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제 21 화, 에필로그같은 세 번째, 빛이 쇠했었던 왕국
    2021년 04월 20일 18시 47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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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57/

     

     

     

     비도 그치고, 먹구름 틈새에서 달빛이 내리쬐는 밤.

     

     "오오.....!! 세레스, 에리카...... 잘도 무사히 돌ㅡㅡ"

     "죄송해요, 아바마마. 피곤하니 오늘은 이제 쉴게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게 해주세요."

     

     성에 도착하자 눈물짓는 라이트 왕의 포옹을 슬쩍 피한 세레스티아가, 재빠르게 성의 안으로 들어갔다.

     

     옷에 얼룩은 있어도, 미모가 숨겨지기는 커녕 더욱 아름다워지 않았나 생각되는 세레스티아.

     

     병사와 하인들도, 그 씩씩하면서도 가련한 미모에 여태까지 이상으로 매료되었다.

     

     "난 배고파졌어.... 뭔가 좀 내어줄래?"

     "알겠습니다."

     

     이쪽은 기진맥진한 에리카.

     

     연속된 격전을 치르고, 그럼에도 용감하게 싸워나간 덕분에 또 한걸음 성장하였다.

     

     사선을 빠져나오자, 귀여운 모습이지만 훌륭한 무인이 되어있었다.

     

     "에리카여, 잘도ㅡㅡ"

     "앗, 아바마마. 자세한 일은 하쿠토한테 물어보세요. 그럼."

     

     포옹을 또 거부당하여 눈물이 그렁그렁한 왕을 놓아두고서, 에리카는 가까운 하인과 함께 식당으로 직행해버렸다.

     

     ".......하쿠토여. 그대도 잘 돌아왔다. 안심하였다."

     "네, 네에. 황공하옵......"

     

     마음에 상처입은 왕이, 몸에 상처입고서 휘청이던 하쿠토를 끌어안았다.

     

     "흐, 흑의 마왕은, 도주. 행방은 불명입니다."

     "역시......."

     

     왕도에 출현했던, 검은 연기의 탑.

     

     칼날의 마력을 해방한다. 겨우 그것 뿐만으로 생겨난, 먹구름조차 불태울 것 같은 칠흑의 탑.

     

     직전에 나타난 빛기둥과 하얀 빛을 희망이라고 한다면, 그것조차도 비웃으며 삼켜버릴 절망의 현현.

     

     "폐하, 전 다시 현장으로 향할까 생각합니다."

     

     왕녀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끝난 시로가, 쉴틈도 없이 다음의 행동을 왕에게 고하였다.

     

     "음, 그 마물과 엔제 교단의 용의자는 마톤이 수배한 병사들에게 맡기고, 현장의 조사에 전념하라."

     "예!"

     

     시로는 근위기사단장으로서, 자식을 돌보지 않고 발걸음을 돌리려 하였다.

     

     "상관없다. 조금이라도 말을 걸어줘라."

     "네. 네에."

     

     시로가 하쿠토를 돌아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잘했다. 솔직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세레스티아 님에게서 너의 일을 들었다. 마왕을 상대로 잘 싸웠더구나."

     "아, 아뇨, 저보다 세레스 님 쪽이......"

     

     마왕이 전부 봐줬다는 사실 때문에, 아무리 칭찬을 받아도 격려받아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다.

     

     "나로서는 살아돌아와줬다, 왕도가 무사했다, 그것 만으로도 만족이다."

     "........."

     "분하다면, 에리카 님께 지지 않도록 정진해라. 지금 가슴에 있는 열기를 잊지 않도록, 기예와 마음을 갈고 닦자."

     

     왕과 시로의 따스한 말.

     

     건네는 말은 틀리지는 않았다. 틀리지는 않았지만......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은 너무 축복받아왔던 것이다.

     

     "ㅡㅡ네."

     

     용사로서, 전사로서, 인간으로서, 이제야 눈뜨기 시작한 결의의 눈매로 수긍하는 하쿠토.

     

     "호오......."

     "훗, 겨우 몇 시간 보지 못한 사이 이렇게까지 성장하다니. 에리카도 그렇고, 하쿠토도 그렇고. 앳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는 짐의 기분도 생각해줬으면 한다만."

     "정말 그렇습니다."

     

     왕과 마찬가지로, 자식의 빠른 성장을 보고는 아버지로서 약간 섭섭해진 나머지 쓴웃음을 짓는다.

     

     세레스티아를 자식으로 가진 왕의 마음을, 시로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런 때에 문득, 하쿠토가 역수로 들고 있는, 이가 다 빠져버린 검에 눈길을 주었다.

     

     '.........정말로, 그 마력을 이끌어 낸 것인가......' 

     

     그런 시로의 얼굴은, 기쁨보다도 불안한 기색이 짙게 드러나있었다.

