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제 5 화, 뜻밖의 패배감2021년 04월 15일 07시 59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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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석양을 향해 달리는, 눈부시게 지나가는 마차에 탄 카슈와 직속 부대장 케리.
조금 전 길드에서 했던 자신의 연극에 취하면서, 동시에 가증스런 지크와 또 한 명의 모습을 떠올렸다.
"카슈 님. .....괜찮으십니까. 그 돈은, 라이트 왕국에 건네줄 배상금이 아니었습니까?"
".......그래, 네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창에 비친 자신에게서 케리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노병이 예상치 못했던 한마디를 내뱉었다.
"ㅡㅡ라이트 왕국과의 동맹은 파기한다. 그 품위없는 동생을 위한 배상금이라니 우스운 짓이지."
"예!?"
대국인 라이트 왕국과 [고도의 마왕] 이 있는 외딴 섬에 인접한 쿠쟈로 국.
라이트 왕국과 고도의 사이에 쿠쟈로라는 벽을 만든다는 이점은 있지만, 쿠쟈로에게도 라이트 왕국과 우호를 맺을 필요성이 있었다.
쿠쟈로는 소국이고, 라이트 왕국은 대국. 그 차이는 크다. 거기다 라이트 왕국을 거점으로 하는 스칼렛 상회의 영향력은, 쿠쟈로에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쿠쟈로 왕과 [염사자] 드레이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병력 수가 너무 차이나기 때문에 불리하다.
"폐, 폐하의 의향입니까......"
케리의........아니, 누구의 머리에도 라이트 왕국과의 동맹을 끊는다는 발상은 없었다.
"맞아. 아바마마의 명령은 알고 있겠지?"
"그건..... 저는, 카슈님께 뭔가 묘안이 있을 거라고만.....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는 없어. 묘안이라면 있으니까. 우선은 실험삼아 라이트 왕국의 전력을 줄여보자고."
당황하는 케리를 보며, 입가를 들어올리면서 유쾌하게 웃는다.
"실패작의 실험으로 준비한 개체는 두 마리. 라이트 왕국의 주력 용병단은 2팀. 정말 딱 들어맞는군."
"마물과 용병을 부딪히게 하는 것입니까......"
"운이 좋다면, 라이트 왕국의 백성과 정규 병사도 수를 줄일 수 있겠지."
가혹한 생각을 정말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카슈를 보고, 케리는 마음 속으로 두려움을 품었다.
"......."
기회만 된다면 동행해서, 실험용 생물 때문에 약해진 용병들을 '즐기는' 일도 생각했었지만.
그 여섯 자루의 검을 허리에 찬 소년의 모습이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가슴 안에 짜증이 솟구침을 느꼈다.
몰래 정보제공을 해준 엔제 교단 사람도, 그 소년의 존재는 말하지 않았다.
"거슬려."
♢♢♢
카슈가 나감과 동시에 부산해진 용병길드.
[깃발 없는 기사단] 들이 황급히 준비를 서두르는 중, 옆 테이블에서는 저녁식사를 먹으며 차녀를 달래주고 있었다.
".......멋대로 활을 맡겼다가 이상해지면 어쩔 거야? 언니의 엉덩이에 화살이 날아가도 불평하면 안 돼."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어쩌면 이전보다 좋아졌을지도 모를잖아?"
소년의 동행을 독단으로 승낙하고서, 거기다 샤논의 활까지 떠밀듯 맡겨버린 장본인인 루루노아.
".......어째서, 그 애를 데리고 가는 거야?"
낯가림이 있는 리즈릿도 썩 좋은 표정이 아니었다.
"음~ ......지크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 애는 상당한 실력자더라. 어쩌면......세레스티아・라이트 정도일지도."
"뭐!?"
"......그렇게는 안 보였는데. 그 고급진 검도 신품이니 어차피 부자의 장난아닐까. 판다고 말한 것을 보면, 분명 집에서 가져와서 용돈벌이나 할 셈일 거야."
포크로 눈앞의 샐러드를 찌르는 루루노아가 날카롭고 요사한 빛이 깃든 눈동자로 그렇게 말했지만, 샤논도 리즈릿도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단에게 뭔가를 했던 모양이더라. 뭘 했는지는 간파하지 못했지만, 지금 기회에 적인지 아군인지 판별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그래. .....만일, 적대할 것 같다면......"
".....그렇구나. 언니가 간파하지 못했다면, 강함은 몰라도 뭔가의 능력은 있어보이네."
루루노아 일행은, 그 외모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노려져왔다.
