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7 가출한 딸2021년 03월 13일 04시 25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49/
"냥냥냥."
캐티가 마부를 맡고 있는 마차는 큰길을 느긋하게 남하한다.
참고로 마부라고 해도 마도마가 커맨드대로 마차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어려운 일은 없다.
여긴 와란과 위트그레이스 사이의 길.
통칭 '베지터블 로드' 다.
그로부터 5일 동안은 쾌적한 여행이었다.
베지터블 로드를 둘러싼 풍경은, 때로는 대나무 숲, 때로는 초원, 때로는 논처럼 변화하여 여러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마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위트그레이스에 도착했다.
그곳은 '도시' 라기보다 '시골' 같은, 소박하고 한가로운 풍경이었다.
"이제 곧 도착한다."
레베는 캐티와 마부를 교대하여 본가로 마차를 유도하였다.
"여기다."
레베가 마차를 세운 곳에는, 역사가 오래된 느낌의 커다란 석조 저택이 보였다.
저택은 부지를 울타리로 둘러싸고 있었지만 그 문은 열린 채였으며, 그곳에 문지기는 없었다.
레베는 마차를 문 안에 들이고는, 그대로 현관까지 갔다.
레베는 역시 껄끄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 등을 에리스가 밀어주었다.
"자자, 각오를 다져."
레베는 현관에 걸린 '고리쇠' 를 정겨운 듯 손으로 잡더니, 문을 두드렸다.
쿵, 쿵.
조금 지나자 문 저편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레베다. 열어줘."
"누나?"
놀란 목소리와 함께 문의 뒷편에서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안쪽을 향해 열렸다.
거기엔 한 소년이 일행은 맞이하였다.
"레베 누나!"
소년은 레베의 동생인 '흉멜' 이다.
이어서 저택 안에서 다른 소리가 들렸다.
"어머, 레베가 돌아온 거니!"
이어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레베의 어머니 '루크스' 였다.
레베는 마중 나온 어머니와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이번엔 민폐를 끼쳤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네 마음을 소홀히 한 우리들 쪽이 사과해야지. 자, 안으로 들어오렴."
거기서 루크스는 이제야 레베의 등 뒤에 늘어선 여자들을 눈치챘다.
"그쪽 분들은?"
"와란에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
"그래, 잘 오셨어요. 자, 이쪽으로."
루크스의 권유에, 에리스 일행은 그대로 응접실로 안내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이라 부끄럽지만요."
루크스는 송구스러워하면서도 에리스 일행은 소파로 권했다.
그 방은 귀족의 저택이라기엔 너무나 소박한 방이었다.
방에는 최소한의 가구가 놓여있을 뿐이고, 귀족이 좋아할 만한 사치품이나 그림 같은 장식품은 전무하였다.
"아버님과 할아버님은?"
"아코무스님한테 갔단다. 뭔가 거래에서 큰 문제가 생긴 모양이더라."
"문제......"
무거운 분위기가 방을 감싼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레베는 어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어머님. 제 파혼 때문에 레이크 쪽에 얼마나 지불하셨나요?"
"그런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어머님 들어봐요. 전 지금 와란에서 나름대로 성공했어요. 에리스 일행의 덕분으로."
그리고 레베는 에리스 일행을 하나하나 루크스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녀들의 소속에 루크스는 놀랐다. 특히 어린 에리스가 '와란 평의회의 준회원' 이라는 점에.
"와란에서 나름대로 벌고 있고 신분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가르쳐주세요."
레베의 애원하는 듯한 시선에 져버린 루크스는 작게 중얼거렸다.
"천만 릴이란다."
"그런가요......."
금액을 들은 레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정도라면 문제없겠다고.
그리고 떠올렸다.
지금의 로렌베르그 가문에게는 천만 릴도 엄청난 거금이라는 것을.
"일단 이걸 드릴게요."
레베는 애용하는 '포식의 파우치' 에서 2억 릴의 모험가길드 어음을 꺼내들어서, 어머니에게 내밀었다.
딸이 갑자기 준 어음에, 루크스는 당황했다.
거기다 어음에 기재된 금액을 보고 졸도 직전까지 가서, 소파에 쓰러졌다.
"괜찮으신가요 어머니!"
어머니를 간호하려고 일어선 레베를 향해, 루크스는 무심코 외치고 말았다.
"이건 뭐니! 너 도대체 뭘 했었길래?"
"진정해요 어머니. 이건 제대로 벌은 것이라구요."
일어선 레베는 어머니에게 향해서 옆에 앉아서는, 그녀의 무릎에 손을 올리고 나서 천천히 차례대로 설명해주었다.
모험가가 된 것, 어린 에리스와의 생활을 시작한 것. 미궁의 탐색으로 나름대로 벌었다는 것.
"지금은 와란에서 '백합의 정원' 이라는 목욕탕을 이 아이들과 같이 경영하고 있어요."
"백합의 정원?"
그건 분명, 위트그레이스에서 나름대로 부유한 부인들이 '와란의 새로운 명소' 로 소문을 내었던 기억이 있다.
이어서 루크스는 다른 두 소문도 떠올렸다.
한 소문은, 와란에서 '오색의 소녀' 가 목욕탕 경영 등으로 활약한다는 것.
"혹시, 당신들은 '와란의 보물상자' 여러분?"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
레베의 담담한 반응에, 루크스는 반대로 이게 현실이라고 깨달았다.
그렇다는 말은......
두 번째 소문은 '백합의 정원 레스토랑' 에 갑자기 나타난 '남장의 가인' 에 대해.
루크스는 설마하는 표정으로 레베에게 물었다.
"혹시 '레이디・블루그린' 은......"
그러자 부끄럽다는 듯 레베가 웃었다.
"그거 아마 저에요."
이번에야말로 루크스 어머니는 졸도하고 말았다.
그것도 당연하다.
가출한 딸이, 수 개월 사이에 말도 안되는 유명인사가 되어있었으니까.
728x90'판타지 > 도적소녀로 전생한 나의 사명은 용자와 마왕에게 ×××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9 용자님 진짜 쩔어 (0) 2021.03.22 048 세무조사 (0) 2021.03.13 046 여검사의 한때 (0) 2021.03.12 045 옥션 (0) 2021.03.12 044 유녀의 눈물 (0) 2021.03.12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