     

     

     ..........

     

     .......

     

     ....

     

     

     

     

     심야의 성에서는, 팽패한 긴장감에 휩싸인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하쿠토의 보고를 듣고, 주요 멤버들이 모여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열려졌다.

     

     ".......설마, 마왕의 목표가.......세레스였다니......"

     "좀 더 빨리 눈치챘어야 했습니다..... 마왕이 나타나는 곳에는, 항상 세레스티아 님이 계셨습니다."

     

     그에 수긍하는 라이트 왕에게, 걱정하고 있는 죠르쥬가 눈을 감은 채로 고했다.

     

     "저희들은, 수용탑 때에도 세레스티아 님께서 마왕의 책략을 눈치채고 먼저 선회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설마 그것조차도 세레스티아 님을 손에 넣기 위해 마왕이 꾸민 짓이었다니......"

     

     유적에서 처음 보고, 수용탑에 유도하여 다시 확인하고는, 그리고 이번에.......데려가려 했다.

     

     "이번 일에서는, 카슈와 엔제 교단까지 이용했습니다. 힘과 두뇌에서 저희들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군요."

     

     이 이상 없는 사악한 수단을 준비하여.

     

     이제 와서 그걸 눈치챈 마톤 공작의 안색도 나빠지자, 마치 전투에 져버린 직후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 [인연의 세 자매] 와 [깃발 없는 기사단] 이 가능한 한 협력을 약속해줬기 때문에, 전력은 보충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세레스 님은 되도록 성에 머물게 해둘 필요가 있겠군요. '유물' 이라는 새로운 비장의 수에 대한 일도 있습니다."

     "......으음."

     

     굳은 표정으로 대책을 생각하는 라이트 왕이었고, 다른 사람들도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ㅡㅡ돌아왔다."

     

     노크도 없이, 한 젊은이가 회의실에 들어왔다.

     

     오렌지색의 젖은 단발머리에 자그마한 왕관을 올려서, 귀공자 그 자체로 보이는 기사.

     

     "알트 님! 돌아오셨습니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역시 맞아들었구나."

     

     무기질하다고도 생각되는 말투에, 어깨에 메고 있던 대검을 병사에게 건네고는ㅡㅡ

     

     "크악!?"

     "무, 무거워......."

     

     대검의 중량 때문에 휘청거리는 병사들을 돌아보지도 않고, 더러운 갑옷 차림인 채로 왕의 정면에 걸터앉았다.

     

     "결과적으로 세레스는 무사하다. 지금은 다른 쪽의 대응이 시급하다."

     "......그렇군. 네 말대로다, 알트."

     

     분노와 조급함에 휩싸여있던 라이트 왕에게, 천천히 평소의 현왕다움이 돌아온다.

     

     신하들도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급한 문제는, 쿠쟈로에 대한 대응과......얀이라는 놈의 고문과 그와 관련되어있을 엔제 교단에 대한 대응이다."

     

     담담하게 들리는 알트 왕자의 말에, 라이트 왕은 왕답게 의연한 행동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전설의 부활'..... [흑의 마왕] 은 무엇을 알고, 무엇을 이룰 셈인가.....'

     

     

     

     ♢♢♢

     

     

     

     [인연의 세 자매] 가 단골로 이용하는 숙소 '토끼귀는 길다고'.

     

     너덜너덜하게 녹초가 된 세 명은 돌아와서 바로 욕조에 몸을 담갔고, 욕조에서 나오자 바로 침대에 들어갔다.

     

     "......아~ 이건.....푹 잘 것 같아......"

     "저기, 왜 나라에 협력하겠다고 했어?"

     

     의자에 앉아서 머리카락을 빗는 샤논이, 곧바로 이 나라에서 나가야 해야되지 않느냐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 마왕 소년이 우리들에게 접근한 이유를 모르겠잖아. 호색한이라면, 우리들도 세뇌당할지도 모른다고? 그거라면 소문으로 듣던 흑기사가 있는 이 나라에 협력해서 함께 싸우는 편이 좋잖아?"

     "그렇구나......그랬었어. 역시 어찌되든 믿음직한 언니네."

     

     미소짓는 샤논을 보고,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려......

     

     "........."

     

     같은 침대의 옆에서 잠든 리즈릿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기쁜 듯 말한다.

     

     "이 애가 맘에 들어하는 사람도 생겼으니까."

     "후훗, 그렇네."

     "너도 그렇지만."

     "히익!?"

     

     

     

     그 잠든 얼굴도, 왕도도, 세레스티아도, 누구에게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아는 자는 누구도 없었다.

     

     

     

     

     아니......

     

     

     ♢♢♢

     

     

     "......잘도 해버렸네. [크로노 마왕비] 라니. 그런 전대미문의 애드립은 봤던 적이 없다고. 네게는 여배우의 소질이 있어. 돈을 내어도 될 정도야. ......하지만 난 그걸 지원해주느라 재빨리 춤춰야만 했다고?"

