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50 용자님 그거 위험해
    2021년 03월 23일 15시 30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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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52/

     

     

     

     

     다크 피난스 가문은 '단절' 될 것이다.

     

     당주 아고무스와 아들 레이크는 스카이캐슬로 연행될 것이다.

     그 죄목은 '탈세', '유괴' 그리고 '외환유치' 다.

     왜냐하면 당주인 아고무스가 '마왕' 과 내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왕과 내통한 자는 거의 틀림없이 '극형' 에 처해진다.

     남겨진 가족인 아고무스의 딸 '아이훌' 과 딸인 '크레디아' 도, 아고무스 가문의 재산을 전부 왕가에 몰수당한데다 위트그레이스에서 추방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아고무스와 레이크는 쓰레기였다.

     하지만, 아이훌은 아고무스에게 반쯤 속은 상태에서 강제로 결혼하게 된, 어떤 의미로 다른 귀족과 마찬가지의 피해자였다.

     크레디아도 아이훌의 성격과 비슷한지, 레이크와 다르게 점잖고 조용한 성격으로 자랐다.

     적어도 그녀들 두 사람은 아고무스와 레이크와는 다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폭군' 처럼 대하지는 않았다.

     그것이 레베의 마음을 옥죄었다.

     

     "아가씨. 상담이 있는데."

     "뭔데? 레베."

     "아이훌과 크레디아를, 와란에서 써줄 수 없을까?"

     "바보 아냐?"

     "윽."

     에리스의 갑작스런 비난을 들은 레베는 동요하는 표정을 띄웠다.

     그래도, 에리스는 어이없다는 듯 레베에게 말해주었다.

     

     "나한테 부탁하지 않아도, 네가 쓰면 되잖아."

     "무슨 말이지?"

     " '로렌베르크 찻잎' 의 제조판매권이 네 본가로 돌아갔잖아. 그러니 한나와 켄의 빵집 옆에 로렌베르크 찻잎의 직영점을 세우는 게 어때? 상인길드를 설득하는 건 나보다 네 쪽이 훨씬 확실할 테고."

     에리스가 그렇게 말하며 윙크하자, 레베는 눈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맞아. 그렇게 해야겠어!"

     

     레베는 재빨리 계획을 세우고서 설계를 상담하려고 클레어에게 달려갔다.

     에리스한테는 당해낼 수 없겠다고 기쁨 섞인 한숨을 지으며.

     자기가 아이훌과 크레디아를 돌봐주겠다는 각오를 다짐하면서.

     

     

     위트그레이스에서는 용자를 접대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레오파르드를 비롯한 몇 명의 귀족대표와 '상인길드' 마스터와 '농경길드' 마스터가 용자길드를 접대하였다.

     

     "이번엔 정말 감사했습니다."

     접대 자리에 동석하게 된 세무관이 다시금 그레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 자리에 있던 건 우연이었지만, 여러분이 무사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라며 기분좋아하는 그레이는, 세무관에게 이런 제안을 하였다.

     "만일 괜찮다면 세무관 공도 스카이캐슬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용자의 고유마법인 '리프시티' 는,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 마을에 파티 채로 고속이동할 수 있는 마법이다.

     그래서 세무관도 용자와 파티를 맺으면 왕도까지 곧장 보낼 수 있다.

     

     "어이어이. 그건 먼저 우리들과의 파티를 해제해야 한다고."

     "모처럼 모두가 우리를 환영해주고 있으니,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자아."

     "전 지쳤습니다."

     평소의 세 바보가 제멋대로인 말을 늘어놓자 그레이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이렇게 되면 그들은 웬만하면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레이는 세 바보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따르기로 했다.

     "그래. 오늘 밤은 신세지기로 하자."

     그러면서 그레이가 지었던 싫어하는 표정을, 에리스ㅡ에지는 놓치지 않았다.

     

     연회가 끝나자, 용자 일행은 상인길드마스터의 안내로 '위트그레이스 최고급 숙소' 의 '최고급 스위트룸' 에서 묵게 되었다.

     

     

     한편 여기는 로젠베르크 가문의 응접실.

     "그럼 갔다 올게."

     에리스는 외출복을 입었다.

     

     "조심해."

     "뭔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용자는 싫어할 테지만."

     "그 녀석들은 사이가 나빠보인다냐."

     

     에리스가 향하는 곳은 용자 일행이 묵는 숙소다.

     그 목적은 용자 일행의 약점을 잡기 위한 것.

     

     

     여기는 숙소에서 제각각의 침대에 짐을 두고 홀가분해진 용자님 일행.

     스위트룸은 세 방과 여섯 침대로 구성되어있는데, 그레이와 기스, 다무즈와 클리프가 각각 방 하나씩 쓰고, 피치는 혼자서 방 하나를 독점한 상태다.

     현재 다섯 명은 부엌에서 하녀가 끓여준 차를 음미하는 중이었는데, 어째선지 그레이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당분간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던 그레이는, 뜻을 굳힌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슬쩍 피치에게 다가갔다.

     

     "저기 피치, 부탁할 수 없을까."

     그러자 피치는 평소 있던 일인 것처럼 코웃음치고는, 영차 하면서 허리를 들어올렸다.

     "흥. 악마를 베었더니 고간에 불이 난 거니. 어쩔 수 없네, 이 호색가야."