그것들을 전부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은 루루노아의 무력, 그리고 적대자에게 자비없는, 그 철저한 방식에 있었다.
"......여전힌 위험한 녀석이군."
"지크잖아. 여자의 대화를 훔쳐듣는 건 비매너라고?"
지크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루루노아 일행의 테이블로 다가갔다.
"......"
리스릿이 얼굴을 찌푸렸지만, 지크는 상관하지 않고 빠르게 말하기 시작했다.
"캬슈를 조심해. 나쁜 짓을 숨기거나, 나쁜 짓을 떠올리거나 하는 일에는 뛰어난 남자다."
"겉모습 그대로네."
"......그 녀석은 외모만큼은 평판이 좋았었는데."
"우리들의 취향이 아니고, 애초에 외모나 말솜씨로만 판단하는 위험한 짓은 안 해, 이 언니들은. 글치, 샤논."
"당연."
다음엔 도련님이라고 말할 것같은 루루노아의 말투에 그만 웃고는, 등을 돌리는 지크.
"아, 그리고.....그 녀석은 다혈질이다."
"그것도 외모 그대로잖아."
"훗, 푸하하, 속 시원한 여자구만. 말할 필요도 없어보이지만, 그 좋은 검을 가진 애한테도 신경쓰라고. 그럼 이만."
기분이 좋아진 지크가, 단・벨을 데리고 그대로 길드를 떠났다.
".......자,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니 빨리 먹어. 리즈가 시켰던 꼬치도 왔으니까."
"응."
샤논이 분위기를 바꿔 말했다.
"그럼, 나도 이제ㅡㅡ"
"술은 이제 안 돼."
루루노아가 한잔 더 걸치려 했지만, 샤논에게 읽힌 모양이다.
♢♢♢
왕성에서는, 라이오넬과 하르마르가 빠진 구멍을 메꾸기 위해 부대의 재편성과 새로운 부대장을 뽑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수련장 중앙에서, 씩씩하고도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는 세레스티아가 검을 들었다.
백은색 갑옷을 입고, 묶어올린 머리 모양 덕분도 있어도 발키리같은 모습이다.
"ㅡㅡ마지막 조, 앞으로."
최후의 다섯 명이 쭈뼛거리며 앞으로 걸어나온다.
수련장의 구석에는, 엉망진창으로 때려눕혀진 병사들이.
처음엔 세레스티아의 미모와 씩씩한 표정 때문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병사들이었지만, 쓰러져가는 동료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긴장감이 격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 조도 검을 맞대며 그 역량을 측정하였고......
"흡!"
"끄악!?"
얼굴을 걷어차 날리며, 마지막 한 사람을 격파하였다.
"당신은 내일부터 제 5부대의 부대장입니다. ......그럼, 내일부터 각각 전한대로의 편성에 종사해주세요."
쓰러진 남자 모두에게 전하고는, 곧바로 수련장을 떠나려 하는 세레스티아.
"큭, 저, 저기! 세레스티아 님!"
".......뭔가요."
조금 전 쓰러진 병사가 외치는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떠나려던 세레스티아는 짜증을 억누르고 돌아보며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제, 제 실력이 인정받았다는 것은......그ㅡㅡ"
"아니에요."
.......
약혼이라는 단어 조차 용서치 않았다.
"그럼, 부대장의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세요."
병사 중에서는 빼어난 외모였고, 젊은데도 실력도 매우 높은 후작가의 유망주였지만 딱 잘라 거절했다.
현재 세레스티아가 약혼자를 결정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성에서 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판을 들었기 때문에 이 청년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정말 깊었다.
그렇게 아연실색하여 가만히 서 있는 그를 놓아두고 수련장을 나와서, 잰 걸음으로 자기 방으로 향했다.
빨리 갈아입고 몸단장을 끝낸 후, 밤에 있을 크로노와의 정기회의의 준비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ㅡㅡ오셨나요."
"......."
자기 방에 도착하자, 방의 앞에는 한 메이드의 모습이 보였다.
"세레스님의 말씀대로, 카슈가 움직였습니다. 오늘 오후, 카슈가 용병길드를 방문하여 거금을 쓰며 지명의뢰를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부하를 왕도 주변에 풀어서 뭔가 꾸미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가요. 용병길드였나요."
메이드의 모습을 취한 몹이 열어준 문을 통해 실내로.
"그리고......"
자기도 입실하여, 문을 닫은 후에 이야기하기 시작한 몹의 말이 멈춘다.
"뭔가 따로 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보세요."
담담하게 직무를 이행하도록 커온 몹이, 그런 식으로 말을 주저하는 모습은 드물다.