     

     셋집 지하에 멋대로 건설하 아지트에서, 팔짱을 끼며 설교중인 10살 크로노.

     

     그 시선 끝에는......

     

     "이래갖고는, 아직 내 지도와 편달이 계속 된다고!?"

     ".......송구스럽지만."

     

     하얀 군복 차림의 어여쁜 여성.

     

     "뭔데? 해명이라면 물론 들어줄게."

     "감사드립니다. 그럼.....그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이면서 자연스럽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흠흠."

     

     화가 난 느낌의 크로노의 앞에서, 차분하게 당찬 어조로 해명을 한다.

     

     "그리고 크로노 님께서ㅡㅡ"

     "뭐든지 내 탓으로 하는구만!!"

     "죄송합니다......."

     

     꼬마 크로노에게 설교당하여 움츠러들면서도, 어딘지 기쁜 것처럼 의자에 앉은 세레스티아가 있었다.

     

     피곤하니 이제 쉬겠다고 왕과 죠르쥬에게 말하고 성의 방에 머물면서, 몹에게 자신을 대신해달라고 하고는 크로노의 곁으로 온 것이다.

     

     '아니, 하지만.....고대로부터 공주가 보스에게 납치되는 이야기는 산더미처럼 있다. 실패라는 형태이기는 하지만......결과적으로.....합격이었구나.....'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보다 괜찮았던 전개였을지도 하고는, 꾸짖었던 사실을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계획하는 크로노.

     

     "저기.....크로노 님.....?"

     

    그 주인의 지적인 모습에 홀려힜던 세레스티아가, 쭈뼛거리며 말을 걸었다.

     

     "맥박!"

     "꺄아!?"

     

     갑자기, 세레스의 손을 쥐고서 맥을 검사하는 크로노.

     

     "......좋아! 안색 붉음! 혈색 좋음! 반성의 기색.....있음! 전부 좋음!!"

     

     갑자기 손이 쥐어져서 붉은 얼굴로 눈을 깜박거리는 세레스티아에게, 연달아 고하였다.

     

     "........자, 메디컬 체크도 끝났으니, 바로 승리의 축하회를 하자. 오늘밤은 철야라고. 자자, 빨리 손을 씻어!"

     "어, 네, 네에."

     "주먹밥과 오차즈케, 어느 쪽이 좋아?"

     "그런, 크로노 님을 번거롭게 만들 필요는. 제가 마련하겠어요!"

     

     윗층으로 기세좋게 향하는 크로노를, 세레스티아가 당황하여 쫓아갔다.

     

     "아, 그래."

     "왜 그러신가요........?"

     

     또 혼나는가 하고, 두려움과 기대로 가슴이 콩닥거리는 세레스티아에게 크로노가 사과한다.

     

     "미안해. 그렇게나 예쁜 드레스를 더럽혀버려서."

     "아.......전혀 아니에요. 그 외에도 몇 벌이나 소지하고 있으니까요."

     

     평소의 따스한 크로노를 보고, 부끄러운 듯 미소짓는다.

     

     "그랬구나. 너무 어울려서, 마음에 드는 걸로 입고 온 걸로 생각했었는데."

     "!!"

     "또 다른 것을 입을 기회가 있다면 보여줘. 물론 강제하지는 않지만."

     "......"

     

     크로노가 신경써주자, 남몰래 내심으로 환희에 차오른 세레스티아.

     

     "......지금부터 갖고 오겠어요."

     "지금부터!? 의미를 모르겠으니 그만두라고......"

     

     아지트 바깥의 어둡고 조용함이 거짓말인 것 처럼, 그 곳 만큼은 밝은 분위기가 떠 있었다.

     

     그리고 크로노 수제의 주먹밥이 만들어져서......

     

     "냠냠냠......"

     "아앗, 크로노 님. 그렇게 볼을 부풀리시면 안 돼요. 터져버린다고요!"

     "와구와구."

     "더 밀어넣지 말아주세요."

     

     양손의 주먹밥을 먹어치우는 크로노를 보며, 조바심이 난 세레스티아가 급히 차를 준비하였다.

     

     ".......꿀꺽. ......그러고 보니 조금 전의 하쿠토 말인데, 눈치챘어?"

     ".......네. 그 백광의 마력의 기척은......."

     

     갑자기 칼날처럼 예리한 표정이 되어서, 주전자에서 뜨거운 물을 붓던 손을 멈추는 세레스티아.

     

     눈매도 예리해지며, 그녀가 내뿜는 세련된 오오라가 그 일의 중대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응. ㅡㅡ그 유적에 있던 남자의 마력과 비슷했지."

     

     

     <제 3 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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