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1 변화
    2021년 03월 23일 11시 59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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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102/

     

     

     

     레티시아하고 의태의 연습을 시작한 날부터, 내 학교생활은 극적으로 변화하였다.

     

     먼저, 에리비라가 이전의 모습을 조금 빌려줬기 때문에, 매일 의태하는 모델과 부딪히는 일을 피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게 생각 이상으로 쾌적하다!

     

     의태모델이 지나칠 때마다 싫다는 얼굴을 짓는 일도 없었고, 잘못해서 말을 걸게 되는 일도 없다.

     이것만으로도 이렇게 쾌적하다니!!

     

     사고형 슬라임이 자신만의 모습을 고집하는 이유를 잘 알겠다.

     

     솔직히 고정된 모습이 있다면 편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쾌적함을 알게 되어버리면 더욱 원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마리온."

     

     교실에 들어오자, 레티시아가 인사해준다.

     

     "아, 안녕하세요."

     

     조금 소리가 높아지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왜 그래요?"

     "아뇨. 아무 일도 아니에요오."

     

     레티시아가, 잠깐이지만 나를 나로서 인식해준다.

     자신의 모습을 가진 사람에게는 분명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특별한 일이다.

     

     '안녕하세요, 마리온.'

     

     그 한마디만으로도, 난 하루 종일 행복했다.

     나도 참 단순하다.

     

     어딘가 두근두근거리는 기분으로 하루는 보내고, 방과후.....

     

     "마리온, 돌아가자."

     "하우."

     

     메후틸트의 목소리에 문득 정신이 들었다.

     

     레티시아는 의태의 연습을 계속하기로 말해줬었는데, 그건 진심이었던 것일까?

     슬라임과의 약속을 예의바르게 지켜줄 것인가?

     

     갑자기 불안해진다.

     슬라임이 다른 종족과 대등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귀여움을 무기로 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약속은 그 자리의 분위기에서 했던 것이고, 설마 진심으로 받아들였다니. 하, 비웃음받아도 어쩔 수가 없다.

     

     ......어쩔 수 없다지만, 싫다.

     

     계속 기대했었으니까.

     슬라임 취급이 아닌, 보통의 여자아이로서 대해준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레티시아는 나를 슬라임의 여자애로 존중해줬다.

     

     그게 정말 기뻤고, 즐거웠다.

     그래서, 안 좋은 추억으로 물들여지는 것보다는, 스스로 끝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메후틸트와 함께 돌아가서, 앞으로 며칠동안 에리비라의 모습을 빌리다 평소대로 돌아가자.

     아아, 그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떠올릴 수만 있다면 좋을지도 모르ㅡㅡ

     

     

     "메후틸트, 미안해요. 마리온은 저희들과 약속이 있었는데, 급한 일인가요?"

     "음? 아니, 딱히."

     

     레티시아!?

     

     "마리온. 약속이 있었구나."

     "저기, 모습을 만드는데 협력해준다고 해요."

     "흐음~ 2일 연속으로 같은 모습을 한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일을 시작했었구나."

     "예."

     

     무슨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니? 라고 비웃음당할 각오를 하였다.

     

     "잘됐네. 힘내라고."

     

     어?

     

     놀라는 사이에, 메후틸트는 로즈린느와 같이 교실을 나갔다.

     

     ........어제부터 내 일상은 극적으로 변했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극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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