그래서 세레스티아 쪽에서 조금 도와주었다.
"예. 전할 정도의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슈가 고용한 자 중에, 얼굴을 숨기고 여섯 검을 찬 소년이 있다고 합니다."
".......소년?"
몹과 마찬가지로, 세레스티아도 설마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야말로 그 때였다.
"ㅡㅡ찍찍~~"
""!?""
♢♢♢
제멋대로의 판단 때문에 출장이 정해진 직후였으면서도, 코미컬한 연출로 등장을 시도한다.
"쥐, 입니까....."
"아뇨, 우리들의 주인께서 오신거에요."
오늘 용병길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던 모양이니, 뭔가 들을 수 있을지도......
"찍, ............찍."
"찍!?"
왜, 왠지 모르게 귀여운 목소리로 대답을 듣고 말았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나의 쥐 흉내를 따라해서, 격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세레스.
애완용의 고귀한 쥐와, 시골쥐 정도의 격차가 있었다.
그에 충격을 받아 천장에서 떨어졌다.
"!!"
"잘 오셨어요. 이런 모습으로 마중하는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낙법을 취하고서, 그나마 반격이라도 해볼 심산으로 그대로 폼을 재면서 의자에 앉은 나에게, 멋진 인사를 선보이는 세레스와 그 뒤에서 놀라고 있는 메이드.
이 방에는 날 아는 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일단, 부탁할 일도 있으니 일단 기분을 맞춰주자.
"난 그 모습도 정말 씩씩해서 멋지다고 생각한다만?"
"!?"
세레스가 전기가 흐른 것처럼 팔딱 튀어올랐다.
"......."
"........송구스럽네요. 분에 넘치는 영광된 말씀을 듣고, 행복을 느껴 떨고 말았습니다."
무릎을 꿇으며 기사처럼 호들갑스레 감동을 표현하는 세레스. 정말로 조금 떨고 있다.
얼굴도 붉은 걸로 보아, 아마 기뻐해준 거라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끝낼까.......
"음, 그래서.......바로 본제로 들어가겠지만, 난 내일 오지 못할 것 같아."
"알겠어요."
".......이유도 말해두는 편이 좋겠지?"
"눈치채지 못하는 저를 용서해주신다면, 부디 듣고 싶다고 생각해요."
......좋아.
"잠깐 용병들 하고 마물퇴치를 하러 가게 되어서 말야."
"앗!?"
뒷편의 메이드가, 조금 전보다 훨씬 놀라고 있다. 이젠 경악하는 수준이다.
'이 녀석 진짜냐고, 바보 아냐?' 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뭐 마왕이라고 말했는데도 왜 저러는지 의미를 모르겠지.
나로서는, 유명한 용병에게 내 검의 예리함을 보여줘서 자작검을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었지만.
"......."
"멋지십니다. 그야말로 심모원려의 진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오오..... 역시나 세레스. 아무래도 내 생각을 간파한 모양이다. 넌 알아줄 거라 생각했다고. 위에 선 자로서, 급료를 마련해야 하는 고생을 알고 있는 걸지도.
"응. 그래서 말인데...... 조금 부탁할 일이 있어."
"뭐든 말씀해주세요. 어떤 명령이라도 수행하겠어요."
그리 거창한 부탁은 아닌데.......
♢♢♢
크로노가 4층에 있는 세레스의 방에서 날다람쥐 다이빙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본 후......
"......"
잠시 흥분한 채로, 세레스티아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달빛 때문에 금발이 반짝거리고 있는 세레스티아가, 백은의 발키리와도 같은 자태로 중얼거렸다.
"역시 크로노님이네요...... 그 분의 앞에서는, 어떤 악의도 간파당한다는 걸까요."
".......설마, 이 정도의 지모를 가졌을 줄이야......"
세레스티아가 크로노에 대해 하던 말을 믿지 않았던 몹도, 이렇게 직접 보고 나니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카슈의 행동을 먼저 읽고서 용병길드에 잠입한 후, 그 계획의 한가운데에 스스로 뛰어들다니,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뭐든지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로노님에게서 받은 명령. 실패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시겠지요?"
세레스가 하늘을 올려다본 채 뒷쪽을 향해 말했다. 명령을 받은 몹에 대한 질투심도 있어서, 얼어붙는 듯한 무표정한 어조로 내뱉었다.
"네, 네에. 알겠습니다."
그 대답은 들은 후....... 기분이 풀렸는지, 그만 소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빨리, 좀 더 옆에서 모시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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