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12 화, 하바르케레의 죄인2021년 04월 09일 19시 57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28/
"......또 가는 거야? 세레스님께서 경고하셨다고."
학생들이 반으로 갈라져서 만들어낸 길을 나아가는 에리카. 평소처럼 뒤를 따라오는 하쿠토는 이전의 위엄이 가득한 세레스티아를 떠올리고서 어떻게든 말려보려고 시도했다.
"갈 건데? 언니는 마음을 주지 말라고 했을 뿐인걸. 도검술을 배우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어."
방과후에 하쿠토의 아버지인 시로에게 가르침받는 게 아니라, 그라스한테로 발걸음을 옮기는 에리카와 하쿠토.
하쿠토는 에리카를 내버려둘 수 없어서 따라스는 형태다.
"그건 굳이 말 안 해도 알 수 있잖아? .....혼나도 모른다고."
"그럼 따라오지 마. 내게는 여유가 없어. 어전시합까지 앞으로 이틀 밖에 안 남았는걸."
예술적인 장식이 새겨진 학교의 복도에서, 웅성거리던 학생들이 좌우로 나뉘어 만들어 준 길을 통해 쑥쑥 나아간다.
허리에는 그라스가 선물로 준 일본도가 달려 있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가 많은 이 학교에서는, 미소녀인 에리카와 미소년인 하쿠토를 보며 새된 목소리를 내는 학생이 적다. 세레스티아가 나타날 때의 소란이 정말 특별한 것일 뿐이다.
".....난 떼쓰는 왕녀는 좀 그렇다고 생각해."
"난 자유로울 뿐이야."
"전에 붙잡았던 노출광도 같은 말을 했었다고......아얏."
에리카한테 무릎을 가볍게 차이는 하쿠토.
옆의 사람들은, 사이좋은 약혼자끼리 노는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대화를 되풀이하면서 설득하는 하쿠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살롱에 도착하였다.
♢♢♢
".......저기, 이제 가르칠 일은 없다고 전해드렸습니다만. 그리고 오늘 저의 살롱은 쉬는 날입니다."
살롱을 리모델링한다는 이유로, 현재 그라스는 살롱 안에서 망치와 정을 써서 나무에 조각을 새기고 있는 중이었다.
연미복을 입은 멋진 종업원이 연출하는 이 초현실적인 광경을 갑자기 목격해버린 두 사람은, 모두 웃음보를 터트리고 말았다.
"글치? 이런 그라스가......그럴 리 없어."
"뭐......."
나가라는 뜻을 에둘러 말한 그라스였지만, 나가기는 커녕 들어와서 웃고 있는 바보 커플을 보자 가볍게 짜증이 난다.
나는 미래의 마왕성의 종업원에게 줄 급료와, 쓰다 버릴 마왕군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돈벌고 있는데 하면서.
".......오늘의 용건을 듣도록 하지요."
겉으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망치와 정을 놓으며 일어나며 응대한다.
"어, 뻔하잖아. 이틀 후로 닥쳐온 어전시합을 대비해 벼락치기하고 싶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하는 에리카였지만.....
그라스는 검은 안경을 들추면서, 도검술을 가르친 나도 나지만 이 왕녀는 살롱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며, 오랜만에 마왕 일을 하며 쌓인 울분을 풀고 싶어졌다.
"여긴 훈련장이 아니고, 이제 가르칠 것도 없습니다. 이미 상처없이 이길 정도입니다."
"에이~ 더 쉽게 이길 수 있게 해줘. 뭔가 상처입어도 아파지지 않을 기술같은 건 없어?"
내가 만들어 준 일본도로, 깡총거리며 겨드랑이를 찔러드는 왕녀를 내려다본다.
이상한 녀석한테 걸려들었구나, 하고 그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 왕녀 덕택에, 요즘은 살롱에서의 마크 집안의 쌀 영업이 순조로워졌던 것이다.
조금 정도는 편의를 봐줘도 될 것 같다며, 즉석에서 떠오른 것을 시험해보았다.
"어쩔 수 없군요."
"있어!? .......오?"
그라스가 에리카의 손을 잡았다.
신사가 숙녀에게 그러는 것처럼.
"뭐, 뭐야? 갑자기이이이!?"
어째선지 조금 부끄러워하는 에리카의 손을 찰싹 내려쳤다.
"아프십니까?"
"아파! 당연하잖아!"
다음은 웅크려서 에리카의 정강이를 수도로 쳤다.
"아파아아아!!"
"어떻습니까?"
정강이를 쥐고 뛰쳐오르는 에리카에게 물어보았다. 속옷이 뻔히 보였지만, 그라스는 보지 않도록 다짐하면서 물어보았다.
"진짜 아파!!"
"이쪽의 아픔은요?"
방금 쳤던 에리카의 손등을 가리켰다.
".......그렇게 아프지 않을지도. 어, 어째서?"
"아픔을 분산시켜서 완화시킨 겁니다. 일시적으로 어느 쪽의 아픔도 신경쓰기 어렵게 됩니다. 이걸, '크롯노의 제 3 법칙' 이라 합니다."
적당히 그럴듯한 말을 한다.
"오오, 확실히 그렇네."
"대, 대단해......"
