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8 골렘
    2021년 04월 18일 18시 08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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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72/

     

     

     

     알폰스의 가게는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그곳은 마도도시의 상점가 중에서도 금싸라기 땅. 점포도 매우 커다란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에리스와 클레어가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여러 디자인의 사족보행인 동물인형이 많이 늘어서 있었다.

     "어서오세요."

     점원같은 젊은 남자가 나왔다.

     "알폰스 씨 계신가요?"

     "마스터라면 길드의 아침 조례를 하러 가셨습니다. 머지않아 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만."

     마스터?

     "알폰스 씨는 어딘가의 마스터인가요?"

     클레어의 물음에, 점원은 무슨 당연한 말을 묻느냐는 듯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알폰스 씨라고 하면, 마술사길드의 마스터가 당연하지 않습니까."

     얼굴을 마주하는 에리스와 클레어. 그래서 그랬구나. 그걸로 두 사람은 납득하였다. 어째서 고르곤 골렘이 날뛴 후, 그 자리가 곧장 수습되었는가. 어째서 어제 대학교에 한손을 드는 것만으로 프리패스할 수 있었는가.

     거기서 두 사람은 눈치챘다. 확실하게 삐땅의 일이 들켰을 거라고.

     "돌아갈까."

     "그렇네, 돌아가자."

     붙잡힌다면 고문은 틀림없을 이 상황. 도망쳐야 한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도망치는 것처럼 가게를 나오려 하는 두 사람. 하지만 여기선 약속처럼, 가게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알폰스가 미소를 가득 지은 채 서 있었다.

     

     "그래서, 클레어는 누구지?"

     머뭇거리며 손을 드는 클레어.

     "그래그래, 네가 아레스와 이제리나의 따님이구나."

     실실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말을 거는 알폰스.

     "좋은 기회이니, 골렘의 구조를 좀 배우고 가지 그래. 시간은 있잖아?"

     눈을 반짝거리는 클레어와, 진저리를 치는 에리스.

     "그래서, 알고 있겠지만."

     자 왔다.

     "너희들, 내 골렘에 무슨 짓을 한 거지?"

     마술사길드의 마스터에게 허튼 거짓말을 해도 들킬 뿐. 에리스는 솔직하게 말했다. 와란의 미궁에 메탈이터가 출현한 일. 방해되어서 데리고 와버린 일. 그리고 조교해서 말을 듣게 하려고 했던 일.

     "바로는 믿지 못하겠구나."

     당연한 반응을 하는 알폰스.

     "그럼, 데리고 올게요. 그 사이, 클레어에게 골렘의 설명을 해주시는게 어때요."

     이 자리를 벗어날 계산을 하는 에리스. 정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에리스, 부탁해!"

     안 되겠다 이 녀석, 이미 세공품에 미쳐버린 얼굴이다.

     "그래, 아마 캐티가 품고 있을 테니, 데려올게."

     그런 이유로, 에리스는 초보자가 들어도 고통만 받을 뿐인 마법강의의 자리에서 해방되었다.

     

     오랜만에 혼자서 거리를 서성거리는 방구석 백수. 천박한 눈길로 마을을 오다니는 사람을 바라보았지만, 누구나 썩 별로인 여자들 뿐. 그리고 그런 어중간한 소녀를 추켜올리는, 별볼일 없어보이는 젊은이들.

     "그러고 보니, 시집을 못 가는 용모의 소녀를 대학교에 보낸다고 했었구나."

     갑자기 따분해지고 만 방구석 백수는, 조용히 레베 일행을 찾기로 하였다.

     그러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노호성이 들려왔다. 흥미삼아 그걸 구경하러 가는 에리스. 그곳에는, 용자 그레이와 기스, 다무즈와 피치와 클리프가 두 무리로 나뉘어 언쟁을 하고 있었다. 인연이 자주 있다면서 에리스가 감탄했다. 하지만, 솔직히 길거리 한복판에서 이런 짓이라니 정말 꼴불견이다. 계속 서서 구경하는 에리스.

     "그러니까, 난 일단 스카이캐슬로 혼자 돌아가서 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오겠다. 그때까지 너희들은 여기서 가만히 있어."

     "그래, 너희들, 가끔은 그레이의 말을 들어라!"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이런 누추한 마을에서 있을까보냐!"

     "맞아, 조금은 릴을 놓아두고 가지 그래."

     "그레이, 위트그레이스 때부터 이상하게 단독행동이 많지 않습니까?"

     "솔직하게 말하지, 왕께선 너희들을 낮게 평가하고 계신다."

     그레이의 이 한 마디에, 그들 세 명은 조용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저항의 칠흑의 플레이트아머를 손에 넣고 나서, 더욱 세 명에 대해 고압적인 자세인 용자 그레이. 피치에게 밤일을 부탁하는 일도 없어졌기 때문에, 다무즈 쪽이 유리해지는 일은 없었다.

     그레이와 기스가 다무즈 측에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이 세 사람을 못버티게 하여 스스로 '파티를 빠져나오고 싶다' 고 말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한다면 파티 계약시의 위반조항인 '50억 릴의 지불' 을 그레이가 해줄 필요가 없어진다.

     그리고 그런 사정을 간파한 에리스ㅡ에지.

     "조금만 더, 저 세 바보가 용자에게 매달렸으면 좋겠는데."

     마리린의 일을 불어버릴까.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선 용자를 돈줄로서 제대로 유지하고 싶다. 중요한 점은 저 세 바보가 새롭게 용자에게서 돈을 뜯어낼 빌미를 마련해주면 되는 거다. 아니면, 저 세 사람이 저지른 일을 용자가 뒷처리 해줘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에리스는 이런 거무칙칙한 숙제가 생긴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걸로 당분간 따분하지 않을 거라면서.

