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16 화, 두 개의 무대2021년 04월 11일 20시 10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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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가 떠난 무대에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아!!"
"크, 크으!"
야수같은 포효를 지르는 하르마르의,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집념어린 검격.
마검이 아닌 단순한 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내는 하쿠토는 상처투성이가 되어갔다.
"하쿠토 군!! 윽!"
하쿠토의 뒤에서 오즈왈드가 화살이.
하지만, 하르마는 전장의 경험도 있어서 다대일의 전투도 익숙했다.
하쿠토와 오즈왈드의 직선상으로 몸을 옮기면서, 그 화살을 쉽사리 피하고 만다.
"세이!!"
에리카가 뛰어들면서 내지른 발도가 하르마르를 덮쳤다.
"ㅡㅡ우오오오오!!"
"어? ㅡㅡ크읏!!"
칼을 뽑는 것보다 먼저 거리를 좁혀서, 배로 칼날을 조금 받아내면서도 그대로 몸을 밀쳐 날려버렸다.
"하아, 하아, 하아."
"이것이, 근위기사장의 힘인가......"
지칠대로 지쳐서 다 죽어갈 터인 하르마르였지만, 하쿠토 일행 3명을 상대로 항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몸을 버릴 각오가 그렇게 만들어내고 있었다.
"......"
그 무대를, 병사와 관객을 포함한 모든 자들이 지켜보았다.
그 중에는, 역적일 터인 하르마르의 모습을 보고 눈물짓는 자까지 나오고 있었다.
"ㅡㅡ그 정도냐 네놈드으으으을!!"
하르마르의 노호성이 울렸다.
피를 토하며 휘청거리는 다리인 채로, 개의치 않고 외쳐댔다.
"그 정도의 각오인 자들에게, 나라를, .........국민을 맡길 수 있겠느냐아아!!"
누구보다도 우직했다.
모든 것은 국민을 위해.
생각하는 방식은 달라도, 하쿠토와 병사들과 뜻은 같았다.
엔제 교단을 편들었던 것도, 자신과 가족처럼 구해진 자가 반드시 있을 거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었다.
"나를......개죽음시킬 셈, 이, 쿨럭, 커헉."
"......."
죽음의 순간에 도달한 하르마르의 필사적인 대사.
베인 상처 투성이인 몸에서는 피가 흘러나와서, 언제 숨을 거두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젠 자기가 엔제 교단과 나라를 어떻게 해줄 수 없다.
그럼 적어도 젊은 세대에게 나라를 맡기기 위해, 자신의 삶을 보여줄 뿐.
흑기사가 목숨을 빼앗지 않고 놓아준 이유도, 이 남자와 하쿠토 일행이 싸우도록 주선했다면 그럴 듯하다.
비통한 통곡소리가 들리자, 하쿠토 일행의 가슴에 각오의 불씨가 지펴졌다.
"에리카."
"응."
쥐는 검에, 들고 있는 칼집에, 힘이 담긴다.
"호위는 맡겨주십시오."
"고마워."
그 짧지만 신뢰가 담긴 말을 듣고, 오즈왈드가 다시 활을 당겼다.
남은 마력을 전부 담아서, 종막의 시작을 대비했다.
"ㅡㅡ"
서로 짠 것처럼 에리카가 달렸다.
하르마르가 그쪽으로 의식을 향하기 시작한 순간, 화살이 날아갔다.
"칫! ㅡㅡ하아아아!"
왕년의 감으로 위기를 깨닫고, 몸을 기울여 화살을 피하는 하르마르.
거기다, 몸을 회전시켜서 다가오는 에리카에게 검을 내리쳤다.
"ㅡㅡ!"
그러자, 에리카를 마력을 담은 칼자루로 받아내었다.
"뭐!?"
아무리 하르마르라 해도, 그 검을 거머쥐는 건 한손.
에리카가 배운 기교에 의한 칼자루의 일격은, 무겁고 단단한 하르마르의 검을 세게 튕겨내었다.
"큭, 크으으......"
거기에ㅡㅡ
"우오오오오오오!!"
수년 전, 왕도에 온 하쿠토는 알게 되었다.
라이트 왕국 주변의 유괴사건은, 어떤 자들이 '용사를 찾아내려고' 벌이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용사의 특성인, 하얀 머리색에 가까운 자들이 납치되었던 것이다.
비록 용사의 역할인 유적의 감시임무가 사라졌어도, 왕도 내부의 내통자를 전부 특정짓기까지는 용사라고 밝히는 일을 금지당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 사이에도 유괴사건은 계속 되었다.
이유는 납득하였지만, 자기들 때문에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가 없다.
이제부터는, 용사인 자기가 지켜보이겠다.
하르마르의 모습은, 하쿠토에게 그렇게 다시 결심하게 만들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온몸의 통증이, 하쿠토의 움직임을 느려지게 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오히려 더욱, 더욱 강하게 내딛으며 다시 아픔을 느낀다.
아픔은 아픔으로 분산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최후의 내딛음은 제일 강했다. 그건 여태까지보다 한층 더 체중이 실린 혼신의 일격을 자아내었다.
"아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오!!"
하쿠토의 검과 하르마르의 검이 교차한다.
"오오오오오!!"
"크악!?"
하쿠토의 검격은, 검을 잘라내고 하르마르에게 도달한다.
"크, .......커, 허....."
무너지는 듯 피웅덩이에 잠기는 하르마르.
"하르마르 씨!"
"......역적에게, 경칭 따위......붙이면, 아, 안 된다....."
하르마르는 침침한 시야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기를 내려다보는 하쿠토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조금 전의 칼싸움 와중에 하쿠토의 갈색 가발이 날아가 사라지고, 눈처럼 새하얀 은발이 드러난 것이다.
마지막에 목격한 것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는 하르마르.
"하쿠토.....다음은, 부, 쿨럭.....부탁한다......"
"예.......예........"
왕에게 칼날을 들이댄 몸이지만 누군가에게 손을 잡히면서 죽는다는 행복감을 맛보며, 하르마르는 멀어져가는 의식에 몸을 맡겼다.
".......아버님께, 죄송, 하, 다.........고........"
한 줄기의 눈물과 함께 그 말을 남기고, 라이트 왕국에서 한 명,
'기사' 가 떠났다.
♢♢♢
연습장의 열기와는 반대로,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의 수용탑.
저벅저벅하고, 부츠가 돌바닥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을 연습장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내리고, 유유히 목적지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최상층.
몇 개의 넓은 감옥이 늘어서 있는, 죄인이 된 중요인물 전용의 층계다.
그 중 하나의 앞에 서서, 조금 전 보초를 서던 병사에게서 받아든 철제 자물쇠를ㅡㅡ
"ㅡㅡ여기에 시리는 없는데요?"
시리・쇼크가 붙잡혀 있다고 알려진 감옥 앞에 도착한 인물의 등뒤에서, 장소에 걸맞지 않은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레스티아......라이트......"
"네. 여러가지로 준비한 모양이지만, 안 됐네요."
조용히 검을 들면서, 백은색으로 빛나는 칼날과 함께 고하였다.
"죄 많은 당신은, 여기서 전사해주셔야겠어요. ㅡㅡ라이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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