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4 깨어나지 않아
    2021년 04월 24일 22시 12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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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124/

     

     

     

     "쏴라~!"

     

     하지만, 그 외침은 굉음에 묻혀 사라져 버렸다.

     무기.....총에서 나온 총알이 골렘에 쏟아진다.

     

     총이라도 해도, 이쪽의 총은 긴 철제 대롱에 담긴 공을 제각기 가진 마법의 힘으로 쳐서 나오게 하는 것이다.

     정확도는 그다지 좋지 않고 위력은 개개인의 마법력에 좌우되지만, 총은 사용자가 많은 불마법과 상성이 좋다.

     하지만, 마법 쪽이 쓰기 편하기 때문에 연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총알이 골렘에 박혀서 생긴 흙먼지와 총에서 나온 수증기가 주변을 뒤덮어 가렸고, 굉음이 난 후 갑작스런 정숙 속에서 완만한 밤바람이 불었다.

     골렘은 단순한 흙덩어리가 되어버렸다.

     아니, 천천히 흙이 움직인다.

     작은 흙의 한알 한알이 자력에 이끌린 사철처럼 모여들어서, 다시 골렘의 모습이 되었다.

     

     에리비라가 있던 부근에는 커다란 알 모양의 혹이 생겼는데, 그녀들은 그 안에서 두꺼운 흙벽에 지켜지고 있었다.

     

     "다음!"

     

     날카로운 호령소리가 들리자, 총이 교환된다.

     총이라고는 해도, 단순한 철대롱에 불과하다.

     총알은 한 발씩 장전해야만 하고, 제철기술이 낮기 때문에 몇 번이나 쓰게 되면 휘어지게 된다.

     거의 실전에서 쓰이는 일이 없는 것이다.

     눈썹을 찌푸리며 그걸 바라보던 학생들도, 이런 것은 처음 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총이 들린다.

     정확도는 좋지 않지만 이만큼 큰 목표를 빚맞힐 리도 없다.

     골렘은 수복되었지만 그것도 에리비라의 마력이 지속되는 한이었고, 지구전이 되면 그녀에게 승산은 없다.

     

     "자, 잠깐!? 새언니가 다치면 어쩌려고!!"

     "베로네제 양, 안 돼요! 위험해요."

     

     달려들려고 하는 글로리아를 리제트가 말린다.

     

     "하지만 하지만!"

     "쏴라~!"

     

     다시 굉음!

     그리고 처음과 같은 일이 반복된다.

     골렘은 더욱 알을 지키는 형태로 변해나갔다.

     

     "다음!"

     

     세번째 총이 교환된다.

     

     "안 돼~!!"

     "그만두세요!!"

     

     글로리아의 목소리를 없앤 것은, 분노가 담긴 제지의 목소리.

     그걸 낸 사람은, 한 명의 수인 메이드.

     검은 롱 드레스에 덧입은 하얀 에이프런이 더욱 눈에 띈다.

     메이드 캡에서 삐죽 나온 귀가, 부드럽게 흔들린다.

     

     "안됨다! 안됨다."

     "안~돼~요!"

     "정말~! 저희들이 혼~나~요~"

     

     허리에는 에다가, 양팔에는 라우라, 이르마가 달라붙었지만 그 걸음은 멈춰지지 않았다.

     

     "그녀들을 조금이라도 상처낸다면, 내가 절대로 용서 못할 테니까!!"

     

     온몸으로 화를 내는 세 명을 질질 끌면서 나온 메이드는.....변장한 그대로인 레티시아였다.

     글로리아와 리제트가 입을 떡 벌리며 그녀를 보았다.

     

     엉망진창인 골렘의 알모양의 부분이 무너지고, 에리비라와 레티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째서 나와버린 건가요!?"

     "어째서 나온~!?"

     "왜~ 나와버렸어요!?"

     "정말! 숨으라고 말했었는데!"

     

     글로리아, 에리비라, 레티시아의 모습을 한 마리온, 리제트가 동시에 말했다.

     아니 정말로, 어째서 나와버린 거야?

     

     "이런 짓을 그냥 놔둘 수 있을 리 없잖아!"

     "하지만ㅡㅡ아니 하지만, 괜찮아요. 전 자기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

     "마리온은 마법이 아니면 완전 괜찮으니까요!"

     "새언니는 저주가 잘 안들으니까, 뭔가 해온다고 한다면 물리공격이나 마법일테니."

