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8 화, 헤롱공주2021년 04월 08일 03시 00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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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
살롱의 열려진 창을 통해 보이는 정원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서, 다채로운 색채로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정하고 따스한 바람이 그 꽃들의 좋은 향기를 옮겨서, 살롱을 방문하는 자들의 마음을 치유한다.
그렇게 따스함이 느껴지는 어느 날의 오후.
"하아......"
"........"
나의 정글 살롱에는......헤롱공주가 있다.
"하아~~............후우우.......하하......"
헤롱거리는 프린세스다.
맨들맨들하게 연마하여 만든 바위 테이블 위에 엎어져서는, 자신의 오렌지색 머리카락에 숨을 불어넣으며 놀고 있다.
평소의 밝고 화사한 에리카 공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맥빠진 모습이다.
".......전하."
"에리카로 불러~"
"그럼 에리카."
"막 부르라는 뜻이 아니라고! 그러면 안 되잖아!? 왕녀라고!?"
전력으로 태클을 거는 왕녀. 뛰쳐오르며 기운이 가득해진 모습이다.
이 부자 학교에 마크 집안의 쌀을 퍼트려서 돈을 벌자는 최고의 돈벌이를 생각해 낸 후, 잠입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상냥한 에리카님을 사모한 나머지 해버린 실수였다고 생각해주십시오. .......그건 그렇고, 요즘 저를 지명하시는 건 어떤 이유입니까."
"뭐? 싫어?"
"그야 뭐......"
"싫은 거야!? 여전히 목숨 아까운 줄 모르네!"
싫다기보다는, 많은 귀족 자제에게 쌀을 팔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연이어 지명당해도 곤란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인 선배들이 노려보고 있으니....... 누구나 왕족을 모시고 싶은 모양이어서, 모두들 거의 없는 기회를 잡으려고 필사적이다. 그런 와중에 나 같은 햇병아리가 지명당하자, 모두의 눈은 재규어처럼 변해버렸다.
"살롱에 혼자 오시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하쿠토님은 안 계신 겁니까?"
".......하쿠토는 강의의 복습. 하쿠토는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걸."
태클 때문에 일어선 참에 녹차를 입에 대며 말했다.
애인인 하쿠토한테는 너무한 말이로구나.
아니, 그럴 때가 아닐지도.
"ㅡㅡ후우. .....그라스는 몰라. 내 고뇌를."
"고뇌라면 그리 알고 싶지 않습니다만."
"......"
"저 이외의 분들이라면의 이야기입니다. 계속 말씀해 주십시오....."
분위기를 풀어보려다 실패하여, 왕녀가 해서는 안 될 대단한 눈초리로 노려보고 말았다.
".......언니 대신이라니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난 언니같은 초인의 흉내를 낼 수 없어서, 예상대로의 전개가 될 것 같아 한숨이 나오는 거야......그리고......"
불만을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무 관계도 없는 내게 그냥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도 상대는......그 '겟소・구쟈로' 잖아....."
"......알겠소 그지야, 말입니까?"
"겟소, 구쟈로. 확실히 그런 느낌의 녀석이지만, 옆나라인 '구쟈로' 라는 소국의 왕자니까 그 말 듣게 되면 위험할걸? ......그보다, 여기 하인인데 그런 일도 몰랐던 거야?"
"물론 알고 있습니다."
미묘하게 생각났다.
분명 호색한 국왕이 '유물' 을 갖고 있고, 국내에서 꽤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다고 했던가. 라이트 왕국과는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나라였을 터다.
내가 지향하는 이야기엔 그다지 관계없어 보여서,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세레스티아 언니와 같은 최상급생인데, 학교 최고의 마술 천재야. '마법대국' 출신도 아닌데 여러 마술을 쓴다고 하더라."
"호오. 그건 훌륭하군요."
마술은 상당한 지식과 숙련도가 필요해서, 전투에서 쓸만한 수준으로 마술을 다루는 자는 정말 일부 사람들 뿐이다.
대부분의 자들은 검술 등의 무기술과 마력을 합하여 싸우는 방법을 선택하는 와중에, 웬만한 자신이 없다면 마술사를 지향하려는 생각은 안 한다.
