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제 3 화, 대접 대접
    2021년 04월 05일 22시 12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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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851fy/19/

     

     

     

     크로노가 한손으로 내민 것은, 초승달 모양의 날과 창이 혼합된 듯한 익숙한 모양의 칠흑색 무기였다.

     

     "극이라고 하는 종류의 무기인데, 네가 가진 창의 대신이 될 거라고는 이 정도 밖에 없더라. .......일단 들어보는게 어때?"

     "예! .......윽!?"

     

     너무 멋진 모양에 매료되었던 아스라가, '흑천화극' 을 손에 들었다.

     

     하지만,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중량과 질량이었기 때문에 한심하게도 무릎을 꿇은 채로 휘청거리고 말았다.

     

     '.......정말 칠칠맞군.'

     

     크로노 정도로 가볍게 다룰 수 있을 거라 자만한 것은 아니었다. 결코.

     

     하지만 이렇게까지 무기에 휘둘린다면, 크로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크로노의 말에 의하면, 베고 후려치고 때리고 찌르는 등의 여러 동작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졌다고 한다.

     

     확실히 이 무게를 다룬다면, 그 '유물' 에게도 지지 않을 무기가 될 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 금강벽으로 만든 것이니까.

     

     만일 크로노의 실력을 아는 아스라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고 코웃음쳤을 것이다.

     

     "당분간 연습해보고 정 쓰지 못하겠다면, 그 초승달의 칼날 부분을 잘라서 단순한 창으로 만들 거니까 말하러 와."

     "........."

     

     옥좌로 향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크로노.

     

     물건을 파손시킨다는 작업을 좋아하지 않는 크로노 본인은 농담 삼아 말한 거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깨닫고 있는 아스라로서는 정말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ㅡㅡ자."

     "!!"

     

     옥좌에 앉은 크로노가, 다리를 꼬면서 아스라를 내려다본다.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자신의 강대한 마력으로 마왕의 알현실을 가득 채웠다.

     

     아스라는 버티기 어려운 중압감에 휩싸이면서도, 이를 악물며 지금까지 이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무릎을 꿇었다.

     

     "솔직하게 묻겠다. .......어떻게 생각하지?"

     

     자비롭게도 박정하게도 생각되는 미소를 띄우면서, 검은 눈으로 흘겨보는 크로노.

     

     묻는 의미는 곧바로 이해가 갔다.

     

     받은 무기도 다루지 못하는 자가 자신의 부하가 될 수 있겠냐고 생각하느냐, 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당연하다.

     

     크로노의 강함으로 미루어 본다면, 자기 따위는 길거리의 돌멩이. 방해만 되는 존재니까.

     

     허탈함이 느껴져서, 무의식적으로 이를 깨물게 된다.

     

     하지만ㅡㅡ

     

     "ㅡㅡ다시 연습하고 오겠소..... 받은 '흑천화극' 에 익숙해져서, 당신의 부하로서 가슴을 펼 수 있다는 확신을 품었을 때가 되면, 부하로서 다시금 어전을 방문하겠소."

     

     생각 외로 강한 어조의 목소리가 나오자 자기자신도 놀랐다.

     

     이것이, 아스라가 겨우 말할 수 있는 대사였다.

     

     크로노의 마력에 짓눌릴 것 같으면서도, 손아귀에 있는 극이 기대의 증표라며 자신을 북돋우며, 다음 번 신하가 될 기회를 청한다.

     

     ".......응. 기다릴게."

     

     그 말을 듣고 감정을 결코 표면에 드러내지 않은 채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서, 흥분하여 깊게 고개를 숙이는 아스라.

     

     

    ♢♢♢

     

     

     아스라가 크로노의 저택을 떠났다. 의기양양하게.

     

     그걸 배웅하고서, 도우산과 히자히데에게 다시 입구 부근의 현관을 지키라고 하고서, 혼자서 마왕의 알현실로 돌아갔다.

     

     조용히 옥좌에 앉아서 생각을 한다.

     

     .......뭐야뭐야? 왠지, 다른 곳으로 가버렸는데.

     

     부서진 창을 원가 0의 무기로 변상해주고서 이 크로노 저택의 감상을 물어보고 싶었을 뿐인데, 허둥지둥 떠나고 말았다.

     

     마그 집안의 자랑스러운 쌀이라던가, 온천처럼 환대한 준비가 아직 남았었는데.....

     

     혹시 자택의 안 좋은 감상을 들을까봐 마력 (미풍) 으로 위협해버리고 만 것이 나빴던 것일까.

     

     다음부턴 조심하자. 마력으로 괴롭히는 꼴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니.

     

     ......뭐 상관없다. 뭔가 돌아온다는 듯한 말도 했으니. 혈기왕성한 녀석같았지만 경비원이나 청소부로서 고용하자.

     

     그때까지, 조금 전 아스라한테서 양도받은 라이트왕국에서의 일일 알바라도 해둘까.

     

     수상하니까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고 들었지만, 나한테는 돈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한가지 좋은 돈벌이 수단을 생각해 두었다.

     

     

     ♢♢♢

     

     

     급히 본가로 돌아간다.

     

     산을 넘고, 돌과 나무 등을 무시하고서 직선으로 내달린다.

     

     두두두두두하며 거목이 쓰러지고 땅이 파이고 바위가 깨진다.

     

     나의 패도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 하나 용서할 수 없다.

     

     "ㅡㅡ엄마!"

     "크로노! 다행이다! 아직 이 주변에 있었네!?"

     

     현관을 열고서 엄마를 부르자, 안심한 듯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아침부터 지진이 나더니, 조금 전에도 굉장한 소리가 들려서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났나고 소란이 일어났다니까!"

     "........"

     

     조금 전 나의 솔로 퍼레이드와, 아스라와의 대련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나 소란이 일어났어?"

     "아니 소란을 피운 건 장로 뿐이었는데, 혼자서 날뛰는가 싶더니 너털웃음을 지으며 돌아왔지 뭐니."

     

     항상 있는 일이잖아.

     

     "난 네가 무슨 일에 휘말렸는가 싶어서 걱정이 들어서 그만. 만일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범인을 찾아서 이 손으로........그런데 아들, 이렇게나 어렸었니?"

     

     아차, 15살 크로노의 모습인 채였다.

     

     얼굴과 몸의 이곳저곳을 만지던 엄마가 이상해하였다.

     

     "저기~ ......낮에 만났던 여행상이 가르쳐준 '마왕 요가' 를 시험해본 탓일지도 몰라. 그걸 하루에 딱 1시간만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마왕글로빈이라는 세포가 노화세포를 없애준다고 한대."

     "그거, 나중에 나한테도 가르쳐줘야 해."

     "으, 응......"

     

     살벌한 분위기로 명령받았다. 요가호흡법이라도 가르칠까.

     

     "아, 그래. 엄마, 쌀 좀 가져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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