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3 악몽2021년 04월 24일 08시 02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123/
병을 꺼내서 침대 위에 늘어놓는다.
하나만 있는 테이블에는, 식어버린 식사가 올려져 있었으니까.
에리비라는 홍차 포트를 가져와서 침대에 앉고는 그걸 무릎에 두었다.
포트 안의 홍차는 아직 약간 따스하다.
"언니언니언니. 지금, 같이 있는 거네요, 그 여자들과."
둥근 포트를 따스하게 어루만지던......그녀는 갑자기 홍차를 바닥에 쏟았다.
예쁜 아치형을 그리며 흐르는 홍차가 드러난 흙의 색을 바꾸면서, 약간 수증기를 내는 물웅덩이가 된다.
"좋은 냄새. 정말로, 정말로."
조금 굳은 미소를 띄우며 자신이 만든 물웅덩이를 응시하면서, 에리비라는 손으로 더듬어 찾은 병을 손에 들었다.
친절하게도 병의 입구를 막아놓은 코르크는, 에리비라의 힘으로도 어렵지 않게 빠질 수 있게 부드러웠다.
열려지자마자 새어나오는 마력에 에리비라는 약간 주저했지만, 곧장 홍차의 물웅덩이에 병의 내용물을 부었다.
"괜찮아괜찮아괜찮아. 가능해. 가능해. 자신을 믿어. 언니라면 그렇게 말해줄 거야."
모든 병의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부은 그녀는 일어나서 자신의 머리카락에 손을 대고는, 몇 가닥을 뽑아서 물웅덩이에 떨어트렸다.
"부족해. 이런 걸로는 전혀 부족해."
에리비라는 안절부절 못하여 징벌실을 돌아다니더니, 다시 침대로 돌아가서 빈병을 손에 들고, 살짝 웃다가 갑자기 병을 벽에 내동댕이쳤다.
쨍그랑!
"뭐지!?"
커다란 소리가 들리자 보초를 보던 선생이 눈치챈 모양인지 발소리가 다가왔다.
"괜찮아, 가능해. 할 수 있어. 언니언니언니."
에리비라는 병의 예리한 부분으로 머리카락을 빗었다.
일부는 유리에 잘렸고, 일부는 당겨져서 모근까지 빠졌다.
"뭘 하고 있습니까!? 그만두세요!!"
보초를 보던 선생이 배식용 창문으로 들여다보며 외쳤지만, 그런 일로 에리비라는 손을 멈추려하지 않았다.
몇번이나 남은 머리카락을 빗었다.
그럼에도 머리카락은 절반 정도만 잘렸다.
철컥거리며 문의 자물쇠를 열려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어쩔 수 없나."
에리비라는 잘라낸 머리카락을 물웅덩이에 던져넣고는, 자신도 그 물웅덩이에 뛰어들었다.
머리카락과 액체를 철퍽거리며 신발 끝으로 휘젓자 흙이 녹아들더니, 끈적한 점토가 되었다.
"지금 갈 거니까, 기다려요. 언니......."
점토가 천천히 에리비라를 감싼다.
동시에 점토에 파묻혀있던 머리카락이 혈관처럼 주변에 퍼져나가는가 싶더니, 흙이 갈라지며 물결이 일어났다.
우지끈 하고 벽이 무너졌다.
"꺄아!"
망을 보던 선생이 무너진 벽에서 도망친 모양이지, 비명이 들렸다.
"지금, 지금, 바로......"
에리비라를 중심으로 흙이 일어나서는, 징벌실을 무너뜨리고 그 파편은 흙에 집어삼켜졌다.
유리가 깨진 천장이 무너졌지만, 점토의 갑옷에 지켜진 에리비라에게는 닿지 않았다.
굉음을 내며, 에리비라를 중심으로 흙이 계속 솟구쳐오른다.
반지하인 징벌실은 완전히 무너져서 흔적도 안 남았고, 그냥 그곳에는 흙더미가 있었을 뿐.
흙더미는 그것만으로도 생물처럼 움직여서 주위의 흙을 삼켜나갔다.
그것이 우뚝 멈추었다고 생각하자, 꿈틀거리며 모습이 바뀐다.
생겨난 것은, 거대한 상반신이다.
굵은 팔과 언밸런스하게 커다란 손바닥.
입의 근육은 두껍고, 매우 가느다란 배.
알처럼 밋밋한 머리가 무너지더니 에리비라의 모습이 드러났다.