     "마법이라면 저희들이 방해할 예정이니, 그를 위해서도 협력을 해주세요."

     "어? 뭐야? 혹시 우리들이 할일 없어졌나?"

     

     몬스터 기숙사의 학생을 데리고 와서 떠들어대고 있었던 메후틸트가 천천히 나왔다.

     액세서리가 평소보다 많다.

     디자인 등을 신경쓰지 않고, 어쨌든 최대한 가져왔다는 것이 은연 중 느껴진다.

     

     "어머, 메후틸트도 협력해줬네요."

     "마리온에게 부탁받았으니까. 그 녀석이 부탁을 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고."

     "상냥하네요."

     "딱히, 일단 기숙사가 같고, 동료의 카테고리에도 들어있고."

     "어머~"

     

     이런 때인데도 레티시아는 메후틸트에게 미소를 향하였고, 메후틸트는 쑥스러운 듯 옆을 보았다.

     

     "그보다, 레티시아는 숨어서 노리고 있는 흑막을 찾아낸다는 작전이 아니었어?"

     "아니~ 그럴 터였지만, 레티시아가 숨어있는 것을 납득하지 않아서요."

     "어떻게든 숨겨왔었지만."

     "무~리~"

     

     그렇다, 모든 것은 그녀들의 작전이었던 것이다.

     

     에리비라가 돌아올 때 전했던 '조심하세요' 그 말을 레티시아는 에리비라의 모습을 전하는 잡담에 섞어 모두에게 전했다.

     에리비라는 식사가 따뜻하다는 것과 시간, 레티시아의 복장과 대화에서 레티시아가 글로리아 일행과 함께 있는 것을 깨닫는다.

     글로리아 일행들이라면, 레티시아의 안전을 제일로 생각해줄 거라 확신한 에리비라는 스스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이대로 자신이 저주를 실행하지 않으면,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레티시아가 노려지는 것은 틀림없다.

     그보다 이전에 소동을 일으켜서, 흑막이 나와야만 하는 상황으로 만든다.

     실패한다 해도, 레티시아가 노려진다는 것을 알릴 수 있으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좋다.

     어쨌든 상황을 움직이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 것이다.

     

     에리비라는 글로리아 일행을 믿고서, 저주의 도구로 주어진 액체의 마력을 빌려 골렘을 만들었다.

     글로리아 일행은 레티시아를 숨기고서, 그녀가 안전하다고 알리기 위해 마리온에게 레티시아의 모습을 취하게 하여 보내었다.

     에다는 이르마, 라우라와 협력하여 레티시아를 안전한 장소에 숨겼다.

     

     에리비라는 리제트가 불꽃으로 비춰준 팔찌의 색으로, 그녀가 마리온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이었다.

     글로리아 일행과 에리비라가 반복하여 말한 '믿고 있어' 그것은 서로에게 향하는 말이었다.

     

     절대로 레티시아를 지키나.

     상처입히지 않는다.

     그 생각만큼은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믿는다.

     믿을 수 있다.

     

     그녀들은, 같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결코 흔들림없는 생각.

     

     그리고, 소중한 친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믿을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레티시아가 무리하게 나와버린 것으로 작전을 수포가 되고 말았다!

     

     "글치만, 숨어있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레티시아는 아직도 달라붙어있는 세 사람의 손을 떼어놓고서,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나, 제멋대로니까, 누구도 상처입게 하고 싶지 않은걸."

     

     푸근한 미소.

     

     "즐거웠어. 정말로 즐거웠어. 꿈같았어. 모두와 함께 있어서. 그렇기 때문에 나혼자만 숨어있을 수 없었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리고 있는 건 나잖아!? 그럼, 다른 누구도 휘말리게 하지 마."

     

     교사들이 든 총구의 방향이 변했다.

     대롱의 끝은 레티시아를 향하고 있다.

     

     "바보! 뒤에 있는 애들에게 맞잖아!"

     

     레티시아는 총구를 향해 나아가서, 대롱을 붙잡고 자기 가슴에 대었다.

     

     "나만으로도 상관없잖아? 나만으로 해. 다른 애들에게는 절대로 손을 대지 마."

     

     교사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감돌았다.

     

     "미안해, 레티시아. 네 몸에 상처를 내야겠어."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지키고 싶어. 나의 전부로."

     

     아아,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또!

     

     "기다려요! 저의 전부를 줄 터이니, 이 이상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건 용서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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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의 "미안해 레티시아" 대사부터는 나오토와 진짜 레티시아의 대화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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