경쓰인다고!? 아, 아니, 쓰입니다만?"

     

     월프는 영문모를 대답을 하며 날 보았다.

     

     나는 어깨를 움츠려보이고는, 월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지금은 번화가를 만들고 있어. 모험가길드도 만들 예정이니, 완성되면 오라고?"

     

     "아, 가, 가도록 하겠습니다...아니, 마을을 만드는 거냐!?"

     

     내가 월프에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접수대 쪽에서 타다닥하는 커다란 소리가 났다.

     

     보아하니, 미리아가 반짝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접수대를 뛰어넘어 이쪽에 오고 있었다.

     

     "길드 직원으로 입후보할게요!"

     

     "음? 그건 기쁘지만, 모험가길드의 인사는 본부에서 정하지 않아?"

     

     "길드마스터에게 강제로라도 인정하게 할 거에요! 새로운 모험가길드가 생겼을 때 길드마스터의 추천이 있으면 거의 허가가 내려올 테니까요!"

     

     "호오, 그랬던가. 그럼 나도 전해둘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리아는 뛰어오르며 기뻐했다.

     

     즉시 내 번화가의 인구가 두 명 늘어난 모양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뻐하는 미리아를 바라보며 자연스레 미소짓던 나에게 브륜힐트 일행이 다가왔다.

     

     "저기, 렌 님. 제 파티멤버를 소개해도 괜찮을까요?"

     

     브륜힐트가 나에게 그렇게 말하자, 근처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월프와 미리아가 눈을 접시처럼 둥글게 만들었다.

     

     하지만, 브륜힐트의 뒤에 서 있는 세 명은 한결같이 의혹의 눈초리를 내게 보내고 있었다.

     

     "...용기사님. 정말 실례이지만, 용기사님은 모험가라고 하시던데...."

     

     금발의 여자가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래, 지금은 B랭크다. 이름은 렌이라고 해. 잘 부탁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금발 여자의 눈매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옆에 선 짧은 갈색머리의 여자가 입가를 비틀며 팔짱을 꼈다.

     

     "정말이라면 송구스러운 이야기겠지만,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용기사를 자칭하는 가짜가 여러 명 나타났었지. 뭔가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어?"

     

     "자, 잠깐! 무슨 말투야!?"

     

     갈색머리의 말투에, 브륜힐트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소리쳤다.

     

     나는 살기를 드러낸 서니와 이오를 오른손을 들어 제지하고는, 브륜힐트의 뒤에 있는 세 사람을 보았다.

     

     "어째서 내가 일부러 설명해줘야 하는 건가? 내가 너희들에게 용기사라는 걸 믿으라고 말했었나? 그보다, 이쪽은 이름을 댔으니 그쪽도 이름을 대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갈색머리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내 얼굴을 모른다니? B랭크의 모험가라면 S랭크의 모험가정도는 기억하지 그래."

     

     "흐음. 그건 미안했다. 하지만, 나도 모험가가 된 후로 1주일밖에 안 되었다. 의뢰도 받지 않았고 말야. 다른 모험가의 이름을 기억할 시간이..."

     

     "놀리지 마! 1주일 만에 B가 될 리가 없잖아!? 모험가를 무시하지 마라!"

     

     내가 사정을 설명하려 하자, 갈색머리의 여자가 완전히 격노하였다.

     

     분노 게이지가 끝까지 차올랐는지, 이쪽에 뛰어들 것 처럼 앞으로 숙인 자세가 되었다.

     

     "자 스톱. 이 이상은 손이 아니라 말만 해도 죽입니다?"

     

     라며,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된 순간,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라그레이트가 나와 브륜힐트 일행 사이에 끼여들었다.

     

     라그레이트의 그 행동에 서니가 남몰래 주먹을 쥐고서, 엄지만 밑으로 내렸다.

     

     "아니, 죽이지 말라고. 일단 참아."

     

     나는 분노로 타오르는 라그레이트에게 그렇게 못박아두었다.

     

     내 나라가 될 예정의 토지에서 섣불리 날뛰면 위험하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갈색머리의 여자가 앞으로 나왔다.

     

     "뭐야, 이 꼬마...지금의 나에게 쓸데없는 말을 해버리면."

     

     "적당히 해!"

     

     갈색머리 여자가 라그레이트에게 분노를 향하려던 때, 얼굴이 새하얘진 브륜힐트가 이번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고함을 쳤다.

     

     브륜힐트는 갈색머리 여자의 머리를 한손으로 쥐고서 강제로 밑으로 향하게 하여, 나에게 깊게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 나쁜 뜻은 없었어요! 그냥 입이 험할 뿐이고...!"

     

     "뭐 좋아. 그래서, 네 파티멤버의 이름은..."

     

     내가 온화하게 말하던 그 때, 갈색머리 여자가 브륜힐트의 손에서 빠져나오며 고개를 들었다.

     

     "뭐, 뭐가 너냐!? 이제는 용서 못 해! 나와 승부해라!"

     

     갈색머리 여자는 분노에 몸을 떨면서 그렇게 외쳤다.

     

     금발 여자와 푸른머리의 여자도 관찰하는 듯한 눈매로 일의 진행상황을 지켜보았다.

     

     아니, 그만두라고.

     

     그리고, 결국 너희들의 이름을 모르는 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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