에리비라는 거의 흙에 파묻혀서, 보이는 곳은 얼굴과 가슴 아래 부근까지만.
후두부와 등뒤도 파묻혀있다.
"역시 어머니처럼은 안 되네. 하지만, 상관없어. 왜냐면 와줄 거니까."
엄청난 굉음은, 학교 내의 누구나 눈치챘다.
에리비라의......골렘의 거인 주변에는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무서운 모습이지만, 상반신만 있기 때문에 거리만 두면 안전할 거라 판단한 모양인지, 거리를 두면서도 흥미진진한 시선을 보이는 학생들.
그녀들을 방에 돌려보내려는 교사들의 손에는 보기에도 흉흉한 무기가 쥐어져 있었지만, 에리비라는 그것을 돌아보지도 않고, 학생들 안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잠깐, 비켜!!"
불꽃이 터지자, 그곳에서 사람들이 재빨리 물러섰다.
그곳에는 정전기를 내며 머리카락을 곤두세운 글로리아의 모습이 있었다.
"잠깐, 무슨 짓이야!! 이런 짓을 하면 어떻게 해! 모두 네가 나쁜 걸로 되어버리잖아!!"
"언니는?"
"뭐?"
"언니는 어디? 언니는."
"저기 말야, 정말로 자기가 무슨 짓하는지 알고 있어!? 우리들! 널 믿고 있다니까!"
"나도, 날 믿고 있어. 언니는 와줄 거라는 것을."
"올 리가 없잖아!!"
글로리아가 가능한 한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면서, 방전의 불꽃을 두른다.
하지만, 그보다도 밝은 빛이 주변에 채워졌다.
"안 돼요. 이건 우리들의 일."
글로리아를 제지한 것은, 리제트의 화염이다.
화염은 눈부실 정도로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에리비라.......스토르기나 양! 이런 짓은 그만두세요! 소용없어요."
"안 돼. 언니를, 언니를.......해야. 내가 할 거야. 내가 할 거니까!"
"당신의 기분은 알겠어요. 알겠으니까ㅡㅡ"
"그럼!"
골렘이 팔을 들어올렸다.
"그만해! 내가 갈 거야. 나를 부르고 있으니까!"
그 목소리에 골렘의 움직임이 멈췄다.
레티시아는 천천히 걸어서 골렘의 앞에 섰다.
교복의 리본이, 날이 저물어서 어두워진 하늘의 반사광에 비춰져서 하얗게 돋보였다.
"언니!"
"글로리아, 모리아 선생님. 괜찮으니 물러나세요. 전 괜찮아요."
"하, 하지만, 새언니!"
"괜찮아. 에리비라가 내게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글치?"
"알고는 있지만, 조심하세요?"
레티시아가 계속 에리비라를 향해 양팔을 뻗었다.
가느다란 손목이 드러나자, 매어두었던 꽃팔찌가 흔들거린다.
"괜찮아. 우리들은 에리비라를 믿고 있어. 이제부터도 계속."
"아아........아아, 기뻐."
골렘의 팔이 레티시아를 향해 뻗어왔다.
하지만, 레티시아는 안전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닿지 않는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어. 믿고 있었어. 믿고 있었어. 다행이야......언니!"
"우리들도 그래. 그러니까, 안심해. 괜찮으니까."
"아아, 아아, 아아. 다행이다."
쑤욱.
골렘의 관절이 갑자기 늘어났다.
"꺄악!?"
"새언니!!"
레티시아는, 골렘의 커다란 손에 붙잡혔다.
"언니언니언니. 나, 나, 나, 믿었던 대로였어. 기뻐."
"적당히 하세요!"
타다닥하는 소리를 내며 선생들이 움직였다.
그 손에 들린 무기는, 마법을 동력으로 하는 총과 화살, 투척창 등이다.
이 리리아 여자마법학교에서는, 너무나 이상한 모습이었다.
"아아, 그렇네. 그렇게 되는 거네.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어. 괜찮아, 난 괜찮으니까!"
골렘을 향해서, 무기가 조준되었다.
"언니, 괜찮아. 나라면 할 수 있으니까!!"
에리비라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렸다.
728x90'연애(판타지) > 백합 남자는 이세계 전이되어, 마법학원의 사랑받는 언니가 되어버립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5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워 (0) 2021.04.25 ●084 깨어나지 않아 (0) 2021.04.24 ●082 꿈인가 생시인가 (0) 2021.04.23 081 메이드복이다! (0) 2021.04.22 080 수단을 가릴 때가 아닙니다! (0) 2021.04.21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