     

     조금 지나자 에리스는 혼자서 걷고 있는 캐티를 발견했다. 그 팔에는 삐땅이.

     "캐티, 레베와 후라우는?"

     "아, 에리스, 찾았다냐. 레베는 재미없다면서 숙소로 돌아갔다냐. 후라우는 식자재 가게에서 고민하는 채 나오지를 않는다냐."

     "그럼, 일단 골렘 공방으로 가볼까?"

     "그곳은 재미있을까냐?"

     "모르겠어."

     일단 둘이서 공방으로 향하는 에리스와 캐티. 생각해보면, 이 구성으로 마을을 걷는 건 처음이다.

     "캐티는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은 없어?"

     "난 어디든 즐겁다냐."

     "골렘도?"

     "움직이는 원리는 모르겠지만,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과, 삐땅한테 먹이는 건 즐겁다냐."

     인생을 제일 만끽하고 있는 고양이 소녀.

     "오, 수인이라니 드무네."

     "예쁜 얼굴이잖아."

     예, 바보들이 추근댑니다. 삐땅을 에리스에게 넘겨주는 캐티. 그리고 말한다.

     "나도 지저분한 남자는 오랜만이다냐. 바보같은 얼굴이다냐."

     여기서 도발하는 고양이 소녀.

     "짐승이 잘난 듯한 말을 하고 있어."

     "아마도 이 금발 소녀의 애완동물이겠지."

     이런, 절반 쯤 정답.

     "맞다냐, 난 애완동물이다냐."

     당당하게 대답하는 캐티.

     "오 그래, 그럼 우리들도 귀여워해줄게."

     천천히 캐티의 팔을 붙잡는 한 남자.

     "잠깐 귀여워해주고 오겠다냐."

     그대로 끌려가는 캐티. 그 뒤를 징그러운 표정을 하며 따라가는 또 한 명의 남자.

     "아가씨, 이건 합의를 한 것이니 바로 끝나고 올 때까지 거기서 기다려. 도움을 부르면 이 고양이가 어떻게 되어도 모른다고."

     경박한 대사를 남기고는, 세 사람이 골목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어쩔 수 없네."

     에리스ㅡ에지는, 되도록 사람이 많은 큰길에서 캐티를 기다렸다.

     그러자, 곧장 캐티가 돌아왔다.

     "죽이지는 않았겠지."

     "죽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냐. 그리고 꽤 많이 갖고 왔다냐."

     캐티의 손에는 남자 두 명의 지갑. 한숨을 쉬는 에리스.

     "빼앗은 건 아니지?"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내주었다냐."

     이 고양이 소녀, 정말로 인생을 만끽하고 있네.

     "쓸데없는 방해를 받아버렸네. 골렘 공방으로 서두르자."

     

     공방에서는, 알폰스에게서 열심히 골렘의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은 클레어가, 골렘 베이스의 설계도와 두 기본 수식이 쓰여진 두루마리를 교대로 비교하고 있었다. 골렘베이스란, 골렘이 되기 전의 인형을 말한다. 이 시점에서 관절 등의 기동 부분 등을 조절해둔다. 마도마는 지푸라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딱히 관절이라는 것은 없지만, 고르곤 골렘같은 단단한 재질은 가동 구역이 없으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돌아왔습니다~" 가게 안에다 말을 거는 에리스와 캐티.

     "알폰스 씨, 이 애가 메탈이터인 삐땅이에요."

     에리스는 알폰스에게, 가슴 안에서 잠들고 있는 삐땅을 소개했다.

     "호오, 실물은 나도 처음 보는군. 그래서, 정말로 이 녀석이 금속을 먹는 건가?"

     "고르곤 골렘을 하나 부숴도 상관없다면 시험할 수 있어요."

     그거 재밌겠다면서, 공방 안의 고르골 골렘에게 커맨드를 외치는 알폰스. 소의 인형이 점점 거대화하더니, 커다란 흑우가 되었다.

     에리스는 삐땅을 부드럽게 깨우고는 커맨드를 외쳤다.

     "고~"

     삐땅의 혀가 골렘에 닿는다. 빠직하는 소리가 난 고르곤 골렘. 그리고, 네 다리가 꺾이더니 자기 무기 때문에 무너지는 고르곤 골렘. 그 머리에 삐땅을 두자, 냠냠 먹기 시작했다.

     "이거 기이하군."

     알폰스는 몹시 놀랐다. 삐땅은 금속제 마법생물에 대한 천적. 아무리 거대한 골렘이라 해도, 금속제라면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아가씨, 이 생물 넘겨줄 수 없을까?"

     "공방이 열화금속 투성이가 되어도 좋다면 생각하겠지만요."

     샤아~.

     드물게도 삐땅이 긴 혀로 알폰스를 위협하고 있었다. 알폰스가 뭘 말하고 있는지 이해한 모양이다. 그리고 다시 서걱서걱 먹기 시작한다. 그걸 옆에서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캐티.

     "그런데, 클레어는 골렘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반쯤 포기한 표정의 에리스가 클레어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희색이 만연한 클레어가 대답하였다.

     "어쩌면 대단한 걸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

     에리스는 각오를 하였다. 크로스타운의 정비가 늦어지는 것을. 이제는, 재빨리 골렘을 만들게 하는 수 밖에.

     "자, 슬슬 모일 시간이야. 숙소로 돌아가자."

     멋지게 소 한 마리를 먹어치운 삐땅을 품고서, 에리스, 클레어, 캐티는 알폰스에게 손을 흔들고 나서 공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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