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제 4 화, 수도, 성, 회의장2021년 04월 06일 20시 52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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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왕국의 수도.
성의 회의장에는 라이트 왕국의 왕인 '레드・라이트' 와 보좌인 죠르쥬가 있었다. 그 이외엔 세 명 만이 존재하여, 이번 의제의 중요성과 기밀성이 높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
"ㅡㅡ폐하. 시리의 심문 상황은 어떻습니까. 근위기사단장이나 제가 관여하게 두고 싶지 않으실 마음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최소한의 정보 정도는 주셨으면 합니다."
왕의 오른편에 앉은 라이트 왕국 기사단장인 '라이오넬・이' 가, 거리낌없이 말을 내뱉는다.
죠르쥬와 함께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탱해 온 노기사이며, 수없는 전투에서 무용을 뽐내왔던, 누구나 인정하는 나라의 영웅이다.
"안 된다."
"......알겠습니다."
그 호걸조차도, 부연설명 없이 한 마디로 거절하는 라이트 왕에게는 물고 늘어질 수 없어서 고개를 숙였다.
"이해해주십시오. '그 후' 다시 찾아온 단서입니다. 세레스티아님께서도 누구도 관여하게 두지 않겠다며 못을 박아두셨습니다."
왕의 옆에서 죠르쥬가 보충설명을 하였다.
".......물론, 이해는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오명을 만회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기분도 알아줬으면 하네, 보좌관 경."
예전에, 먼 옛날부터 라이트 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괴사건의 단서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귀족을 붙잡았다.
3년 전의 일이다.
세레스티아의 주도로 움직하자 그 일은 단번에 진전을 보여, 이제야 얻어낸 성과였던 것이다.
하지만 고문을 담당했던 근위기사단 중에 적과 내통한 자가 있어서, 그 귀족은 암살. 죽였던 기사도 자해하고 말았다.
"......."
왕의 뒤에 서 있는 근위기사단장인 '하르마르・엘' 이,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다만, 이것만큼은 전해두겠다."
천천히, 왕이 입을 열었다.
"현재, 관여가 의심되는 귀족과 용의자를 세레스티아가 계속 특정짓고 있다. 머지 않아 그 배후관계도 드러날 것이다."
"오오, 그건 낭보로군요. 그 때는, 부디 이 라이오넬에게 명령을."
희희낙락하여 콧김을 내뿜고 몸을 기울이는 기사를 보자, 누구나 그에게서 젊음이 느껴질 정도의 혈기왕성함을 느꼈다.
"세레스티아 전하도 대단하군요. 저희들이 볼 때는, 믿음직함과 자신의 한심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져서 정말 복잡한 심정이 됩니다만."
공작의 지위를 가진, '마톤・디' 다.
안경을 쓴 미남이며, 기분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다. 이미 50세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격무를 해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 외모와 딴판인 드세고 주저없는 수법 때문에 '괴물 너구리' 라고 불리고 있는 남자다.
"디 공작의 말대로요. 본인도 전하의 이름을 들먹인다면 아무말도 못하겠소. 크하하하!"
라이오넬이 굵은 팔로 팔짱을 끼며 호쾌하게 웃는다.
세레스티아는 그 절대적인 미모도 당연하지만, 학생의 몸으로 이미 나라에 상당한 공헌을 이루었다.
거기다ㅡㅡㅡ라이트 왕국최강.
공식 자리에서도 라이오넬과 하르마르에게 승리하여, 그야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완벽한 초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공주전하는 드물게도 회의에 참가하지 못한 모양입니다만."
"아, 세레스는 학교에 볼일이 있다고 했다."
♢♢♢
"ㅡㅡ하르마르."
회의가 끝나고 볼일을 끝낸 후, 라이오넬이 성의 통로를 재빨리 걷는 하르마르의 등에다 말을 걸었다.
"의부님. .......조금 전엔 제게 신경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라이오넬과 마찬가지로 짧게 자른 머리를 깊게 숙이는 하르마르.
날카로움이 느껴지는 정돈된 이목구비에는, 송구스러움 때문인지 그늘이 보였다.
"음. 뭐, 신경쓰지마라. 애초에 밑져야 본전 삼아 물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오넬은 유년기의 하르마르를 보고 재주를 높이 사서, 어떤 남작가에서 양자로 들였다.
검과 마력을 가르치고, 귀족으로서, 기사로서의 사는 방식을 가르쳐 준 것도 라이오넬이었다.
근위기사단장이 된 것도, 전부 라이오넬의 덕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저를 감쌌는데 이번에도 그러시면 의부님의 입장이......"
예전에 근위기사단원이 유괴사건의 용의자를 입막음시켰을 때도, 라이오넬은 근위기사단장인 하르마르가 책임을 추궁당하는 걸 감싸줬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왕에게 어떻게든 오명을 만회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였던 것이다.
"노구의 입장 따위를 젊은이가 신경쓰지 마라. 거기다 자식의 일을 생각치 않는 부모가 있을까보냐."
"의부님......."
부끄럽다는 듯 수염 투성이인 볼을 긁으며, 자식인 하르마르의 존경어린 시선에서 눈을 돌린다.
"그, 그래, 맞다. 본제는 다른 것에 있었다."
".......본제, 말입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라이오넬.
"그 소문말인데, ......확정일지 아닐지 모르니 섣불리 행동하면 안 된다?"
"........그 소문이라니,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음, 모, 몰랐던 건가."
"죄송합니다. 의부님께서 괜찮으시다면, 부디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껄끄러운 표정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라이오넬이 신경쓰여서, 뜸들이지 않고 물어보는 하르마르.
"......으음. ................음. 뭐 상관없겠지. ......실은 말이다........"
하르마르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라이오넬이 의미심장한 간격을 두고서 말한다.
"........폐하께서는, 라이트 왕국에서 '엔제교단' 을 배척하려는 뜻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다."
"뭐라구요!?"
냉정침착한 하르마르가, 라이오넬조차 보지 못했을 정도로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엔제 교단이란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이 라이트 왕국에 뿌리를 내린 종교로서, 라이오넬과 하르마르는 물론 라이트 왕국 국민의 태반이 믿고 있는 국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 옛날 하늘에서 내려와 라이트 왕국이 있던 부근의 사람들을, 종족과 성별 등에 관계없이 구해주었다고 전해지는 '하얀 천녀' 를 숭배하고, 평등과 순백으로 지내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다.
".......이 얼마나ㅡㅡ"
"그 앞 부분은 입에 담지 마라. 내게 자식을 베개 만들 셈이냐?"
역전의 맹자가 내보이는 예리한 시선과 강한 어조 때문에, 강제적으로 제지당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이라고 자연스레 입으로 말하여 왕에 대한 실언을 할뻔한 것을, 의부가 제지한 덕에 다시 도움받았다.
"......죄송했습니다."
"기분은 안다. 나도 네 정도로 열성적이지는 않지만, 신도이기는 하니까."
하르마르는 달구어진 머리를 식이기 위해 한번 심호흡을 하였다.
"........알고 있겠지만, 섣부른 행동은 하지 마라. 확정은 아니고, 폐하께서도 당연히 깊은 생각이 있을 테니까."
"예. ........그럼, 전 이걸로."
"그래. ......무슨 일이 있으면 물어보러 와. 저곳은 아직 네 집이니 말이다."
"......예. 마음 씀씀이, 감사합니다...... 그럼."
풀어지지 않은 표정으로 떠나가는 하르마르.
라이오넬은 그 망설이는 가슴 속이 훤히 비춰져 보이는 등을,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계속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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