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11 화, 기사의 고민 끝에는2021년 04월 09일 16시 12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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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회의실 문 앞에, 하르마르와 근위기사단의 신병이 긴장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직무에 자부심을 갖고 수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통로 저편에서 나타난 사람의 모습을 보자, 왕의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이 어렵지 않게 무너져버렸다.
"ㅡㅡ평안하셨나요."
"기사에 대한 인사는 불필요합니다. 세레스티아 님."
세레스티아가 마리를 동반하여 나타났다.
그 충돌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게 되었는데, 세레스티아는 물론이고 하르마르도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건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라, 하르마르가 세레스티아를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상대로 단정지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일을 계속 한다는 뜻은, 기사 쪽을 선택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어떻게 대답한다 해도, 아무것도 변치 않을 게 아닙니까?"
은연 중, 자기가 회의실 바깥에 나와있는 시점에서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가 아니더냐? 라고 불평섞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왕녀의 물음에 물음으로 대답하는 무례를 범하자 마리가 엄한 표정을 지었지만, 당사자인 세레스티아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였다.
"주저없이 확실히 대답할 수 없는 동안에는, 그렇게 되겠지요. ......열어주지 않겠나요?"
하르마르가 아닌 기사에게, 문을 열라고 명한다.
"네, 네에. 죄송합니다."
홀리고 말아서 얼굴이 붉어지며 굳어버린 기사가 뻣뻣한 움직임으로 문을 열었다.
"ㅡㅡ그럼."
"예."
세레스티아가 마리를 데리고 바른 자세로 걸어서 회의시롤 들어갔다.
".......대, 대화하고 말았다. 그 세레스티아님과......"
"......."
녹아버린 것처럼 칠칠맞은 표정을 짓는 부하에 반해, 하르마르의 얼굴은 매우 험상궂은 표정이다.
속내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 세레스티아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지켜보는 하르마르.
안에 있는 갈등과 주저가 기울어지는 순간이었다.
♢♢♢
회의실에는 왕과 죠르쥬와 라이오넬, 그리고 세레스티아와 그녀를 시중드는 마리 5명 뿐이었다.
"그럼 알트 님이 귀환하는 건......정말로, 예정보다 대폭 빨라지는 겁니까?"
라이오넬이 정말이냐고 재차 확인을 구한다.
"네. 보낸 편지에 따르면, 2주도 지나지 않아 귀환한다고 합니다."
알트 제 1 왕자는 정예가 모인 제 1 기사단의 단장으로서, 그 카리스마와 무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세레스티아의 실력에는 미치지 않지만, 그래도 걸물이라 불릴만한 인재였다.
".......으음. 원인불명, 입니까."
"서면상으로 보면, 저쪽도 그다지 파악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알트 제 1 왕자가 국경 부근으로 파견된 이유는, 매년 라르만 공화국에서 보내는 정찰부대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드물게 전투로 발전되기 때문에, 라이오넬과 알트 등의 실력자가 파견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올해는......
"......설마, 공화국의 정찰병이 이미 전멸당한 상태일 줄이야."
라르만 공화국의 부대가, 이미 철저하게 파괴되어버렸다는 일이었다.
산에 둘러싸인 지형이 많은 라르만 공화국에는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있는데, 거기다 강하기까지 하다. 그걸 길들인 라르만 부대는 꽤 성가실 터인데, 그런 부대가 괴멸되었다고 한다.
"강력한 몬스터의 소행이라기엔 위화감이 있는 사체였다고 합니다. 먹힌 부분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모르겠군. 그곳은 다른 나라와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지. 만일 그 정도의 일이 벌어졌면 뭔가의 목격정보도 있었을 터. 유일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근처에 있는 '늪의 악마' 인데......그게 그 땅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직 들어본 일이 없네."
죠르쥬와 라이오넬이 고민하는 와중에, 세레스티아는 모른 체하는 표정으로 발언하였다.
"모르는 걸 궁리해봐도 어쩔 수 없어요. 다음 화제로 넘어가죠."
"아니, 하지만 이건 중대한 문제다."
"정보를 모은다, 병사를 파견한다. 지금의 단계에서 가능한 일은 이 정도에요. 그리고, 고민하는 건 자기 방에서도 할 수 있지 않나요. 지금은 모두가 모여야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어때요?"
세레스티아는 마리가 준비해 준 녹차를 마시면서, 냉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말로 뜨거워진 두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군. 알트한테서 직접 이야기를 듣기 까진 결론을 낼 수 없겠지. 아직 의제는 산더미같이 있다. 조금은 짐을 좀 도와주지 않겠나."
왕이 나름대로 농담하자, 죠르쥬와 라이오넬은 순순히 세레스티아의 말을 따르는 시늉을 해주었다.
"그것도 그렇군요. 빨리 끝내고 폐하를 해방시켜 드려야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결정했다면, 폐하께 저녁식사 정도는 천천히 드시게 하기 위해서도 서둘러 끝내봅시다."
어깨에서 힘을 빼고서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다음 화제로 넘어간다.
"그럼, 다음은 어전시합의 경비에 관한 것입니다만......"
그렇게 운을 뗀 죠르쥬가, 대놓고 눈썹을 찌푸리는 라이오넬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으음~, ........어떻게든 안 되겠습니까, 전하."
"안 돼요. 하르마르는, 폐하의 관람석이 아닌 다른 장소를 지키게 하겠어요."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다고 즉시 단언하는 세레스티아를 보고, 라이오넬은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여기서 하르마르가 폐하의 호위에서 제외된다면 분명 이대로 경원시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표정이다.
"그걸 어떻게 좀. 폐하를 노리는 암살자의 정보도 있습니다. 하르마르의 여태까지의 공적을 참작해서.....부디......"
깊게 고개를 숙이며 부탁한다.
"이번 경비에 과거는 상관없어요."
"......그건 알지만, 부디!!"
이마를 테이블에 강하게 부딪히며, 진지하게 탄원한다.
"라이오넬이여. 그런 식의 사사로운 정이 담긴 말로는, 짐도 세레스의 제안을 바꿀 생각이 안 든다네. 이번엔 순순히 포기하시게."
왕의 담담한 대사에는, 불만을 듣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군요. 확실히 지나쳤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왕에게 고개를 숙인 후, 세레스티아와 죠르쥬에게도 사과하는 라이오넬.
왕이나 죠르쥬에게서 찬성을 받지 못한다면, 이미 설득은 물 건너갔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니요, 자제분의 일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그건 그렇고, 조금 전부터 신경쓰였습니다만....."
죠르쥬가 자리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세레스티아의 찻잔을 보았다.
".......세레스티아 님이 홍차가 아닌 것을 드시다니 드문 일 아닙니까."
"실은 짐도 신경쓰였다네. .......그건 녹차인가?"
왕의 시선도 세레스티아의 잣잔으로 향했다.
"네. 얼마 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취향에 맞아서 요즘은 이것만 마시고 있답니다. 그렇죠, 마리?"
"예, 정말 귀여운 모습으로 드시지 뭐에요."
"".......""
아무리 그래도, 일일이 귀엽다고 덧붙일 필요는 없다.
그런 말을 하면 항상 왕과 죠르쥬가 눈을 흘겨보았었는데, 처음엔 위축되었던 마리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슴을 펴고 있다. 완전 대담해졌다.
하지만 그런 독특하고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도, 라이오넬의 표정은 풀리지 않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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