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제 9 화, 정원의 단막극・전편
    2021년 04월 08일 14시 12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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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25/

     

     

     

     귀족과 부호가 많이 다니는 라이트 학교에서도 제일 고급진 마차가. 천천히 속도를 낮추다가......멈춘다.

     

     오늘의 일을 끝낸 세레스티아가, 여성 하인이 연 마차의 문을 통해 내려 라이트 학교의 문을 지나친다.

     

     폭죽처럼 계속 울려대는 주변의 환성을 가볍게 흘리고서 살롱을 목표로 걷는다.

     

     재빠르게 필요한 학점을 취득해 놓았던 세레스티아는,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요 수년 사이에 이렇게나 높은 빈도로 방문한 적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레스티아의 흰 교복은 다른 학생과 같은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선녀옷인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먼 곳에서 그 신성한 모습을 확인한 인물이, 살롱의 접수에서 뛰쳐나왔다.

     

     "이, 이거 세레스티아 전하 아니십니까. 살롱에 오시다니 드문 일이군요. 이용하시겠다면 제일 좋은 살롱을 준비하겠지만, 어~.........어떠십니까."

     

     제일 연상인 베테랑 종업원조차 세레스티아의 미모에 압도당하여, 한심한 대응을 하고 만다.

     

     평소라면 화를 내며 벌을 내려도 어쩔 수 없을 정도의 실수였지만, 세레스티아는 가볍게 미소짓고 최소한의 대화를 하였다.

     

     "ㅡㅡ그라스 씨는 계신가요? 에리카와 함께 있다고 들었는데요."

     

     

    ♢♢♢

     

     

     미소지으며 경직된 베테랑 종업원의 말에 의하면, 그라스와 에리카는 살롱 한켠에 있는 정원에 있다고 한다.

     

     뒷쪽에 증식하기 시작하는 학생의 행렬을 만들면서, 한번도 가본 일이 없는 정원으로 향하였다.

     

     장소는 파악하고 있어서 의외로 손쉽게 도착하였고, 주저없이 문을 지나갔다.

     

     문을 지나자 장미의 향기가 세레스티아의 코를 간지럽힌다.

     

     그 문을 지나서 바로 옆의 잔디밭에, 목적의 인물이 있었다.

     

     "자, 눈을 뜨고서, 고개를 흔들어! 자아, 자아자아."

     "흣, 읏, 윽!"

     

     앞부분을 천으로 둥글게 감은 봉으로, 에리카의 얼굴을 주저없이 찌르는 그라스.

     

     그걸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필사적으로 피하는 에리카. 이미 운동복은 땀으로 푹 젖어서 에리카의 피부에 달라붙어있었다.

     

     "좋아! 다음!"

     "하아, 하아......다, 다음이라니......오늘도 그거 해?"

     ".....빨리 해십시오!"

     "네, 네에!"

     

     의문의 훈련을 끝내고서, 연미복의 흐트러짐을 고치며 의사를 표현하는 그라스.

     

     에리카는 원래 조금 제멋대로인 부분이 있었지만, 놀랄 정도로 순순히 지시를 따르고 있다.

     

     "평안하셨나요, 그라스 씨."

     "잘 지내셨습니까, 왕녀 전하. 눈치채는 게 늦은 점, 매우 실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세레스티아는 멀리서 기이한 것을 보는 듯한 표정이 된 학생들에게 신경도 안 쓴 채, 주저없이 일행에 합류하였다.

     

     그라스도 놓치지 않고 반응하여 인사한 후 근처의 의자를 끌어 세레스티아를 앉혔다.

     

     "에엑, 어, 언니......."

     "손을 멈추면 안 돼요."

     "으으, 부끄러워."

     

     그렇게 말하는 에리카는, 검은 재킷을 근처의 나무에 걸었다가 들고, 떨어트렸다가 줍는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습니까? 이건 유래깊은 훈련으로서, 수없이 괴롭힘당한 아이를 훌륭한 격투가로 만들어 내었던, 이른바 무술가의 등용문입니다. 부끄러움 따윈 날려버리십시오."

     "으으으......."

     

     설치된 테이블 위에 세레스티아의 녹차와 과자를 마련하면서, 에리카에게는 엄격한 어조로 말한다.

     

     "둘 다 정말 즐거워 보이네요. 저도 참가하게 해주실래요?"

     "......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의자에 우아하게 앉아있는 세레스티아의 부탁을, 작은 목소리로 말리는 그라스.

     

     "어째선가요...... ......저도 동료로 넣어주실래요....."

     

     위를 올려다보며, 조금은 아이처럼 그라스에게 불만을 말한다.

