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6 화, 그라스・크로부치2021년 04월 07일 14시 38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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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세레스티아의 발검.
몇 번인가 눈으로 봤던 적이 있던 하쿠토와 에리카조차 전혀 간파하지 못하여 반응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일개 하인에게는 대항할 방법 따위가 있을 리도 없어서, 목에 대어진 칼날을 보고 미동조차 하지 못한 채 떨고 있었다.
"......"
"용, 용서를....."
세레스의 예리한 시선을 똑바로 받고서, 검은 안경의 하인은 숨을 멈추고 양손을 올리며 목숨구걸을 하고 있었다.
"....................기분 탓이네요. 미안했습니다."
"............"
그녀는 검을 떼어서 자루에 넣으며 진심어린 사과를 하였다.
"제 착각 때문에 안 좋은 일을 당하셨네요. .......상처는 없으셨나요?"
"네, 네에, 상처 하나 없습니다..... 제가 무슨 실례를 범하고 말았는지요."
"아뇨, 그런 일 없어요. 조금......이전에 만났던 분과 비슷해서요."
껄끄러운 듯한 세레스티아에겐 조금 전의 패기가 사라져서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
"ㅡㅡ맛은 어떠십니까, 하쿠토 님."
하쿠토에게 식후의 녹차를 대접하며 물어보는 하인.
마음을 바꿔 먼저 가벼운 식사를 들기로 했는데, 하쿠토는 하인이 마련한 오차즈케를 보고 입맛을 다셨다.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왕족 분들께서 맛없다는 말씀을 하신다면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하인을 바라보던 에리카가 한숨을 쉰 후 참견하였다.
"걱정하지 않아도ㅡㅡ"
"아~, 아~!"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귀를 막고 큰 소리를 치며 왕녀인 에리카의 말을 가로막는 하인.
"이 사람 정말로 하인 맞아!?"
"후후, 정말 재미있는 분이네요. .......안심하세요. 오차즈케라는 음식은 처음 맛보았지만, 전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계속 에리카의 말을 모른 체 하는 하인에게, 세레스티아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광스러운 말씀을 듣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 쌀은 제 지인인 마인족이 짓고 있는 쌀입니다만, 왕가의 전속상인에게 선전하여도 괜찮겠습니까."
"네, 네에, 제 이름을 써도 상관없어요."
긍정적인 해석을 듣자마자 이때다 싶어 세레스티아의 승낙을 확 낚아채는 하인.
"극력 감사ㅡㅡ"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잠깐, 너! 하인이 왕녀한테 이런 싸구려를 대접해도 된다고 생각해? 네 이름을 대!"
견디지 못한 에리카가 참견하였다.
".......거절하겠습니다."
"거절당했다!? 아니아니 거절할 수 없다니까!"
"아핫핫, 이거 걸작이로군."
"농담하는 게 아냐!"
얼버무리려는 하인이었지만, 조사하면 곧바로 알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설득을 시도하였다.
".......이름을 들어서, 어떻게 하실 셈이십니까?"
"물론 학원장한테 이를 거야."
"..........'후끈한・안경' 입니다."
"뻔한 거짓말이잖아! 왕녀한테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은 자는 즉시 제거하는 겁니까. 그렇게 점점 간언하는 자가 사라져서, 독재자가 완성되는 거군요."
"안 좋은 소리 좀 하지 마!"
평소의 에리카로선 있을 수 없는 난폭한 말투를 듣고서, 하쿠토는 눈을 부릅떴다.
"에리카, 이 분의 말도 일리있어요. 조금 진정한 후에 이야기하세요."
"으, 응......"
언니의 말을 듣자 머리가 식혀져서 조용히 자리에 앉는 에리카.
하지만 득의양양하게 중지로 검은 안경을 들어보이는 하인에게, 짜증을 숨길 수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저도 당신의 이름은 신경쓰이네요. 가르쳐주지 않으실래요?"
".......이름을 들어서 어떻게 하실 셈이십니까."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위광을 가진 신성한 세레스티아의 물음에도 주저없이 의심하고 보는 하인.
"그건 이제 됐다니까!!"
".......'그라스・크로부치' 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에리카의 노성에, 마지못해 공손히 예의를 차려 자기소개를 하는 하인 그라스.
".......마지못해 말했네."
"후후, 마지못해 그랬습니다."
"그라스 씨. 좋은 이름이네요. 전 세레스티아라고 한답니다. 이제부터 잘 부탁드리겠어요."
"알겠습니다......"
보기 좋게 바위에 앉은 세레스티아도 정중하게 자기 소개를 하였다.
자세도 바르게 등을 펴고 있기 때문에 풍만한 가슴이 강조되자, 하쿠토가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하였다.
"그런데, 그라스 씨의 이야기는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고서..... 먼저 용건을 끝내기로 하지요."
"그렇네. 그라스, 조금 자리를 비워줄래?"
자신들의 앞에 따스한 녹차를 내놓은 그라스가 조용히 인사하며 알았다고 승낙한다.
"아니, 이대로도 상관없어요. 금방 끝나니까요."
"네? 하지만........"
흑기사의 정보는 기밀 취급이었기 때문에, 글라스에게 들려주는 건 위험하지 않냐는 에리카와 하쿠토.
하지만, 세레스티아는 그에 개의치 않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단 하나에요. 당신들이 만난 기사가, '검정색 장식검' 을 갖고 있었는가 아닌가, 그것 뿐이에요."
"검정색 장식검? ........아니, 애초에 갑옷을 입기는 했도 무기는 갖고 있지 않았는걸. 글치?"
"네. 틀림없습니다. .......무기도 없이 쇼크 저택을 파괴하다니 무슨 짓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유일한 단서였던 소녀들도 여행 도중에 도망치고 말았고... 거기다ㅡㅡ"
하쿠토의 지나친 발언을 막으려는 듯 에리카가 크게 헛기침을 했다.
그 순간, 그라스의 존재를 떠올렸다.
"미안......."
"정말 신경 좀 쓰라고? 하쿠토는 그런 식의 배려가 부족해."
에리카의 쓴소리와 세레스티아의 흐뭇해하는 시선을 받자, 몸둘 바를 몰라서 몸이 움츠러드는 하쿠토.
"제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그것 뿐이에요. 그리고......그래. 이것도 전해둘게요."
떠올랐다는 듯 손을 맞대며, 에리카에게 미소지으며 고했다.
"올해의 어전시합은, 에리카. 당신이 출장하게 되었어요. 제대로 몸관리를 해놓아야 한답니다?"
"......어?"
오랜만에 마시는 녹차의 쓴맛을 느끼며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 에리카가, 꽤나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오, 올해도 언니가 나가지 않아? 매년, 무모한 도전자들을 때려눕혔잖아."
"그게, 제가 아바마마의 호위를 맡게 되어서요."
솔직한 말을 하는 에리카에게 쓴웃음을 짓는 세레스티아가 말해줬지만, 하쿠토와 에리카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라이트 왕에게는, 근위기사단 단장인 하르마르가 계속 붙어있어서 호위를 하기 때문이다.
회장 자체도 영웅 라이오넬이 이끄는 기사단이 경비하기 때문에 세레스티아가 직접 국왕을 지킬 필요가 있을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되었다.
"어째선지, 이유를 물어봐도 돼......?"
에리카의 물음에, 하쿠토는 숨을 멈추었다.
"네, 상관없어요."
하지만 세레스티아는, 딱히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담담하게 대답하였다.
"ㅡㅡ아바마마의 목숨을 노리는 누군가가, 뛰어난 자객을 고용했다는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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