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제 17화, 이상한 보통
    2021년 04월 11일 22시 10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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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33/

     

     

     

     "........전사라니, 평온하지는 않은 말이구만. 그리고 죄가 깊다니? 본인은 그냥 경비가 적어진 감옥의 상태를 보러 온 것 뿐이다만?"

     

     태연히 말하는 라이오넬은, 천천히 등뒤의 세레스티아를 돌아보았다.

     

     흰색의 고급진 기사복은 근육에 의해 부풀어 올라서,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이 생기에 찬 모습이었다.

     

     "........후우. .......당해버렸나."

     "네. 시리는, 이미 자기 목숨을 끊었습니다. 정보를 전부 말하고, 그 때문에 당신들 조직의 손이 닿는 걸 두려워했지요. 얼마나 무서웠던 걸까요."

     

     포기한 것처럼 한번 한숨을 쉬고서, 세레스티아의 계책에 빠진 일을 인정하는 라이오넬.

     

     모든 것은 세레스티아의 생각대로였다.

     

     시리를 먹이로, 그리고 하르마르에게 소동을 일으키게 하여 미끼로 삼고서 여기에 어슬렁거리며 찾아온 라이오넬을 끝장낸다. 이것이 계획이었다.

     

     "언제부터 눈치챘었지?"

     "의심했던 건 처음부터였지만, 확신을 가진 건 3년전이네요."

     "......호오? 그건 또..... 본인이 뭔가 실수라도 했었나?"

     

     팔짱을 끼며 한쪽 눈썹을 들며, 감탄한 것처럼 말했다.

     

     처음부터 의심했다는 말에, 그 라이오넬도 동요하여 한순간 말문을 잊었다.

     

     "이상한 일이 아닌데요? 저라면, 당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욕심 많고, 지위도 높고, '나름대로' 강했던 당신을."

     ".......크하하! 잘도 말하는구만. 과연.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그렇게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호쾌하게 웃어제끼는 라이오넬이었던 반면, 세레스티아는 무표정하게 라이오넬을 지켜보았다.

     

     "3년 전의 사건에서 유괴사건의 용의자를 살해하고, 자해했던 기사. 둘 다 처리한 것은 당신이었죠? 당신의 관여에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아무말도 안 했었지만, 어느 수법이나 그 기사의 기량을 아득히 뛰어넘었답니다. 그걸 보지 못한 척하며 조사를 마무리짓다니, 자기가 관계자라고 가르쳐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요."

     ".......그 빈약한 남자한테서, 이런 괴물이 태어날 줄이야."

     

     언뜻 믿기 어려운 통찰력이었지만, 그 확신을 가진 세레스티아의 모습을 보면 사실일 거라며, 눈앞의 미녀에게 보내는 눈초리에 진지함이 깃들었다.

     

     "회의에서 왕이 시리한테서 정보를 이끌어냈었다고 우리들......아니 본인에게 전하게 한 것은 전하로군? 하르마르를 부추기게 만들기 위해서였나."

     "네. 그는 우수하고 솔직하지만, 당신에게 세뇌되어 있으니 당신을 버리고 이쪽에 붙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한꺼번에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왕에게 있어서도, 고심 끝의 결단이었다.

     

     왕과 죠르쥬, 기사와 병사들에 의해, 하르마르는 인격적으로도 능력면에서도 매우 아쉬운 인재였기 때문이다.

     

     "......하르마르는 어떻게 되었지?"

     "제가 마지막으로 봤을 대는, 한쪽 팔이 잘렸었네요."

     "........"

     

     세레스티아는, 기묘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푸하! 크하하하하! 마검까지 줬는데도 져버린 건가 그 녀석은!"

     

     매우 유쾌했는지 호쾌하게 웃는 라이오넬.

     

     "......양자이기는 해도, 자식 아닌가요?"

     "크하하하! 아~ 아들 맞다고? 이럴 때를 위해 양자로 삼았던 소중한 아들이다."

     "......엔제 교단에 심취하게 한 것도?"

     "맞다. 단순해서 다행이었지."

     "검을 가르친 것도?"

     "그야 물론, 어느 정도 강해야 '써먹을 수' 있지 않은가?"

     

     세레스티아의 표정에 변화는 없다. 무표정한 채다.

     

     순수하다고도 생각되는 미소를 짓는 라이오넬애개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인지, 그건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다.

     

     "그는, 당신을 사모하고 있었죠."

     "그래. 알고 있다."

     "자랑스런 아버지라고 가슴을 폈었습니다."

     "그랬지. 자주 들었다."

     "지금 무렵이면, 이미 사망했을 테지요."

     "뭐?"

     

     한쪽 눈썹이 올라가는 라이오넬.

     

     "벌써? 의외로 빨랐구만."

