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제 13 화, 축제의 시작
    2021년 04월 10일 15시 17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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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29/

     

     

     

     크로노가 영문 모를 인연을 느끼고 레드 와인으로 현실회피를 하고 있던 무렵.......

     

     라이오넬 저택의 한 곳에서는, 두 무인이 검을 맞대고 있었다.

     

     "음!!"

     "하아!!"

     

     목검의 파편이 튀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대련이다.

     

     빛이 많이 새어들어오게 지어진 이 방에서는, 양자의 튀어오르는 땀이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하르마르는, 지금만큼은 마음을 무로 되돌리고서 오직 검에만 의식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여, 여기까지 해둘까. 좀 지쳤다."

     

     검으로 지탱하며 서 있는 라이오넬이, 숨을 몰아쉬는 하르마르에게 말했다.

     

     "네, 네에....."

     

     갑자기 찾아온 하르마르를 흔쾌히 환영하고서, 항상 그러던 것처럼 인사 대신 부자끼리 검으로 대화를 하였다.

     

     우물가에서 몸을 씻으면서, 조금 전의 검도장으로 돌아갔다.

     

     방의 안쪽 벽에는, 마검이라 불리는 이 가문의 보검이 내걸려 있었고, 그 검이 지켜보는 와중에 서로 맞섰다.

     

     찾아온 밤의 정숙과 익숙한 나무바닥의 차디찬 감촉이, 하르마르와 라이오넬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ㅡㅡ아직 고민하는 모양이로군."

     "그건..............죄송합니다......."

     

     역시 의부한테는 알아채이고 말았다며 고개를 숙인 하르마르는, 죄송하면서도 이상하게 안심이 되는 것을 느꼈다.

     

     "됐다. 사과할 필요도 없어. 고민은 누구의 안에나 있는 법.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지. 뭐 나는 그게 나쁜 일이라고 생각치 않고, 조미료라고까지 생각한다. ......뭐 다시 말해, 네게 말하고 싶은 건 하나 뿐이다."

     ".......부디 들려주십시오."

     

     마음을 가다듬는 하르마르를 보는 라이오넬은, 딱히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을 입에 담았다.

     

     "ㅡㅡ넌 내 자식이라는 것 뿐이다."

     "!!"

     

     하르마르는 가슴에 치밀러오르는 감정에 몸을 떨었다.

     

     "네가 나라에 해가 되는 존재라면, 내 검이 네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넌 내 자식이다."

     "큭, .......흑........"

     

     흐르는 눈물을 모두 닦을 수가 없다.

     

     라이오넬이 뒷쪽의 마검을 들고서, 하르마르에게 다가가서 가슴가에 떠밀면서 드높게 고했다.

     

     "무슨 선택을 한다 해도, 넌 네가 생각하는 정의를 나아가라!! 넌 내 자랑스런 아들이다!!"

     "........,...............예!!"

     

     쾌활하게 웃는 라이오넬에게, 부들부들 떨면서도 강하게 대답하는 하르마르.

     

     다행인지 불행인지 라이오넬의 말에 의해, 하르마르의 운명은 정해졌다.

     

     

     ♢♢♢

     

     

     아침해가 떴다.

     

     어전시합이 열리는 연습장에는, 라이트 왕국의 귀족들과 각국의 내빈들이 계속 입장하였다.

     

     보통, 라이트 왕의 앞에서 국민의 강한 무력을 보여주려는 취지인 어전시합에는 외국인이 잘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근래 수 년 동안은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를 희망하고 있었다.

     

     목적은 물론......

     

     "......오, 오오......세상에..........볼 때마다 아름다워지다니......"

     

     전용석으로 향하는 행렬 사이에서, 몇 번인지 모를 찬미의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그런 말을 하는 자의 시선 끝에는, 초연한 모습으로 의자에 걸터앉은 세레스티아가 있었다. 백은색 경장갑을 입고서, 평소의 도를 넘은 사랑스러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발키리와도 같은 당당함이 흘러나왔다.

     

     좌우에는 마리와 또 한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도 수많은 기사와 병사가 눈을 빛내며, 호화로운 선물과 함께 열띤 대사를 읊고 있는 내빈들의 동향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었다.

     

     "이 모브의 충성을 받아주시길."

     "ㅡㅡ접촉은 금지입니다."

     

     세레스티아에게 다가가려는 모브 자작을, 마리가 즉시 제지하였다.

     

     손등에 입맞춤이라도 하려는 생각일 것이다. 명백한 규정위반이라서, 줄을 선 많은 자들이 살기등등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부모님한테서 배우지 않았나요? 아니 어찌되었든, 이제부터는 세레스티아님과의 접견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니, 나쁘게 생각마시길."

     "그런 바보같은!? 난 이 나라의 귀족이라고!!"

     "데려가."

     

     거칠지는 않지만, 병사에 의해 죄인처럼 호송되는 모브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 뒤에 오는 자들의 면회를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세레스티아에 대한 말은 상식적인 것으로 두 마디 이내, 세레스티아와의 접촉은 금지, 선물도 전용 공간에 놓는다.

     

     주로 이 세 가지만 조심한다면, 그 뒤는 웬만한 일이 아니라면 중단되는 일은 없다.

     

     "......여전히, 세레스티아 전하는 철벽이로군."

     "음. 철저하지. 남자를 싫어한다는 소문까지 들릴 정도지만, 오히려 아직 우리들도 기회가 있다는 말이 되지 않은가."

     "하하하. 역시 후작각하.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앗차, 내, 내 차례다."

     

     누구나가 나야말로, 기회만 있다면 내가, 라는 욕망을 품에 숨기고서 짧은 시간에 재주껏 어필하며, 미의 화신에게 인사를 해나갔다.

     

     

     "그, 그럼,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게 될 일도 있겠네요. 안녕히."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어 태양이 정점에 올랐을 무렵이 되어서야, 마지막 접견이 끝났다.

     

     "두 분 모두 수고하셨어요."

     

     피로한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세레스티아가, 반나절이나 남았는데도 녹초가 된 경호원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저희들은 신경쓰지 마시길. 그보다도, 역시 이번에도 면회인이 더 늘어났군요. .....세레스티아 님은 지치지 않으셨습니까?"

     "네, 저는 전혀. 그러니, 곧장 아바마마를 뵙도록 할게요."

     ""예!""

     

     맡겨뒀던 검을 허리춤에 차고서, 라이트 왕이 대기하는 곳으로 서둘러 갔다.

     

     성내에는 기사와 병사가 오가면서, 찌릿한 긴장감이 흐르는 와중에 엄중한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숙련된 암살자가 온다는 정보가 있어서, 기사와 병사의 눈에서는 전쟁시에 비견될만한 진지함이 엿보였다.

     

     "ㅡㅡ아바마마, 시로 선생님, 기다리게 했습니다."

     

     연습장에서 제일 화려한 관람석의 입구에서, 왕과 호위인 시로유시아와 합류하였다.

     

     "아니, 시간대로다. .......피곤하겠지만......부탁한다."

     

     조용히 목례하며 응하는 시로와, 조금 전까지 세레스티아가 했던 고생을 격려하는 라이트 왕.

     

     이제부터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점 때문에, 미간을 찌푸리며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는다.

     

     "네. 제가 세운 계획인걸요. 당연해요. ......그럼, 가보도록 해요."

     "음. 그럼. .......열어라."

     

     왕의 말에, 입구를 경비하던 기사가 관람석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에서 쏟아지는 것처럼 들려오는 환성소리를, 왕은 선두에서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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