     피치는 그렇게 무시하면서도 그레이를 따라가서, 그대로 둘이서 화장실로 사라졌다.

     다무즈와 클리프는 그걸 실실대며 지켜보았고, 기스는 또 저러냐는 듯 머리를 싸매었다.

     

     

     조금 후 피치는 말없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이어서 화장실 바깥에서는 교성과 환호성이 들려나왔다.

     "용자 다음은 너희들 차례야! 날 듬뿍 귀여워해줘야 해!"

     "물론. 우리들은 저런 촌뜨기와 다르다고!"

     "듬뿍 즐기게 해주겠다구요 피치!"

     

     부엌에서 왁자지껄한 세 사람을 흘겨보며, 기스는 말없이 떨어져나와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화장실에 남은 것은, 하반신을 벗은 채로 무릎을 끌어안고, 화장실 벽을 향해 앉아서 말없이 현자타임을 보내고 있는 용자.

     이 '어떤 의미로 기억에 남아있는 광경' 을 본 30대 방구석 백수는, 흥미와 혐오와 동정과 분노를 느끼고 말았다.

     현자타임이 용자에게 가져다주고 있는 박정한 시간과 공간에 특히나 더욱.

     

     "이건 파티에 뭔가 비밀이 있어보이네."

     에리스ㅡ에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흥미' 이외의 감정을 지워버리고는, 천장 위에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에리스는 그대로 천장 위를 나아가서, 방에서 얼어붙은 기스와, 피치의 방에서 절찬리에 개최중인 야단법석을 한번 확인하고는 "아름답지 않아." 라며 작게 내뱉고 로렌베르크 가문으로 돌아갔다.

     

     

     

     오늘도 위트그레이스의 아침이 왔다.

     

     용자 그레이는 일단 현재의 파티 그대로 스카이캐슬로 날아가서, 다른 네 명을 스카이캐슬로 보내었다.

     그 다음 단신으로 위트그레이스에 돌아온 용자는, 구속한 아고무스와 레이크, 그리고 세무관과 그의 딸인 미나와 파티를 다시 맺은 후 스카이캐슬로 또 날아올랐다.

     그전에 세무관은 레오팔드 일행에게 이렇게 약속해주었다.

     "여러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오게 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한 말씀을."

     좋은 소식이란 '다크 피난스 가문 단절에 따른 로렌베르크 가문의 위트그레이스 영주 취임' 의 칙명을 말한다.

     

     세무관이 위트그레이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에리스는 슬쩍 그레이한테 다가가서 악수를 청하면서 양손으로 그레이의 왼손에 한장의 종이조각을 쥐어주었다.

     동시에 에리스는 귀여운 미소를 지으면서 그레이에게 살짝 귀띔을 하였다.

     

     "그레이님은 피곤하신 모양이니, 부디 그걸 이용해주세요."

     그런 에리스를 보며 무슨 일인가 의아해했던 그레이는 건네준 종이조각에 살짝 눈길을 주었다.

     

     그레이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종이조각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먼저 표면.

     '주인님의 은신처 영업시간과 영업내용의 알림'

     그곳에는 '조금 좋은 일 1만 릴. 정말 좋은 일 싯가' 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레이에게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뒷면이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예쁜 필기체로 쓰여진 싸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표로 '치유의 쌍언덕 마리린' 과 '정말 좋은 일' 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에리스'

     

     "잠깐 너! 이건 뭐야?"

     그레이는 동요를 억누르면서 작은 소리로 에리스에게 속삭였다.

     그러자 에리스는 악마와도 같은 속삭임으로 그레이에게 고했다.

     

     "거기에 쓰여진 그대로에요. 전 그 묙욕탕의 경영자와 관련이 있어서요. '치유의 쌍언덕 마리린' 은 '몸과 마음' 을 모두 치유하는 게 장기인 메이드랍니다. 한번 경험해보세요."

     

     거기다 에리스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어젯밤처럼 무미건조한 것이 아니라구요."

     "어젯밤?"

     "화장실."

     에리스의 갑작스런 지적에, 그레이는 심장이 파열할 것 같았다.

     왜 이 소녀는 그걸 알고 있는거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용자는 그 행위를 에리스를 비롯한 누군가에게 감시당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레이의 얼마 안 되는 '현자타임' 은 이미 끝나버렸다.

     참고로 용자의 성욕은 그 무한하다고도 할 수 있는 체력과 비례할 정도로 왕성한 것이었다.

     지금의 그로서는 눈앞의 금발소녀보다도 '치유의 쌍언덕 마리린' 씨가 신경쓰여 견딜 수 없었다.

     여기서 에리스의 마무리일격.

     "세무관을 보내준 후, 와란에 들러주세요."

     그레이는 순종적인 개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신세졌습니다."

     이렇게 세무관 일행은 그레이의 재촉을 받으며 위트그레이스에서 떠난 것이었다.

     

     

     여기는 와란의 중심가.

     이전에 변장용으로 기스한테서 빌렸었던 '견습도적의 옷' 으로 갈아입은 용자 그레이가 혼자 방문한 곳은 '주인님의 은신처' 였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서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그러자 밝지만 선정적인 목소리가 그를 맞이하였다.

     

     "어서오세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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