     

     쉽사리 나오는 대답의 대부분은 정말 가볍고, 경박했다.

     

     "그보다 넌 역시 아까워. 천상에도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과, 그 지모. 내 것으로 삼아 데려가기로ㅡㅡ"

     "ㅡㅡ닥치세요."

     

     그 말과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기분 나쁜 눈매에, 살의가 폭발했다.

     

     "......."

     "어쭙잖은 말은 하지 말아주시겠나요? 토나오네요. 빨리 죽기나 하세요."

     

     발키리처럼 날카로운 표정으로 변하고, 살기를 내뿜음과 동시에 화가 난다는 듯 검을 찔러든다.

     

     유례가 없을 정도의 분노를 표출하는 세레스티아였지만, 라이오넬은 매우 냉정했다.

     

     "흠. 남자를 싫어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나...... 뭐, 이걸 보면 생각도 바뀌겠지."

     

     라이오넬의 등에서, 막대한 마력이 분출되었다.

     

     기세좋게 날아다니는 마력에 의해, 탑 전체가 명확하게 흔들렸다.

     

     "크하하하하하!! 믿을 수 있겠나? 엔제 교단에 들어가서, 조금 편의를 봐준 것만으로도 이만큼의 힘을 얻었다고!? '복음' 이란 진정 선택된 자들에게 주는 은총이 분명해!! 땀흘리며 검을 휘둘렀던 게 바보같을 정도로!!"

     

     하늘에 감사를 전하려는 듯 양손을 벌리며, 미쳐 날뛰는 마력의 소용돌이에서 생겨난......흰 바탕에 검은 얼룩무늬가 있는 두 날개에 도취한다.

     

     "......"

     

     세레스티아는, 탑을 진동시킬 정도의 마력에 노출되면서도 라이오넬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훌륭해! 이걸 본 후에도 그런 눈을 보내는가! 괜찮군? 어디, 조금 놀아주도록 할까."

     

     얼굴을 가학적인 미소로 일그러뜨리며, 검을 뽑는 라이오넬.

     

     "당신은 여기서 역적에게 살해당하는 겁니다. 거짓 영웅에게는, 그런 최후가 어울리지."

     

     세레스티아도, 떨기는 커녕 조용히 마력을 검에 담으며 든다.

     

     지금의 라이오넬은 마력만큼은 괴물급. 드래곤과 싸운다고 생각하면서, 여러 방법을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

     "......."

     

     웃어제끼는 라이오넬과, 화내는 세레스티아.

     

     서로의 사이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긴박감이 생겨났고, 그것이 정점까지 높아진 순간ㅡㅡ

     

     

     

     하나 옆의 감옥이, 열렸다.

     

     

     

     녹슬었던 건지 거슬리는 금속음을 울리며, 조용하게, 천천히 문이 열렸다.

     

     세레스티아도 라이오넬도 갑작스레 찾아온 미세한 변화에, 자연스레 시선이 빨려들었다.

     

     "ㅡㅡ기분 나쁜데."

     

     소년의 목소리였다.

     

     15살 정도의 겉모습과 키, 흰 셔츠와 검은 바지.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물론, 수갑조차도.

     

     왕성의, 그것도 수용탑의 특별 감옥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상한' 보통의 소년이, 감옥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추해."

     ".......뭐냐, 이 꼬마는."

     

     흑발의 소년과 눈이 마주친다.

     

     "!?"

     "넌 나쁜 녀석이었구나. 멋대로 들었던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화가 나버렸다고. 그 모습을 보면, 전부 사실인 모양이니."

     

     소년의 검은 두 눈을 보자, 깊은 어둠에 빠져버리는 착각을 느끼는 라이오넬.

     

     "으으윽!?"

     "만나본 일은 없지만, 그 하르마르라는 사람을 생각하면.....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기도하는 것처럼 눈꺼풀을 감고서, 그 다음 눈을 떴을 때에는.....

     

     ".......오랜만이네. 세레스티아 공주."

     "네. 오랜만이에요. 마왕폐하."

     

     소년이 세레스티아에게 미소지으며 말을 걸었다.

     

     세레스티아는 일국의 공주답게 정숙하고 우아하게 인사하였다.

     

     '마왕.......?'

     

     그런 세레스티아의 말을 듣고, 내심 휘몰아치는 안 좋은 예감과 미지의 불안을 가속시키는 라이오넬.

     

     "그 때와 이번......두 번 연속이라 미안하지만, 이 녀석은 양보해달라고?"

     "부디 마음대로 하세요."

     

     마왕이라 불린 소년은, 그 곧장 반응하여 대답한 대사에 쓴웃음을 지으며 라이오넬을 돌아보았다.

     

     "뭐 이번엔, 날파리도 안 되는 잡것이지만."

     "날파리,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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