이전에 산적에 몸을 담았던 마술사와 싸웠었지만, 농구공 정도의 전기공을 던지는 정도였다. 고레벨 마술이 고화력이라는 것은 들었지만, 그 수준에 도달하는 건 극히 적은 자들 뿐인 모양이다.
"참고로, 그 겟소님은 어느 정도의 마술을 다룹니까?"
"뭐? .......조금 전에 모의전을 봤을 때에는, 이 정도의 불구슬을 던졌었어. 모의전 상대에게 몇 개나 팍팍 날렸었지. 자비가 없었어......"
언니와 다르게 얌전한 가슴 앞으로 든 손으로 원을 만들며, 약해진 심정을 표출한다.
불구슬이라면 산적마술사보다 조금 작은 정도인가. 잘 모르겠다.
"베어도 자칫 잘못하면 여파를 맞아버리고, 경우에 따라선 칼날이 녹아버리기도 하고, 가까이 가도 전기채찍같은 마술도 쓰는 모양이고......"
"........."
엥~ 뭐야. 별일 아니잖아, 라고 아스라나 세레스티아 공주라면 생각하겠지. 아스라 따윈 간식 대용으로 먹어버릴 것 같고.
하지만 상식적인 시야를 가진 나로서는, 에리카 공주가 하고 싶은 뜻을 아플 정도로 알 수 있다.
활 등과 마찬가지로, 마력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도 사정거리가 길수록 성가셔진다. 검도의 1단은 맨손의 3배와 같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맨손보다 검이, 검보다 창이, 창보다 활이 강하다고 일컬어진다.
그런데 마술 정도가 되면 활보다도 범위가 넓고, 마력을 쓰고 있는 만큼 단순한 불구슬보다도 강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렇고.....
"아아~ 오라버니가 정찰을 나가지 않았더라면 바꿨을 텐데...... 뭐하는 거야 마이 브라더."
........나의 용사 파티 최강이, 이 무슨 한심한 모습인가.
나의 판단으로는, 그 갑자기 강해져버린 세레스티아 공주는 제쳐둔다 해도, 이 소녀도 상당한 실력일 텐데.
과하지만 않는다면, 자신감은 분명히 힘이 된다. 그 세레스티아 공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세레스티아 공주라고 하니, 전에는 진짜로 놀랐다.
제 6감이라도 있는지, 나를 한번 만났을 뿐인 마왕으로 의심하였고, 그리고 흑기사조차도 마왕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였다.
머하는 사람인고, 그 여자...... 참말로 무섭구먼. 그 엄청나게 귀여운 외모에 방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
나의 예상을 뒤엎고 고압적인 악녀가 되기는 커녕 미목수려, 품행방정, 나라를 위해 여러 공적을 쌓아올린 재색겸비의 완벽한 여신이 되어버렸다.
최근 몇 년, 왕도에 올 때마다 조금씩 정찰하고 있었는데, 나라를 위해 나날이 힘껏 노력해왔다고 한다.
어쩌면 날 쓰러트리는 역할은 하쿠토가 아닌 그녀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전개도 불타오를지도..... 먼 옛날 전설의 검을 빼앗은 강대한 마왕과, 시간을 초월하여 다시 전투하게 된다라.......왠지 불타오른다......
"저기 그라스~ 나 좀 이기게 해줘~ 이~기~게~해~줘~"
눈을 감고 생각하면서 불타올르던 나에게 맥빠진 말을 건다. 다시 테이블에 엎어지더니, 다리를 파닥거리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
"......"
이쪽의 왕녀는 정말.
"알겠습니다."
"........엥?"
얼빠진 목소리를 내며 올려다본다.
"ㅡㅡ제가, 왕녀님을 이기게 해드리겠습니다."
검은 안경을 들추면서, 예리한 눈매로 에리카 공주를 노려본다.
"윽........"
소리내며 떠는 에리카 공주였지만, 이걸 기회로 이 소녀만이라도 강화시켜두자.
용자 파티의 검사로서, 모두가 경의를 표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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