단순한 지식인데 법칙 운운하는 건 둘째 치고, 첫째 공격보다 강한 둘째 공격으로 첫번째의 아픔을 무마시켰던 것 뿐인데도 감탄하는 에리카와 하쿠토.
그라스는, 두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도 속아넘어갈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아 그랬습니다. 내일도 비명을 지르며 올 것 같아서 미리 여기서 알려드리겠습니다만, 전 내일과 모레에 비번입니다."
"응? 무슨 일 있어? 아, 맞다. 어전시합의 입장권 넘겨줘야지. ㅡㅡ자."
이미 에리카의 안에서는, 모레에 그라스가 자기를 응원하러 오는 일이 확정되어 있는 모양이다.
실제로 가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거부할 수도 없어서 일단 받아드는 그라스.
".......그래서, 그라스 씨는 휴일에 뭘 하나요?"
하쿠토까지 물어본다.
사적인 일을 물어보는 일에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일단 마련해뒀던 변명을 늘어놓았다.
"쌀의 재고가 줄어들어서, 맡겨뒀던 지인의 집으로 쌀을 가지러 갑니다. 그리고 찻잎을 구입하거나 오차즈케를 만드는 등, 대부분 그런 일에 시간을 보내버립니다."
실제로는 내일 아스라한테서 양보받은 일일 알바의 내용을 듣기 위해, 왕도 제일의 정보상 겸 중개상인 주점에 가기로 하였다.
"흠~ 그런데, 차는 아직이야?"
"......"
"자, 자자 그라스 씨. 함께 휴식하는게 어떤가요?"
♢♢♢
그런 이유로, 아스라에게서 받은 아르바이트다.
지시받은 일시가 꽤 나중이어서 라이트 학교에 잠입하여 일하고 있었는데, 약속은 약속. 재빨리 끝내야지.
종업원 그라스에서, 평범한 15살의 크로노로 돌아가서 고풍스러운 주점의 문을 지나쳤다.
머리에 뒤덮는 형태의 터번같은 걸 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의 시선을 한 몸으로 받았다.
하지만, 딱히 뭔가 당하는 일도 시비거는 일도 없이 시선은 되돌아가 곧장 평범한 자세로 돌아간다.
그 중에는 야만스러운 모습인 자들도 있었지만, 조용히 테이블과 카운터에서 술을 기울이고 있다.
모두의 의식은 아직도 내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눈치채지 못한 척을 하며, 나도 카운터의 좌석에 앉는다.
옆의 노인에게서 가능한 한 떨어져서.
"주문은?"
" '하바르케레의 죄인' 이던가? 일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
멋진 대사를 날리며, 바의 마스터의 정체를 간파한다.
"ㅡㅡ이 노인네의 정체를 첫눈에 간파하다니, 네가 두 번째다. 한잔 사주도록 할까. 어이, 이 분한테 30년산을."
그렇게 말하며 옆의 할아버지가 똑바른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곧이어 마스터에게 주문하였다.
"이 정도도 하지 못하면, 이번 일은 해낼 수 없다. ......그렇지?"
......마스터가 아니라 이쪽이었나..... 아 알고 있었어 틀리진 않았다고. 이 할아버지는 두번째 후보였는걸.
".......눈에 자신감과 힘이 있군. 거물인 건 틀림없겠지. 흐음, 네가 말한대로다. 하지만, 이번 일은 의뢰의 출처를 알 수 없다. 이 '하바르케레의 죄인' 의 힘으로도 말이지. 뒷세계의 인간은 아닌 모양이지만....."
노인은 옆에 앉으면서, 재빨리 내용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합격이었는지, 주점 전체의 의식이 내게서 벗어났다. 아무래도 이 녀석들 전부, 이 할아버지의 일꾼인 모양이다.
"덫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네."
"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인 치고는 이쪽의 예절을 잘 아는 듯한 방식으로 요청했었지. 그래서 일단, 부근에서 이름난 네게 맡기게 되었다."
눈앞에, 마스터가 레드 와인이 들어간 잔과 함께.......묵직하게 금화가 들어찬 주머니가 놓여졌다.
"......"
"보는대로 금액도 상당하고, 제대로 착수금까지 마련해줬다. 의뢰 후에는, 나머지 절반을 준다고 하더군."
앗싸.
열심히 일하는 게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내용은?"
".......으으으음, 그게 말이다......드문 패턴은 아니지만......암호같은 것과 장소를 지정한 것 뿐이라서....."
드물지 않다고는 하면서도, 턱수염을 쓸면서 꽤 말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다.
"확실히 말하는 게 어때?"
"그럼 말하겠지만, .......장소가ㅡㅡ"
이게 또 예상 외의 장소였다.
"ㅡㅡ성. 내일, 어전시합이 열리는 장소다."
나는 와인을 단번에 들이켰다.
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장 제 14 화, 솔깃한 이야기엔 뒷사정이 있다 (0) 2021.04.10 2장 제 13 화, 축제의 시작 (0) 2021.04.10 2장 제 11 화, 기사의 고민 끝에는 (0) 2021.04.09 2장 제 10 화, 정원의 단막극・후편 (0) 2021.04.09 2장 제 9 화, 정원의 단막극・전편 (0) 2021.04.08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