     

     세레스티아의 섹시함과 귀여움에 당해버린 주변 학생들이 콧김울 내뿜는 소음까지 들리는 와중에, 그라스는 담담하게 이유를 설명하였다.

     

     "......사실 저건, 에리카님의 근성을 바로 잡는 일일 뿐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저건 검의 달인인 전하께는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랬나요..... 그건 정말 유감이지만, 그라스 씨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만두겠어요."

     "그 편이 좋습니다."

     

     

     ♢♢♢

     

     

     세레스티아의 방문에서 10여 분 후.

     

     주변과 한층 다른 분위기의 학생이, 라이트 학교의 문을 지나친다.

     

     양쪽에는 분명하게 학교의 관계자가 아닌 여자를 두 명 데리고 있다.

     

     가면처럼 부착된 영업 스마일을 짓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만족해하는 모습의 약간 살찐 학생.

     

     "응? 뭐야, 오늘은 학생들이 적구만. ......왠~지 화나네..... 새롭게 산 여자를 자랑하고 싶었는데."

     

     움찔하고 떠는 노출도 높은 드레스 차림의 두 여자.

     

     그녀들은, 이 남자가 제멋대로 다루는 바람에 이미 몇 명의 여자를 상처입히고 내버린 일이 있는 극악한 악동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남자가 멋대로 기분이 나빠지는 바람에, 비극적인 말로에 도달한 자가 몇 명이나 있다.

     

     옆 나라의 왕자라는 신분, 협력자의 존재, 계속 소개소에 거금을 건넨다는 점도 있어서, 재주껏 증거를 잡히지 않은 채 악행을 거듭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정원에 모여들었구만. ......이 소란은 아마 그거 같은데.....크흐흐......."

     

     정원으로 시선을 향하며, 남학생은 욕망을 드러내는 것처럼 입가를 추하게 일그러뜨렸다.

     

     

     ♢♢♢

     

     

     "그런 분이 계셨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기분 나쁜 이야기군요."

     "크, 크으......익!"

     

     어전시합에서 에리카의 대전상대인, 켓소크쟈로에 대해 말하고 있다.

     

     "네. 하지만, 라이트 왕국 내에 그의 협력자가 있는 모양이어서, 죄를 물을 만한 증거를 얻지 못하고 있어요. 전 다른 일로 손을 쑬 수 없어서, 이러저러하는 사이 최상급생까지 되어버렸답니다."

     "큭, 으으......윽."

     

     세레스티아가 우아하게 녹차를 입에 대며, 곤란하다는 듯 말한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가느다란 나무봉으로 에리카의 관절을 치며 뭔가의 자세를 가르치는 그라스.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서도, 뭔가의 벌이 내려지면 좋겠군요. .....자, 좀 더 허리를 내려."

     

     세레스티아의 대화는 대충하고서, 탁 하고 에리카의 허리를 가볍게 친다.

     

     "윽!? ......저기 그라스. 이러면 정말 겟소에게 이길 수 있어?"

     "물론입니다."

     "정말이려나......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은데....."

     

     검은 안경의 자신만만해하는 한 마디를 들어도, 그다지 믿지 못하는 표정의 에리카.

     

     "이런이런, 불만은 입에 담지 않겠다는 약속은 어쩌셨습니까."

     "....."

     

     그런 탄식섞인 말을 하는 그라스에게, 에리카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힘껏 혀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쯤에서 지향할 목표 정도는 제시해둘까요. ......죄송한데, 누군가 마술을 다루는 분 안 계십니까?"

     

     그라스가 근처의 나무에 세워놓았던 칼을 메고서, 주변의 군중에게 물어보았다.

     

     "조금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제게 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나가 생각했다.

     

     나름대로 마술을 다룬다 해도, 그런 살인행위같은 요구를 누가 거들어 줄 것이냐고.

     

     그러자.....인파를 강제로 헤치고서, 여자 두 명을 동반한 한 남학생이 걸어나왔다.

     

     "그렇다면, 이 내가 적격이지. 왕녀 두 분에게 보여줄 거지? 그럼 당연히 나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그라스의 앞에 뛰쳐나온 그 학생을 보고, 그라스 이외의 주변 사람은 누구나 눈을 돌리며 혐오의 감정을 드러내었다.

     

     "오오. 친절하게도 감사합니다. 그럼, 마음에 드는 타이밍에ㅡㅡ"

     "ㅡㅡ <파이어볼> "

     

     감탄하는 듯한 그라스가 설명하는 도중에, 불의의 기습으로 불덩어리가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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